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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슬라우타넨 마을(Kakslauttanen Arctic Resort) / 오로라 빛나는 밤

Paul Ahn 2022. 3. 16. 16:22

칵슬라우타넨 마을(Kakslauttanen Arctic Resort) / 오로라 빛나는 밤

Kakslauttanen Arctic Resort - Official website

 

•위치 : Kiilopääntie 9, 99830 Saariselkä, 핀란드 

 

신이 내린 선물일까…밤하늘에 펼쳐진 빛의 향연

(imaeil.com)

 

◆ 매혹적인 겨울왕국이 펼쳐지는 칵슬라우타넨

 

이글루 마을로 불리는 칵슬라우타넨(Kakslauttanen)은 라플란드의 주도인 로바니에미에서 약260km 북쪽에 위치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세계의 여행지로 꼽힌다.

 

특히 하얗게 눈 덮인 숲 속에 구슬처럼 박혀있는 투명한 유리로 만든 이글루(Glass Iglous)에서 밤하늘을 지붕삼아 잠드는 로맨틱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사미족의 삶을 체험하며 흥미진진한 겨울 레포츠를 즐기거나 오로라를 감상하기 위해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

 

소복이 눈 쌓인 로바니에미에서 버스로 출발하자마자 보이는 순백의 라플란드 풍경. 스노우 화이트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 같다. 동화 같은 설국의 나라로 가는 운무에 휩싸인 길의 풍경이 더욱 신비스럽게 느껴진다. 오후가 되면서 해는 벌써 기울어가고 하얀 지평선위 노을은 주홍빛으로 점점 진하게 물들어 간다.

 

오로라 여행의 끝판 숙소로 통하는 칵슬라우타넨은 2개의 마을로 먼저 건설한 소규모의 동쪽과 서쪽 대규모의 마을로 구분된다. 유리이글루가 좋은 동쪽에 예약을 했다. 도로와 가까운 동쪽마을 근처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출발 후 4시간여 지나서 눈 덮인 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여행자의 배낭이나 캐리어를 운반하는 전용 나무썰매가 있다. 눈썰매 위에 배낭과 캐리어를 올리고 발판에 힘주어 밀면서 한쪽 발은 타고 이동하면 신이 난다.

 

마을의 객실은 크게 유리이글루(Glass Iglous)와 목재타입의 숙소 로그살레(Log Chalets)타입 등의 다양한 형태의 독립된 객실과 레스토랑과 사우나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유리이글루(Glass Iglous)

 

로그살레(Log Chalets)

 

유리이글루와 통나무 오두막을 오가며 환상적인 칵슬라우타넨을 즐겼다. 눈에 묻힌 작고 예쁜 통나무집도 겨울왕국 속의 여행자 안식처가 되었다. 라플란드지역 전통양식이 그대로 느껴지는 내부공간에 나무침대가 쾌적했다. 벽난로에 장작불을 붙이면 방안에 온기가 가득 찬다. 가장 기대되는 오로라는 이곳에서만 연중 200일 동안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을 여행하는 이유가 되어버린다는 칵슬라우타넨 마을에서의 숙박 자체가 여행의 목적인 곳이기도 하다.

 

 

◆ 꿈엔들 잊으리! 유리 이글루에서 보는 오로라의 황홀경

 

오로라는 태양풍이 지구에 부딪히면서 북극 상공 대기의 자장을 파괴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캄캄한 허공에 화려하게 드리워진 녹색 커튼이 너울거리는 광경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위도 65~70도에 자리한 라플란드는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그러나 언제나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하 20도 이하의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에만 볼 수 있다.

 

 

유리 이글루 숙소는 제일 높은 언덕위에 있어서 오로라와 풍경을 보기에는 그만이다. 자연친화적인 오로라를 보기에 안성맞춤인 숙소는 산속의 눈에 파묻혀 있는 장독대 같다. 새하얀 숲 속에 조그만 유리이글루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독특하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밤새도록 머리 위로 반짝이는 별과 경이로운 빛깔의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는 꿈같은 공간이다.

 

객실내의 침대에서 편안히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많은 여행자들에게 인기 만점인 숙소이지만 한편으로는 전체가 유리로 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내부가 다 들여다보인다는 단점도 있다. 유리로 만든 이글루 방에서 360도 어디를 쳐다보아도 하늘이 다 보인다. 이곳의 작은 투윈침대가 모션배드여서 리모컨으로 작동을 해서 다양한 자세로 편하게 풍광이나 오로라를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물론 이곳에서 와이파이는 잘 터지고 무엇보다 신기했던 것은 오로라 알람이 있다. 오로라가 뜨면 자다가도 볼 수 있게 오로라 알람 타이머가 오로라 관측이 가능한 시간에 작동하기 때문에 걱정 없이 잠을 청해도 오로라를 놓칠 염려가 없다. 설령 눈 내리는 날에도 천장에 쌓이는 눈을 보며 잠들 수 있어 색다른 추억이 된다.

 

오후가 되면 이내 어둠이 내려앉아 산 언덕위에 켜진 이글루 불빛이외에는 어둠속의 설국이다. 침대에 누워서 투명유리로 천정을 보면 영롱한 별들의 황홀함 그 자체로 로멘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글루마을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오로라 감상이다. 오로라 여행의 끝판 숙소로 통하는 유리 이글루 안에서 어디로 고개를 돌려도 오로라를 볼 수 있고 눈과 별이 쏟아진다. 하늘을 이불삼아라는 흔히 쓰는 표현이 현실이 된다.

