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좋은글

⊙아포리아(ᾰ̓πορῐ́ᾱ)

Paul Ahn 2023. 5. 5. 11:34

 

⊙아포리아(ᾰ̓πορῐ́ᾱ)

 

아포리아(ᾰ̓πορῐ́ᾱ)는 그리스어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난제와 모순을 의미한다. 원래는 '막다른 골목' 정도의 뜻으로 쓰인다. 그러나 이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문제점을 명확히 한다는 의미에서 아포리아의 발견을 중시하는 경우도 있다.

 

위기’(危機)라는 말에도 무거움이 가득하지만 위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을 흔히 우리는절체절명’(絶體絶命)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몸과 목숨이 끊어질 상황, “죽을 정도로 사정이 어렵고 힘들거나, 또는 처한 상황이 위태로움을 비유하기 위해 쓰는 용어이다.

 

옛날 그리스에서도 이런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아포리아’(πορία)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빠져나갈 길이 없음, 막다른 골목, 미궁,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등을 뜻할 때 사용했던 단어이다.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그리스인들은 이 단어를 중요하게 여겼다.

 

 

•바위에서 물이 솟아나게 하는 모세(Moses Striking the Rock) / 얀 스텐 Jan Steen, c 1660-1, Philadelphia Museum

https://blog.naver.com/sonyh252/221787243442

 

17세기 네덜란드의 풍속화가 얀 스텐(Jan Steen, 1626-1679) 1626년경 네덜란드 레이던의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1646년 레이던에 있는 라틴어 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하다가 미술로 전향했다.

 

그는 하를렘과 위트레흐트, 헤이그와 델프트 등 네덜란드의 여러 도시를 다니며작품 활동을 펼쳐 지역 화파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양식을 구축했다.

 

그가 그림의 주제로 가장 선호했던 것은 일상 풍경이다.

그는 농촌 생활과 중산층 시민들의 삶 속에서 볼 수 있는 유머 넘치는 소재를 화폭에 담았다.

 

농민이나 중산층의 꾸밈없는 생활 정경을 위트와 해학으로 그린 그의 작품은 떠들썩한 웃음이 있는 동시에 현실에 대한 자각과 도덕적 비평의 뜻이 담겨 있다.

 

그는 때때로 성경의 장면을 그리기도 했는데, 1660-61년경에 그린 <바위에서 물이 솟아나게 하는 모세>도 그중 하나이다.

 

이 장면은 물의 기적이 일어난 순간으로 탈출기 17 1-7절이 그 배경이다.

 

Jan_Steen,_Moses_Striking_the_Rock,_c_1660-1,_oil_on_canvas,_94_9_x_98_4_cm,_Philadelphia_Museum_of_Art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는 주님의 분부대로 신 광야를 떠나 르피딤에 진을 쳤는데, 백성이 마실 물이 없었다.

 

백성은 우리가 마실 물을 내놓으시오.” 하면서 모세와 시비하였다.

그러자 모세가 말하였다.

“어째서 나와 시비하려 하느냐? 어째서 주님을 시험하느냐?”

그러나 백성은 그곳에서 목이 말라, 모세에게 불평하며 말하였다.

 

“어쩌자고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왔소?

우리와 우리 자식들과 가축들을 목말라 죽게 하려고 그랬소?”

 

모세가 주님께 부르짖었다.

“이 백성에게 제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제 조금만 있으면 저에게 돌을 던질 것 같습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스라엘의 원로들 가운데 몇 사람을 데리고 백성보다 앞서 나아가거라.

나일강을 친 너의 지팡이를 손에 잡고 가거라.

 

이제 내가 저기 호렙의 바위 위에서 네 앞에 서 있겠다.

네가 그 바위를 치면 그곳에서 물이 터져 나와, 백성이 그것을 마시게 될 것이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원로들이 보는 앞에서 그대로 하였다.

 

그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시비하였다 해서, 그리고 그들이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에 계시는가, 계시지 않는가?” 하면서 주님을 시험하였다 해서, 그곳의 이름을 마싸와 므리바라 하였다. (탈출 17,1-7)

 

광야를 계속 행군하던 이스라엘 백성은 마실 물이 떨어지자 목마르다고 불평한다.

난감해진 모세는 하느님께 어떻게 해야 할지 묻고, 주님께서는 모세에게 호렙 산으로 올라가 지팡이로 바위를 치라고 답하신다.

 

모세가 바위를 치자 바위에서 물이 흘러내렸다.

목마름으로 절망에 빠져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물을 길러 모여들고 있다.

물이 풍부해지자 개조차 갈증을 채울 수 있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질그릇부터 커다란 청동장식대야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그릇을 들고 물을 길러 오고 있다.

 

이것은 그들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기도 한다.

오른쪽에 있는 여인은 아름다운 조개껍질 잔으로 물을 마시고 있다.

그에게 물을 주는 남자는 말과 투구를 쓴 모습으로 보아 지위가 높은 사람임을 말해주고 있다.

 

모세는 오른손에 지팡이를 들고 하늘을 우러러 기도를 올리고 있다.

팔을 벌려 기도하는 모습은 “이 백성에게 제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는 몸짓으로 보인다.

 

모세는 빛줄기처럼 보이는 뿔을 달고 있는데, 이것은 모세가 하느님과 이야기 한 후 그의 얼굴이 빛났다

 

히브리어를 뿔이 자랐다는 라틴어로 잘못 번역했기 때문이다.

모세의 곁에는 그의 형 아론이 사제들이 쓰는 관을 쓰고 서 있다.

빼곡한 인물들은 화가가 활동하는 시대의 복장을 하고 있지만 인물 사이에 있는 낙타들은 사막의 풍치를 더해주고 있다.

 

바위에서 물이 솟아나게 하는 기적은 성체성사의 전조로 여겨지는데, 이스라엘 백성들을 살린 물은 인류를 구원할 그리스도의 피로 변하는 물과 포도주를 상징한다.

 

또한 이 기적은 세례 성사와 연관 지어지기도 한다.

세례성사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

죽음에서 영원한 생명에로 옮겨지기 때문이다.

 

[출처] 바위에서 물이 솟아나게 하는 모세 - 얀 스텐|작성자 말씀과 성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