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마케팅〕현대인의 삶-BCG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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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이 시장에서 큰 이슈가 된 것은 아마도 불황기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제품에 비해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고객들의 성향 때문일 것이다.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웰빙 현상은 사회적 지위나 부를 과시하는 명품과는 달리 대부분 중산층 이상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목되어 그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BCG가 미국에서 2002년 현재 연 소득 5만불 이상 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55% 이상이 더 맛있는 것, 더 보기 좋은 것,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음식에 대해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들은 심지어 라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운전을 해 원하는 곳으로 가기도 하고 친구와 함께 먹는 한 끼의 맛있는 저녁을 위해 한 시간 이상씩 줄을 서 기다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은 왜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이러한 현상은 일반적인 현대인들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경제의 발전과 더불어 수입이 증가하고 자산가치가 늘어났지만 가족의 수는 오히려 줄어들었으며 교육과 여행을 통해 지식이 증가하고 보다 세련되어 졌다. 때문에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것을 경험하고 건강하게 스스로 즐기며, 가족이나 스스로를 위해 보다 풍요로운 환경을 얻으려는 경향이 많아졌다.
그러나, 더 풍요롭고 즐거운 생활을 원하는 만큼 현대인들은 더 피곤한 삶을 견뎌야 한다. 더 많은 시간 일을 해야 하고 더 많은 스트레스를 견뎌야 한다. 이혼율은 증가하고 일이나 삶에 대한 스트레스 역시 증가하고 있으며, 더 많은 사람들과 복잡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현대의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고 피곤한 생활 속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유복한 삶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제품을 선택하고자 하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다. 풍요로운 삶에 대한 욕구는 기술(technology)이나 기능(function) 보다는 기술이나 기능적인 측면을 바탕으로 하는 감성적인 측면에 초점이 맞추어진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단순히 기능적인 제품이 아니라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제품을 선호하게 되었다. 아니, 차라리 감성을 구매한다고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BCG의 조사에서 조사대상의 라이프 스타일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4가지의 감정적 공간(emotional space)을 발견하였다.
첫 번째 감정적 공간은 "나를 보살펴 주면 좋겠다(taking care of me)"이다.
직업을 가진 대부분의 미국인들, 특히 가족이 있는 직업 여성의 경우 자신이 지나치게 일을 많이 하고 있으며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때문에 자신의 힘든 하루를 보상해줄 시간 혹은 지친 육체와 영혼을 활성화시켜 줄 제품을 원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 용품, 목욕 제품, 온천, 미식가용 고급 요리, 린넨, 침대, 가전 제품 등과 같은 제품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감정적 공간은 "내게 중요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갖고 싶다(connecting)"이다.
이는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발견하고 관계를 맺고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을 말한다. 관계 맺기는 크게 세 가지 부분이 있는데 매력적인 이성과의 관계 맺기, 친구나 특정 그룹에 속하기, 가족 구성원 보살피기로 나눌 수 있다.
매력적인 이성과의 관계 맺기는 의류, 란제리, 액세서리, 보석 등 스스로를 보다 매력적이고 젊어 보이게 하기 위한 모든 미용 관련 제품을, 친구나 특정 그룹에 속하는 시장은 고급 와인이나 술, 스포츠, 여행, 가족을, 부양상품은 시간 절약과 관련되는 상품이나 홈시어터, 미식가용 고급 식품, 크루즈 여행 같은 것들이 있다.
세 번째 감정적 공간은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다(questing)"이다.
탐색하기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모험과 새로운 경험,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것들에 대한 것으로 모험, 학습, 전문 지식, 즐거운 경험 같은 것을 포함하고 있다. 스스로를 가르치고 도전할 경험을 지속적으로 찾는 소비자들에게는 탐험이, 다른 사람의 눈에 어떻게 보일 것인가가 중요한 소비자들은 학습이야 말로 소비 선택에 중요한 가치가 된다. 여행, 온천, 자동차, 스포츠 용품, 외식, 컴퓨터, 와인 같은 것이 탐색하기의 중요한 상품 카테고리이며, 실제로 경험하고 행동하는 것 외에 환타지나 공상에 빠질 수 있는 장소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마지막 감정적 공간은 "나만의 스타일을 갖고 싶다(individual style)"이다.
