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nefit/⊙Common sense

⊙국회의원들의 배지

Paul Ahn 2022. 4. 21. 08:46

⊙국회의원들의 배지

 

여야 정치인의 각양각색 ‘배지정치’ 비스토리

(ilyo.co.kr)

 

국회의원들의 상징인 금배지. 하지만 여의도에는 금배지 외에도 온갖 배지를 달고 다니는 의원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심지어 금배지를 떼고 다른 배지를 달거나 배지를 전혀 달지 않는 의원도 찾아볼 수 있다. 국회의원들의 배지 속에는 어떤 숨은 뜻이 있을까?

 

 

# ‘거지 의원’ 박주민, 사실은 배지 부자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평소에 양복 깃에 배지를 주렁주렁 달고 다닌다. 박 의원은 최근까지 국회 배지, 세월호 나비 브로치, 동백꽃 배지(제주 4.3항쟁 희생자 관련), 청소년 참정권 배지를 달고 다녔다.

 

박 의원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수많은 법을 발의했다. ‘세월호 변호사’라는 애칭답게, 박 의원의 금배지 바로 밑엔 세월호 나비 브로치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나비 브로치 바로 아래쪽에선 동백꽃 모양의 배지를 볼 수 있다.

 

동백꽃 배지에 대해 묻자 박 의원은 “제주 43과 관련해 진상규명에 관심이 많아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동백꽃 배지는 제주4·3평화재단과 제주도가 제작한 배지이다. 동백꽃의 꽃송이가 흰 눈 위에 떨어지는 모습이 차가운 땅으로 소리 없이 죽어간 4ㆍ3희생자와 닮았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또다른 청소년 참정권 배지는 18세로 선거연령을 낮추자는 박 의원의 정치적인 의사를 담고 있다.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배지를 마지막으로, 총 5개의 배지는 박 의원을 ‘배지 부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박 의원은 “광주부시장님의 요청으로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배지를 달게 됐다. 중요한 대회이기 때문에 동의했다”며 “배지는 항상 제가 달고 출근한다. 그러다보니 옷을 잘 안 갈아 입는다”고 밝혔다. 평소 거지 의원이란 애칭이 붙었던 박 의원에게 배지부자란 별칭이 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두 개의 배지, 표창원

 

 

표창원 민주당 의원의 양복 깃에는 금배지가 없다. 세월호 나비 브로치가 가장 위에 있고 그 아래 동백꽃 배지가 있습니다. 표 의원은 “세월호 가족이 직접 손으로 만들어주신 희망의 나비다. ‘세월호를 잊지 말자’는 메시지와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를 담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일을 좀 한 사람들에게 주신 것 같아 제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표 의원은 이어 “빨간색 배지는 제주 4.3 항쟁의 유족 분이 직접 달아주셨다”며 “4.3 사건은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두 개의 배지들 모두 효과가 있다. 가끔 배지를 보고 물어보시면 자세히 설명을 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극기 배지, 조원진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조 대표와 대한애국당 일부 당원과 시민 등 300여명은 최근 구미시청에서 시위를 했다. 조 대표의 양복 깃에는 금배지 대신 태극기 모양의 배지가 있다.

 

조 대표는 “20대 국회 들어와서는 국회의원 배지를 안 달았다”며 “국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는데 배지 단다고 해서 국민들에게 ‘잘하고 있다’고 비춰질리 없다”며 “미국은 의원들이 가슴에 성조기를 많이 단다. 국회의원 배지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태극기 배지는 좀 다르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지지자가 태극기 배지를 선물로 줬다.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흰색 계열을 때에 맞춰 단다”며 “국기를 가슴에 다는 건 대한민국 국민의 자긍심을 표현하는 일이다.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고 태극기를 안 달고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무(無)’배지, 하태경

 

 

최근 ‘장현수 저격수’로 주가를 높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의 양복에는 배지가 없다.

20대 국회는 물론 19대 국회에서도 하 의원은 배지를 달지 않는 의원으로 유명했다. 하 의원의 양복은 다른 의원에 비해 ‘깨끗함’ 그 자체다. 박주민 의원의 5개 배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하 의원은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 배지를 달아봤다. 저는 본성적으로 탈권위적인 사람인데 배지를 다니까, 스스로 약간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일종의 완장을 차는 것처럼 느껴져 안 맞았다. 주변 사람들도 금배지를 보고 의식을 해서 그때부터 배지를 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원들의 다양한 배지 사랑이 다양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데 일조하길 바란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2018.11.16 10:37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