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 맥주 등 특화 상품 개발
간식전문점, SM 시장 진출
유통업체들이 식품 MD를 강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들은 직접 눈으로 선도를 확인할 수 있고 선택지가 다양하며체험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활용해 소비자를 유입시키고 있다. 한편, 다양한 간식 전문 브랜드들이 다점포망과 접근성, 가성비를 내세워 신선식품 시장에 진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체인스토어가 쇠락하고 온라인 유통업체간 과열 경쟁 및 회원제할인점 같은 신흥 업태의 급성장까지 중국 유통업계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오프라인 점포는 이미 끝났다’는 의견이 팽배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을 뒤집으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의 강점인 신선식품 판매를 강화하거나 기발한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한편, 간식전문점, 회원제할인점, 지역사회할인점 등 다양한 업태가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간식전문점은 중국 간식 시장에서 약 4%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023년 시장 규모가 800억 위안에 달했다. 이들 업체들은 간식뿐 아니라 신선식품으로 취급품목을 넓혀 슈퍼마켓 업태로 확장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에서 신선식품이라 하면 조리 등 가공 과정 없이 간단한 처리 후 판매하는 상품 및 베이커리 등 현장 가공류 상품을 통칭한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냉장, 냉동이 필요하고 유통기한이 비교적 짧다는 점이 특징이다. 농산물을 비롯해 육류, 어류, 건어물, 베이커리 등이 포함된다. 최근 몇 년 사이 신선식품 점포가 우후죽순 생겼는데 특히 코로나19 후 회복 단계에서 오프라인에서 채소와 과일을 구입하려는 소비자 니즈가 되살아나 점포에서 선도를 확인하며 구입하는 소비자를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관련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신선식품 소매시장 규모는 이미 5조 위안에 이르며, 2025년에는 6조 8천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중국인들의 소비 수준이 더욱 향상되고 소비 업그레이드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중국인의 신선식품 소비량, 소비 빈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 거대한 시장 잠재력은 유통업체에 기회를 준다. 특히 오프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 성향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신선식품에 주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커뮤니티 신선식품 전문매장에서 신선식품 비중은 40% 이상을 차지한다. 종합 슈퍼마켓에서 신선식품 비중은 25~30%, 대형마트에서는 20% 이상으로 비중이 큰편이다.
첸다마 | 신선하다는 이미지 확실히 각인
인터넷 기술의 부단한 발전에 따라 소매업은 거대한 변혁을 겪고 있으며, 순수 전자상거래와 순수 오프라인 점포는 점차 사라져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을 것이다. 미래 소매업이 발전하려면 온·오프라인 융합,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및 빅데이터에 의거해 새로운 소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점포는 어떻게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중국에서는 신선도가 식재료를 고르는 핵심 기준으로 여겨지는 동시에 신선식품 점포의 운명을 가르는 요소이기도 하다. 맥킨지가 발표한 ‘중국 신선식품 시장 조사’에서 중국 소비자들은 갈수록 식품 선택을 신중히 하고 더욱 건강하고 첨가물이 없는 자연 식품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식품의 원산지 및 생산 방식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의식이 높아져 신선식품 소비가 더욱 증가했다.
커뮤니티 신선식품전문점 첸다마(钱大妈)는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읽고 발빠르게 대응한 신선식품 전문기업 중 하나다. ‘하루 지난 고기는 판매하지 않는다’ 식의 재고를 남기지 않는 전략이 소비자에게 ‘신선하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커뮤니티 신선식품 시장에 혁신을 가져왔다. 전 가맹점에서 재고 물량은 매일 오후 7시부터 30분 간격으로 10%씩 추가 할인을 하고 11시 반까지 무료 배송을 통해 소진한다. 이는 소비자가 당일 신선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고 브랜드 신뢰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할인을 선호하는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신선식품은 손질 및 보존이 어렵고 변질되기 쉬운 특징으로 인해 상품관리가 쉽지 않다. 매장에서 소비자가 최상의 선도를 접할 수 있도록 첸다마는 생산지의 최초 1㎞에서 점포의 마지막 1㎞에 이르기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공급망 관리 전략을 채택했다. 또 첸다마와 구이저우 통런시 국유 농산물공사와의 생산연결 모델을 통해 구이저우 오곡달걀을 출시, 온·오프라인으로 대대적으로 판매해 현지 농업경제를 부흥시켰다. 이 상품은 히트상품으로 등극해 2023년 매출 2억 위안을 돌파했다.
