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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아줌마 / 1971년 47명으로 시작해 현재 1만3000명

Paul Ahn 2022. 4. 26. 10:59

★야쿠르트 아줌마 / 1971년 47명으로 시작해 현재 1만3000명

프레시 매니저 (recruiter.co.kr)

 

 

진화하는 '야쿠르트 아줌마'…hy, 배송 서비스 사업 힘준다

(asiae.co.kr)

 

hy, 프레딧 배송 서비스 집중 육성

11000 '야쿠르트 아줌마'가 최대 무기

정기배송 서비스 업체 등 70여 곳 제휴 검토

논산 신규 물류센터도 건설내년 완공

진화하는 '야쿠르트 아줌마'…hy, 배송 서비스 사업 힘준다

 

hy의 프레시 매니저가 고객에게 프레딧 배송서비스 제품을 전달하고 있다./사진=hy 제공

 

hy가 발효유 야쿠르트로 대표되던 식음료 영역을 넘어 유통·물류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업계에서 유일무이한 자체 유통망을 활용해 배송 서비스를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육성하면서 수익 다원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13 hy에 따르면 hy는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한프레딧 배송서비스와 관련해 신선식품과 화장품, 카드사 등 70여 개 업체와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계약 진행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레딧 배송서비스는 과거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렸던 배송 담당 직원인 프레시 매니저 11000명을 활용해 자체 배송 능력이 없는 업체를 상대로 배송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hy는 그간 주력 사업이던 발효유 관련 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이 정체됐다는 판단에서 이 같은 제휴 배송사업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물류·유통 시장 선점이 중요해졌고, 기존 프레시 매니저 채널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기존 hy 제품을 정기 배송해주는 매니저가 담당 지역별로 늘 상주하다보니 택배와 달리 고객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대에 정확하게 배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주 타깃인 이유다. 이들이 하루에 처리 가능한 상품 수는 500만개에 이른다. 전동카트인코코안에 물건을 담아 배송하기 때문에 카트 안에 제품을 실을 수만 있으면 된다.

 

카트 자체가 냉장고 역할을 하는 만큼 신선식품의 경우도 스티로폼이나 상자 등 포장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코코 역시 프레시 매니저 수에 맞게 전국에 1111대 보급됐다. 현재 프레딧 배송 서비스를 이용 중인 업체는 친환경 이유식 제조업체인청담은과 면도기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와이즐리컴퍼니’ 2곳이다. 와이즐리는 지난달부터 테스트 배송을 진행해 이달 기준 누적 배송 건수가 4000건을 넘었고 정식 계약 이후엔 하루 4만건 이상 배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hy는 배송 능력 강화를 위해 올해 초 프레딧 배송 서비스 전담조직인 배송사업팀을 만들고 이를 정규 조직으로 편성했다. 제휴사 확보와 선정, 계약이 주 업무로 제휴사별로 사업방식을 설계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후 관리도 담당한다.

 

이 밖에도 고객사 상대 영업을 비롯해 물류 프로세스 설계와 IT 인프라 구축, 전용 배송 패키지 디자인 등을 위해 관련 부서가 협업하는 체계를 갖추는 등 전사적으로 해당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화물 취급량 증가를 위한 신규 물류센터도 만드는 중이다. hy 2024년까지 1170억원을 투자해 충남 논산시 동산일반산업단지에 24793( 7500) 규모의 신규 물류·생산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hy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유통 지형이 변하면서 물류 인프라를 갖춘 기업들에 기회가 열렸고 hy 역시 최대 강점인 프레시 매니저를 활용한 배송 서비스에 뛰어들게 됐다" "단기적으론 물류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을 비롯해 장기적으론신선 라스트마일 서비스 선두 기업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고객에게도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경제(www.asiae.co.kr)

2022.04.13 10:56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야쿠르트 아줌마’는 그냥 아줌마가 아니다

(hani.co.kr)

 

1971년 47명으로 시작해 현재 1만3000명

냉장고 없던 시절, 주부 활용 방문 판매

단순한 제품 판매·배달 사원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이모’ 같은 친근한 존재

 

개인사업자 지위이지만 경쟁 부담 없고

평균 월 170만원 수입에 탄력적 근무

대형 유통 확산 시대에 지속 가능할까

‘고비용’ vs ‘여전히 유효’ 전망 엇갈려

 

한국야쿠르트의 방문판매원인 ‘야쿠르트 아줌마’ 김재숙(62)씨는 서울 용산전자상가의 터줏대감이다. 1989년, 용산전자상가가 막 조성되기 시작한 무렵부터 허허벌판에 자리잡고 앉아 상가 사람들에게 야쿠르트를 판매해왔다. 일단 담당 판매구역을 배정받으면 일을 그만둘 때까지 구역을 바꾸지 않는 한국야쿠르트의 방침 덕에 26년간 그들과 고락을 함께했다.

