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소비자 외식성향에 관한 설문조사
50.2% 외식비 줄이겠다
2008년을 힘겹게 마무리하고 2009년을 맞았지만 각종 경제지표에서는 올해 역시 그리 녹록치 않은 상황을 예고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 뿐 아니라 외식업계 전문가들 역시 올해는 지난해 보다 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야말로 ‘성장’이 아닌 ‘생존’ 자체를 놓고 사투를 벌여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이러한 암울한 전망은 최근 월간식당이 실시한 ‘소비자 외식 성향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해 보다 외식비를 줄일 계획이며, 외식업체에 필요한 마케팅 전략 역시 고품질 메뉴 및 고객 서비스 강화와 함께 가격 할인 및 쿠폰 전략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20세 이상의 남녀 5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외식성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통계프로그램 : SPSS 12.0 통계 분석 : 윤은옥
가족 혹은 친구와 함께 1주일에 1회 외식
국내 소비자들의 외식횟수는 IMF부터 현재까지 ‘1주일에 1회 이상(54.2%)’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 1주일에 1회 이상 외식한다는 응답률은 매년 꾸준히 증가했으나 지난해는 전년보다(67.8%) 감소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1주일에 1회 이상 외식을 한다는 응답이 54.2%로 가장 높았으며, 한달에 2~3회 정도가 33.7%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한 달에 1회 정도가 7.6%, 그리고 1년에 3~5회와 거의 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각각 2.3%로 나타났다.
외식시 동반자로는 친구와 가족이 각각 35.1%, 34.4%, 연인 15.6%, 직장동료 12.6%, 비즈니스 상대 1.9%, 기타 0.4% 순으로 나타나 친구 혹은 가족과의 외식이 가장 빈번한 것을 알 수 있다.
1회 외식비 1~2만원, 1만원 이하 UP
그렇다면 불황시 가장 민감한 외식비 지출 현황은 어떨까.
1회 외식시 지출하는 1인당 외식비를 물은 결과 ‘1만~2만원’ 39.5%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2만~3만원이 25.9%로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1만원 이내로 지출한다는 응답은 총 17.4%로 전년(15.0%)에 비해 증가한 한편 5만원 이상은 7.2%로 지난해 8.0%에 비해 다소 줄어 1년 사이 경기불황이 여파로 외식비에도 큰 영향을 미쳤음을 나타내고 있다. 월평균 외식비는 10만~15만원과 5만~10만원이 각각 27.8%, 27.4%로 근소한 차이를 나타냈으며, 15만~20만원 19.0%, 20~30만원 10.3%, 30만원 이상 9.5%, 5만원 이하 6.1% 순을 보였다.
메뉴 선택권은 여성에게, 고깃집에서 돼지고기 요리 즐겨
외식시 업소 및 메뉴 선택은 주로 여성들이 하며 고깃집에서 돼지고기 요리를 즐겨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외식 업소 및 메뉴에 대한 선택은 여성이 한다는 응답이 62.6%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남성(19.3%)이나 아이들(18.1%) 한다는 응답은 적게 나타났다. 최근 아이들의 외식 선택권이 커지고 있는 트렌드가 적게 반영된 것은 본 설문 응답자 중 기혼자가 38.1%로 미혼자(61.9%)에 비해 적은 것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외식시 주로 찾는 음식점에 대한 물음(복수응답 항목으로 100%를 기준으로 함)에는 주로 고깃집을 간다는 응답이 29.3%로 가장 높았으며, 뒤를 이어 한정식 15.5%, 패밀리레스토랑 13.8%, 이탈리안 레스토랑 9.8%, 일식집 8.0%, 패스트푸드 6.9%, 뷔페 4.9%, 요리주점 3.4%, 중식당 3.2%, 에스닉푸드 전문점 2.3%, 건강음식점 1.7%, 기타 1.1% 순으로 나타나 한국인이 가장 즐겨찾는 외식업소로 고깃집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외식시 즐겨먹는 메뉴(복수응답 항목으로 100%를 기준으로 함) 역시 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가장 즐겨먹는 메뉴 1위는 돼지고기(23.4%)로 나타났으며, 이어 생선 및 해물요리(19.4%), 국물요리(14.6%), 닭고기요리(11.4%)가 10%대로 나타났다. 반면 매해 선호 메뉴 3~4위를 보이던 쇠고기 요리는 7.4%로 면류(9.0%)보다 낮은 결과를 보였다. 이는 최근 광우병 파동 및 소비 위축에 따른 고가 메뉴 선택 감소 현상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한정식은 선호 음식점에서는 높게 나타났으나 즐겨 찾는 음식에서는 6.6%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 밖에 에스닉 푸드 4.0%, 유기농 및 건강요리 1.9%, 기타 2.1%로 나타났다.
