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handising/●Success & Failure

⊙넷플릭스의 경쟁 성공 요인

Paul Ahn 2018. 9. 5. 08:38

넷플릭스의 경쟁 성공 요인

https://www.delco.co.kr/

 

인터넷망이 발전함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OTT(Over The Top) 플랫폼은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그 영향력이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정해진 공간에서 방송사가 정해둔 편성표를 따라갈 수 없는 시청자들은 시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어 언제 어디서나 본인이 원하는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영원할 것만 같았던 방송 채널들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대표적인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Netflix)는 시장확대를 주도하면서,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온라인 DVD 대여 사업자였던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여 년이 넘었다. 넷플릭스는 190여 개의 국가에서 약 1억 5천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넷플릭스를 따라잡고자 기존의 방송사나 콘텐츠사업자들의 시장참여가 늘면서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기존의 사업자들에 비해서 4가지의 요인들(Cost, Convenience, Curation, Contents)이 강점이다. 동시에 각각의 요인들이 현재 OTT 플랫폼의 주요 경쟁요인이다. 이러한 변화는 스트리밍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특히나 OTT 플랫폼들로 인해서 기존의 수익 모형이 약화되고, 잠재 고객들마저도 빼앗기게 된 기존의 방송 관련 사업자들(콘텐츠 사업자, 유료방송 사업자, 이동통신 사업자 등)이 M&A를 통해서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방송 환경 변화를 규정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한창이며, 기존 통신사와 방송사들이 넷플릭스와 경쟁하거나 협력하기 위한 전략이 진행 중이다. 디지에코 자료를 정리하였다.

 

자료: 디지에코 2019 OTT 플랫폼 트렌드분석

넷플릭스의 성공과 경쟁요인 4C (Cost, Convenience, Curation, Contents)

 

 

1. 넷플릭스의 성공 신화와 숨겨진 이야기들

 

넷플릭스의 등장부터 스트리밍 서비스 전까지

원래 넷플릭스는 온라인으로 주문을 접수하고 우편으로 DVD를 배송해주는 회사였다. 넷플릭스의 CEO인 Reed Hastings가 오프라인 비디오·DVD·게임 대여업체인 블록버스터에서 명작 ‘아폴로 13(Apollo 13)’을 대여한 후에 반납을 잊어서, 귀찮음을 무릅쓰고 멀리 떨어진 매장에 가서 40달러의 연체료를 지불하고 돌아오는 길에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이 일화는 연체료가 없는 온라인 구독형 서비스라는 초기 넷플릭스의 정체성을 매우 잘 보여준다.

 

DVD 플레이어 가격이 저렴해지고, 온라인에 친숙한 젊은 층들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었던 넷플릭스는 2007년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개했고, 구독자들이 PC를 통해 다운받은 영상을 DVD로 굽는 번거로움 없이도 TV에서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기를 원했다.

 

넷플릭스는 기존의 다양한 기기 사업자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트리밍 사업을 진행하면서 기기의 제약을 최소화할 수 있었으며, 나아가 플랫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경쟁사 블록버스터(오프라인 비디오·DVD·게임 대여업)는 온라인 변신 못 해

블록버스터는 뒤늦게라도 넷플릭스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다.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고,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시기부터 시작되었다. 블록버스터는 당시 CEO였던 John Antioco의 주도 아래 토털 액세스(Total Access)라는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서 초기 넷플릭스와 같은 DVD 우편배달 서비스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 대여 키오스크까지 운영하는 등 온라인 환경에 맞는 변화를 모색했다. 블록버스터의 이러한 움직임은 비록 넷플릭스보다 조금 늦었지만, 더 큰 기업 규모와 기존에 확보해둔 다수의 가입자, 오프라인 매장과의 연계 등의 강점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넷플릭스에게도 꽤 나 큰 위협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서비스들이 너무 큰 비용 대비 수익성이 약하다는 판단 아래 대주주인 Carl Icahn을 위시한 블록버스터의 이사회는 James Keyes를 새 CEO로 선임하게 되고, 블록버스터는 또 한 번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Keyes는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했고, 승승장구하는 넷플릭스와 달리 블록버스터는 2010년에 파산신청을 하게 된다. 다수의 전문가가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사례로 블록버스터를 지목한다.

 

하지만 블록버스터 실패 사례는 기술발전 변화를 거부했다기보다는 그 변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났다는 점에서 해석해야 한다. 또 당시 새로운 경영인과 기존 사업 전략의 관계 여부, 리먼 브러더스 사태 같은 외부 위기의 영향도 실패의 요인이다.

