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증후군
Burnout Syndrome. 한자어로 소진(燒盡)이라고 한다.
어떤 직무를 맡는 도중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직무에서 오는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증상의 통칭. 정신적 탈진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정신건강센터에서 일하는 치료자들이 느끼는 탈진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게 용어의 시초다. 여기서 볼 수 있듯 시작은 클라이언트를 상대해야 하는 간호사, 사회복지사, 변호사 등의 '감정노동자'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한 단어이지만, 2010년대에 이르러서는 직장인이 흔히 느낄 수 있는 업무능력 및 열정의 약화를 설명하는 신조어의 형태로 사용되는 중이다.
◇Edelwich와 Brodsky(1993)는 소진의 진행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소진에 빠진 한 사원의 시선을 가정하고 이에 따라 서술한다.
▷열성 :
번듯한 직장에 취직했다.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이니만큼 열정이 넘친다.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으며 어려운 직무라도 스스럼없이 맡아내고, 자주 있는 야근이나 주말 출근도 자발적으로 행한다. 이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보람과 성취감은 삶의 낙이요 전부다.
▷침체 :
슬슬 부침이 온다. 업무수행 자체는 무리없이 해내지만 처음 입사할 적 느꼈던 흥미는 점점 떨어져간다. 슬슬 직무에서 오는 보람은 뒷전이 되고 자신을 둘러 싼 근무환경을 챙기기 시작한다. 보수, 근무시간, 업무환경은 이 직무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하는 요소로 승격된다.
▷좌절 :
오랫동안 근무하며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맛 보았다. 이 직장 역사에 한 획을 긋겠다는 포부는 사라진 지 오래고, 당장의 인사고과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벅차다.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한 의심이 생기고, 동시에 자신의 직무가 가지는 가치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업무의 무가치함을 맛보는 순간 직면한 업무에 대한 회피의 감정이 솟구친다. 거기에 나이가 든 탓일까, 삭신이 멀쩡한 곳이 없다.
▷무관심 :
스트레스는 이미 극한에 다다랐고, 업무는 여전히 벅차다. 흥미가 없는 일을 하려니 커진 스트레스는 가뜩이나 실패투성이인 자신의 직무인생에 더 많은 실패를 가져다 준다. 확 때려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당장의 벌이가 없다면 절대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최후의 수단으로 '기권'을 선택한다. 직무에 대한 모든 감정선을 차단한 채 묵묵히 버텨내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여전히 목을 죄는 스트레스는 버티기 힘들다. 더 이상 직장에서 감정적인 안식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결국 슬금슬금, 퇴사나 이직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한다.
◇다음 중 3개 이상에 해당하면 번아웃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일하기에는 몸이 너무 지쳤다는 생각이 든다
▲퇴근할 때 녹초가 된다
▲아침에 출근할 생각만 하면 피곤해진다
▲일에 부담과 긴장감을 느낀다
▲일이 주어지면 무기력하고 싫증이 느껴진다
▲자신이 하는 일에 관심조차 없다
▲주어진 업무를 할 때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다
▲성취감을 못 느낀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쾌락 요소(폭식‧음주‧흡연)만 찾는다
▲최근 짜증이 늘고, 불안감이 잘 느껴진다.
번아웃 증후군은 단순히 무기력해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뇌가 과로해 건망증이 생기거나 과도하게 예민해져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 증상으로 ▲기력이 없고 쇠약해진 느낌이 들며 ▲만성적인 감기·요통·두통과 같은 증상에 시달리고 ▲잠을 자도 피로가 누적되는 것 같고 이전보다 더 빨리 더 쉽게 지치는 느낌이 든다.
◇번아웃 증후군이 의심된다면 일상에 틈틈이 쉬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소설이나 잡지를 읽거나, 명함 정리하기 등 단순 업무로 일에서 벗어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다. 업무나 학업 등 바쁜 일상에 지쳤다면 잠시 휴식기를 갖는 것이 도움 된다. 이때 휴식 시간에 마음에 자유를 주는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업무 중간에는 심호흡하고, 휴식 시간이 있으면 10분이라도 밖에 나가 산책한다. 식사할 때는 조용한 곳에서 맛을 음미하며 식사하고, 일주일에 한 번은 친한 친구와 만나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울 때는 병원의 스트레스클리닉이나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
번아웃 증후군이 왔다는 느낌이 든다면 잠깐 그동안 하던 일을 멈추고 운동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재정적 한도 내에서 쇼핑을 하거나, 혼밥을 즐기는 것과 같은 취미생활을 갖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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