 

하늘의 별들이 얼마나 반짝이는지 별에 취해 있는데 하늘에서 초록빛 커튼이 일렁이는 것 같다. 이때 이글루 안에 있는 오로라 알람이 울린다. 나의 버킷리스트를 이곳에서 보다니 너무도 경이로운 순간이다. 여기 누워서 신의 영혼 오로라를 마주하는 순간을 표현할 마땅할 단어가 없다.

 

신의 영혼 오로라를 마주하다. 압도적인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빛이 극지의 밤에 펼쳐지는 순간, 밤하늘을 비추는 오로라가 마법처럼 느껴지며 너무 행복한 눈물이 흐른다. 나의 버킷리스트 한 줄을 지운다. 우주의 선물로도 불리는 오로라의 환상적인 쇼를 유리이글루에 누워서 보는 황홀경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꿈엔들 잊을 수 있을까.

 

오로라를 보며 잠드는 밤, 밤하늘에 녹색장막을 친 것 같은 오로라의 모습을 보는 순간의 감동이 전율처럼 밀려온다. 배낭 여행자에게 비싸다고 소문난 칵슬라우타넨의 유리이글루 숙박비를 보상받는 순간이다. 오로라는 한참동안 황홀함을 선사하고 흐릿흐릿 사라져 간다. 깊어가는 북극의 겨울밤 오로라가 드리운 밤하늘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오로라는 라플란드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해 냈다.

 

 

◆ 신비로운 동화 속 은빛 액티비티 크로스컨트리 스키

 

이곳에서 밤에는 오로라를 보고 낮에는 아름다운 설경을 배경으로 겨울 레포츠를 즐기는 것이 좋다. 라플란드의 빛과 숲이 이뤄내는 환상적인 풍경을 만나러 순록과 시베리안 허스키 썰매를 타거나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노모빌, 하이킹, 설피길 걷기 등 다양한 액티비티 등을 즐길 수 있다.

 

맑고 탁 트인 시야, 폐부 깊숙이 스며드는 청정한 공기가 달게 느껴져 절로 힐링이 된다. 맑고 깨끗한 자연 속에 몸을 맡기는 것만으로 행복이 차오른다. 하얀 세상에 파묻혀 즐기는 자연은 비현실적일 만큼 아름답고 이색적이다.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경관을 즐기기 위해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액티비티인 크로스컨트리 스키(Cross-Country Skiing)를 타러 나섰다. 짧은 활강 뒤 평지를 달리기도 하고 오르막을 오르기도 한다.

 

영하 30도 이하의 강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온몸에서 땀이 난다. 자작나무, 전나무, 소나무, 가문비나무는 쌓인 눈에 하나가 되고 오솔길도 자취를 감춘다. 사방이 눈으로 뒤덮인 환상적인 겨울 풍광이 펼쳐진다.

 

거대한 눈꽃으로 가득한 설원에 태양과 달이 동시에 떠있는 극야 현상까지, 영화 속 겨울왕국이 눈앞에 펼쳐지는 느낌이다. 설원을 질주하면서 캠프파이어 앞에서 커피와 팬케이크를 즐기거나 순록을 만나 먹이를 주는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한참을 달리고 나면 중간에 모닥불을 피워놓은 작은 텐트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데, 이때 자작나무로 만들어진 라플란드 지역의 전통 컵에 따라준 따뜻한 블루베리 차의 새콤달콤한 맛이 입 안 가득 베어 나왔다.

 

다음날 아침, 이글루에서 깨어나 눈 쌓인 산책길에 나섰다. 순록이 이글루 입구에 와서 서성이고 있다. 어떤 먹이를 줘야 하는지 몰라 헤매고 있는데 옆 이글루의 아가씨가 추위도 잊고 내의 차림으로 급히 나와 무슨 먹이를 준다.

 

문득 이곳의 여름을 상상해 본다. 이 많은 눈이 다 녹아 온통 녹색 천지로 변한다니 그게 과연 가능하기나 할까. 손으로 눈을 움켜쥐었다. 눈을 침대 삼아 그 자리에 풀썩 드러누웠다.

 

뽀드득한 촉감에 온몸의 세포들이 깨어나는 기분이다. 눈앞에 펼쳐진 하늘극장엔 해가 떠오르려는 듯 빨간 여명이 하얀 지평선을 물들이고 있다. 형언할 수 없는 광경을 가슴 속에 오랫동안 간직하기 위해 한동안 눈 속에 파묻혀 있었다.

 

깨끗한 자연과 신비로운 자연현상 그리고 사랑스러운 동물들로부터 마음 깊은 곳까지 치유를 받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이 세상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영혼을 달래는 듯한 고요함이 펼쳐진다. 먼 곳까지 볼 수 있지만 들리는 소리는 여행자의 숨소리와 눈 밟는 소리뿐이다. 세상이 파란색과 흰색의 무성 영화 같다.

 

 

매일신문 특집부 weekly@imaeil.com

2021-02-17 15:06:00

안용모 교수 ymahn110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