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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MD〕 미국, K-푸드 붐에 아시아 슈퍼마켓 및 아시아 식품 PB까지 등장

Paul Ahn 2025. 3. 16. 20:49

K-푸드 붐에 아시아 슈퍼마켓 및

아시아 식품 PB까지 등장

 

 

식품은 업체별 차별화를 가능케 하는 중요한 부문이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상품개발은 물론, 새로운 포맷의 점포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더불어 AI를 활용한 와인 추천 등 고객경험을 보다 더 만족스럽고 편리하게, 그리고 관련성(relevance)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을 펼치고 있다.

 

 

 

 

 

 

 

미국 유통업계에서 식품은 총 매출의 25%를 차지한다. 식품의 평균 마진율은 1~3%이며 유기농 및 천연 식품 경우 5%의 마진율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마진율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식품 MD는 고객 충성도를 제고하고 매장 유인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상품군이다. 특히 오프라인 점포에서 신선식품은 오프라인 채널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상품이다.

 

최근 K-웨이브를 비롯해 글로벌 식품 문화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업계 내 경쟁이 심한 미국 유통업체들 사이에서는 식품 MD를 다양화하는 한편, 새로운 포맷의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월마트나 타깃 같은 대형 유통업체와 홀푸드마켓 같은 슈퍼마켓은 기존에는 1개 정도에 불과했던 한국 라면의 종류를 대폭 늘렸다. 고추장 이외 소스류는 물론 K-웨이브에 기반한 한국 음식뿐 아니라 아시아 음식과 히스패닉 음식 종류도 크게 늘었다. 게다가 이를 PB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확장하는 식품 MD와 전략을 살펴본다.

 

 

 전략 ①  아시아 점포 등 신규 식품 포맷 개발

 

미국에서는 글로벌 음식 문화 중에서 특히 아시아 지역, 그중에서도 한국 음식이 부상하면서 아시아 식품을 제공하는 점포들이 늘고 있다. 캐나다의 대형 유통업체 롭로우(Loblaw)는 2024년 12월 미국 워싱턴주에 T&T슈퍼마켓을 개점했다. T&T슈퍼마켓은 캐나다 지역에서 가장 큰 아시안 그로서리 체인으로 캐나다 전역에 33개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미국에 1호점을 출점하며 미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시애틀 근처 밸뷰 지역에 개점한 7,060㎡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는 개점일에 전통 사자 춤, 일본식 타이코 드럼과 스시 드래곤 쇼 등을 선보이며 관심을 끌었다.

 

이 점포에서는 아시아 요리에 자주 사용되는 채소와 허브 종류를 다양하게 취급한다. 또한 수산 매장에서는 활어와 생물 랍스터, 던전 크랩, 조개 같은 신선한 해산물뿐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대로 생선을 손질해주는 커스텀 컷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석에서 조리한 간편식과 타이완식 찹쌀 롤을 포함한 그랩앤고 섹션이 따로 마련돼 있다.

 

베이커리 코너에서는 갓 구운 베이커리와 함께 포르투갈식 에그 타르트, 망고 케이크 같은 디저트류도 판매 중이다. T&T슈퍼마켓은 다양한 PB로 유명한데, 샤오롱바오, 한국식 갈비 양념, 파전, 김 스낵 등 200가지 이상 상품을 개발해 판매한다. 아시아 뷰티 제품 인기가 높아지면서 스킨케어 화장품 등 다양한 아시아 뷰티 상품도 구비하고 있다.

 

T&T슈퍼마켓은 캘리포니아주에도 점포를 열 계획인데 웨스트게이트 지역의 월마트 자리에 개점할 점포에서는 다양한 아시아 요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BBQ 카운터, 누들 스테이션, 딤섬&길거리 푸드 섹션, 핫푸드 바와 즉석에서 주문 생산되는 중국식 크레페 스테이션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세이브어랏(Save A Lot)은 2024년 10월 히스패닉 그로서리 점포인 아호라무쵸(Ahorra Mucho)를 선보였다. 리버스슈퍼마켓(Leevers Supermarkets)과 협력해 개발한 이번 점포는 일종의 테스트앤런(test-and-learn) 점포로 운영된다. 히스패닉 소비자를 겨냥한 만큼 활발한 히스패닉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는 콜로라도주 오로라 지역에 2,230㎡ 규모로 개점했다. 이 점포는 단순한 식품점을 넘어 혁신센터 역할을 수행하며 히스패닉 소비자들의 요리 습관과 선호도를 반영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히스패닉 요리에 필수인 열대 농산물과 뿌리채소, 허브 등을 구비해놓았고, 매장 중앙에는 원형의 정육 매대를 배치해 히스패닉 요리에 많이 쓰이는 육류를 부위별로 갖췄다. 또한 매장에서 직접 토르티야를 구워 판매하고, 히스패닉 소비자들 입맛에 맞춘 베이커리 제품을 취급한다.

