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꼬치구이 인류는 식기보다 불을 먼저 발견했다. 고기를 익힐 수는 있었으나, 마땅한 그릇이 없었다. 솥(pan)도 석쇠(grill)도 생겨나기 전이다. 그저 돌 주먹도끼로 고기를 잘라 불에 던져 넣을 수 밖에. 불 속에 던져진 고깃덩이는 쉽사리 타버리기 때문에 제대로 익지도 않았고 버려지는 부분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호모에렉투스 중 누군가 인류 최초의 주방용품을 발명했다. 고기나 어패류, 채소를 불(熱源)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구울 수 있었다. 모두가 편안하게 골고루 익은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바로 꼬챙이(skewer)였다. 식재료를 나뭇가지에 줄줄이 꿰어 굽는다는 것은 모닥불, 즉 직화(直火)의 가장 선명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리기술이다. 이를 통해 인류의 ‘요리 역사’가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