 

DVD 대여 사업은 여전히 미국 내에서 운영된다. 이유는 콘텐츠의 양과 업데이트 속도, 인터넷 망 등 인프라의 부족, 아날로그 감성

 

넷플릭스의 DVD 대여 사업은 여전히 미국 내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익성도 좋다. 물론 넷플릭스는 DVD 대여 사업에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는다.

 

또한, 넷플릭스의 DVD 요금제 가입자 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고, 넷플릭스의 전체 수익 중에서 DVD 대여로 인한 수익의 비중 역시도 지속적 감소했다(2019 1Q 기준으로 약 4.5%). 그러나 수익 마진율은 오히려 높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진 편리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여전히 DVD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콘텐츠의 양과 업데이트 속도, 인터넷 망 등 인프라의 부족, 아날로그 감성 등으로 추정된다. 또한, 자신이 DVD 대여 서비스에 가입해있는 줄도 모르고 지속적으로 구독료를 지불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존재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준비만 끝내놓고 사업을 하지 않았던 넷플릭스의 셋톱박스 개발은 사실 크게 성공했다. 당시 넷플릭스의 셋톱박스 개발을 주도하던 인터넷 TV 사업 부문 부사장 Anthony Wood는 또 다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해당 사업체는 그의 여섯 번째 사업체라는 의미에서 로쿠(Roku, 일본어로 숫자 6)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고, 현재 미국 내 동영상 스트리밍 단말기 시장에서 아마존의 파이어 TV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유명하지 않지만, 로쿠는 최근 광고 기반의 자체 채널인 채널 로쿠(Channel Roku)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 세계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 넷플릭스의 성공요인 4C

 

1) 요금(Cost)

넷플릭스가 소비자에게 제공한 가치 중 하나는 연체료가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높은 연체료는 경쟁사였던 블록버스터의 주요 수입원이다. 넷플릭스와의 경쟁을 위해서 연체료를 없애자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넷플릭스가 본격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것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작되면서부터.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자리를 잡아가던 2008년, 미국 가정들은 한 달에 평균 80달러 정도의 비용을 케이블 방송사에 지불했다. 요금제에 따라서 볼 수 있는 채널이 다르게 결정되었고, 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했다. 적은 금액은 아님에도 케이블 가입자 수는 더욱 증가했다.

 

그러나 2008년에 리먼브라더스 사태 터지자 가계경제가 악화되고, 일반 가정에서 이러한 높은 요금은 부담 가중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영화나 TV 드라마 포기는 힘들어. 심지어 경제 불황기에 영화산업은 더욱 발전하기도 한다.

 

이유는 일정 수준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여타 취미들과 달리, 영화감상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1930년대에 있던 대공황 당시에도 수많은 사람이 찰리 채플린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방문했다. 2008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영화감상을 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정한 요금을 지급하고 무제한으로 영화와 TV 쇼를 감상하는 넷플릭스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다. 기존 가입했던 유료방송을 해지하고,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에 가입하는 코드커터(Cord-Cutter)족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2) 편의성(Convenience)

스트리밍 서비스는 번거롭게 DVD를 대여하고 반납하는 과정 없이,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하여 구독형 방식은 구독 기간 중 별도의 추가 결제 없어 간편하다. 선택한 영화가 재미없다면 다른 영화를 보아도 추가 금액이 발생 없기에 자유로운 선택 가능.

 

경쟁자들이 다운로드 형식을 취할 때, 넷플릭스가 고화질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택한 것도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위한 선택 때문이다. 초기 넷플릭스의 화질은 다운로드 방식을 택한 경쟁사들이나 DVD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미디어와 콘텐츠 업계는 이미 화질보다는 편의성이나 콘텐츠 내용이 중요할 수도 있다는 베타맥스와 유튜브의 사례를 경험한 바가 있었다.

 

DVD 분야의 편의성도 강조한다. 국토의 크기가 매우 큰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대여점까지 가는 거리는 멀게 느껴진다. 아무리 거리가 가깝다고 하더라도, 집 밖을 나가 다른 장소로 이동해야 하기에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이에 따라 집 안에서 온라인으로 DVD를 주문하고, 집까지 배송을 받은 후에, 반납도 집 앞의 우체통에서 이뤄지는 넷플릭스는 소비자들에게 큰 편의성을 제공한다.