 

크로거는 2025년 텍사스주 달라스 지역에 ‘아시안익스퍼리언스(Asian Experience)’ 점포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텍사스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아시아계 커뮤니티를 겨냥한 점포로, 최근 센서스 데이터에 따르면 2018~2023년 콜린 카운티로 유입된 아시아 인구는 7만 명을 넘어섰다. 텍사스 지역 경우 아시아 소비자를 대상으로 H마트와 99랜치(99 Ranch) 같은 유통업체가 영업 중인데, 크로거 또한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덴톤 카운티와 콜린 카운티에 들어설 예정인 점포에는 신선식품을 포함해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아시아 식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점포는 기존 크로거마켓플레이스(Kroger Marketplace) 점포를 리뉴얼한 것으로, 다양한 요리 재료를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 공간으로 설계될 예정이다. MD는 아시아 중심 제품들을 대폭 확대하고, 인테리어 역시 아시아 문화를 반영한 콘셉트로 새롭게 꾸며진다. 또한, 고객들이 보다 쉽게 쇼핑할 수 있도록 특화된 안내 표지판을 도입하고, 인기 있는 아시아 식재료를 위한 전용 섹션도 마련할 계획이다. 

 

크로거 측은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23년 텍사스에서 히스패닉익스퍼리언스(Hispanic Experience) 점포를 1년 동안 성공적으로 시범 운영한 바 있는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아시아 버전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략 ②  그로서란트 및 점내 레스토랑 경험 강화

 

월마트는 그로서란트(grocerant) 전략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식품 쇼핑과 레스토랑 다이닝을 결합한 형태의 그로서란트 경험을 위해 월마트는 매장 내 다양한 외식 메뉴 선택지를 제공해 고객경험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로 미니 푸드홀을 시범 운영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푸드 스타트업 원더(Wonder)와 협력해 미국 내 일부 슈퍼센터에 미니 푸드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크레이브핫도그앤비비큐(Crave Hot Dogs&BBQ) 브랜드의 입점을 늘려 오하이오, 플로리다, 켄터키 등 여러 주의 월마트 점포 내 신규 지점을 개설했다. 크레이브는 즉석에서 조리한 핫도그, BBQ, 맥주 등을 판매한다. 기타 점내 레스토랑으로 너키즈호기(Knuckies Hoagies), 미스터개티스피자(Mr. Gatti’s Pizza), 엉클샤키포케바(Uncle Sharkii Poke Bar) 등을 입점시키거나 입점시킬 예정이다. 이렇게 다양한 브랜드의 외식 브랜드와 테이크아웃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혀 고객 유입 효과를 도모하려는 것이다. 이는 점내 체류 시간을 늘려 추가 구매를 유도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H마트 경우 한국인 중심의 아시아 소비자뿐 아니라 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아져 2024년에만 12개 점포를 신규 출점했다. H마트의 인기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점내 푸드코트다. 특히 2024년 8월 뉴저지 이스트러더포드에 위치한 초대형 쇼핑센터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인 아메리칸드림(American Dream)에 약 3,313㎡ 규모의 업스케일 푸드홀을 선보였다. 이 곳에는 BBQ치킨, 더바오, 정스 누들, 바, 일식 카페 돈돈커리, K-타운 히어로, 뚜레쥬르 외에도 뉴욕에서 단지(Danji)로 잘 알려진 후니 김 셰프의 더보아 등이 운영 중이다. 푸드홀은 한식을 포함한 아시아 요리를 보다 대중화시키는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략 ③  식품 경험 중심 MD 강화

 

퍼블릭스는 보다 현대적이고 경험 중심적인 프로토타입을 통해 소비자들의 쇼핑경험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점포는 2023년 초 플로리다주 탬파에 문을 열었고, 두 번째 점포는 켄터키주 루이빌에 개점했다. 2024년 1월에 개점한 플로리다 웨슬리채플점은 일반 퍼블릭스 점포보다 큰 5,175㎡로, 전통적인 슈퍼마켓을 넘어 다양한 경험 요소를 갖춘 혁신적인 매장이라 ‘이노베이션 스프링스(Innovation Springs)’로 불린다.

