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치킨 / 1995
• 회사명 : 주식회사 제너시스비비큐
• 약칭 : BBQ
• 창업 : 1995년 11월 15일
• 본부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64 (문정동) 소재
Barbecue의 약어이다. 예전에는 BBCue라고 썼으나, Cue의 발음이 Q와 비슷하여, 헛갈리기 쉬운 뒤의 Cue가 빠지고 대신 Q가 붙게 되었다.
미원, 마니커의 샐러리맨 출신인 윤홍근 회장이 설립한 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 1995년 11월 15일 연천군 전곡읍에서 1호점을 개점했다. 1990년대부터 대표적인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로 성장했으며 자회사로는 닭익는 마을, 올떡 등이 있다. BHC 치킨도 BBQ 치킨의 자회사였으나 매각했다. 현재 BHC 치킨은 미국계 사모펀드의 소유였다가 박현종 회장이 투자를 받아 인수했다.
1997년 외환 위기 시절 다른 치킨 브랜드가 최대한 절감하며 몸을 사릴 때 오히려 공격적인 CF 마케팅으로 수많은 점주를 모아 몸집을 불렸다. 이 시기에만 500개가 넘는 지점을 확보한다. 따라서 현 점주들의 가맹점 설립 시기가 오래된 편이다.
1997년 외환 위기 때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사람들이 점주로 자리잡고 또한 이들이 이를 악물고 오랜 기간 BBQ 치킨을 운영한 덕에 프랜차이즈 전체의 치킨 제조 노하우, 즉 안정성이 커졌다. 치킨 브랜드가 많지 않았고 경쟁도 치열하지 않았던 시기에 순식간에 몸집을 불린 덕에 선점효과도 제대로 봤다. 여러모로 시기를 잘 탔다.
대표 메뉴는 가장 기본적인 메뉴인 '황금 올리브' 치킨으로, 줄여서 '황올'이라고도 부른다. 맛 자체는 확실히 다른 브랜드의 프라이드치킨과는 차별화되는 느낌이 있어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도 BBQ 치킨임을 알 수 있을 정도.
기름지고 시즈닝이 강한 미국식 '치킨'(파파이스나 KFC 스타일)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절충한 것이 특징. 비싼 가격 등으로 인터넷 세대에게 비호감 이미지가 끼기는 했지만, 그래도 후라이드의 맛에서는 경쟁력이 높다. 큼직하고 바삭한 후라이드 스타일을 선보여 1990년대 후반부터 성공을 거두었다. 전성기 때 2,000개가 넘는 지점이 있었다. 현재는 1,800개 점 정도.
BBQ, 치킨 맛집서 연봉 맛집으로? “최고 대우서 최고 인재 나온다”
치킨 맛집인가, 연봉 맛집인가. 직장인에게 꿈같은 ‘연봉 33.5% 인상’을 행동으로 옮긴 이가 있다. ‘황금 올리브 치킨’으로 유명한 제너시스 BBQ 그룹 윤홍근(68) 회장이다. BBQ는 지난달 4일 3400만원이던 대졸 신입사원 연봉을 4540만원으로 1140만원 인상했다. 업계 평균 연봉(3300만원)을 훌쩍 뛰어넘을 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 신입사원 평균 연봉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파격 인상은 대기업 일변도의 취업 시장 판도까지 흔들어 놓았다.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운영·영업·마케팅 등 7개 부문에 걸쳐 총 57명을 모집한 BBQ 신입 사원 공채에 25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창사 이래 최대다. 공채 지원자는 통상 800~1000명 정도인데, 기존 대비 2배 이상 지원자가 늘어난 것이다. 이른바 ‘SKY’ 출신 등 고스펙자도 크게 늘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겸 선수단장을 맡았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는 MZ세대 선수들을 겨냥한 ‘치킨 연금’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매일 3만원 상당의 현금성 포인트를 선수들이 60세가 될 때까지 BBQ앱을 통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맛있는 닭 요리가 있으면 국내외는 물론, ‘생닭’까지 시식하는 등 닭에 있어서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괴짜. 전 세계에서 수집한 닭 모형만 5000점이 넘는단 윤 회장을 서울 문정동 BBQ 본사와, 송파 빌리지점에서 만났다.
◇파격 연봉부터 치킨 연금까지
–그야말로 파격 연봉이다.