허마 | 선택과 집중,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 출시
허마센셩은 알리바바그룹 산하의 슈퍼마켓 브랜드다. 2016년 상하이에 첫 점포를 선보인 이래 온·오프라인이 융합된 쇼핑 모델, 30분 배송 서비스 및 양질의 생선으로 빠르게 시장의 인정을 받았다. 중국의 여러 주요 도시로 확산돼 2023년 기준 점포 수는 이미 300개를 넘어섰다. 2023년 실적 발표에 따르면 허마의 연간 매출은 수백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으며, 이 중 온라인 주문 비중이 60%를 넘어 강력한 시장 경쟁력과 소비자 기반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2023년 말 허마는 회원 제도를 중단했는데 이 시기를 전후로 허마가 인수합병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2024년 3월 신임 CEO가 취임하고 고무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연속 4개월간 매출 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허마 역사상 처음이었다. 허마가 전체적으로 연속 매출 흑자를 기록했던 시기는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1분기까지였다. 그때와 비교해 이번 흑자는 더욱 뚜렷한 성과였다.
허마는 지난 8년 동안 다양한 업태를 선보였는데 허마센셩, 회원점을 비롯해 블랙라벨점, 허마린리(허마이웃), 허마미니 등 12가지 포맷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대가를 치뤄야 했지만 기업에 소중한 경험과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가져다 줬다. 그 결과 계열사 중 허마센셩과 회원제할인점인 NB에 집중해 2025년 회계연도(2025년 3월 31일)까지 300개의 NB 할인점을 추가로 개점해 3년 내 GMV 1천억 위안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체인경영협회(CCFA) 2023년 중국 체인스토어 톱 100 순위에서 허마센셩은 590억 위안으로 매출 순위 8위를 차지했다. 점포 수는 360개였다. 2024년 확장을 거듭해 전국적으로 점포 수 400개를 돌파했다.
허마는 1, 2선 도시의 중위 소득 이상 80허우와 90허우의 젊은 화이트칼라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은 만큼 1인 혹은 2~3인 가구에 적합한 소포장 상품을 다수 출시했다. 이 소비층은 삶의 질을 중시하고 편리하고 신선한 품질 좋은 제품을 선호한다. 허마의 상품들은 양이 많지 않으나 종류가 다양하고 신선해 인기를 끌었다. ‘1인 가구의 필수-허마센셩 쇼핑 리스트’라는 피드가 SNS에 자주 등장한다.
한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참신한 신상품을 출시해 젊은 소비자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초원퓨어요구르트(草原纯酸奶)는 우유 함유량이 99%로, 생우유와 유산균으로 만들어져 건강한 다이어트를 추구하는 젊은층에게 특히 인기를 끌었다. 또한 더블유자라거( 柚拉格拉酒酒 맥주는 도수가 높지 않고 달콤한 맛으로 여성층이 특히 선호했다. 윈난엄지옥수수는 작은 사이즈로 부담없이 먹을 수 있고, 트러플 치즈팬케이크도 인기다.
용후이 | 팡동라이식 경영 모델로 변신
용후이는 전통적인 슈퍼마켓 운영 모델에서 고품질 ‘음식 천국’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온라인 구매가 급격히 증가하고 30분 신속 배달, 커뮤니티 공동구매 등의 여파로 용후이슈퍼마켓의 ‘값싸고 품질 좋은 신선식품’이라는 장점이 점차 희색되고 있다. 일반 상품 가격은 온라인 구매나 저렴함을 전면에 내세운 푸푸(朴朴)슈퍼마켓보다 비싸고, 신선식품은 첸다마, 둬둬마이차이 등 신선식품 전문 브랜드에 밀리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용후이는 유통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등장한 팡동라이를 벤치마킹해 ‘팡동라이식 경영모델’을 따라 점포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2025년 1월 10일 팡동라이의 모델을 적용한 첫 번째 점포를 상하이에 선보였다. 같은 날 5개 점포가 새로 개점했고, 36개 점포가 새단장했다.