 

다양한 즉석조리 음식 및 델리 메뉴를 제공하는 대형 푸드 서비스 섹션에서는 부리토 바(Burrito Bar), 올리브 바(Olive Bar)를 운영하고 안티파스토, 후무스, 200종 이상의 아티장 치즈, 신선한 피자, 스시, 라멘을 판매한다. 보아스헤드(Boar’s Head) 브랜드의 고기와 치즈도 취급한다. 풀서비스 해산물 코너에서는 전문 셰프가 직접 만든 스시를 판매한다. 고객 맞춤형 고기 손질 서비스도 제공하며, 퍼블릭스의 PB인 그린와이즈 친환경 닭고기와 베이컨을 판매한다.

 

와인앤주류 코너에서는 미국 및 수입 프리미엄 와인은 물론, 유기농 포도로 만든 고급 와인을 포함한 확장된 와인 컬렉션을 운영한다. 또한, 푸어스(Pours; 음료를 붓는다, 따르다의 의미) 바에서는 와인, 맥주, 콤부차를 직접 제공하며, 현지에서 로스팅한 커피, 카페 콘 레체, 라테, 카푸치노 등 다양한 카페 음료는 물론, 콜드 브루 커피, 크래프트 소다, 아사이볼과 스무디를 판매한다. 점포 밖에는 고객들이 취식할 수 있는 야외 좌석과 주류 구매를 위한 별도 공간인 퍼블릭스 리쿼스(Publix Liquors)를 운영한다.

 

크로거는 2025년 식품 트렌드를 발표하면서, 자사 PB를 연결해 트렌드에 맞는 식품 MD를 선보였다. 이번에 주목할 트렌드로 꼽은 것은 강렬한 맛과 건강한 단백질이었다. 구체적인 트렌드 중 하나인 강렬한 산미와 발효 트렌드(Bold&Briny) 경우, 올리브, 피클, 사우어크라우트, 김치 같은 ‘짭짤한 발효 맛’이 인기를 얻는 것은 산미와 식감을 강화한 음식 트렌드가 확산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PB인 심플투르스(Simple Truth)로 한국식 김치를 제안했다. 더불어 심플투르스 오가닉 아티산 사우어크라우트와 프라이빗 셀렉션의 그릭 올리브&페타 치즈, 크로거 브랜드 딜 피클 칩 등도 이 트렌드에 부합하는 상품으로 추천했다.

 

푸드 듀프(Food Dupes; 브랜드 대체 트렌드)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가성비 높은 PB제품을 더욱 선호하면서 대체 제품(dupes)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화될 것이고, 이에 인기 레스토랑 메뉴나 유명 CPG제품을 재현한 제품이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PB 심플투르스 중 치즈앤베이컨 에그 바이트나 프라이빗 셀렉션의 위스콘신 치즈 블렌드 마카로니&치즈를 제안했다. 이처럼 PB에 강점을 두고 있는 크로거는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해 관련 상품을 꾸준히 개발하는 중이다.

 

 

 전략 ④  AI 이용한 맞춤형 식품 쇼핑 제안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해 운영을 효율화하고, 소비자의 제품 탐색 및 구매경험을 개선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알버트슨은 고객에게 더욱 개인화된 와인 탐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AI 기술을 도입했다. 알버트슨은 와인 배송 플랫폼 ‘바인앤셀러리저브(Vine&Cellar Reserve)’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프리퍼러블리(Preferabli)라는AI 기반 제품 추천 및 검색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와인, 주류 및 음식 추천 서비스를 강화했다. 

 

프리퍼러블리는 수백 가지 와인 특성을 분석한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고객들이 취향에 맞는 와인을 추천받고 관련 지식을 넓히는 한편, 새로운 와인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비슷한 맛을 가진 와인을 선별해 제안하고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도 추천해준다.

 

바인앤셀러리저브는 캘리포니아 지역의 알버트슨 점포와 세이프웨이, 본스, 파빌리온마트에서 이용 가능하다. 이번 AI 도입을 통해 알버트슨은 고객들에게 더욱 정교하고 개인화된 와인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며 온라인 및 오프라인 주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알버트슨은 주류 판매를 늘리기 위해 2023년 9월 자체 브랜드 와인인 ‘비라이틀리(Bee Lightly)’를 출시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와인은 100% 재활용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소재로 제작된 평평한 병 디자인이 특징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최초로 도입된 포장 방식이다. 이러한 전략들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와인 패키징 혁신, 운송 비용 절감 및 탄소 배출 감축, 프랑스 와인 시장과의 협력 확대, 그리고 PB를 통한 제품 차별화와 수익성 강화를 목적으로 추진됐다.

 

리테일매거진 2025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