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손, 소상권을 노린 네이버후드 성장 전략
소상권 성공 전략은 ‘데이터’, 고객과 지역을 읽어라
근린형 점포는 소상권에 특화된 MD 개발을 통해 개별 고객에게 대응하면서, 지역 상권 내 핵심 고객의 집객력을 높일 수 있는 포맷이다. 근린형 점포가 소상권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특화 전략들을 알아본다.
근린형 점포는 소상권에서 편리성을 강화한 포맷으로, 최근 국내외 유통업계에서 확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변화하는 시장을 주시한 유통업체들이 조리식품과 즉석식품을 소량씩 제공하는 근린형 점포가 순풍을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 소상권에 ‘최적화’된 점포 운영에 집중하고 있는 일본 로손의 사례를 통해 근린형 점포의 성공 전략을 살펴본다.
◇소상권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는 근린형 점포
‘소형·근린형 점포’의 대표주자인 일본 로손은 여성이나 시니어 등으로 객층을 확대, 주거 지역 출점을 추진하고 있다. 주거 지역에서는 신선식품이나 일배식품을 강화한 ‘신선 강화형’ 점포를 전개하고 있다.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주력 소비층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근린형 점포인 편의점에 대한 니즈도 높아지고 있다. 로손 경우 균일가 매장인 ‘로손 스토어100’과 ‘로손 마트’는 물론 ‘헬스케어 강화형 점포’까지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멀티 포맷화는 유연한 상권 대응을 가능하게 해 소상권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로손은 네이버후드 스토어 강화 차원에서 카드 회원고객의 다양한 정보를 활용, 고정고객화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자사 포인트카드인 폰타카드(Ponta Card)를 통해 2015년 현재 7천만 명이 넘는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편의점 주 이용객인 20~40대 남성뿐 아니라 여성 및 시니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객층으로 이뤄져 있다. 로손은 폰타 회원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 소상권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즉, 포인트카드 분석을 통해 기회로스를 줄이고, 잠재 고객의 성향을 파악한 후 내점을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전략 1
소상권 특화 MD로 다양한 객층 유인
소상권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 중 하나는 MD 다각화를 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출의 기본이 되는 상품 가치를 높이는 한편, 건강을 고려한 상품이나 엄선된 원재료로 만든 도시락 등을 갖추는 것이다.
차별화 상품만으로는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고, 기본 구색과 차별화 상품 비율이 균형을 이뤄야만 고객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 일용품을 기본으로 건강상품이나 고부가가치 상품 등을 강화해 목적구매 고객 수를 늘릴 수 있다.
로손 경우 샌드위치나 도시락 같은 스테디셀러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폭넓은 고객층에게 소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로손에서만 볼 수 있는 독자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재구매율을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로손에서는 가고시마 지역 특산물인 가다랑어를 소포장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이 상품은 가다랑어를 활어 상태로 급속 냉동시켜 선도가 우수하다. 생강과 파를 넣은 간장 소스도 첨가해 차별화를 꾀했다. 첨가물이 없는 ‘퓨어 시리즈’ 상품이나 제조사와 협업해 생산한 ‘브랜(bran ; 왕겨) 빵’ 등은 30~40대 여성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상권화는 곧 객층의 다양화를 추구할 수 있는 기회다. 대량 출점이나 이업태와의 경쟁에 의해 상권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폭넓은 객층 확보가 필수다. 국내 소비시장에서도 중산층이 감소하면서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으로 나뉘는 고객 양극화 현상이 계속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고부가가치 상품과 가격 소구형 상품을 함께 판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전략 2
개별 고객 마음 읽는 CRM 전략
로손의 전체 매출에서 폰타 회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지역에 따라서는 60%를 넘는 곳도 있다. 로손은 폰타 회원을 통한 CRM 분석으로 개인 매장에 최적화된 상품구색을 실현, 기회로스 및 폐기로스를 줄이고 있다.
로손의 CRM 전략은 POS 데이터에 의한 판매 관리부터 시작됐다. 2010년에는 폰타카드를 도입, 회원 구매 데이터를 활용한 개별 고객 분석이 가능해졌다. 2013년부터는 개별 점포의 분석 보고서를 전국 가맹점과 공유했다. ‘자점 폰타 회원 리포트’나 ‘기회로스 분석표’를 제공함으로써 입지·시간대별 최적화된 상품구색를 실현한 것이다.