“6개월간 고민했다, 하하! 그렇지만 결국 기업을 살리는 건 인재다. 나는 BBQ를 단순한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가 아닌 전 세계에서 한식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 내가 회사를 세계 최대·최고의 외식 기업으로 혁신하고 싶다면, 먼저 우리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줘야 하지 않겠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같은 경제위기 상황이 매서운데.
“항상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다른 회사들이 움츠리는 상황이, 오히려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더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앞으로도 능력 있는 인재에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을 계속 만들어낼 계획이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는 ‘치킨 연금’이란 창의적인 보상안을 만들었다.
“당시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 선수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는데도, 석연치 않은 실격 판정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 전엔 선수들 부담 주지 않으려고 일부러 만나지도 않았다. 그날은 기자회견도 해야 하고, 선수들 마음을 위로해주는 게 시급할 것 같아 숙소를 찾았다. ‘어떻게 하면 제 실력을 발휘하고 마음껏 뛸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황대헌 선수가 예상치 못한 답을 하더라. ‘단장님, 제가 치킨을 정말 좋아해서 매일 BBQ 치킨을 한 마리씩 먹는데요. 저한테 평생 치킨을 먹게 해주시면 제가 반드시 금메달을 따오겠습니다.’ 내 예상 답변은 ‘심리 상담사를 붙여 주세요’였는데, MZ 선수들은 역시 다르더라, 하하!”
–그래서 바로 승낙하셨나.
“머릿속으로 얼른 금액을 계산해봤지, 하하! 치킨 가격에 콜라, 배달료에 물가 상승률까지 고려하면 못해도 5억 이상은 들겠더라. 그래도 황대헌 선수 마음이 얼마나 풋풋하고 예쁜가. 반드시 해줄 테니, 경기에 전념해달라고 부탁했다.”
황대헌은 다음 날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돌아가서 제일 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치킨 먹고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BBQ 치킨을 엄청 좋아한다”고 답했다. 윤 회장은 “절대 내가 시켜서 한 말이 아니다”라며 웃었다.
–황대헌뿐 아니라 최민정 선수 등 메달리스트 19명이 치킨 연금을 받았다.
“황 선수가 메달 딴 다음 날 최민정 선수를 만났더니 ‘단장님, 저도 실은 BBQ를 너무 좋아하는데 저도 대헌이처럼 평생 먹을 수 있을까요?’ 하더라. 최민정 선수가 베이징올림픽 때 굉장히 마음고생을 했다. 심석희 선수와의 문제도 있었고, 평소 최 선수의 스케이트 날을 갈아주는 매니저가 올림픽에 쿼터 문제로 동행하지 못했다. 스케이트 선수는 날에 매우 예민한데, 함께 못 갔으니 얼마나 불안했겠나.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국민에게 큰 기쁨을 안긴 선수들이 고마워 모든 메달리스트에게 연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얼마 전엔 이 연금을 미국인 부부에게도 증정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 12월 23일 워싱턴에서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하던 중 갑작스러운 눈 폭풍으로 뉴욕주(州) 윌리엄스빌에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이 있었다. 그런데 이곳에 살던 캄파냐 부부가 이 관광객과 버스운전사 등 10명에게 눈이 그칠 때까지 따뜻한 음식과 쉴 공간을 제공했다. 그 먼 타국에서 우리 국민에게 호의를 베푼 미국인 부부가 너무 고마워서, 뭐라도 해주고 싶더라. 마침 우리가 미국에서 현지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1년 무료 치킨 상품권을 줄 수 있었다.”
◇맛 위해서라면 생닭까지 먹는다
조선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윤 회장은 샐러리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미원(현 대상그룹)에서 옥수수·밀 등 동물 사료용 곡물을 수입하는 구매과에 근무하다, 당시 미원에 인수된 마니커로 자리를 옮기며 닭과 첫 인연을 맺는다. 하루 평균 1만 마리 이하로 떨어진 판매량을 그해 연말 12만 마리까지 올리는 신기록을 세웠다.
–잘나가던 샐러리맨은 왜 창업을 했나.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던 닭고기 판매량이 어느 순간 주춤하더라. 당시 국내 닭고기 생산량의 65~70%가 소형 치킨 호프집에서 소비됐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소형 치킨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사에 제안했는데,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이유가 뭔가.
