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dge Fund〕행동주의 펀드 잇단 패배...남은 건 주가 '롤러코스터'?
행동주의 펀드와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KT&G (84,200원 ▼1,800 -2.09%) 주주총회가 회사 측의 승리로 끝났다. 앞서 BYC (440,000원 ▲7,000 +1.62%), KISCO홀딩스, 한국철강 등에 이어 행동주의 펀드, 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이 잇따라 실패한 셈이다. 행동주의 캠페인 대상이 된 기업들의 주가는 요동쳤고 주총이 끝난 후에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KT&G는 28일 대전광역시 대덕구 인재개발원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배당금 5000원 안을 결의했다. 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안다자산운용이 제안한 배당금 1만원, 7857원 안은 각각 부결됐다.
FCP, 안다자산운용 측에서 제안한 1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안과 사외이사 수를 종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안도 모두 부결됐다. 이들의 이사회 진입도 실패했다. 현 이사회가 추천한 김명철, 고윤성 등 사외이사 후보들도 모두 재선임된 반면 FCP가 추천한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등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주총이 KT&G 승리로 끝나면서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이날 KT&G는 전일 대비 2.4% 하락한 8만5400원으로 마감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과 관련 소송제기가 이어지며 급등했던 주가는 국민연금, 의결권자문위원회 등이 KT&G의 손을 들어주며 내리막으로 돌아서며 7거래일 동안 7.5% 하락했다.
앞선 BYC, KISCO홀딩스, 한국철강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행동주의펀드나 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 이후 주가가 크게 요동치다 주주총회가 끝난 후에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BYC는 주총이후 3일간 10% 넘게 하락했고 KISCO홀딩스는 이틀간 10% 하락했다가 이날 7.19% 급등하는 등 변동 폭이 크다.
오는 30일 JB금융지주, 31일 태광산업, 남양유업 등 표 대결이 예정된 주총이 남아 있지만 행동주의 펀드의 승산은 크지 않다. JB금융지주는 주요 주주인 OK저축은행과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향방이 바뀔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의결권 자문사, JB금융 노조 등이 회사 측의 손을 들었다. 태광산업, 남양유업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50%를 넘어 사실상 행동주의 펀드 승리가 쉽지 않다.
행동주의 펀드들이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 보다 단기 주가상승 등에 초점을 맞추고 특히 시세 차익을 노린 '먹튀'라는 이미지가 남아 있어 다른 주주들의 지지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는 평이다. 또, 국민연금이나 기관투자자, 의결권자문위원회 등이 다소 보수적인 기조를 가지고 있어 현 이사회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주주제안이 잇따라 부결됨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총시즌의 행동주의 결과를 '실패'로만 보긴 어렵다. 행동주의 트렌드가 주식시장에 확산하면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금융지주의 경우 행동주의 펀드 등의 공개 주주서한에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의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주주행동주의 영향력이 시장에서 점차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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