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무상망(長毋相妄)
長 길 장
毋 말 무
相 서로 상
忘 잊을 망
'오랜 세월이 지나도 서로 잊지 말자'라는 뜻입니다.
'장무상망(長毋相忘)'은 2천년 전 漢나라에서 出土된 기와에서 발견된 글씨입니다.
장무상망(長毋相忘)은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가 제주도 유배 시절인 1844년에 제자 ‘우선 이상적(藕船 李尙迪)’에게 그려준 세한도(歲寒圖)에 찍혀 있는 인장입니다.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중 가장 어려울 때 추사를 생각해 준 弟子에게 세한도를 주면서 조용히 마음을 안으로 다스리며 '장무상망'이라 표현했습니다. ‘장무상망’은 이처럼 스승 ‘추사 김정희’와 제자 ‘이상적’의 변치 않는 의리와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인장입니다.
추사 김정희는 1840년 제주도(濟州道)에 유배되었습니다.
모두가 정치적 투쟁 속에서 빚어진 일들이었습니다. 고생이란 걸 모르고 살았던 김정희에게 제주도의 유배 생활은 견디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추사의 제자 ‘우선 이상적’은 그런 김정희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추사는 바다 건너 외딴 섬에 나락처럼 떨어져 있는 자신을 위해 머나먼 청나라에 귀한 책을 구해 보내준, 제자 ‘이상적’에 대한 고마움을, 이루 말로 못다 할 지경이었 습니다.
추사 김정희 (秋史 金正喜)
우선 이상적(藕船 李尙迪)
世上을 살면서 오래토록 서로 잊지 말자.
'長毋相忘'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두어 명은 있어야 인생을 결코 헛되이 살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한도(歲寒圖)
세한도는 조선 후기에 추사 김정희가 제자인 역관 이상적에게 답례로 그려준 그림으로, 이상적의 성품을 소나무와 잣나무에 비유한 그림입니다.
추사의 세한도에는 ‘권세와 이익을 위해 모인 자는 권세와 이익이 다하면 성글어진다’라는 사마천(司馬遷)의 말과,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라는 공자의 말씀이 들어 있으며 '오랜 세월이 지나도 서로 잊지 말자'라는 뜻의 '長毋相忘'이 歲寒圖의 印章으로 찍혀있습니다.
추사 연구의 대가였던 ‘후지츠카 지카시(藤塚鄰)’가 일본에 가져간 것을, 근대 최고의 서예가인 ‘소전 손재형(素筌 孫在馨, 1903~1981)’이 1944년 일본에 건너가 그를 설득해 가져온 보물입니다. 그 후 후지츠카의 집은 미군 폭격에 잿더미가 되었고, 그가 소장했던 많은 추사 관련 작품도 한 줌의 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손재형 선생의 열정 덕분에 세한도는 비극적 운명을 모면한 것입니다.
24.06.14 (금) 22:12
보낸사람 jd19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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