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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유통산업〕 ② 슈퍼마켓

Paul Ahn 2024. 1. 19. 17:36

2024 유통산업〕 ② 슈퍼마켓

(retailing.co.kr)

 

집밥·근거리 수요에 실적 반등

그로서리 특화점 확대

 

 

2018년 이후 역성장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기업형 슈퍼마켓 업태가 2023년에는 매출 반등세를 기록했다. 효율적인 가맹 사업에 적극 나서는 한편, 비효율 점포의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다시 점포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변화한 인구구조와 소비 트렌드로 근거리 쇼핑 채널로의 소비 수요가 강해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업형 슈퍼마켓 GS더프레시, 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슈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4개사의 매출 신장률은 2.2%로 추정돼 2018년 이후 5년만에 플러스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도표 1 참고). 4개사 외에 경북, 경남을 중심으로 지역 밀착형 슈퍼마켓 탑마트를 운영하는 서원유통 역시 지난해 6.3%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엔데믹, 인구구조 변화, 경기 부진의 세 가지 요인에 복합적인 영향을 받았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외식 물가가 상승하면서 내식 수요가 증가했고, 그 영향으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식품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슈퍼마켓 경우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대로 높아 관련 수요의 수혜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업태별 식품 판매액지수 증감률 자료에 따르면 슈퍼마켓 업태는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도표 2 참고).

 

인구구조 변화도 슈퍼마켓 업태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고령 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소형 포맷이자 근거리 쇼핑채널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가까운 슈퍼마켓에서 HMR, 밀키트, 샐러드 등 간편식을 구입해 식사를 해결하는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업태별 매출 증감률을 살펴보면 편의점, 슈퍼마켓 같은 소형 포맷과 온라인 채널은 성장세가 두드러진 반면, 대형마트나 백화점 같은 대형 포맷들의 성장률은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도표 3 참고).

 

 

◇가맹점 확대 통해 수익성 개선 효과

 

점포 출점 전략 경우 2023년에도 가맹사업에 적극 나서는 한편 비효율 점포 정리를 이어갔다. 2019년부터 기업형 슈퍼마켓의 매장 수는 매년 감소세를 보였으나, 지난해는 매월 조금씩 점포 수가 증가하며 순증 반등세를 기록, 기업별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도표 4 참고).

 

 

지난해 신규점을 가장 공격적으로 선보인 업체는 GS더프레시로 64개점(가맹점 61, 직영점 3)을 오픈했다. 신도시, 재개발 상권 등 사업성이 높은 입지를 중심으로 출점을 진행하는 한편,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개인 슈퍼마켓에 대한 인수도 진행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역시 최근 개발된 신도시 상권 및 기존 주거 상권을 중심으로 24(직영점 17, 가맹점 7) 매장을 신규로 선보였다. 롯데슈퍼는 점포 반경 500m 내 거주하는 소비자를 주 타깃으로 설정, 그로서리 비중을 80% 이상 늘린 신규 매장 3곳을 열었다.

 

각사의 신규점 경우 최근 소비 트렌드를 반영, 식품을 강화한 특징을 공통적으로 보이고 있다. 롯데슈퍼는 신규점 3곳을 그로서리 특화 매장으로 구성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고객 편의 중심의 리뉴얼 포맷을 선보였다.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메가푸드마켓 콘셉트를 슈퍼마켓 사업으로 확장한 것으로 델리 코너의 전면 배치, 그랩앤고(grab&go) 상품 강화 등 1~2인 가구를 공략한 새로운 시도다. GS더프레시는 HMR 강화 콘셉트를 적용한 신규 점포 솔빛나루점을 열었다. 가성비 높은 한끼 식사 대용 상품 등 간편식과 패스트푸드 구색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막바지 구조조정으로 부진점도 정리했다. 지난해 GS더프레시는 매장 11곳을, 이마트에브리데이와 롯데슈퍼는 각각 17개 매장을 폐점했다. 전년(롯데슈퍼 47개점, 이마트에브리데이 27개점, GS더프레시 8개점)과 비교하면 총 폐점 매장 수가 현저히 줄었음을 알 수 있다.

