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e of Operation/@SSM

⊙요쿠베니마루의 지역인 흡수 전략

Paul Ahn 2013. 10. 13. 16:43
⊙요쿠베니마루의 지역인 흡수 전략

‘조리식품의 일배화’

냉장델리로 최상의 맛 구현

 

일본 도호쿠 지방 남부에 위치한 후쿠시마현을 중심으로 슈퍼마켓 사업을 전개하는 요쿠베니마루는 인구감소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지역을 기반으로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매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요쿠베니마루의 강점이 무엇인지 매장, 가격정책, 상품 면에서 살펴본다.

 

1947년 베니마루상점으로 창립해 1973년 이토요카도와 업무 제휴를 맺으면서 사명을 현재의 요쿠베니마루로 변경했다. 이후 2006년 세븐앤아이홀딩스그룹(이하 세븐앤아이)의 완전 자회사로 흡수됐다. 특히 요쿠베니마루는 조리식품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최근 세븐앤아이가 주력하는 ‘수도권 식품 전략’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역밀착형 가격 전략이 주효

지난해 11월 기준 요쿠베니마루는 후쿠시마현을 기반으로 23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2월 결산 기준 총매출 4,468억 엔, 영업이익 131억 엔을 달성했으며, 매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도표 1 참고).

요쿠베니마루는 후쿠시마, 미야기, 야마가타 등 5개 현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기업 마크로밀이 해당 지역의 종합슈퍼, 슈퍼마켓, 드럭스토어, 편의점, 이커머스 등 전 업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요쿠베니마루의 소비재 유통 점유율이 8.2%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이온으로 7.2%의 점유율을 보였다(도표 2 참고).

요쿠베니마루가 이처럼 고객 지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닐슨 재팬이 매년 실시하는 소비자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요쿠베니마루의 브랜드 평가는 안정적이고 높은 수치를 보인다.

 

 

<도표 3>은 일본 도호쿠 지역의 종합슈퍼와 슈퍼마켓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매장 선택 기준을 조사한 후 주요업체 5곳을 비교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도호쿠 지방 소비자들은 ‘특가 혜택이 좋다, 매장을 둘러보는 것이 즐겁다, 취급품목이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 매장 접근성이 우수하다, 구매하고 싶은 상품이 바로 눈에 들어오고 상품을 찾기 쉽다’의 5가지 조건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요쿠베니마루는 3가지 항목에서 이온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나머지 2가지 항목도 이온과 거의 비슷한 결과를 받았다. 생협, 막스밸류에 비해서는 모든 항목에서 큰 차이로 우세했다. 이는 요쿠베니마루가 지역민의 니즈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전략을 제대로 시행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결과다.

 

도호쿠 지역민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할인 혜택’으로, 요쿠베니마루는 해당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요쿠베니마루는 가격 정책의 원칙으로 ‘비용을 절약해 저렴한 가격을 유지한다’, ‘미끼상품으로 고객을 유인하지 않고 모든 상품을 평균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한다’ 등을 강조한다.

 

요쿠베니마루는 저렴함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상권 내 가격 경쟁에도 미온적으로 대응한다. 단 인기상품 경우 가격 소구력을 강화해 고객니즈에 맞춘 세밀한 가격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요쿠베니마루 가격 정책의 핵심은 고객이 목적구매를 위해 찾는 상품을 타사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마크로밀이 지역 내 매출 순위 30위 상품의 가격을 비교해보니 이 중 12종의 상품을 3곳의 경쟁사보다 요쿠베니마루가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 같은 가격 정책을 실현하려면 먼저 자사의 판매 상위 상품을 목록화하고 경쟁점의 해당 상품 가격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필요 이상의 할인은 억제하고 고객 혜택을 확대해 적정 이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편 요쿠베니마루의 인기상품을 살펴보면 한 가지 특징을 알 수 있다. 바로 인기상품 상위 20위 내 주류상품이 없다는 점이다. 상위 50위까지 살펴봐도 주류는 4가지에 불과하다. 해당 지역에서 경쟁하고 있는 이온 9가지, 생협 7가지와 비교해도 적은 편이다. 그 이유는 요쿠베니마루 매장은 경쟁사보다 ‘식사 준비’를 위해 찾는 고객이 많은 데 있다.

 

 

조리식품의 일배화가 키포인트

요쿠베니마루의 표준 매장은 1,980~2,475㎡ 규모로 운영된다.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화려한 매장 연출은 눈에 띄지 않는다. 반면 어느 지점이든 진열 방법이나 행사 테마가 동일한 경우가 많아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모든 매장에 통일감을 부여하는 것은 까다로운 작업이다.

 

유통 매장은 분리된 대다수의 조직으로 운영되며 제조사, 벤더사 등 협력업체의 제안을 받아 부문별, 점포별로 행사를 기획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쿠베니마루는 매장 진열이나 행사를 협력업체에 맡기지 않고 당사가 주도권을 가지고 진행한다. 타깃층의 니즈를 분석해 상품을 구색하는 만큼 고객 지지를 받고 있다. 자연히 높은 판매효과를 기대하는 협력업체는 보다 매력적인 제안을 가져오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이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잡으면서 요쿠베니마루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매시간 매장 관리에 빈틈이 없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모든 매장은 개점부터 종료시간까지 상품이 가지런하게 정리돼 있고 특가행사 변경도 빠르게 진행된다. 업무 오퍼레이션의 정밀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으로, 직원 교육 체계가 잘 잡혀 있음을 반증한다.