말 그대로 자신의 개인적인 취향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다르게 보이고 싶어하거나, 세련됨이나 성공을 나타내고 싶어 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특히, 매력적인 이성과의 관계처럼 상대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싶은 때 사람들은 어떤 제품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관계 맺기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자신의 스타일을 갖는다는 것은 진보적이고 유행에 민감하며 스타일리시 해야 하고 자신이 독특하다고 느껴야 한다. 따라서, 어패럴, 란제리, 패션 액세서리, 시계, 자동차, 고급 술, 외식, 여행 같은 것들이 소비자로 하여금 자신의 스타일과 지식, 취향, 가치 같은 것을 나타낼 수 있는 카테고리이다.
Taking care of me | Connectiong | Questing | Individual Style |
Time for myself | Attracting | Adventure | Self-expressing |
Convenience | Nurturing | Learning | Self-branding |
Renewal and reward |
Belonging | Play | Singaling |
물론 모든 소비자들이 위의 네 가지 감성을 모두 구매하거나 소비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모던한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취향에 맞게 옷을 입고 차를 사고 집안을 꾸미는 것과 마찬가지로 식품도 퓨전스타일을 선택한다거나, 단순히 맛 보다는 멋이 깃든 음식을 선호한다거나 할 수 있다.
가족간의 관계에서 가족 건강이라는 메시지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유기농 재료를 사서 꼭 집에서 만든 음식을 가족에게 먹이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시장이 특히 강력한 감정적 공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유기농 채소에서 시작된 유기농 제품 시장이 케첩이나 두부, 간장을 비롯하여 이유식, 생식, 육가공 식품에 이르기까지 매년 가파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백화점 식품 매장의 경우 유기농 식품 전문 라인을 별도로 설치하여 소포장이나 반가공 식품까지 판매하고 있으며 매년 백 퍼센트 이상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감정적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찾고자 한다. 최근의 웰빙(well-being) 현상도 건강과 풍요로움이라는 감정적 가치를 추구하는 일련의 소비행동으로 볼 수 있다. 잘 먹고 잘 살기라는 감정적 가치가 주는 이미지 때문에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 즉, '웰빙족'들은 고소득 소비자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대부분이 중산층이다. 그러므로, 웰빙족이라 하여 위에서 언급한 감성을 모두 구매하거나 소비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웰빙 뿐만 아니라 감정적 가치와 관련된 제품들은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나 욕구와 부합하는 감성을 구매하는 경우에는 소득과 관계없이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트레이딩 업(trading-up)'이라 한다.
대부분이 중산층인 이들은 트레이딩 업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너무 중요해서 돈을 아끼고 싶지 않으며, 설사 경제가 더 나빠진다고 하더라도 웰빙에 대해서는 소비를 줄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반면에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아이템에 대해서는 경제적인 여유와 상관없이 할인점을 찾아 다니는 '트레이딩 다운(trading-down)'하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소비자들이 트레이딩 업하게 되는 제품은 전통적인 의미의 명품은 아니지만 품질이나 취향이 뛰어나 소비욕구를 자극하는 최첨단의 제품인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류의 제품을 신명품(new luxury)이라고 한다. 신명품은 해당 제품 카테고리 내에서는 가장 비싼 가격 층을 형성하고 있으나, 기존의 전통적인 명품과 비교할 때 일반 중산층들이 지불하기 어려울 만큼 비싼 것은 아니다.