 

공격적인 출점을 바탕으로 GS더프레시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총 431개 매장을 운영했다. 이 중 직영점이 119, 가맹점 312개였다( 1 참고). 이로써 총 매장 수가 400개를 돌파한 데 이어 가맹점 비중도 70%를 상회하게 됐다. 롯데슈퍼는 총 355(직영점 215, 가맹점 140) 점포를 운영했다. 롯데슈퍼 역시 꾸준히 가맹사업 확대를 실현하며, 지난해 기준 가맹점 비중을 39%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되 고정비 부담은 줄여 수익성 개선 효과를 꾀하고 있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총 매장 수는 264개로 이 중 24개 매장이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가맹점 70곳을 포함해 총 320여 개 매장을 두고 있다. 탑마트는 지난해 말 기준 77개 점포를 운영했다. 거제와 진해에 출점한 신규점 2곳을 포함한 수치다. 고품질 신선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며 7%대 객수 증가를 실현했다.

 

 

◇집밥 수요 증가에 매출 성장 실현

 

비식품 카테고리 경우 전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매출 하락세가 계속됐다. 기업들은 비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주요 구매 채널이 온라인으로 전이된 점을 매출 하락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슈퍼마켓 업태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식품 카테고리였다. 실제로 주요 4개사 모두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던 카테고리로 간편식과 신선식품 부문을 꼽았다. 특히 집밥 수요가 증가하면서 간편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델리, 밀키트, HMR 상품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따라서 지난해 각사는 식품 관련 수요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끌기 위해 밀키트, 샐러드존 등 간편식 특화 코너를 늘리는 한편, 신선식품, 간편식, 가공식품 구색을 기존 대비 확대하는 전략을 펼쳤다.

 

올해도 경기 부진과 1~2인 가구 증가, 소비 감소 등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해 식품의 품질 및 가격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차별화 카테고리로 주류에 주목, 특화 MD 개발 및 구색 확대를 실현할 예정이다.

 

롯데슈퍼는 원재료가, 인건비 등 비용 상승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롯데마트와의 통합 소싱을 바탕으로 대량 매입을 통한 판매가 할인, 품질 표준화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전 카테고리에 걸쳐 4천여 SKU를 공동 소싱해 운영하고 있다.

 

한편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신규 PB ‘생활의 딜을 출시하며 신선식품부터 생활용품까지 전체 카테고리에 걸친 알뜰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지속되는 소비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가성비 특화상품인 PB 운영 확대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올해도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가성비와 차별화에 집중한 상품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퀵커머스

 

2022년부터 퀵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나섰던 슈퍼마켓 업계의 노력이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주문시 바로 배송해주는 편의성을 갖추면서 집객률이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산업통산자원부의 자료에 따르면 기업형 슈퍼마켓 4사의 구매건수 증감률은 지난해 4월을 기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도표 5 참고).

 

 

이마트에브리데이는 239개 매장에서 신속 배송 서비스 ‘e마일을 운영하고 있다. 배송 가능 상품 수는 론칭 당시 5SKU에서 현재 8SKU까지 확대해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전 상품을 빠르게 제공하고 있다. 고객 편의성을 무기로 전년 대비 80%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240여 개 매장에서 ‘1시간 즉시 배송서비스를 운영한다. 주문 가능한 상품 수는 3천여 개로 편의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11월까지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2회 이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단골 고객도 시행 첫 해 대비 3배 이상 늘었으며, 월간 방문자 수 역시 최대 330만 명을 기록했다.

 

GS더프레시는 420개 매장에서 신선식품, 우유, 두부 등 생활 밀착형 상품을 중심으로 9천여SKU를 배달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관련 사업 실적은 전년 대비 27.8% 성장했다. 올해는 GS그룹의 통합 앱 우리동네GS를 활용해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한 상품 추천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규, 재구매, 로열, 이탈 고객 등 단계별 CRM 프로세스를 구축해 고객 록인 효과를 높이겠다는 포부다.

 

한편 2024년 슈퍼마켓 업태의 성장세에 대해서는 다수의 기업 관계자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처럼 올해도 내실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속성장을 목표로 상품 경쟁력 강화, -오프라인 통합 역량 확대, 직영점 전략 세분화, 가맹사업의 운영 전략 고도화 등을 선결 과제로 꼽았다. 이를 통해 올해도 실적 개선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리테일매거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