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 Issue/@Mega Trend

2014년 세계경제 신흥국, 경기둔화 "수출 투트랙 전략 펼쳐야"

Paul Ahn 2014. 1. 15. 15:07

2014년 세계경제 신흥국, 경기둔화 "수출 투트랙 전략 펼쳐야"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0/11/2013101102313.html

 

신흥국 경제가 주춤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World Economic Outlook)에서 내년 신흥국 경제성장률을 5.1%로 전망했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하향 조정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디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지난 7월 27일 ‘거대한 경기둔화(The Great Deceleration)’ 제하의 분석기사에서 “신흥국 경제가 고도성장하던 시대는 끝났다(The days of record breaking speed are over)”고 선언했다.

 

신흥국 경기의 둔화가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일률적이지 않다. 기업 규모와 수출 대상지역에 따라 다르다. 브라질, 인도, 러시아 수출은 급감했지만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수출은 꾸준하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은 경기 둔화에 영향을 덜 받는다. 중소기업은 낮은 인지도 탓에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수출기업 다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현지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내년 브라질, 러시아에 공장을 짓는다. 현대차는 인도 공장 물량을 유럽 등 선진국으로 돌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형 휴대전화의 수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 신흥국 경제 둔화…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그널
신흥국 경제는 지난해부터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를 이끌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은행(IBRD)은 최근 동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7.8%에서 7.1%로 낮췄다. 인도네시아의 올해 전망치는 지난해와 비교해 0.4%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와 태국도 각각 1.3%포인트, 2.5%포인트 줄었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올 상반기 성장률은 4.0%에 그쳤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 의장이 지난 5월 양적완화(QE) 축소를 시사하자 전 세계 투자금이 신흥국에서 빠져나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으로 흘러 들었다. 신흥국 주가와 통화가치는 폭락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신흥국발 경제 위기’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김화년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돈줄을 죄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 불안은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진다. 이 와중에 수출산업마저 위축됐다. 이 탓에 내년 신흥국 전망이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기 침체 탓에 국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브라질, 러시아 등 자원 수출국 위주로 경상수지가 악화할 것이다.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에서는 내년에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가 몰려 있어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출용 컨테이너가 모여있는 인천남항 SICT 컨테이너 부두/출처: 조선DB
수출용 컨테이너가 모여있는 인천남항 SICT 컨테이너 부두/출처: 조선DB

◆ 신흥국 경기둔화 수출 지역별 계층별 투트랙 전략
신흥국 경기둔화가 한국 수출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수출 대상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1~8월 대 브라질 수출액(63억달러)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6%로 줄었다. 인도 수출액(119억달러)도 5.6% 감소했다. 러시아 수출(75억 달러)도 상반기 0.2% 소폭 줄었다.

반면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향 수출은 늘었다. 1~8월 대 아세안 수출액(550억달러)는 8.6% 증가했다. 베트남 수출(135억달러)은 32.3%, 말레이시아 수출(57억달러)은 23.1%% 급증했다. 태국(56억달러)과 필리핀(58억달러)는 각각 5.9%와 5.5% 늘었다. 다만 인도네시아 수출(77억달러)만 14.9% 하락했다.

김화년 수석연구원은 “국내 기업은 신흥국에서 조립한 완제품을 선진국에 수출한다. 그러다보니 국내 수출산업은 신흥국보다 선진국 경기에 더 민감하다. 신흥국 경기 둔화 탓에 총수출이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내년 신흥국 수출은 ‘투트랙(two track)’ 전략이 유효하다. 중저가와 고부가가치 상품을 두루 생산하고 상품 목표 시장에 적합한 맞춤형 시장접근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중소기업 ‘직격탄’…현지화·시장확대 전략
국내 수출기업은 브릭스, 동남아시아 등에 스마트폰, 반도체 등 IT제품과 자동차, 철강, 석유제품, 선박을 주로 수출한다. 국제무역 담당자들은 기업 규모와 브랜드 파워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대기업 제품은 브랜드 파워가 있어 타격을 덜 받지만 중소기업은 저가 경쟁에 몰두하다보니 경기변동에 취약하다.

권경덕 코트라 신흥시장팀 차장은 “중소기업은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다보니 경기둔화에 따라 소비 위축에 취약하다. 부품, 소재, 화장품 품목이 특히 심하다. 국내 중소기업이 내수시장을 노리고 신흥국에 진출했다면 원료, 소재, 부품 등 일부 품목을 현지 조달해 제조원가를 줄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대기업은 내년 신흥국 시장 대응 전략으로 ‘현지화’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르면 내년부터 브라질, 러시아에 ▲생산공장 건설 ▲현지 맞춤 장비 개발 ▲사후서비스(A/S)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발주 물량에만 의존하지 않고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개발 사업에 참여해 공사 수주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몇년간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 공장을 증설했다. 경기 둔화 탓에 내수 시장이 줄어든만큼 우회 수출 등 판매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김동하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인도산 완성차를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 우회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에서 엑센트, 프라이드 등 소형차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다보니 경기둔화의 영향을 덜 받는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휴대전화의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시장 중심으로 중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중저가 제품이라도 삼성전자의 이익률은 아주 높다. 부품을 수직계열화한 덕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