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좋은글

⊙RE-tire

Paul Ahn 2023. 6. 21. 12:41

RE-tire

(dureabbey.org)

 

30세 되던 해에 두레선교를 시작한 이래 세월이 흘러 흘러 70세에 이르러 은퇴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날 설교에서 말했습니다. 은퇴를 영어로는 retire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이 단어에서 액센트를 앞에 붙이면 의미가 달라집니다. RE-tire가 되면 〈자동차 타이어를 다시 갈아끼운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 단어를 풀어 이해하면 의미가 달라집니다.

 

자동차 타이어를 다시 갈아끼우듯이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retire가 아닙니다. RE-tire입니다. 목사가 은퇴하는 나이인 70세에 이르러 은퇴를 하되 내 인생이 은퇴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하늘의 부르심을 받아 천국으로 옮겨갈 때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때까지 일하다 가려고 다시 시작합니다.

 

이렇게 고별인사를 한 뒤로 내 퇴직금을 몽땅 털어 지금 일하고 있는 동두천 쇠목골 산골짜기에 버려진 산 8 만평을 구입하였습니다. 산돼지들이 살고 있는 돌산입니다. 이 산에 삶의 터전을 잡자 내 친구들이 와서 보고 흉을 보았습니다.

 

 

〈김진홍, 너 치매 걸린 거 아니야? 나이 들어 이렇게 쓸모없는 돌산에 와서 무얼 하겠다는 거냐?

 

그러기에 다음 같이 일러 주었습니다.

〈이 사람들아, 문전옥답 기름진 땅은 누구나 가꿀 수 있잖는가? 이렇게 쓸모없는 돌산을 가꾸어 쓸모 있는 땅으로 가꾸어 나가야 전설이 되고 역사가 되는 게야. 지금 자네들이 보기에 그렇게 보이겠지만 10년 후에 다시 와 봐.

2011 10월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렇게 말한 지 어언 11년이 지나 12년째에 들어섰습니다. 그때 그 친구들이 지금 와 보고는 놀라며 말합니다.

〈야, 이거 천지개벽한 거 아니가.

 

그러면 내가 말합니다.

〈지금은 시작이야. 10년 후에 다시 와 봐. 인생은 도전이야. 나이 들었다고 노인 행세하고 살면 인생 마무리가 멋이 없잖는가. 사람은 모름지기 마지막이 좋아야 하는 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