 

“상가에 입점해 있는 상인들과 ‘끈끈한 엑기스’ 같은 정이 있어. 내 자식보다 어린 아이들이 ‘이모’ 하며 턱 안기면 아들 같고, 장사 안돼서 다른 건물로 갔다가 잘돼서 다시 돌아오는 아이들 있으면 반가워서 포옹도 하지.”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구 한국야쿠르트 본사에서 만난 김씨는 ‘아이들’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일터에서 그는 ‘아줌마’가 아니라 ‘이모’다.

 

“사람들이 바쁠 때는 ‘걱정 마, 내가 해줄게’ 하고 커피도 대신 사다 주고, 배달이나 심부름도 해줘요. 상가 직원들은 커피믹스에 ‘이모 거’라고 써놓고 제 몫을 챙겨주죠. 용산역에서 헤매다 전자상가로 넘어온 ‘시골 양반들’에게는 길 안내도 해줍니다.”

 

 발효유 등 건강기능식품 전문회사 한국야쿠르트가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한 방문판매를 처음 도입한 것은 회사 태동기인 1971년이었다. 47명으로 시작해 90년에 7342명으로 늘었고, 2000년대에도 꾸준히 늘어 2005년부터는 1만30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매출 1조원가량, 발효유 시장 점유율 1위(41%)인 이 회사 매출의 95% 이상이 전국 방방곡곡에 포진한 야쿠르트 아줌마로부터 나온다.

 

사업 초기엔 냉장물류 시스템도 없었고, 냉장고도 널리 보급돼 있지 않아 손수레에 싣고 가 집집마다 야쿠르트를 ‘손에서 손으로’ 전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기혼 중년 여성의 일자리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야쿠르트 아줌마의 인기는 높았다. 89년 야쿠르트 아줌마 생활을 시작한 김재숙씨는 “나도 모집에 지원해 1년이나 기다려 겨우 자리가 났다”고 회상했다.

 

기혼 여성의 일자리로 야쿠르트 아줌마는 ‘괜찮은 일자리’일까? 우선 짚고 가야 할 것은 야쿠르트 아줌마가 한국야쿠르트 ‘사원’이 아니라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일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된 노동자가 아니므로 회사에서는 4대 보험 가입, 교통비·식대·퇴직금 지급을 하지 않고 있다. 기본급도 없다. 토요일을 빼고 주 6일 일하는데 연차휴가도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아프거나 자리를 비웠을 때를 대비한 지원 시스템도 체계적이지 않다.

 

다만 일하다 다쳤을 경우 회사에서 치료비를 지급하고, 퇴직금은 아니지만 이율이 높은 목돈마련제도인 ‘적립금’을 운영한다. “개인사업자다 보니 딱히 ‘정년’도 없고 해고할 수도 없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실제로 78살의 최고령 야쿠르트 아줌마도 여전히 활동 중이다.

 

야쿠르트 아줌마와 같은 고용 형태를 회사 쪽에서는 ‘개인사업자’, 노동계에선 ‘특수고용직 노동자’라고 부른다. 보험모집인, 정수기 관리사, 학습지 교사처럼 명목상 ‘개인사업자’이지만 독자적 사무실도, 작업장도 없이 사실상 다른 사업자의 사업에 편입돼 근로를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야쿠르트 아줌마가 ‘괜찮은 일자리’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른 중년 여성 일자리에 견줘볼 때 ‘나쁜 일자리’로 볼 수도 없다고 말한다. 평균연령 44살인 야쿠르트 아줌마는 하루 평균 6.8시간 일하고 월평균 17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

 

야쿠르트 제품을 1개 사면 제품값의 25% 정도가 야쿠르트 아줌마의 수입이다. 마트 수수료(18%가량)보다 높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13년 여성가족패널조사를 보면, 조사 대상 19~64살 여성 가구원 1만1234명 중 여성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수입은 140만원가량이었고, 여성 특수고용 노동자의 월평균 수입은 158만원이었다.

 

근무지가 집과 멀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근무시간이 비교적 탄력적인 것은 육아며 가사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 처한 기혼 여성들에게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집안일이 있을 경우 아침에 배달 업무만 마치면 퇴근해도 규제하는 사람이 없고, 정해진 휴가는 없지만 한동네에서 오래 일한 덕에 소비자와의 관계가 돈독해 양해를 구하고 2~3일치 배달을 미리 하는 방식으로 ‘짬’도 낸다.

 

게다가 한국야쿠르트의 관리 전략은 다른 방문판매에 비해 야쿠르트 아줌마 일을 덜 경쟁적이고 더 안정적으로 만들었다. 화장품·보험 등 다른 방문판매 업종을 거쳐 야쿠르트 아줌마가 된 박성희(44)는 “야쿠르트는 영업 구역이 철저히 나눠져 있어 좋다”고 말했다.

