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좋은글

⊙목사님, 로마서 8장 12절, 13절 말씀을 읽어 보십시오.

Paul Ahn 2023. 5. 25. 15:18

⊙목사님, 로마서 8 12, 13절 말씀을 읽어 보십시오.

하늘이 열리는 두레수도원 (dureabbey.org)

 

양돈, 비육소, 젖소 등을 중심으로 하는 남양만 주민 소득 증대 사업이 줄줄이 실패하자 큰 부채가 남았습니다.

그간에 함께 일하던 주민 대표들이 모여 시시비비를 따지게 되니 서로 책임을 전가하느라 감정만 상하고 분위기가 험하여졌습니다. 그런 상태로 계속 나가다가는 아무것도 이루지는 못하고 상처만 남은 것 같아 내가 좌중이 모인 자리에서 선포하였습니다.

 

〈모든 책임은 맨 처음에 이 일을 시작하자고 나선 내가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실패한 것도 밑진 것도 내가 다 해결할 테니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 자기 가정을 지키는데 열중하여 주세요. 내가 모두 해결한 후에 다시 모여 시작합시다.〉는 말로 회의를 끝냈습니다. 그렇게 호기를 부리며 끝낸 건 좋았는데 그 후에 일어나는 문제를 감당키 어려웠습니다.

 

모든 빚을 김진홍 목사가 지기로 결정하였다는 소문이 퍼지자 빚쟁이들이 나에게로 몰려들었습니다. 채권자들에게 시달리는 일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도 못합니다. 빚쟁이가 되고 나면 인격도, 인권도, 권위도 아무것도 없어집니다. 빚쟁이들이 떼거지로 몰려와 내 빚 언제 갚아줄 거냐? 약속해라, 각서를 써라, 공증을 하자 등등으로 달려들면 감당하기 어렵게 됩니다.

 

헤어날 길이 없게 된 나는 교회당 한켠에 있는 기도실로 들어가면서 집사 둘을 불러 일렀습니다.

 

〈집사님들, 내가 이 난국을 내 힘으로는 도저히 헤어날 길이 없게 되었으니 기도실에서 금식하며 하나님을 만나야겠수다. 하나님 만나 응답 받기 전에는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시지 아니하고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만나기 전에는 방에서 나오지 않을 테니 날 찾지 마세요.

 

이렇게 일러 주고는 방문을 안에서 잠그고 햇볕이 들어오지 않게 방석으로 창문을 가리운 채로 벽 앞에 앉아 하나님께 호소하였습니다.

 

〈하나님 막막합니다. 억울합니다. 30세에 청계천 빈민촌으로 들어간 후 지금까지 생명을 걸고 열심히 한 것을 하나님은 아시잖습니까? 그간에 내가 돈 만원을 저금했습니까? 땅 한 평을 따로 샀습니까? 10년 세월을 한결같이 일했는데 지금에 와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내 사정을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이렇게 기도를 시작한 나는 기도하다 졸다가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면 이 자리에서 죽겠다는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그렇게 지나기를 닷새 째 되는 날입니다. 집사 한 분이 문을 두드리면서 말했습니다.

〈목사님, 목사님, 어떤 자매님이 목사님께 할 말이 있노라고 서울에서 왔습니다. 잠시 만나 주시지요.

 

그러나 그런 처지에서 내가 서울에서 왔다는 여자 만날 생각이 나겠습니까?

〈날 찾지 말라 했잖아요. 그냥 돌려보내세요.

 

하였더니 집사는 멀리서 왔는데 잠깐 만나 보시지요 하고 권하기에 내가 일러 주었습니다.

〈그렇게 꼭 할 말이 있다면 밖에서 말하라 하세요.

 

하였더니 밖에서 주고받는 소리가 나더니 젊은 여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목사님, 그러면 밖에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목사님, 김진홍 목사님, 교회에 어려운 일이 있으시지요.

〈예, 그렇습니다.

 

〈목사님, 로마서 8 12, 13절 말씀을 읽어 보십시오.

 

나는 이상한 여자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 여자가 목사에게 와서 성경 읽으라 할까? 그야말로 귀신 앞에 머리 푸는 식이 아닌가? 좀 모자라는 여자인가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성경 몇 장 몇 절을 보라는데 안 본다 할 수 없는 일이어서 불을 켜고 로마서 8장을 찾아 읽었습니다. 5일간 캄캄한 방에 있었기에 성경이 처음엔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눈을 부비며 마음을 모아 읽었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이 내 인생을 변하게 할 줄이야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간단한 말씀이지만 그 말씀이 내 가슴에 닿는 순간 나에게는 지진과 같은 큰 울림이 왔습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빚진 자로되 육신에게 져서 육신대로 살 것이 아니니라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라〉

 

이 말씀을 읽을 때에 먼저 〈빚진 자〉란 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빚진 자〉란 말을 읽으면서 성경에도 빚진 자에 대한 말씀이 있네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어서 읽었습니다. 다음 말씀인 〈육신에게 져서 육신대로 살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대할 때에 내 마음에 깨우침이 임했습니다.