〈신명품은 슈퍼 프리미엄, 전통적 명품의 확장 제품, 매스티지로 구분할 수 있다.〉
@슈퍼 프리미엄 제품
해당 제품 카테고리에서 가장 비싼 제품을 일컫는 말로써 기존 브랜드를 명품화 한 제품이다. 물론 가격은 일반인들이 지불 가능한 범위에 있다. 예를 들어, 하우젠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 기존 가전 제품에 비해 가격이 최고 50% 이상 비싸지만 기존 명품에 비해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 가능하며, 이때 소비자들이 얻는 가치는 안정되고 고품격 가정이라는 감성적 가치가 될 수 있다.
@두 번째 전통적 명품의 브랜드 확장 제품은
연 소득 2억 이상의 부자들만이 구입할 수 있었던 전통적 의미의 명품 브랜드를 브랜드 확장을 통해 개발된 저가 제품을 말한다. 기존 제품과 최고 10배 정도 가격차이가 나는 벤츠 C-class나 동양인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뤼이비통 사쿠라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세 번째, 매스티지(masstige)는
대중을 나타내는 mass와 일류, 최고급을 나타내는 prestige의 합성어로서 해당 제품 카테고리에서 최고 가격도 아니고 기존 브랜드와도 관련이 없지만 대중적인 제품과 고급 제품 사이의 포지셔닝되어 일반 제품보다는 훨씬 고급스러운 제품군을 뜻한다. 루이까또즈 가방이나 빈폴 같은 제품들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도요타의 매스티지 자동차인 렉서스의 경우 1989년 시장 진입 당시 가격이 3만 5천 달러로써 기존의 BMW나 벤츠에 비해 40%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를 시작하여 판매 첫 해에 63,534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감정적인 가치에 따라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신명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은 기존의 마케팅 방식과는 약간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감성을 기준으로 소비자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감성에 대해서는 자신의 경제적 수준보다 높은 수준의 구매를 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표적 고객의 경제적 수준이 곧 구매력으로 보기 어렵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구통계학적인 변수에 따른 시장 세분화로는 제대로 된 표적 시장을 찾아내기가 힘들다.
해당 제품에 대해 고객들이 느끼는 감성을 중심으로 가장 매력적인 세분 시장을 찾아 내는 것은 특히, 기술이나 기능적인 측면에서 차별화가 어려운 시장에서 제품을 차별화 하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둘째, 제품설계에서도 감성 디자인이 필요하다.
신명품의 가치는 감정적, 상징적인 부분에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시장 조사와 테스트를 거쳐서 그 성격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접근 방식의 시장 조사를 통한 제품 설계 보다는 고객의 감성에 대한 이해와 공감하고 이에 따른 감성 디자인이 더 중요하다.
@셋째, 상품을 체험으로 승화하여 제품 사용 자체에 감성적 요인을 불어 넣어야 한다.
제품의 사용과 관련하여 브랜드가 체험과 연관지어 이미지를 창출함으로써 고객의 체험이 오래 기억에 남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넷째는 고객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이다.
고객 커뮤니티는 고객끼리 제품에 대한 체험을 공유하는 곳 즉, 고객간의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곳이므로 고객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얻게 되는 체험은 고객과 브랜드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얻게 되는 체험보다 고객과 브랜드간의 관계 형성에 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다섯째는 고객 개개인의 욕구 충족에 앞서 관계 형성의 기본인 지속적이고 일관된 신뢰 확보와 성실하고 신속한 고객관리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 관계 관리의 시작은 고객과 브랜드 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개인화 서비스의 제공이다. 상호작용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고객에게 어떤 개인화 된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할 수 없으므로 고객의 반응과 의견을 반영하는 피드백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웰빙 시장에서 식품과 관련하여 시장 동향과 소비자들의 구매행동, 이에 따른 마케팅 전략에 대해 살펴보았다. 웰빙현상은 단순한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유행으로 보기 어려운 사회적, 경제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도 시장을 주도하거나 변형시킬 중요한 경제적 동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가시장에서 중산층을 주 고객으로 하는 기업에게는 중요한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기업일수록 최고 경영자를 비롯한 신제품 개발자, 마케터가 함께 힘을 모아 중요한 사업전략으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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