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ail Issue/@Retail Trend

2023년 유통산업 전망 ‘다운(DOWN)’ 전략 착수 /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Paul Ahn 2022. 12. 29. 10:10

2023년 유통산업 전망 ‘다운(DOWN)’ 전략 착수

(retailing.co.kr)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이경희 상무는 엔데믹과 인플레이션 영향이 병존했던 2022년에는 엔데믹이 시장에 더 강한 영향을 미쳤으나, 2023년에는 엔데믹보다 경기불황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매경기 성장 둔화 예측에 따라 비용 절감, 고객 세분화, 혁신 마인드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예측하며 내년도 유통환경 전망 키워드를 ‘다운(DOWN)’으로 제시했다.

 

올해 전체 소매시장은 팬데믹 영향으로 둔화됐던 해외여행 소비가 회복하지 못하면서 많은 소비가 국내 시장에서 이뤄졌다. 전체 소매시장은 5.7% 정도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외출 관련 소비가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경우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소비처가 국내 및 해외시장으로 분산되는 동시에 불황형 소비패턴이 확대되면서 성장률은 2.8%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는 내년도 유통 키워드를 ‘다운(DOWN)’으로 설정했다. 소매경기 성장 둔화(slow down)에 대응해 비용 절감(cut down), 고객 세분화(break down), 혁신적 마인드(upside down)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대형마트·슈퍼마켓 |

고물가에 PB·델리 등 차별화 MD 강화

 

대형마트는 2020년 팬데믹 영향으로 내이 증가하면서 4.2%의 성장 반등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외출, 외식이 늘어나자, 이 같은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년도 역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호실적을 보였던 가전, 리빙 부분이 역성장하면서 올해 전체 매출 신장률은 0.7%로 추정된다.

 

대형마트 매장 수 경우 2021년 384개에서 올해 9월 기준 381개점으로 감소세를 이어가는 반면, 창고형 할인점 수는 늘고 있다. 해당 포맷은 소수의 SKU를 대량 매입을 통해 운영하기 때문에 가격 및 품질 경쟁력 면에서 우수하다. 더불어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B2C뿐 아니라 B2B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업태이기도 하다.

 

2023년에는 엔데믹에 외식을 즐기던 소비자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다시 내식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경기 둔화, 고물가, 고금리 환경에 의해 필수품인 식품을 제외한 가구, 리빙 등 내구재나 패션, 화장품 등 준내구재 역시 소비 감소가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대형마트의 식품 매출은 어느 정도 견조하게 유지되는 반면 비식품 매출의 둔화 영향으로 실적 반등에는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 업계는 가성비 높은 생필품 PB를 강화하고, 외식의 내식화를 이끌 델리나 HMR, 즉석식품 등을 강화하며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3고(高) 현상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오퍼레이션 최적화, 물류효율 개선, 고환율 대응 등을 통해 수익성 제고를 꾀할 것이다.

 

슈퍼마켓은 팬데믹 기간 동안 5.2% 정도 반등했다가 이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슈퍼마켓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정도인데, 해당 카테고리의 소비가 편의점, 온라인으로 분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슈퍼마켓 업태는 주류, 리빙 등의 특화매장을 접목하고 있다. 더불어 차별화를 위한 MD로 신선 및 간편식 PB상품을 강화하는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올해는 촘촘한 점포망을 기반으로 퀵커머스 역량을 강화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반면 효율성이 나지 않는 점포 배송, 새벽 배송을 중단하는 등 내실을 기하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내년도 역시 올해부터 부각된 수익성 이슈에 대응, 성장보다 내실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직영점 중심에서 가맹 확대로 출점 전략을 변경하면서 점포 수 역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편의점 |

엔데믹 수혜 두 자릿수 성장

 

백화점은 엔데믹 기조로 명품뿐 아니라 패션, 식품 등 다수의 카테고리가 고성장세를 달성, 올해 14.9%의 신장률이 전망된다. 백화점 업태는 이 같은 수요를 동력으로 삼아 매장을 대형화, 고급화하고 체험요소를 강화하며 실적 견인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3년에는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치의 지속 하락과 해외여행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패션은 경기 민감도가 높은 카테고리로 경기불황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업계는 불황형 ‘스몰 럭셔리’ 트렌드에 맞춰 가격대가 낮은 신발이나 뷰티 등으로 명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백화점은 복합문화 공간으로 구조 혁신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MZ세대 집객을 위한 전략으로 신규 브랜드 상품, 다양한 체험 요소를 팝업스토어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편의점은 엔데믹 시기에 객수, 객단가가 모두 반등하며 올해 10% 정도 신장했다. 1~2인 가구 증가, 불황에 강한 업태인 만큼 내년에도 7%대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객수가 증가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고물가 영향으로 젊은 직장인, 1인 가구가 편의점 도시락 등을 많이 이용하면서 객단가가 상승했다.

 

이로 인해 즉석식품, 가공식품 등 식품류 매출이 상승했다. 생필품 역시 소단량으로 판매해 1~2인 가구 수요를 이끌면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달성했다. 편의점 업계도 이런 트렌드에 맞춰 이색 도시락이나 최저가 PB상품을 확대하며 관련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

 

한편 국내 편의점 매장 수가 5만 개를 넘어서면서 점당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신규 시장개척을 위해 최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에 K-콘텐츠 열풍이 불면서, 한국 편의점이 K-푸드를 맛볼 수 있는 공간으로 동남아 젊은층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흥행 동력을 발판으로 동남아 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2023년에도 1~2인 가구 증가와 경기불황 등으로 수요 기반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공급면에서도 시장에 진입하려는 점주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독립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점주가 편의점으로 전환하는 수요가 계속 나타날 것이다. 더불어 베이비부머, X세대가 본격적인 은퇴 시기에 접어들면서 창업 수요 역시 지속될 것이다. 실제로 2018년 편의점 점포 수 증가율은 4%였는데, 최근 들어 7~8%대로 높아졌다.

 

 

온라인쇼핑 |

리오프닝 영향, 성장률 둔화

 

온라인쇼핑 경우 성장률 자체는 둔화되고 있으나 올해도 12%대의 성장세가 예측돼 타 업태 대비 여전히 높은 신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시장 거래액 규모는 약 200조 원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여행, 교통, 문화, 레저 등의 카테고리에서 온라인쇼핑의 성장률이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반면 팬데믹 시기에 높은 신장률을 보였던 식품, 가전 등은 성장세가 둔화되는 양상이다. 다만 식품 경우 여전히 높은 16%대 신장을 기록했다.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올해 이커머스 업계는 패션, 여행 등 외출 관련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전략을 보였다. 특히 고빈도 카테고리인 식품 경우 다수의 기업에서 강화 전략을 도입했다.

 

고관여 카테고리인 패션 경우 전문몰의 고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과거에는 종합몰의 패션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문몰보다 컸는데, 최근 들어 역전됐다. 특히 전문몰은 ‘커뮤니티 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플랫폼 내 같은 취향,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소통하며 소비 욕구를 자극하고, 그 안에서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커머스 기능이 합쳐진 채널이다. 전문몰뿐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들도 관련 기능을 강화하고 있어, 궁극적으로 웹 3.0 시대를 대표하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이커머스 업태 역시 소비 위축 및 수익성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보다 수익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2023년에는 9.3%의 한 자릿수 성장이 전망된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부터 관련 업계의 전략이 성장에서 수익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