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handising/●Success & Failure

⊙일본 훼미리마트의 커뮤니티 활동

Paul Ahn 2022. 9. 6. 09:31

⊙지역 커뮤니티로서 편의점 역할

(retailing.co.kr)

 

편의점의 새로운 과제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

 

편의점은 소매업 중에서도 가장 작은 상권에서 고밀도로 전개되는 업태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상품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지역의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업태 특성을 바탕으로 편의점 업계는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인지 고민할 시점이다.

 

편의점 업계는 지금까지 다점포화를 진행하며 인프라를 혁신하고 고객들에게 보다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현재 편의점 업계의 눈부신 성장은 그러한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제 편의점이 보유한 인프라나 상품, 서비스를 통해 양적 성장에만 몰두하지 말고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에도 나서야 할 시점이다.

 

편의점은 지역 상권을 기반으로 고용을 일으키고, 지역의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해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지역상권 밀착형 업태다. 따라서 지역 고객에게 지지를 받아야 하는 편의점에게 지역 상생활동은 필수적이다. 점포 수가 증가할수록 편의점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무엇인지 고찰해야 한다.

 

유통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인프라 제공, 상품·서비스 혁신, 고객밀착의 세 가지 요소로 접근할 수 있다. 편의점의 비즈니스 모델은 프랜차이즈 시스템이나 물류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객과 밀착된 지역 점포에서 긴급성·즉시성이 높은 상품과 편의성이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본부는 인프라 제공 및 상품·서비스 혁신을 담당하며, 가맹점(점포)은 고객에게 밀착해 대응한다. 고객 밀착 대응이란 한 사람 한 사람 고객이 바라는 것을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편의점에게 지역 상생은 편의점 비즈니스 모델의 세 가지 요소가 집대성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PB를 비롯한 상품개발과 판매를 결합해 사회문제 해결 점포로 거듭나야 한다.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편의점

 

지역과 상생하는 사회문제 해결 점포로 진화하기 위해 우선 편의점만의 가치는 무엇인지 살펴보자.

 

편의점의 가치는 온라인유통이 아니라 실 점포를 운영한다는 데 있다. 편의점 점포는 일상적으로 즉시성, 맛, 새로움, 체험을 제공한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상 속 안전·안심·지속이라는 가치도 중요해졌다. 물론 모바일로도 쇼핑할 수 있고, 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러나 오프라인 점포가 실재하는 점포 자체가 주는 신뢰감과 상품을 직접 보고 만지며 감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

 

여기서 점포 자체가 주는 신뢰감이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점포가 있어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점포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지역사회에 중요한 가치를 제공한다.

 

특히 선도가 중요한 상품이나 급히 필요한 상품은 가까운 곳에 있는 점포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점장이나 직원이 계산대에서 일하고 있는 것도 고객에게 신뢰감을 준다. 한편, 감각할 수 있다는 것은 상품의 실물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원과 상담,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편의점의 가치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지역사회의 문제를 <표 1>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지역 상생이라는 관점에서 편의점이 이러한 분야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자.

 

 

◇어떻게 지역에 기여할 것인가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과 상생하기 위해 편의점 비즈니스 모델이 할 수 있는 기능은 무엇일까. 먼저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과 연계해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상품을 유통, 소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할 수 있다.

 

이는 PB상품 개발팀에서 적극적 나서면 가능한 일이다. 편의점 본부는 투자를 위한 재무 능력을 갖추고 있다. 지역 내 편의점은 지역 제조업체에게 중요한 판매 및 고객 접점의 장을 제공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커뮤니티 장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지역 상품을 발굴한 뒤 전국 규모로 판매를 확대시킬 수도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고용 창출이다. 지역 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편의점은 개인 창업 및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방편이 된다.

 

지역 상생 관점에서 편의점은 단지 상품만 판매하는 곳이 아니다. 지역 커뮤니티 구축의 주역이 돼야 한다.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관계망을 키워야 한다. 이는 한 사람 한 사람 고객과의 관계구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동일한 입지라도 가맹점 매출이 더 좋은 경우가 있다. 점주가 지역사회와 탄탄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는 덕분이다. 한 마디로 지역사회에서 신망을 얻어야 매출도 증대하는 것이다.

 

지역 상생을 위한 본부와 가맹점의 선결과제는 다양한 지역 과제에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본부가 추진해온 전략들을 지역 과제 해결 방안과 연계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점포 대형화 전략을 추진해온 업체들은 넓은 매장 공간을 활용해 지역상품을 소개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조업체나 벤더와 협력해 지역 상품의 생산과 소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 또한 이트인 코너를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편의점 업체들은 국내 시장의 성장에 한계를 느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지역 상생활동에도 투자를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의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다.

 

 

〈일본 훼미리마트의 커뮤니티 활동〉

 

◇동네 사랑방 된 이트인 공간

 

일본 편의점 업계는 1년 전부터 사회문제, 환경문제, 코로나19로 인한 방역문제 등 업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했다. 이는 체인 본부 및 가맹점에게 지역사회에서 편의점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계기를 제공했다.

 

 

그중 훼미리마트는 점내 이트인 공간을 활용해 부모와 자녀들의 모임인 ‘훼미마 아동식당’ 및 고령자를 대상으로 ‘훼미마 서클’을 운영해 주목 받고 있다.