 

단위 영업소에서도 우수 판매자 포상은 있지만, 판매 성과를 비교하는 표를 벽면에 붙이는 등의 직접적인 경쟁 유도는 없다. 그래서 26년 경력의 김재숙씨나, 13년 경력의 신영숙(50)씨나, 3년 경력의 박성희씨의 월수입은 170만~210만원 사이로 큰 차이가 없다. 관리하는 고객도 180~200명 정도로 비슷하다.

 

신씨는 “야쿠르트 아줌마란 것이 자랑스러워 어디서도 숨긴 적이 없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야쿠르트 아줌마는 40년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된 여성 일자리라는 면에서 조명할 가치가 있다. 객관적으로 만족스러운 일자리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경력단절 여성들이 찾을 수 있는 일자리들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일자리다.

 

깔끔한 복장에 지역사회 공헌자라는 이미지도 있다. 독거노인 돌봄 등 봉사활동은 무급이지만, ‘봉사는 여유 있는 계층에서 하는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 탓에 야쿠르트 아줌마의 자부심을 오히려 키워줬을 것이다. 고도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26년째 ‘야쿠르트 아줌마’를 하고 있는 김재숙씨

 

전문가들은 아줌마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일방통행’이 아니라고 본다. 한국야쿠르트는 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 채널이 범람하는 지금도 유통 채널을 야쿠르트 아줌마로 단일화하다시피 하고 있다. 또 매출 비중 5% 이내인 마트 등에서도 끼워팔기나 할인판매를 하지 않으며 야쿠르트 아줌마들에 대한 ‘신의’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서강대 임채운 교수(경영학)는 “다른 유통업체에 물건 공급을 시작하면 방판이 위축되며 유통 채널 간 갈등이 일어난다. 방판, 로드숍, 백화점, 온라인 판매 등을 병행하는 화장품업체의 경우가 그렇다. 채널 갈등이 일어나면 방문판매자들의 충성도가 떨어져 여러 브랜드 제품 판매를 시작한다. 방판은 구축하기는 어렵지만,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고 지적했다.

 

대형 유통업체가 발달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방문판매가 유지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소비자들도 정기적으로 같은 제품을 마셔야 하는, ‘구속력이 높은’ 방문판매보다 유통업체에서 이것저것 비교해보고 한번에 쇼핑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보험처럼 자세한 상품 설명과 맞춤형 설계가 필요한 상품, 화장품처럼 방판에 적합한 고가·고부가가치 제품과 대형 유통에 적합한 저가 제품이 공존하는 형태라면 방문판매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발효유는 둘 다 아니다.

 

임 교수는 “방문판매는 관리는 용이하지만, 인건비 비중이 높고 한 사람이 전달할 수 있는 양이 한정돼 있어 확장성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무작정 판매원을 늘리면 최소수입 보장이 안 돼 판매원들의 충성도가 떨어진다. 방문판매와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새 유통 채널을 발굴하는 것이 한국야쿠르트의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손으로 하는 일’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가정 아래 야쿠르트의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시각도 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경영학)는 “외국에서는 방판으로 성공할 수 없는 상품을 ‘엄마의 정성’으로 마케팅해 성공한 특이한 사례다. 아파트가 많다는 지리적 장점도 있었다. 점포 유통에 비해 비용 대비 수익이 명확하고 불황기에 신축성 있게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앞으로는 서비스업종에서 고용이 창출돼야 한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사람이 하는 서비스에 대한 가치, 판매인력들의 노하우가 훨씬 고평가된다. 고객 분석을 더 철저히 해서 노하우를 축적하면 불황기에 유리하다. 야쿠르트는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2015-01-04 15:33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데모도 뚫고 들어간 야쿠르트 배달..천직이자 자부심"

http://www.edaily.co.kr/news/read?newsId=01207046612682704&mediaCodeNo=257

 

30년간 명동 배달한 정영희 야쿠르트 아줌마 인터뷰

80년대 호황기 사채, 은행권 배달 시작..외국계까지 접수

상냥한 인사, 부담 주지 않는 고객 관리..영업의 비결

 

1994년 6월 서울 지하철 노조가 파업을 하며 명동성당 점거 농성을 벌일 당시 경찰과 노조원 모두를 뚫고 들어간 사람이 있다. 바로 야쿠르트 아줌마 정영희(64) 씨다.

 

정 씨는 “90년대 숱하게 데모를 했는데 경찰이 다른 사람들은 다 막았지만 ‘추기경님 야쿠르트 배달가야 한다’고 하면 저만은 길을 비켜줬다. 그래도 야쿠르트를 알아봐주고, 판매원들을 존경해준다는 자부심으로 30년을 버텼다”고 말했다.