음식점 방문 정보는 주변사람 추천
음식점을 방문할 경우 정보원천에 대해 물었다. 이에 65.5%가 주변사람의 추천을 통해 얻는다고 답해 구전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그 다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도 23.8%를 차지해 인터넷 상의 각종 블로그나 미니홈피, 메신저 등을 통한 온라인 구전의 비중도 점점 높아짐을 증명하고 있다. 이 밖에 언론소개(5.0%), 쿠폰 및 전단지(3.1%), 기타(2.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외식업소 선택의 절대 강자는 ‘맛’ 불황으로 ‘가격’ 비중 높아져
소비자들이 음식점을 선정할 때 ‘맛’을 가장 중요시 하는 성향은 해가 가도 절대 바뀌지 않는 불변의 진리로 자리잡고 있다.
음식점 선정 기준(복수응답 항목으로 100%를 기준으로 함)에 대해 41.9%가 맛을 첫째 조건으로 꼽았으며, 다음으로 가격 20.7%, 분위기 10.8%로 나타나 맛과 가격, 분위기가 변함없이 1~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가격을 고려한다는 응답은 높아진 반면, 분위기를 따진다는 답은 낮아져 불황으로 인해 외식시 가격에 더욱 민감한 소비 행태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가까운 거리 및 편리한 교통이 8.3%, 서비스가 7.0%로 서비스 보다는 거리나 교통이 편리함을 우선시 두는 것 역시 유가 급등으로 인해 자동차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향이 커져 이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예년에 비해 외식업소의 서비스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서비스 자체가 외식업소 선택의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정도가 줄어든 이유도 있다. 즉, 특별히 불친절한 경우가 아니면 업소 선택 조건에서는 다소 배재된다는 것이다.
맛있고 서비스 좋은 음식점은 재방문
불황기 외식업소는 신규고객 창출 보다는 기존 고객의 재방문에 집중한다. 그렇다면 외식 소비자들은 어떤 업소를 다시 찾고, 또 어떤 업소를 다시 찾지 않을까. 업소 재방문 이유(복수응답 항목으로 100%를 기준으로 함) 역시 음식 맛이 좋았을 때(45.5%)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서비스가 좋았을 때(26.4%), 분위기가 좋았을 때(14.2%), 가격이 저렴할 때(8.5%), 쿠폰을 받았을 때(3.2%), 색다른 이벤트가 있었을 때(0.2%) 특정 업소를 다시 방문한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절대 다시 방문하지 않는 업소(복수응답 항목으로 100%를 기준으로 함)는 어떤 곳일까. 이 역시 음식맛이 없는 업소(34.5%)로 나타나 외식업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하면서 기본 조건이 바로 ‘맛’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고 있다. 이어 불친절한 업소(29.5%), 음식맛에 비해 가격이 비싼 업소(19.0%), 청결하지 못한 업소(15.5%), 멤버십카드나 마일리지 적립·할인 등의 혜택이 없는 업소(1.3%)는 다시 찾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음식점 전망 밝아, 젊은층 선호 업종 꿈틀
외식 소비자들은 향후 전망있는 업종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이에 대해 24.0%가 건강음식점(유기농 음식점 등)이라고 답해 건강, 웰빙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고 있다. 반면 외식시에는 고깃집을 주로 찾는다는 응답과는 달리 전망있는 업종에서는 고깃집이 3.5%로, 보기로 제시한 11개 업종 중 8위를 차지해 현실과 이상간의 차이를 여실이 드러내고 있다. 즉, 이론적으로는 몸에 좋은 음식,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외식을 할 때는 여전히 ‘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다. ‘고기를 먹어야 외식을 한 것 같다’는 심리는 특히 불황기에 더욱 짙게 나타나고 있다.
