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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MD〕 한국, 본연의 경쟁력 ‘식품’에 집중, 선도·가성비 제고

Paul Ahn 2025. 3. 16. 20:42

본연의 경쟁력 ‘식품’에 집중 

선도·가성비 제고

 

 

국내 유통업계가 그로서리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대형마트 주요 3사 역시 업태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식품에 집중하며, 이커머스를 비롯한 타 유통 채널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식품 경우 여전히 상품 선도, 맛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거나 시식을 통해 체험한 후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니즈가 높게 나타난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식품을 본연의 경쟁력으로 판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 3사 모두 리뉴얼을 통해 신선식품, 즉석식품, 간편식 등 모든 식품을 아우르는 그로서리 부문의 진열 면적과 구색을 기존 대비 대폭 확대하고 있다. 

 

 

 

 

 

 

편의·가격 잡은 델리 강화 

 

특히 업계가 공통적으로 강화하는 부문은 조리식품을 운영하는 델리다. 최근 인구구조 변화와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조리가 완료된 델리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맞벌이, 1~2인 가구의 증가로 대량의 식재료 구매를 부담스러워하는 데다 시간도 부족해 직접 요리하는 대신 완제품을 구매해 식사를 해결하려는 니즈가 높아진 것이다. 고물가로 인한 외식 물가 상승도 대형마트의 델리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이마트는 델리 매장에서 밥류(78%), 샌드위치(73%), 간편요리(58%)의 매출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업계의 델리 카테고리 강화 전략은 크게 2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델리 코너의 위치 변화가 눈에 띈다. 과거 신선식품 부문을 지나 안쪽 공간에 주로 배치하던 조리식품이 최근에는 매장 전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편의성을 중시하는 최근 소비자의 식문화를 고려해 레이아웃에 변화를 준 것이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델리 코너 ‘요리하다 키친’을, 홈플러스는 베이커리 ‘몽블랑제’와 델리 코너 ‘푸드투고’를 매장 입구에 배치하고 있다. 특히 베이커리 코너 경우 후방작업장과 붙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매장 초입으로 위치를 옮겼다. 위치뿐 아니라 매대 규모도 확대했다.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은평점 경우 44m에 달하는 롱 델리 로드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두 번째로 압도적인 가성비를 자랑한다. 고가의 배달이나 외식 대신 대형마트의 델리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공략해 맛과 가격 모두 잡은 상품개발에 주력한다. 이마트는 델리 코너 ‘키친 델리’를 통해 가성비를 자랑하는 ‘어메이징 시리즈’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선보인 ‘어메이징 회국수’, ‘어메이징 치킨’, ‘어메이징 허니윙봉’ 등이 대표적이다. 9천 원대에 판매하는 양장피, 유산슬 경우 매달 평균 4만 개씩 판매되고 있다. 동일 전략으로 월별 ‘킹사이즈’ 상품도 출시하고 있다. 오징어 튀김, 숯불닭꼬치, 30㎝ 새우튀김 등 빅 사이즈 상품을 선보이며 맛, 품질, 가성비까지 갖춘 상품을 운영한다. 자체 소싱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로 합리적인 가격 설정이 가능했다. 특히 이마트는 배달 및 외식 대비 30~50% 이상 저렴한 가격 설정을 원칙으로 두고 있다. 

 

롯데마트는 소용량·가성비를 콘셉트로 하는 ‘요리하다 월드 뷔페’ 코너를 통해 양식, 중식, 아시안 음식까지 60여 개 상품을 3~4천 원대에 제공한다. 홈플러스는 ‘고백스시 콤보도시락’ 4종을 지난 1월 출시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선호하는 초밥, 유부초밥, 롤을 10개입씩 담은 것으로 6천 원대의 압도적인 가격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게 했다. 

 

 

신선식품 소싱·상품·가격 차별화에 집중

 

신선식품은 소싱 전략 및 새로운 상품화 과정을 통해 차별화를 실현하고 있다. 일례로 홈플러스는 국내 협력사와 지역 농협과 협업해 검증된 국산 과일 발굴에 나서고 있다. 

 

품질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생김새를 이유로 폐기되던 상품을 저렴한 ‘맛난이 농산물’로 개발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를 지원한다. 수입 과일 경우 품질 및 안전이 검증된 글로벌 브랜드 위주로 단독 소싱을 전개한다. 특히 바나나 경우 연간 계약을 통해 ‘1,990원 바나나’를 연중 제공한다. 축산 부문 경우 캐나다산 ‘보먹돼(보리 먹고 자란 돼지)’, 국내산 ‘YBD 황금돼지’ 등 상품 소싱 역량을 기반으로 단독 브랜딩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상품화 과정을 축소해 가격은 낮추되 신선함은 높인 ‘산지 그대로’를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지난 2월 시즌 한정 상품으로 레드향, 천혜향, 한라봉 만감류 3종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바이어스픽 제주감귤 샘플러’를 선보였다. 대표적인 만감류의 맛을 비교해보며 고객별 취향을 찾는 재미 요소를 제공했다. 

 

롯데마트는 초저가 행사 마케팅을 통해 신선식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올해 초 3천 원대 연어상품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캐나다·미국산 돼지고기의 삼겹살, 목심을 100g당 800원 대에 판매했다. 지난해 말부터 캐나다와 미국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의 과정을 걸쳐 100톤 가량의 원물을 사전에 준비해 행사를 전개할 수 있었다. 

 

 

 

 

자사만의 강점으로 PB 활용 

 

가격 경쟁력과 상품 차별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PB 개발도 활발하다. 가성비와 상품성을 앞세운 PB상품의 매출이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브랜드, 피코크를 주요 브랜드로 운영하는 이마트 경우 지난해 노브랜드 매출이 1조 3,900억 원을 달성했다. 2020년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한 이래 꾸준히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PB 매출이 전년 대비 5% 신장했다고 밝혔다. 가정간편식 PB ‘요리하다’, 가공·생활용품 PB ‘오늘좋은’ 등 2천 종을 상회하는 상품을 운영한다. 지난 2월에는 ‘요리하다 집게발 모양 어묵 핫바’, ‘요리하다 숯불 데리야끼 파닭꼬치’를 출시하는 등 꾸준한 상품개발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시그니처’와 ‘심플러스’ 두 가지 브랜드로 운영되던 PB를 ‘심플러스’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식품과 비식품을 아우르는 1,400여 종의 상품을 운영하다. 심플러스의 가성비와 홈플러스 시그니처의 고품질을 결합한 통합 브랜드로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소구하겠다는 계획이다. 


리테일매거진 2025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