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유통산업〕 ① 대형마트
본업에 힘주는 대형마트
오프라인에서 답 찾는다
한동안 온라인 사업 강화에 나섰던 대형마트가 다시 본업을 강조하며 오프라인 깃발을 들고 있다. 팬데믹 시기 온라인쇼핑과의 경쟁에 치중해 잠시 등한시했던 오프라인 사업에 눈을 돌리며 더 이상 유통업계의 올드보이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과 소비절벽 현실화로 성장 전략을 짜기 힘든 상황에서 대형마트 업계의 시계는 불투명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체 유통업계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기준 14.5%까지 떨어져 온라인은 물론 백화점과 편의점에도 밀렸다.
업태 간 탈 경계화를 이겨내지 못해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한 대형마트 업계는 지난해 역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는 대형마트 미래가 앞으로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지난 하반기부터는 오프라인 본연의 경쟁력 회복을 선언하며 명예회복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의 전략 선회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대형마트 업계는 전략적인 새 틀 짜기와 신사업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며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소비둔화 우려 속에 계열사 간 통합소싱을 통한 대량 매입이나 해외 직소싱 강화, 협업 다변화 등을 통해 출혈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구조조정 막바지, 올해 출점 재개 예정
2023년 대형마트 업계의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0.6%가량 역신장한 것으로 추정돼 유통시장에서 설 자리가 더 좁아졌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매업태별 판매액에 기초해 추정 집계한 대형마트 매출 규모는 전년보다 0.6% 역성장한 34조 6천억 원으로, 펜데믹 수혜는 이미 없어지고 신선식품의 온라인 소비 비중마저 높아지며 각사별로 외형 축소에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대형마트 3사 월별 매출 동향을 보면, 명절 특수로 시작한 1월에는 전년과의 설 시점 차이로 연초 매출이 –3.8% 역신장했다. 2∼6월까지는 소폭 성장세를 기록,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1.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문화와 가정·생활 등 비식품 부문이 감소세를 보였으나,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식품 부문이 상승해 그나마 전체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3분기 들어서는 여름 성수기 8월 매출이 –8.4%로 부진했지만, 9월 추석 특수와 함께 3분기 매출은 소폭 성장했다.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이어진 연말 기존점 매출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돼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2024년 어느 정도의 회복 기대감을 엿보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다운사이징 기조를 보였던 대형마트 3사의 지난해 말 총 점포 수는 국내 기준 397개로 전년에 비해 5개가 줄어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점포 수가 400개 아래로 떨어졌다.
연말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수원화서점 1곳을 출점한 이마트는 지난해 4월 성수점 폐점에 이어 6월 광명점, 이수점을 에브리데이로 업태 전환해 연도 말 점포 수가 155개로 감소했다.
홈플러스도 개별 점포의 손익을 따지며 지난해 5월 부산연산점과 10월 해운대점을 폐점했고,
롯데마트 역시 연초 인천터미널점 영업을 종료해 총 점포 수가 111개로 줄었다.
마트 3사만 놓고 보면 창고형 할인점을 제외한 순수 마트 포맷의 출점은 2021년 이마트 전주에코시티점을 마지막으로 2년째 맥이 끊긴 셈이다. 다만, 각사별로 오프라인 점포 재정비를 마무리하며 지역 거점 점포 중심으로 리뉴얼에 집중했다. 또한 올해부터 오프라인 사업의 본질을 강조하면서 출점 재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한편, 리오프닝 이후 국내 출점 대신 해외로 보폭을 넓혀 글로벌화에 재시동을 걸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몽골 4호점인 바이안골점을 4년 만에 선보였다. 취급품목과 입점 테넌트까지 ‘한국 스타일’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으로, 몽골 기존점과 같이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를 유지했다. 연말에는 베트남 현지 파트너사인 타코 그룹과 힘을 합쳐 호치민시에 현지 3호점을 개점했다.