이처럼 진화된 CRM 전략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개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로손이 지난해 12월 선보인 ‘로손 셀렉트 샐러드 키친’은 병행 판매 데이터 분석으로 연계 구매를 늘린 사례다.
폰타 회원 분석에 따르면 샐러드 치킨을 구입하는 고객은 묶음으로 판매하는 믹스 샐러드나 그린 샐러드를 함께 사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구매 데이터를 활용해 매장에서 샐러드 메뉴의 제안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처럼 CRM 전략은 고객 데이터 활용을 심화해 근린형 점포의 성장을 견인하는 힘이 되고 있다.
전략 3
빅데이터로 ‘지역’을 이해한다
소상권 전략은 무엇보다 지역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즉 지역 사회의 구성원인 소비자 구매 행동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활 양식까지 이해하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나 인구 감소 등 인구통계학적 원인에 의해 최근 지역 상권 모습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 로손은 소상권화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지역민과의 관계 형성에 집중하고 있다. 7천만 명이 넘는 폰타카드 회원을 중심으로 내부 데이터(POS 데이터·폰타 데이터 등)와 외부 데이터(SNS 등)를 통합한 빅데이터로부터 다양한 마케팅 분석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로손의 CRM 전략은 크게 세 단계로 구분된다(도표 1 참조). 첫 번째 단계는 이른바 POS(판매 시점 정보) 데이터 분석을 통한 상품구색의 최적화다. 본래 POS 데이터는 단품 관리를 지원하는 툴로서 소매점의 성장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무엇이, 얼마나 팔렸는가?’ 이상의 정보 가치를 얻을 수 없는 한계도 있었다. 실제로 내점객의 재방문 횟수 등 유효 정보는 파악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로손은 폰타 기반의 CRM 분석으로 ‘어떤 고객이, 얼마만큼, 무엇을 구매했는가?’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개별 고객 수준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함에 따라 단품 관리는 물론 상품구색에 대한 이해도도 높였다. POS 데이터로는 특정 품목의 매출 현황이라는 단순 정보밖에 도출하지 못한다. 그러나 폰타에 기반한 CRM 분석으로 개별 고객의 구매 행동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폰타 데이터는 자점의 특장점을 파악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지금까지 POS 데이터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젊은 남성 고객이 많다’라는 정도였다. 그러나 폰타 데이터 분석으로 ‘30대 남성이 주 고객이었지만 최근 들어 40대 여성 고객도 증가하고 있다’ 등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리며, 자점의 강점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폰타+SNS 데이터’로 고객 이해
로손 CRM 전략의 제3단계는 최근 근린형 매장들이 집중하고 있는 개별 고객의 마인드 분석이다. 이는 폰타 데이터와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 데이터를 통합함으로써 소비자를 개별 고객으로 깊이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고객의 구매 데이터에 한정하지 않고, 소셜 미디어상의 의견 등을 분석해 소비자가 ‘왜 구매했는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SNS 데이터를 통합, 개별 고객 수준에서 정밀도가 높고 폭넓은 분석이 가능해졌다. ‘어디에, 어떤 점포를 출점하면 좋을까?’, ‘어떤 상품구색을 갖추면 좋을까?’, ‘어떤 상품을 개발하면 좋을까?’, ‘어떤 판촉을 전개하면 좋을까?’ 등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마케팅 효과의 극대화와 마케팅 ROI(투자 수익률)를 검토하는 수준까지 발전되고 있다.
전략 4
멀티 포맷으로 업태 시너지 강화
로손은 지난해 10월 고급 슈퍼마켓 세이죠이시이를 인수했다. 주력 업태 강화는 물론 멀티 포맷에 의한 영역 확장을 위해서다.
현재 로손이 전개하고 있는 주요 업태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뉘다. 주택 입지를 중심으로 출점하고 있는 ‘편의점 로손’, 균일가 편의점 ‘로손 스토어100’, 의약품을 취급하는 ‘조제약국형 로손’, 건강 지향의 ‘내추럴 로손’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멀티 포맷화는 각 포맷에서 검증된 상품이나 노하우를 기존점에 도입하고, 포맷 간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소상권에서 로손의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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