최근에 문을 연 신규점에서는 용후이 점포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매장 인테리어, 서비스, 체험의 세 가지 측면을 중점적으로 개선해 매장 내 베이커리 코너, 델리 코너, 지역 특산물 코너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매장 내부에는 즉석조리식품 및 델리 코너를 확대, ‘삼시세끼’를 핵심으로 매장에서 만든 만두, 완탕 등의 아침 식사, 점심에는 비빔요리, 저녁에는 튀긴 곱창, 해산물 요리, 한국식 치킨 등 푸짐한 요리를 선보인다. 과일은 표준화된 상품 외에도 소비자가 과일을 잘라 배합하거나 생과일 주스를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용후이는 시장 트렌드에 부응해 품질과 행복이라는 양과 질의 비즈니스 모델을 부각시키며 팡동라이식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점내 기존 1만 3,358개 상품 중 9,418개 상품을 철수하고 6,753개 상품을 새로 추가했다. 그 결과 80% 상품이 조정에 들어가 63% 상품이 신규로 추가됐다. 이 중 수입품이 20%에 달한다. 매장 업그레이드 전환 후 입소문은 물론 품질, 객수, 매출 등 다방면에서 비교적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간식 브랜드들 슈퍼마켓 업태로 확장
2024년은 중국 간식 브랜드에 있어 변화의 기점이 된 해였다. 많은 간식 전문 브랜드가 간식전문점에서 도매 슈퍼마켓, 초저가 슈퍼마켓으로 진화했다. 짜오이밍(赵一鸣)은 2019년에 설립된 간식 전문 브랜드로 전국적으로 점포 수가 6천 개를 넘는다. 2023년 또 다른 간식 전문 브랜드 링스헌망(零食很忙)과 합병한 후 2024년 6월 기준으로 점포 수 1만 개를 돌파해 점포 수 측면에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1월 짜오이밍은 초저가 슈퍼마켓 업태의 시작을 알렸다. 신규 업태의 점포는 내부 인테리어, 규모 등에서 모두 최적화를 이뤘다. 영업면적은 일반적으로 180~240㎡로 일용품, 문구, 식품 등 새롭게 400SKU가 넘는 상품을 추가했다.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한 베이커리류를 새로 출시해 점포 입구 주변 눈에 잘 띄는 위치에 진열했다. 유제품 코너, 냉동 코너를 설치해 지역사회 내 매일의 먹거리 수요에 대응한다. 2025년 초저가 슈퍼마켓 가맹점 정책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확장해가고 있다.
한편, 1월 10일에는 간식 전문 브랜드인 라이요핀(品)이 허페이에서 절약 슈퍼마켓을 처음 열었다. 취급품목은 간식류를 비롯해 면류, 곡류, 유지류, 난류 등이며 3천SKU를 운영한다.
이렇게 짜오이밍과 라이요핀은 둘다 ‘슈퍼마켓화’의 후발주자다. 이보다 앞선 2024년 6월 링스요밍(零食有鸣)은 청두에 도매 슈퍼마켓을 열었고 2024년 12월 기준으로 점포 수는 1천 개가 넘는다. 이 외에도 ‘할인 슈퍼마켓’ 업태에 진입한 기업들이 적지 않은데 여기에는 링스요쉔(零食优选), 싼즈송슈(三只松鼠), 치아훠푸즈(恰货铺子) 등이 있다. 링스요쉔 산하 브랜드인 후이전 도매 슈퍼마켓(惠批 超市)이 지난해 9월에 개점했고, 치아훠푸즈는 슈퍼마켓으로의 전환을 발표했다. 싼즈송슈는 60일 내 200개의 할인 슈퍼마켓 출점을 발표했다. 간식 전문 브랜드들이 앞다퉈 할인 업태에 진출하고 있다. 점포 수가 많고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을 이용해 소비자를 유입시켜 내점하면 가성비 좋은 저렴한 제품과 다양한 구색으로 매출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리테일매거진 202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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