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C(Direct-to-Consumer) /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보다 유연하게” DTC 성장의 메시지[Monday DBR]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제조사가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DTC(Direct-to-Consumer)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여행용 가방 브랜드 어웨이, 안경 브랜드 와비파커, 화장품 브랜드 글로시에, 남성복 브랜드 보노보스, 친환경 신발 브랜드 올버즈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도 블랭크코퍼레이션의 마약베개와 악어발팩, 퓨어썸 샤워기, 물에 타 먹는 음료 링티, 소형 마사지 기구 클럭, 매트리스 몽제, 칫솔 소독기구 휘아 같은 DTC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었다.
DTC 판매자들은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판매 가격 또한 낮게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유통업체와 조율할 필요 없이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객과의 소통이나 상품 프로모션 등을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것도 특징이다.
제조사 직접 판매라는 모델은 과거부터 존재해 왔지만, 소셜미디어 중심의 DTC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시장 조사 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2019년 DTC 산업 규모는 143억 달러(약 15조9300억 원)였는데 2020년에는 이보다 24.3%나 늘어난 178억 달러(약 19조8300억 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DTC 산업의 성장은 소비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 고객 행동의 변화를 반영한 트렌드라는 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제조사건, 유통업체건, 누가 판매하는 상품인지보다 상품 자체가 자신에게 무엇을 어떻게 어필하는지를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누가 판매하는지보다 상품의 개성, 가격 등을 고려한 가치를 더 따진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건너뛰고 제조사들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트렌드는 전통적인 리테일러, 즉 백화점이나 쇼핑몰 같은 유통업체들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DTC의 부상은 제조사들에 과연 ‘리테일러’라는 중간 역할이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깊게 들여다보면 DTC에도 명확한 한계가 있다. 전통적으로 제조사가 유통업체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이유는 유통업체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고객 수요 덕분에 적어도 어느 정도의 판매를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역할을 유통업체에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사에 조직적인 홍보 마케팅 자원이 부족한 경우 유통업체가 대신 고객과의 소통 능력과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에 기반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다.
또 DTC 사업 모델은 온라인 중심이라 유연한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동시에 오프라인 고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단점이다. 그래서 DTC 업체들도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거나 오프라인 리테일러들과의 파트너십을 늘려 현장에서 고객 인사이트를 얻는 과정을 거치곤 한다. 이런 파트너십은 전통적인 리테일러 입장에서도 MZ세대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새로운 브랜드와 매장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이에 미국의 백화점과 전통적인 리테일러들은 DTC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자사 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상품 구색에 신선함을 불어넣고 있다.
월마트는 2020년 ‘스마일다이렉트클럽’ 브랜드 제품을 3800여 개 매장과 자사 웹사이트에서 독점 판매하기 시작했다. 스마일다이렉트클럽은 치아 교정기와 미백제 등을 팔며 75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한, 새롭게 떠오른 DTC 브랜드다.
한편, 뉴욕시와 텍사스주 오스틴 등에 매장이 있는 ‘네이버후드 굿즈’ 백화점은 아예 DTC 중심으로 브랜드를 큐레이션하며 방문하는 고객이 3개월∼1년마다 새로운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일종의 ‘DTC 기반 백화점 모델’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협업은 양쪽 모두에게 윈윈이 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자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리테일러들은 위협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DTC 혁신의 핵심을 파악하고, 그들이 구현하는 유연한 디테일에서 변화의 실마리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0-11-23 03:00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대 마케팅학부 교수 jiyoung.hwang.reta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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