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유럽, 경기회복 뚜렷…국내 기업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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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내년에 플러스(+) 성장한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 기구는 유럽 경제의 반등을 예측했다. 영국 투자업체 슈로더,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 등 민간 기관도 유럽의 부활을 점쳤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선진국 중심으로 성장률, 실업률, 소비심리 등 거시지표가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재정위기 국가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국내 수출 산업은 유럽 경기회복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 자동차 부품, 건설, 휴대전화 등 산업재와 소비재 가릴 것 없이 수출이 늘 것이다. 국내 조선업계의 3분기 수주액이 작년 한해 수주액을 넘어섰다. 현대차, 한국타이어, 만도 등 자동차 업체는 유럽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와 금융기관은 동유럽 지역의 도로, 항만 등 인프라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수주에 나섰다.
◆ 주요 기관 “유로존 성장률 플러스 반등할 것”
IMF는 9일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Transition and Tensions) 보고서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예측했다. 지난 7월 전망치와 같다. 대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4%로 지난 7월 발표치보다 0.1%P 상향조정했다. 국가별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7월 발표보다 높였다. 독일은 1.4%로 0.1%P, 프랑스는 1.0%로 0.1%P, 스페인은 0.2%로 0.1%P 올랐다. 영국 1.9%로 0.4%P 상향조정했다. 영국은 유럽 선진국 중 성장률 전망치가 가장 높았다.
OECD는 EU와 유로존의 내년 성장률이 각각 1.3%와 1.1%로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지난 6월 예측했다. 올해 성장률은 각각 -0.3%와 -0.6%로 예상했다. 국가별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일제히 상향조정했다. 독일 1.9%, 영국 1.5%. 프랑스 0.8%로 예측했다. 유로존은 유럽 단일통화 유로를 사용하는 유럽 17개 국가로 구성된 경제통화연맹이다.
슈로더는 내년 유로존 성장률이 1.0%로 올해(-0.5%)보다 1.5%P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슈로더는 특히 독일(성장률 2.2%)이 내년에도 유럽 경제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언스트앤영은 옥스포드이코노믹스 보고서를 인용해 내년 유럽 성장률전망치를 올해 전망치(-0.6%)에서 1.5%P 상승한 0.9%로 전망했다.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의 경제 지표에서 보이는 ‘반등 신호’에 주목했다. 이혜연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의 실업률과 구매자관리지수(PMI)는 긍정적이다”면서 “지금 당장 엄청 나아진다고 할 수 없지만 회복 신호는 맞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유로존의 PMI는 52.1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8월 이후 최고치다. PMI가 3개월 연속 50을 넘는 것은 27개월 만에 처음이다. PMI는 기업의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월별 출하, 신규주문, 재고 등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산출하는 경기실사지수다. PMI지수가 50 이상이면 경기상승 50 이하면 경기위축을 뜻한다.
◆ 독일 영국 회복세 주도…스페인 그리스 ‘주목’
슈로더는 독일, 영국 등 선진국이 1.0~2.0% 견고하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터키, 폴란드 등 유럽 신흥국가는 2.0~4.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 국가도 긴축 대신 성장으로 정책기조를 바꾸고 있다. 유럽 자금시장 동향도 긍정적이다. 유럽 주식과 채권 시장에 글로벌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이혜연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유럽 선진국 중 독일과 영국이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포르투갈 등 일부 재정위기 국가에서 실업률이 낮아지고 경기체감지수도 개선되고 있다. 유럽 국가의 지표가 일제히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혜연 연구원은 또 “유럽 채권발행 시장에 투자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신흥국에 몰렸던 자금이 유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브릭스(BSICs)가 주춤하는 사이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이 성장을 이끈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 국가도 내년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김세진 한국수출입은행 유럽담당 조사역은 “스페인 정부는 내년 국가 예산의 지출 상한선을 올해보다 2.7% 늘린 1332억 유로로 책정했다. 스페인 정부가 긴축에서 성장으로 정책기조를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IMF 등 경제 기관 다수는 스페인이 내년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IMF는 그리스가 내년 0.6% 성장한다고 발표했다. 그리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로 상향조정했다. 로잘리아 리 코트라 아테네무역관은 “올해 그리스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예상을 웃돌며 관광수지가 흑자를 냈다. 부동산투자 촉진법안이 실행되면서 현지에서는 외국인 부동산 투자금 1억 유로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유럽이 살아난다…조선업 자동차 건설업 ‘수혜’
유럽의 경제가 반등하면 국내 조선, 자동차부품, 건설 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된다. 명진호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국내 조선업종의 최대 고객은 유럽이다. 한때 EU 수출액이 13억6000만 달러(1조5000억원)에 달한 적도 있다. 내년에 유럽 경기가 나아지면 선박 수출액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 탓에 선박금융이 축소돼 지난해 인도하기로 예정된 물량의 70%가량만 실제 인도됐다. 내년 경기회복과 함께 나머지 물량이 인도되고 업황도 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도 유럽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6월 3억 유로 가량을 투자해 헝가리 공장 3단계 증설 공사에 착수했다. 신규라인은 연 생산능력 500만 본에 달한다. 현대차는 터키에 연 생산량 1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만도는 올해 폴란드 공장을 가동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타이어는 내년 생산량이 늘어나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유로펀드(EU 기금) 프로젝트에 주목하고 있다. EU는 유로펀드 자금으로 개발도상국에 교통, 통신, 도로 등 각 분야에 투자한다. EU집행위원회는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축소했던 기금 집행 규모를 정상화할 계획이다. 기금 집행 규모는 2020년까지 약 1000억 유로가 넘는다. 원병철 한국수출입은행 인프라금융부장은 “중간 공사비 파이낸싱 구조를 잘 짜고 알맞은 현지 파트너를 찾아 컨소시엄을 잘 구축한다면 국내 건설사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이 최근 수주한 2억 달러 규모의 소각로 건축사업도 유로펀드 사업이다.
해외건설협회는 15일 금융기관과 건설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유로펀드를 활용한 유럽 인프라시장 진출방안’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 날 세미나에는 폴란드 컨설팅회사 JP 웨버(Weber) 관계자가 폴란드의 유로펀드 지원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EU는 폴란드에 829억 유로, 농촌발전기금 285억 유로 등 총 1058억 유로를 배정할 예정이다. 이는 EU 28개국 중 최대 규모다. 원병철 부장은 “폴란드뿐만 아니라 올해 EU에 편입된 크로아티아까지 동유럽 신생국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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