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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옥천 황해식당 / 1952, 황해도식 냉면

Paul Ahn 2024. 5. 19. 10:11

★황해식당 / 1952, 황해도식 냉면

 

• 위치 : 경기 양평군 옥천면 경강로 1493-8

 

 

당신이 미처 몰랐던 이북 냉면, 양평 옥천냉면

(ktsketch.co.kr)

 

우리가 알고 있는 원조 냉면집들이 흔히 그렇듯, 황해식당 역시 1952년에 문을 열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 후 황해도 금천에서 피난을 내려온 부부는 부산에서 지내다 1952년에 경기도 양평으로 올라왔다. 전쟁이 끝나면 하루라도 빨리 금천으로 올라가기 위해서였다.

 

 

 

◇얼른 집 갈 생각에 자리 잡았던 양평, ‘옥천냉면이 되기까지

 

양평에 온 부부는 용문산이 있는 옥천에 자리를 잡았고, 금천에서도 냉면집을 했던 터라 이곳에서도 냉면집을 차렸다. 그렇게 故김순덕 할머니가 냉면과 완자, 편육을 팔기 시작한 것이 양평 옥천냉면의 시초다.

 

3대째 황해식당을 이어오는 박은주 황해식당 대표는다른 이북식 냉면은 평양냉면, 함흥냉면 등 북한 지명으로 불리는데 우리는 옥천의 지명을 따서옥천냉면으로 불리는 게 다르다고 말한다.

 

 

100% 돼지고기 육수와 굵은 면발이 황해도식 냉면

 

양평 옥천냉면은 쫄면처럼 면발이 굵고 담백한 것이 특징. 껍질을 완전히 벗겨낸 메밀과 고구마 전분을 섞어 사용한 면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양이 많아 포만감이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주방은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반죽을 시작해 면을 뽑는다. 뽑아낸 면은 바로 가마솥으로 떨어진다. 갓 삶아낸 메밀의 향은 은은하면서도 구수한 풍미가 난다.

 

박은주 대표는이북식 냉면은 하는 집마다 육수가 다 다르다소고기, , 돼지 등으로 육수를 만들고 동치미를 섞는 곳도 있지만 우리 집은 100% 돼지고기 육수라고 설명한다.

 

조미료를 쓰지 않아도 슴슴하고 맨송맨송하게 간이 배어 있어 겨자나 식초를 치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는 육수에 비법이 없을리 없다.

 

박 대표는 “5년 이상 묵혀 간수를 뺀 천일염을 넣고, 직접 만든 메주를 띄워 만든 집 간장을 사용해서 특유의 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비빔냉면 양념장 역시 숙성해서 사용한다는 그는특별한 비법이랄 것 없이 시간과 정직이 비법이라면 비법이라고 덧붙인다.

 

찬 역시 마찬가지다. 무김치 하나만 달랑 놓여 있지만, 짠지 무도 채썰어 바로 무친 것이 아니라 2년 이상 염장해 숙성시킨 무로 만들어 면과 함께 먹었을 때 아작한 식감이 맛을 더한다.

 

단출해 보이는 메뉴지만, 오랜 시간을 들여내 완성한 한 상 차림에는 67년의 비법이 오롯하게 담겨 있다.

 

황해식당만의 특징이라면 하나 더 있다. 냉면과 함께 먹는 완자가 그것. 돼지고기와 채소, 달걀 등을 버무려 지져낸 완자는 손바닥 크기만한 동그랑땡과 비슷한 모양새다.

 

그러나 속재료가 훨씬 더 단단하게 뭉쳐져 있어 식감 역시 두부가 섞여 있는 동그랑땡보다는 퍽퍽한 느낌이 있다.

그만큼 돼지고기의 배합비율이 높다. 찬 성질 강한 메밀면과 완자는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여기에 삼겹살을 삶아 기름을 빼고 식혀낸 편육을 추가하면 완벽한 삼합이 된다. 편육을 면과 함께 먹어도 맛있지만, 박은주 대표가 추천하는 방식은 짠지 무, 새우젓과 겨자를 살짝 얹어 함께 먹는 것.

 

짭쪼름한 새우젓과 톡 쏘는 겨자가 곁들여지면 색다르면서도 중독적인 맛을 자랑한다.

 

여행스케치

2018.07.02 15:31

김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