동남아에 직진출하는 정공법을 택하고 있는 롯데마트의 해외 사업도 반등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마트의 실적 개선은 해외 사업 공이 컸는데, 3분기 누계 영업이익 40% 이상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점포에서 나왔다. 특히 베트남 사업이 순항 중인데, 지난해 9월 오픈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는 롯데마트 베트남 16호점을 입점시켰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부진점 정리 차원에서 2개점을 폐점해 총 48개점을 운영 중이다.
◇내실 다지며, 오프라인 사업 재정비
〈이마트〉
업체별 영업 동향을 보면, 먼저 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12조 4,87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 떨어졌지만, 지난 해 2개 분기 연속 뒷걸음치던 영업이익을 3분기에 다시 성장세로 바꿔놓은 점은 고무적이다.
체류형 매장을 내세워 객수를 끌어올려 본업 경쟁력을 되살린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3분기까지 12개점 리뉴얼을 진행했고 그 결과 2분기, 3분기 전체 객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5.8% 증가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마트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 증가했고, 노브랜드 중심의 전문점 영업이익도 84.3% 늘어난 94억 원을 기록해 성장세를 견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마트는 최근 몇 년 간 사업 다각화를 위해 단행한 투자가 결실을 맺지 못해 후폭풍을 겪었는데, 지난해 정기 임원에서 한채양 대표를 새 수장에 앉히며 오프라인 경쟁력에 다시 힘을 싣는 분위기다.
실제로 신임 한채양 대표는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점포 매각을 중단하고 신규 출점 재개 등 외형 확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매각 진행 중인 명일점을 끝으로 더 이상의 매각은 없고 올해 최소 5개 이상 점포 부지를 확보, 신규 출점을 재개할 예정이다. 특히 한 대표는 이마트는 물론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만큼 3사 간 통합 소싱을 통한 시너지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
2021년부터 대대적인 점포 리뉴얼을 거친 롯데마트는 지난해 1, 2분기 연속 흑자 행진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0% 증가했고, 3분기에는 51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4조 3,8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800억 원까지 늘어 눈에 띄게 성장했다.
롯데쇼핑이 추진 중인 마트와 슈퍼의 통합 상품소싱이 효과를 거둔 영향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성공하려면 오프라인 역량이 탄탄해야 한다’는 기조로 매장 차별화 정책을 밀어붙이며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을 이뤄내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제타플렉스(신선 강화)와 보틀벙커(주류 강화) 같은 특화점이 성공을 거둔 결과, 신선식품 및 주류를 중심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기존점 매출이 0.9% 신장했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9월 선보인 제타플렉스 2호점 서울역점 경우 그로서리 전문매장으로 전환하고, 전문점을 필두로 체험형 콘텐츠를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영국 오카도 솔루션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6개의 고객풀필먼트 센터(CFC; Customer Fulfillment Center)를 구축할 예정으로 첫 CFC는 부산에 건립되며,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홈플러스〉
홈플러스 경우 2022년 회계연도(2022년 3월∼2023년 2월)에 매출 6조 6,006억 원, 영업손실 2,60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99억 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66억 원 감소했다. 2011년 이후 12년 만에 매출 역성장의 고리를 끊은 점은 의미가 있지만, 적자 구조는 심화됐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리뉴얼에 1천억 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온라인 배송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의 투자 확대가 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투자 → 매출 증가 → 이익증가 →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했다고 밝혔다.
회계연도 기준 상반기(3∼8월) 매출은 전년 대비 12% 성장하고, 충성 고객도 17% 증가하는 등 집객력 확보에도 성공했다. 실제로 860만 회원을 보유한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가입자 수는 물론, 2030 회원도 3년 전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오프 통합 무료 멤버십으로 승부수를 띄운 ‘홈플ONE 등급제’ 혜택을 받은 고객 수도 5배 이상 늘었다. 올해 역시 고객경험 혁신에 초점을 맞춰 전국 주요 점포 리뉴얼, 온라인 확장 가속화를 위한 전략을 총동원해 실적 리바운드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코스트코코리아〉
한편, 코스트코코리아는 최근 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매출 6조 677억 원, 영업이익 1,88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 줄었지만, 매출은 9.6% 늘었다. 2022년 출점한 김해점과 고척점 실적이 포함되며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트코코리아의 연매출이 6조 원을 돌파한 것은 1998년 영업 개시이후 처음으로, 이는 최근 10년 간 어느 한 해도 뒷걸음질치지 않고 성장한 결과다.