〈아하, 내가 빚져서 빚잔치 하게 된 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목회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도들에게 말씀을 제대로 전하지 아니하고 영적인 욕구를 채워 주지 아니한 채로 소득 증대에만 매달려 뛰어다닌 나날의 삶이 하나님 보시기에는 바람직스럽지 못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령의 깨우침이었습니다. 목회자의 본질에서 벗어나 비본질적인 일에 분주히 뛰어다녔구나 하는 깨달음이 가슴에 절실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그런 깨달음이 왔다 하여 빚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다음 말씀인 로마서 12 13절을 읽을 때에 빚 갚는 방법까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 평생토록 잊지 못할 말씀이 되었습니다.

 

〈너희가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이 말씀이 내 마음에 깊게 다가왔습니다.

김진홍 목사야, 너가 기도하지 아니하고, 성령님 의지하지 아니하고, 말씀을 따라 살지 아니하고, 농민들의 소득 증대, 경제 향상에 매달려 살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그것이 삶의 본질이 아니다. 목회의 핵심은 더 깊은 곳에 있다.

 

무엇이냐?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라〉

 

너의 농민 목회가 농민들의 영적인 필요를 먼저 채워 주는 목회가 되면 살 길이 열릴 것이다.

농민도 살리고 너 자신도 사는 목회가 되어질 것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로마서 8장 12절과 13절의 말씀을 통하여 큰 깨달음을 얻고 새 힘을 얻은 나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기쁨과 함께 나의 영혼과 정신을 억누르고 있던 빚더미의 짐이 툭 떨어지고 편안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그날이 금요일이었습니다. 2일 후 주일예배에서 나는 교인들 앞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말했습니다.

〈여러분들, 목사인 내가 잘못하여 교회 전체가 큰 어려움을 당하였습니다. 이번 주에 목숨 걸고 금식하며 기도하던 중에 성령께서 말씀을 통하여 나에게 위로하시고 힘 주시고 가로막힌 벽을 헤치고 나갈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여러분! 목사인 내가 영적인 일에 게을리 하고 주민 봉사네 소득 증대네 하며 기도도 하지 못하고, 말씀 묵상도 게을리 하고, 성령님 의지하지 아니한 채로 세상적인 목회를 하여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여러분, 이제 새로 시작합시다. 성령님 의지하고 말씀 붙들고 기도하며 새롭게 시작합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여삐 여기셔서 인도하여 주실 줄 믿습니다.〉

내가 눈물을 글썽이며 이렇게 말하니 교인들이 울며 응답하였습니다.

〈목사님 억울합니다. 목사님이 농민 살린다고 밤낮으로 일하셨는데 세상에 목사님이 만져 보지도 못한 돈을 모두 목사님께 뒤집어씌우고 목사님만 욕먹게 하니 너무나 억울해요.〉

이런 말하는 교인들에게 내가 일러 주었습니다.

〈아닙니다. 억울한 일이 아닙니다. 이번 일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정신 차리고 바로 하라고 깨우쳐 주신 겁니다. 이제부터 우리가 정신 차리고 바로 하면 시련이 변하여 축복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찬송가 280장을 함께 불렀습니다. 울면서 불렀습니다. 강대상 위에 나도 울고 강대상 아래 교인들도 울며 불렀습니다.

1) 천부여 의지 없어서 손들고 옵니다
    주 나를 외면하시면 나 어디 가리까

    (후렴) 내 죄를 씻기 위하여 피 흘려주시니
    곧 회개하는 맘으로 주 앞에 옵니다

2) 전부터 계신 주께서 영 죽을 죄인을
    보혈로 구해 주시니 그 사랑 한없네

3) 나 예수 의지함으로 큰 권능 받아서
    주님께 구한 모든 것 늘 얻겠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손을 든 채로 울면서 부르고, 부르고, 또 불렀습니다.
온 교회가 은혜 충만한 교회로 변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은혜로운 예배를 드리고 난 다음 날부터 빚 갚는 기적이 연이어 일어났습니다.
나는 빚을 갚아야 할 집들을 한 집 한 집 찾아다니며 갚아 주었습니다. 그로 인하여 감동하여 교인이 된 가정들이 여러 가정이 되었습니다.

 


그때 빚 갚게 된 이야기를 하자면 아마 책 한 권을 따로 써도 될 것입니다. 우리들 크리스천들은 어떤 일에나 먼저 하나님의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인정을 받게 되면 세상일은 물 흐르듯이 풀려 나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