 

 

◇고령자 대상 사건·사고 예방에 기여 / ‘훼미마 서클’

 

훼미리마트는 2019년 12월부터 고령자를 대상으로 지역사회 교류 모임인 ‘훼미마 서클’을 운영해왔다. 2020년 2월까지 이트인 공간을 활용해 7개점에서 모임을 개최, 총 64명이 참가했다. 모임은 점장의 인사로 시작해 지역 경찰관이 참석해 특수사기(‘나야 나’라고 가족을 사칭하며 금품을 요구하는 일종의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 방지 및 고령자 운전면허 자율 반납에 대한 강의를 한다. 그 후 질의응답 및 간담회 시간을 가지며 실제 피해 사례 등 정보를 교환한 뒤 훼미리마트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점내 모임이 중단됐는데 시니어들에게 재난지원금을 노린 신종 사기,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자제하면서 면역력 감퇴 및 외부와의 단절 등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했다. 그래서 2020년 9월부터 ‘디지털 훼미마 서클’을 새롭게 열었다.

 

이는 기존과 달리 시니어들이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모임으로, 훼미리마트가 이에 참관하는 형식으로 전환됐다. 코로나19 1차 유행이 수습된 후 자치제의 공민관(지역 주민센터)을 이용할 수 있게 되자 3밀을 피하면서 조심스레 활동을 재개했다. 모임은 고령자들의 모임 장소와 가까운 점포에서 강사가 특정 주제에 대해 강의를 하면 이를 원격으로 연결, 전파한다.

 

일례로 2020년 11월 26일, 도쿄항 시바우라구민협동공간에서 개최된 제3회 디지털 훼미마서클에는 15명 이상의 시니어가 모여 훼미리마트가 준비한 1시간가량의 프로그램을 열심히 경청했다. 주된 강의 내용은 기존처럼 지역 경찰관에 의한 운전면허 자율 반납 및 특수사기 방지 요령이었다.

 

이에 더해 점포에 보건사를 배치하고 훼미리마트 상품을 이용한 균형 잡힌 식사에 대한 조언을 추가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돼 디지털 기기에도 익숙해지는 계기가 됐다. 참가자들은 ‘식생활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 ‘편의점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디지털도 재미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훼미리마트는 어떻게 고령자 지원 활동인 훼미마 서클을 운영하게 됐을까. 훼미리마트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SDGs(유엔의 지속가능 발전 목표)에 관심이 높아 2019년 2월, 5가지 주요 과제를 선정했다. 그중 하나가 ‘사람에게 다가서는 지역 활성화 거점으로의 진화’인데, 이 과제를 고령자 지원 활동과 연결시킨 것이다.

 

고령사회가 가속화됨에 따라 점포를 이용하는 고령 고객 비중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고령자를 둘러싼 사회문제에 편의점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소상권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편의점은 당연히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고령자 사회문제에는 건강에 대한 불안, 커뮤니케이션 어려움으로 인한 문제, 보이스피싱, 사고가 우려되는 운전 불안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가 특수사기 예방 활동이다.

 

훼미리마트의 점포가 특수사기 피해의 무대가 되지 않도록 고령자가 내점했을 때 피해가 의심되면 관심 있게 지켜보다가 말 걸기를 시도하도록 직원들을 지도하고 있다. 즉, 고령 고객에게 불안한 기색이 느껴진다면 주저하지 않고 말을 걸거나 경찰서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하도록 가맹점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

 

파트타이머들이 고객에게 말을 걸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말 걸기를 시도할 수 있도록 사무실에 주의환기 포스터를 부착했다. 이를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네팔어로 번역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그밖에 경찰서에서 편의점 대상으로 배포한 주의환기 도구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용기 있는 행동을 한 점포의 사례는 전국 가맹점에 유포해 공유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특수사기 피해 예방 활동으로 표창장을 받은 점포는 2019년 152개점에서 2020년 279점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모임 진행 / ‘훼미마 아동식당’

 

‘훼미마 아동 식당’은 점내 이트인 공간을 활용해 지역 어린이들이나 부모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상호 교류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2019년 4월에 시작해 1년간 350개점에서 4천 명 이상이 참가했다. 본 프로그램을 고령자 대상으로 바꾼 것이 훼미마 시니어 서클이다.

 

 

훼미마 아동 식당도 최근 디지털로 전환됐다. 코로나19 이후 아동들의 환경에 사회적 교류 및 놀이 감소, 가정 내 불화 등 이런 저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도표 1 참고). 이에 아동 식당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각 가정, 학령기 어린이 보육과 점포를 온라인으로 연결한 ‘버츄얼 훼미마 아동 식당’을 진행하게 됐다. 아동 식당에서는 본사 직원이 출연해 훼미리마트 치킨 만드는 법, 상품 지식 퀴즈를 진행하고, 상품 입하부터 진열까지 과정을 소개하는 등 어린이들과 온라인을 통해 훼미리마트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있다.

 

훼미리마트는 이렇게 고령자나 아동과 적극 교류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가맹점들이 지역사회 주민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지역 내 고령자, 경찰, 지자체와 힘을 합해 지속가능한 마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한 활동에 훼미리마트 점포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와중에도 가맹점을 기반으로 활동을 멈추지 않으며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