건강음식점 다음으로 한정식 및 향토음식점이라는 응답이 15.6%, 이색 외국음식점이 15.1%를 차지해 한정식 및 향토 음식에 대한 꾸준한 인기와 이색 외국음식점, 즉 에스닉 요리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엿볼 수 있다. 또한 디저트 전문점이 8.8%로 나타나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디저트 문화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이 밖에 뷔페(10.0%), 와인 레스토랑 7.4%, 퓨전 레스토랑 7.9%, 이탈리안레스토랑 3.3%, 요리주점 2.6%, 분식집 1.4%, 기타 0.5%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점심 실태 조사
현재 직장인이 하루에 지출하는 점심비용은 5000~7000원이지만 현실적으로 원하는 가격은 4000~5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1회 점심비용을 묻는 질문에 53.0%가 5000~7000원이라고 답했으며, 31.6%가 4000~5000원, 8.1%가 4000원 이하, 7000~1만원이 7.3%로 나타났다. 반면 점심식사로 적당한 비용에 대해서는 4000~5000원이 57.1%, 5000~7000원이 31.4%, 4000원 이하가 9.8%, 7000~1만원이 1.6%로 현실과 이상에 다소의 차이를 나타냈다. 주로 이용하는 점심 메뉴로는 과반수 이상이 찌개류(57.3%)를 선택했으며, 백반(21.5%), 탕류(7.7%), 분식(3.3%), 중식류(2.4%), 패스트푸드류(2.0%), 기타(5.7%) 순으로 응답했다. 한편 점심 메뉴 선택시에는 맛(50.8%)을 가장 중요시 생각하며, 가까운 거리(21.5%), 빠른 식사 제공(19.1%), 가격(6.5%), 서비스(2.0%) 등의 순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기 마케팅 전략, 품질 vs 가격으로 양분화
외식업소에서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불황에는 어떤 마케팅 전략이 먹혀들까일 것이다.
이에 불황기 외식업소의 마케팅 전략으로 가장 적합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물은 결과 고품질 메뉴 출시와 고객 서비스 강화(각 24.0%), 가격 할인 및 쿠폰 전략(21.0%)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또한 저가메뉴 출시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13.0%를 차지했다.
즉, 불황일수록 가격보다는 더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이 있는가 하면 그보다는 실질적인 가격 메리트를 원하는 고객으로 양분됨을 알 수 있다. 이 밖에 멤버십 회원 등에 대한 고객관리(CRM) 강화가 11.1%, 다양한 프로모션이 5.7%, 기타 1.1%로 나타났다. 이를 성별로 보면 여성은 가격 할인 및 쿠폰전략을, 남성은 고품질 메뉴 출시를 꼽았으며, 연령별로 보면 20대는 할인 및 쿠폰, 30대는 고품질 메뉴 출시, 40대는 고객 서비스 강화라고 응답했다.
쿠폰활용률, 여성이 월등히 높아
외식업소에서 운영하는 멤버십 카드 마일리지나 쿠폰에 대한 활용도를 물었다.
이에 대해 자주 활용한다는 응답이 33.5%로 가장 높았으며, 가끔 활용한다 28.5%, 적극 활용한다와 활용하지 않는다가 각각 19.0%를 차지했다. 이를 성별로 보면 여성은 적극 활용한다는 응답이 15.3%, 활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7%인 반면 남성은 적극 활용한다 3.8%, 활용하지 않는다가 11.5%로 나타나 남녀 간 쿠폰 활용에 대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8, 불황에도 외식횟수 증가로 외식비 증가
불황에 힘들어 했던 2008년, 소비자들은 오히려 외식횟수를 늘려 전체적인 외식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불황기 외식 패턴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2007년에 비해 2008년 외식비 지출 변화에 대해 물은 결과 41.1%가 전년대비 늘었다고 답했으며, 36.9%가 줄었다, 그리고 22.1%가 전년과 동일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늘거나 줄은 이유에 대해 물었다. 외식비가 증가한 이유로는 외식 횟수가 늘어서라는 응답이 47.2%로 가장 높았으며 음식 가격 자체가 올라서라는 응답도 38.0%를 차지했다. 또 이전보다 고단가 메뉴를 선택해서라는 대답도 14.8%로 나타났다.
반면 외식비가 감소했다는 응답자들의 이유를 보면 외식횟수가 줄어서라는 답이 83.7%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이전보다 저단가 메뉴를 선택해서 15.3%, 할인·쿠폰 등의 이용을 늘려서가 1.0%를 차지해 외식비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은 외식 횟수의 감소임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외식비를 줄였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친구 등의 사교모임(42.9%)과 가족외식(32.7%)을 가장 많이 줄였다고 답했으며 직장인 회식(15.3%), 연인과의 외식(5.1%), 비즈니스 외식(4.1%)에서도 소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부기자, ivetmi@itmakerz.com,
2009-05-07 오전 02: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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