◇뭉쳐야 산다, 통합 시너지 효과 기대
사상 첫 연간 흑자 달성이 유력한 쿠팡에 매출로도 밀리고 있는 대형마트 업계가 실적 개선을 위해 꺼내 든 카드는 통합 전략이다. 약화된 오프라인 경쟁력의 타개책으로 ‘통합소싱’을 선택해 온라인 강자에 대응하려는 전략인데, 본업인 오프라인 유통 경쟁력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부터 통합소싱을 차근히 준비해 온 롯데마트·슈퍼는 지난해 그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났고, 이마트는 현재 계획을 구체화하는 단계여서 올해부터 통합소싱을 적용할 전망이다. 먼저, 롯데마트·슈퍼는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을 비전으로 내걸고,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분야에서 쌓아온 전문성과 노하우를 교류, 상품 기획과 소싱 전 과정을 점검하고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실제로 지난해 2월부터 롯데마트와 슈퍼가 공동으로 소싱을 진행하면서 한우, 돼지, 햇마늘, 무 등 다양한 신선식품을 반값에 가까운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었다. PB상품도 함께 운영 중인데, 협력업체 입장에서 보다 안정적인 생산계획 수립 및 일원화된 재고관리가 가능해져 통합소싱 전략이 상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영업이익 개선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마트 역시 이마트24 및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함께 통합소싱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3사의 기능을 통합하고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을 하나의 대표 체제로 전환해 소싱 상품 판로를 다각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통합소싱으로 매입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성공하면 올해부터 원가 개선에 따른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바잉파워 개선으로 유통마진 확대를 꾀하는 것이 결국 오프라인 유통업의 본질이므로 본업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통합소싱과 함께 고정 고객을 늘리기 위한 그룹 멤버십 서비스도 강화했는데, 이마트 경우 지난해 신세계그룹 계열사와 연계한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를 선보였다. 홈플러스는 통합 무료 멤버십 서비스 ‘홈플 원 등급제’를 운영하며, 대형마트와 익스프레스, 온라인몰 등 채널별로 운영하던 멤버십 제도를 하나로 묶어 편의성을 높이고 혜택도 강화했다. 롯데마트 역시 단골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멤버십 서비스 ‘스노우포인트’를 선보이며, 충성 고객 록인에 나섰다.
◇리뉴얼 혁신, 매장 재창조 열풍
고객 로열티 확보와 오프라인 경쟁력 회복에 나선 대형마트 업계는 지난해 성장세가 한풀 꺾인 창고형 할인점 대신 기존 마트의 혁신을 추진하는 데도 힘썼다. 펜데믹 기간 동안 급성장했던 창고형 할인점 매출은 현재 잠시 소강상태다. 롯데마트 맥스는 현재 6개점에 머물러 있으며 홈플러스는 창고형 할인점 포맷인 ‘스페셜’ 카드를 사실상 접은 상황이고, 이마트는 지난 연말 트레이더스 동탄점 개점 이후 18개월 만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수원화서점을 선보였다.
그 대신 뉴 마트 혁신을 선언하며 저마다 차세대 포맷 경쟁을 펼쳤는데,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실험 요소들을 기존점 리뉴얼에 도입하며 오프라인 매장 개혁을 추진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각각 ‘제타플렉스’와 ‘메가푸드마켓’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지역 거점점포들을 ‘푸드 특화 매장’으로 재단장하는 중이다.