“소형 치킨점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것.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치킨집이라고 하면 대부분 술을 팔면서 안주로 치킨을 내는 호프집이었다. 내가 생각한 치킨 전문점은 이와 전혀 다른 형태였다. 한 초등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담배 연기 맡으며 치킨 먹는 모습을 보고, 맥도날드처럼 아이들이 치킨을 즐길 수 있는 가족 친화적인 외식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결국 윤 회장은 미원을 퇴사하고 1995년 BBQ를 창업한다. 창업에 필요한 자본금 5억원을 만들기 위해 전셋집을 월세로 바꾸고, 윤 회장과 아내 이름으로 가능한 은행 대출은 모두 받았다. 그러고도 돈이 부족해 지인들이 십시일반 돈을 보탰다. 결과는 창업 6개월 만에 가맹점 100개 돌파. 가족 단위 고객이 방문할 수 있는 치킨 전문 매장에 배달 서비스를 접목하면서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났다.
–맛 개발을 위해 생닭까지 먹었다더라.
“원래 나는 생선회도 못 먹는다. 그런데 닭의 신선도를 알기 위해선 생닭을 먹어봐야겠더라. 그래야 어느 상태에서 튀겨야 가장 맛있는지 알 수 있다. 처음엔 입 주변이 뻣뻣해지고 속이 울렁거리더니,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물컹하고 미끄덩한 생닭을 씹는 기분은 먹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하하!”
–하루에 한 끼는 치킨을 드신다던데.
“맛있다는 닭 요리가 있으면 국내, 국외를 가리지 않고 달려간다. 해외 출장에선 하루 5끼를 내리 치킨만 먹을 때도 있다. 바비큐 메뉴를 개발할 때는 전국에서 바비큐 메뉴를 가진 치킨집을 300군데 이상 찾아가 직접 먹었다. 매일 먹다 보니 이젠 안 먹는 날엔 허전하다.”
–그렇게 맛본 닭고기 요리 중 가장 맛있었던 요리를 꼽자면?
“200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먹은 닭 가슴살 요리를 잊지 못한다. 당시 현지 교포 한 분이 ‘닭 가슴살 요리를 예술로 하는 식당이 있다’고 하더라. 예정된 저녁 식사를 취소하고 그 식당으로 달려갔다. 닭 가슴살은 지방이 없어서 퍽퍽한데, 그 집은 살살 녹더라. 다음 날 바로 BBQ 치킨대학 연구소장을 프랑크푸르트로 보내 ‘이런 치킨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지난해 ‘치킨 값이 3만원은 돼야 한다’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다.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인건비와 물류비가 크게 상승하고, 특히 배달앱을 통해 나가는 비용이 소상공인들에겐 큰 부담이 된다는 걸 설명하면서 나온 이야기였는데, 오해를 많이 받았다. 가격에 대한 내 생각은 창업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다. 상인으로서 물건을 판다는 건 고객의 주머니에 있는 귀중한 돈을 내가 가져오는 것이다. 그걸 강제로 뺏으면 도둑이나 강도가 되는 거고, 부정한 방법으로 가져오면 사기가 아니겠나. 항상 정당한 노력을 통해 고객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3년 해외 진출을 시작한 BBQ는 현재 미국·캐나다·대만·일본·독일 등 57국에서 7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미국에선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이미 2021년 전체 매출을 넘어섰다. 미국 대표 외식 전문지인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는 지난해 6월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외식 브랜드’ 2위로 BBQ를 꼽았다.
–파격 연봉 인상을 가능하게 한 비결이 가파른 글로벌 성장이라고 하더라.
“해외 가맹점주들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드라마 ‘도깨비’나 ‘사랑의 불시착’에 나오는 치킨을 맛보고 싶다는 것이라고 한다(두 드라마는 BBQ가 제작 지원했다). 지난해까지 미국에서만 250개 점포가 개설됐고, 올해는 70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가 처음 탄생한 미국에서 이런 성과를 거뒀다는 게 무엇보다 뿌듯하다. 2030년까지 전 세계 5만개 매장을 열어 맥도날드를 추월하는 세계 최고의 프랜차이즈 그룹이 되고 싶다.”
남정미 기자
입력 2023.02.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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