 

30년간 명동에서 야쿠르트를 배달한 정영희 씨

 

 

◇80년대 호황 사채, 은행권 배달 시작해 외국계까지 접수

 

정 씨는 87년도 한국야쿠르트 방판 사원으로 입사한 후 30년간 명동 한 지역에서 질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었다. 그 사이 바뀐 대통령은 7명. 당시 야쿠르트를 배달시켰던 젊은 신입사원은 백발의 이사가 됐고, 70원이었던 야쿠르트 가격도 170원으로 올랐다.

 

서울 왕십리 경찰병원 총무과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던 정 씨가 야쿠르트 아줌마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결혼 후 삼남매를 낳은 뒤였다. 정 씨는 “당시엔 육아휴직 이런 개념이 없어서 여자들은 결혼을 하면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며 “그러나 공무원이었던 남편 월급으로 아이 셋을 기르기 어려웠는데 마침 옆집 아줌마가 야쿠르트 아줌마를 해보라고 했다. 30대에 시작한 야쿠르트 아줌마 일이 60대 중반까지 이어지며 ‘천직’이 됐다”고 말했다.

 

70년대 야쿠르트 아줌마가 되는 길은 왠만한 대기업에 취업하는 만큼 어려웠다. 고졸 이상에 키가 크고, 용모가 단정해야 했다. 교육 기간도 한 달이나 됐다.

 

공무원 출신에 용모가 출중한 정 씨가 배치받은 곳은 80년대 국내 금융 기업과 사채업자들이 몰려있었던 번화가 명동이었다. 정 씨는 “사채하는 사람들이 손님 대접을 할 때 가장 선호하던 고급 제품이 야쿠르트였다”며 “IMF가 오기 전 90년대 초중반엔 한 사무실에서 100개씩 주문을 하기도 했다. 하루에 1400개 이상 팔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

 

승승장구하던 정 씨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금융기관이 명동에서 여의도로 이전하고, 국내 기업이 외국계로 바뀌고 나서다. 매출을 가장 많이 올렸던 동양증권이 대만계 유안타 증권으로 바뀌었던 게 대표적인 예다.

 

정 씨는 “오너가 바뀌는데다가 외국 사람이니까 출입이 통제 될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비서에게 물어보니까 오너가 영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일부러 출근길에 기다렸다가 눈을 마주치며 인사했더니 비서를 통해 야쿠르트 주문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보안이 삼엄했던 중국건설은행도 정말 뚫기 힘들었던 영업장이다. 회사에서 외부인 출입을 막았지만 처음 배달을 시켰던 직원에게 부탁해 한 층 한 층 돌아다니며 중국 직원들의 무대응에도 열심히 인사를 하고, 시식제품을 돌렸다. 보안 요원이 일주일 동안 함께 다니면서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본 후 어렵게 출입 카드를 얻을 수 있었다.

 

 

 

◇상냥한 인사, 부담 주지 않는 고객 관리..영업의 비결

 

‘인사를 잘한다’, ‘윗선을 뚫어라’, ‘부담을 주지 않는다’ 30년 간 업계에 몸담은 정 씨의 영업 비결이다. 정 씨는 “윗 선에 배달을 해야지 건물에 출입하기가 쉬워진다”며 “윗 선을 뚫는 가장 쉬운 비결은 받아주든 안 받아주든지 꾸준히 열심히 인사를 하고, 시식 제품을 권하되 절대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2년째 정 씨의 고객인 천주교 사목회 관계자는 “중간에 돈이 부담돼서 배달을 끊은 적이 있었는데 아주머니는 재차 권유를 하는 식으로 부담을 주지 않으셨다”며 “배달을 끊어도 항상 반갑게 인사해 주시고, 건강도 챙겨주셔서 나중에 돈이 여유가 생겼을 때 다시 연락을 드렸다”고 말했다.

 

고객의 건강을 책임지고, 남에게 도움되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도 정 씨의 영업 비결이다. 음료를 노숙자에게 베풀고, 매출이 높지 않은 명동성당 배달에 가장 애정을 가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100원, 200원 이익을 따지지 않지만 평균 월 매출 600만원이 되는 것도 고객들이 그런 정 씨를 계속 찾아서다. 정 씨 손에 들어오는 돈은 월 평균 150만~160만원으로 60대 중반 여성의 수입치곤 상당히 짭짤하다.

 

정 씨는 “60대 중반에도 현업에 일할 수 있고, 고객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야쿠르트 아줌마는 전문직이나 다름없다”며 “아무리 세상이 좋아져도 고객 하나하나 맞춤형 서비스를 해줄 수 있는 판매 채널은 방판이 최고”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2016-06-17

염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