롯데마트가 추진 중인 제타플렉스 경우 ‘여기에 없으면 어디에도 없다’는 콘셉트로 일반 매장보다 30% 이상 많은 품목 수, 계절감이 풍부한 신선 매장, 메가 와인숍 보틀벙커를 비롯해 다양한 카테고리별 전문매장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잠실점과 서울역점 두 곳을 제타플렉스로 운영 중인데, 지난해 9월 재개장한 서울역점 경우 두 달 만에 객수가 40% 늘고, 매출은 60% 이상 증가했다. 또한 롯데마트는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라는 새로운 포맷도 선보인다.
그랑 그로서리는 매장의 90%가량을 그로서리로 편성하고 식품 특화매장을 총집결시킨 점포로, 국내 최대 즉석조리 식품 제안 매장을 표방한다. 실제로 그랑 그로서리 1호점 은평점은 40m 규모의 국내 최장 즉석조리식품 매대를 앞세운다.
홈플러스 역시 2022년부터 리뉴얼 점포를 메가푸드마켓으로 바꾸고, ‘세상의 모든 맛이 다 있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점포 면적 50% 이상을 식품 매장으로 조성하고, 고객 동선도 식품 쇼핑의 최적화를 구현하는 데 방점을 두며 재배치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리뉴얼한 점포들의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5% 신장했다. 11월까지 총 22개점 리뉴얼을 완료한 홈플러스는 식품 전문매장에 빅데이터를 결합해 ‘메가푸드마켓 2.0’ 포맷도 선보였다.
고객이 장바구니에 담는 상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장보기 빈도, 연관상품 등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쇼핑 동선을 개선하고 진열 효율을 높여 새로운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마트 경우 지난해에도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고 ‘고객과 함께하는 공간’ 구성을 목표로 기존점 재단장에 나섰다. 그로서리 직영매장은 상품을 다양화하고, 고객 관점의 매장 구성과 상품 진열도 강화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하월곡점이 대표적인데, 인기와 가성비를 모두 잡은 테넌트를 유치해 고객이 체험하기 좋은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를 위해 7,600㎡ 규모였던 직영매장을 5,057㎡ 규모로 줄이고, 테넌트 면적을 두 배가량 늘리며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특히 늘어난 테넌트 공간은 일본 홈퍼니싱 매장인 니토리가 채운 것이 특징이다. 전체 테넌트 공간의 절반이 넘는 규모로 들어선 니토리는 일본 거주 특성에 맞는 소가구 및 수납상품을 중점적으로 운영하며 소파, 침대 같은 가구도 취급한다. 니토리는 국내 1호점인 하월곡점에서 키 테넌트 역할을 하며 한국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오프라인에 답 있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식탁 물가를 중심으로 부풀어 오른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그런 와중에도 미국에서 관심을 모은 소매기업이 있으니,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글로벌 유통공룡 월마트다. 지난해 각종 외신에서는 오프라인 기반의 월마트가 먹거리와 O2O 경쟁력을 필두로 리바운드에 성공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로 월마트는 지난해 8∼10월 매출이 5.2% 증가했다고 발표했고, 이를 바탕으로 2024년 1월로 끝나는 회계연도 매출 성장 전망치를 전년 대비 5.0∼5.5%로 기존 전망치에서 1%P 상향 조정한다고 밝혀 자신감을 드러냈다. 월마트가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실적 반등을 이룬 이유는 ‘오프라인 기반 강점에 온라인을 효율적으로 덧붙인’ 전략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에 빗대면 국내 대형마트 업계도 오프라인이라는 본업에 먼저 충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에는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완화에 속도가 붙었다. 대구광역시에 이어 충북 청주시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변경한 것인데, 규제 실효성이 낮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어찌됐든 10년 간 얽혔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릴 기미가 보인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대형마트 규제의 가장 큰 명목이었던 재래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는 실패했음이 분명하다. 소비자 편익을 제고하기 위해 규제한다는 목적에도 부합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난 상황에서 시대착오적 발상은 이제 버려야 할 시기다.
리테일매거진
2024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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