 

요쿠베니마루는 자사 매장을 찾은 고객이 하나라도 더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으로 매장을 구성한다. 이 같은 전략이 인구감소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도호쿠 지방에서도 성장을 유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요쿠베니마루의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는 ‘지역의 맛’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매장에는 지역민들이 선호하는 상품이 곳곳에 진열돼 있다. 로컬채소 코너도 상품구색이 압도적이다. 조리식품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강점 중 하나다. 요쿠베니마루의 조리식품 코너는 자회사인 라이프푸드가 운영하고 있다. 인스토어 베이커리 매장까지 함께 운영해 경쟁점에 없는 상품 강점을 더했다.

 

요쿠베니마루의 강점을 분석할 때 빠지지 않는 부분이 ‘조리식품’이다. 요쿠베니마루 조리식품 매장의 특징은 ‘조리식품의 일배화’에 있다. 최근 일본 슈퍼마켓에서는 정육, 수산 부문에서 바로 섭취할 수 있는 상품을 제안하는 ‘신선식품의 조리식품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와 비슷하게 ‘조리식품의 일배화’도 확대되고 있다. 슈퍼마켓 업계에서는 일배식품의 수익성이 높은데, 조리식품 부문에서도 조리가 완료된 냉장상품을 확대,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요쿠베니마루의 조리식품 코너는 이 같은 ‘일배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일반적으로 델리 매장의 냉장용 조리식품은 샐러드나 반찬류를 진열하는 정도였다. 반면 냉장 조리식품 구색을 확대하고 있는 요쿠베니마루는 전자레인지 조리만으로 완성되는 수프, 냉장밥 등을 강화하고 있다. 새로운 카테고리 도입으로 과거보다 상품 단가가 높아지면서 수익성 제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 슈퍼마켓 업태는 갓 완성된 조리식품을 추구했다. 그러나 고객이 갓 만든 식품을 구매해도 집이나 회사에서 다시 데워 먹는 경우가 많아 최상의 맛을 즐기기 어려웠다. 요쿠베니마루가 도입한 새로운 조리식품의 다수는 전자레인지 조리만으로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다.

 

또 다른 특징은 같은 종류의 조리식품 간에도 유통기한을 다르게 설정해 운영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샐러드 중에서 ‘직접 만든 감자샐러드’는 제조 당일 내 섭취가 권장되는데 ‘그린샐러드’는 그보다 유통기한이 길다. 유통기한이 짧은 샐러드 종류는 축소하되 용량을 대, 중, 소, 어린이용 등 용량별로 나눠 4SKU를 판매한다. 이처럼 유통기한이 다른 상품을 조화롭게 운영하고 있다.

 

냉장 쇼케이스를 늘린 만큼 따뜻한 조리식품 코너는 대폭 축소했다. 쇼케이스 폭을 70㎝대로 줄여 소량 진열만으로도 볼륨감을 연출할 수 있다. 조리식품 코너의 또다른 특징은 아일랜드 매대를 입구에서 봤을 때 가로 방향으로 배치한 점이다. 이 같은 배치는 상품이 고객 눈에 잘 띄게하는 효과가 있다.

 

한편 인스토어 조리상품은 축소하고 가공센터 제품을 도입했다. 가공센터의 제조기술을 활용해 품질을 높이고 상품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디저트류도 주목할 만하다. 사실 디저트 상품은 조리식품부분에 해당되지는 않으나 최근 일본 슈퍼마켓 업계에서는 조리식품 코너 가까이에 디저트류를 판매하는 것이 트렌드다. 요쿠베니마루는 이런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해 롤케익 등 냉동 디저트 상품을 인근 엔드매대에 전개하고 있다.

 

요쿠베니마루의 조리식품 강점은 가공센터 인프라를 갖춘 라이프푸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가능했다. 가공센터 기능을 갖춘 만큼 상품 제조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고, 매장에서 직접 만든 듯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다.

 

 

기존점 활성화, 공략 상권 확대

 

요쿠베니마루는 본래 매년 7~10개 매장을 신규 출점했는데 지난해 경우 5개점에 그쳤다. 무리한 매장 확대보다 기존점 활성화에 주력한 결과다. 신규 매장 대부분이 표준 포맷의 절반 정도되는 990㎡ 규모의 도심형 소형점으로 인구가 밀집된 지역 위주로 출점됐다. 또한 본래 후쿠시마현 등 한정된 상권에서 도미넌트 전략에 주력해왔으나 지난해 북관동 지역 등 새로운 지역에 진출하면서 공략 상권 확대에도 나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유통업계에서 ‘식품 슈퍼마켓의 모범 사례’로 불리는 요쿠베니마루가 상권 및 포맷 확대 전략을 통해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낼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