 

3) 큐레이션(Curation)

넷플릭스의 공고한 위치를 만들어낸 것은 개인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과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다. 2000년에 처음 공개되었던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인 씨네매치(Cinematch)는 스트리밍 서비스뿐만 아니라 DVD 대여 사업 때부터 DVD 회전율을 높이고 가입자를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씨네매치는 빅데이터 분석의 대두를 의미했다. 과거에도 통신이나 IT와 같은 다양한 산업에서 머신러닝 등을 이용한 초기 빅데이터 분석이 사용되고 있었으나, 넷플릭스처럼 소비자들이 직접 인식할 수 있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알고리즘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그에 맞는 다양한 데이터들을 수집했다. 특히,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이용자의 평점 외에도 세부 시청행태를 포함할 수 있게 되었다. 구독자가 자체적으로 만들어둔 시청 예정 목록이나, 영상을 시청한 날짜 및 시간, 시청을 중단한 시점, 빨리 감기나 건너뛰기 등의 개인적인 행동 정보들이 고스란히 데이터셋에 포함되었다.

 

이용자 정보뿐만 아니라 콘텐츠 정보 수집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특히 감독이나 출연진, 제작연도, 제작국가, 상영 시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정보들뿐만 아니라 주관적인 정보들도 사용되었다. 넷플릭스의 태거(Tagger)들은 넷플릭스의 현재/잠재 콘텐츠인 영화나 TV 드라마 등을 감상한 후에 콘텐츠별로 다양하고 세세한 태그를 달아둔다. 만약 ‘모던 패밀리(Modern Family)’를 감상했다면, 태거는 정해진 양식의 표에 “유머 : 약간 어두운” 또는 “톤 : 웃긴, 무례한”, “Juline Bowen의 Claire역 : 통제하려 하는, 적극적인“ 등의 태그를 입력한다.

 

이렇게 입력된 태그들은 다양하게 조합되어서 각각의 콘텐츠를 설명한다. 단순한 ‘로맨스 영화‘, ‘액션 영화’가 아닌, ‘껄끄럽고 긴장감 넘치는 서부 복수극(Gritty Suspenseful Revenge Western)’이라거나 ‘시각적으로 뛰어난 외국 노스탤지아 드라마(Visually-striking Foreign Nostalgic Dramas)’ 등 각각의 조합들은 정말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렇게 조합된 장르는 넷플릭스 내에서 ‘altgenre’라는 이름으로 관리되고 있었고, 넷플릭스는 8만 개가 넘는 조합이 있다.

 

넷플릭스가 데이터 수집만 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데이터는 많을수록 좋지만, 그에 맞는 분석 방법도 매우 중요함을 넷플릭스는 잘 알고 있었다. 100만 달러 이상의 상금을 걸었던 Netflix Prize 이벤트는 분석 방법을 발전시키고자 노력했던 넷플릭스의 상징과도 같다. 현재에도 한 해에 250개 이상의 A/B 테스트를 진행하고, 콘텐츠의 이미지와 추천 방식, 타이밍 등을 발전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4) 콘텐츠(Contents)

아무리 가격이 저렴하고, 이용이 편리하며, 추천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해도, 플랫폼에 이용자가 보고 싶은 콘텐츠가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늘날 넷플릭스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히는 것도 넷플릭스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자체제작 콘텐츠들, 일명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에는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들이 있다. 직접 제작을 진행하여 지적 재산권을 보유한 콘텐츠, 제작비 전액 또는 일부를 지급한 후 독점적 판권을 얻은 경우에도 오리지널에 포함된다. 다른 콘텐츠 사업자의 후속편을 제작했거나 공동제작을 한 경우에도 넷플릭스에 포함된다. 해당 시점에서 특정 국가 단위 이상의 지역 내에 독점적인 판권을 가진 경우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포함된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출시되지도 않았던 2006년, 넷플릭스는 Red Envelope Entertainment를 설립하고, 독립영화 판권 매입과 DVD 배급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오래가지 못하고, 2008년에 종료되었다.

 

이후,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작되고, 콘텐츠 회사들과의 협상이 더욱 복잡해진 넷플릭스는 2011년에 제작사 Media Rights Capital이 기획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의 판권을 구매한다. 당시 HBO와 AMC 등의 주요 케이블 방송사들도 판권 구매 경쟁에 참여했지만, 넷플릭스는 압도적으로 높은 금액을 제시해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넷플릭스는 큰 금액을 지급하면서 창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제작사에게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고,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은 아직도 이어져,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킹덤’의 제작사 에이스토리 역시도 넷플릭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우스 오브 카드도 초기 기획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으며, 내용이나 연출 등은 제작사와 감독 등 스태프들의 권한이었다. 단지 넷플릭스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하우스 오브 카드의 성공을 확신하고, 자유로운 제작환경을 제공했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은 매우 정확했다.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부터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Orange is the New Black)’이나, 최근 공개된 Alfonso Cuaron 감독의 영화 ‘로마(Roma)’까지 계속해서 이어진 성공을 기반으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금액을 지속적 늘려나갔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확보에 들인 비용 중 80% 이상이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되었고 투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 콘텐츠에도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시작으로, 드라마 ‘킹덤’을 통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미스터 션샤인‘과 같은 TvN의 콘텐츠 다수의 해외 독점 판권을 확보해서,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상의 네 가지 요인들(Cost, Convenience, Curation, Contents) 외에도 조직문화나 CEO의 리더십, 마케팅 활동 등 다양한 요인들이 넷플릭스의 성공에 있다. 그러나 이 네 가지 요인들의 조화가 가장 중요한 넷플릭스의 성공 요인이면서, 가장 고민하고, 경쟁이 발생하는 부분이다.

 

 

3. OTT 플랫폼, 경쟁의 시작과 현재

 

넷플릭스는 기존의 미국 유료방송 사업자들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추천과 거대한 자본을 투자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이제 넷플릭스는 하나의 브랜드이자 동영상 플랫폼 산업 그 자체를 의미하고 있다.

 

훌루(Hulu)의 베타 서비스는 2007년, 월트디즈니(30%)와 21세기 폭스(30%), NBC유니버설(30%), 타임 워너(10%)의 합작으로 시작되었다. 기존의 유료방송 업자들이었다. 넷플릭스보다는 느리지만, 기존 사업자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훌루 역시 영향력을 키워나갔고, 현재 미국에서 3번째로 많은 가입자 수를 가지고 있다.

 

아마존은 넷플릭스보다 빠른 2005년, 동영상을 구매나 대여한 후에 다운로드할 수 있는 서비스인 아마존 언박스(Unbox)를 출시했다. 그러나 시장이 스트리밍 서비스 위주로 형성되자, 2011년에 기존 유료회원제 ‘프라임’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가입자들과 전자상거래 연계 등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넷플릭스를 추격하고 있다. 특히, OTT 서비스 이용자의 증가가 본업인 인터넷 쇼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거대 미디어 기업들의 연합 또는 유통 업계 절대 강자와의 경쟁에서도 넷플릭스는 오히려 시장을 선도해나가고 있다.

 

디즈니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보인다. 79조 원을 들여서 21세기 폭스를 인수한 디즈니는 2019년 11월에 독자적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Disney+)를 선보였다. 이번 폭스와의 합병을 통해 ‘엑스맨’ 등의 마블캐릭터들을 한 자리에 모으고, ‘아바타’나 ‘심슨 가족’ 등의 유명 콘텐츠들도 확보하였다. 동시에 넷플릭스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면서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폭스가 가진 훌루의 지분을 더하고, NBC유니버셜을 인수한 컴캐스트가 가지고 있던 나머지 33%의 지분에 대한 인수계약을 맺으면서 훌루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와 더불어 넷플릭스보다 요금제가 저렴한 훌루는 콘텐츠 면에서도 디즈니의 전략적 무기가 될 수 있다. ‘데드풀’과 같은 R등급 콘텐츠를 훌루를 통해서만 제공한다면, 디즈니가 가진 가족 친화형 이미지는 디즈니플러스로 지키면서도, 보유한 모든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AT&T는 또 다른 후보로 미국 2위 통신사다. 미국 최대 위성방송사 디렉TV와 거대 콘텐츠 기업 타임 워너(현재 워너미디어)를 인수하여 안팎으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넷플릭스에서 여전히 탐을 내는 인기드라마 ‘프렌즈’를 보유한 워너브라더스와 ‘왕좌의 게임‘ 등을 가진 HBO는 콘텐츠에 있어서 큰 강점을 가진다. 트럼프 정부가 망 중립성을 폐지하면서 AT&T가 가지고 있는 통신망도 주목을 받는다. 디렉TV NOW는 AT&T의 특정 요금제를 사용하는 경우 동영상 시청에 사용되는 데이터 요금이 무료이다.

 

ⓒ Delco Realty Group. Co. Ltd.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