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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 强小企業

Paul Ahn 2019. 9. 16. 13:58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 强小企業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54XX10200038

 

왜 한국에선 ‘히든 챔피언’이 나오기 어려운가?

 

세계시장 점유율 1~3위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매출액 40억 달러 이하의 우량 기업을 일컫는다. 작지만 강한 기업이라는 뜻으로,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의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s of the 21st Century)』에서 유래했다.

 

"해외로 성장하는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한국의 콘텐츠들이 글로벌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히든 챔피언'이 등장하길 기대한다." 네이버 이사회 의장 이해진이 2014년 6월 25일 제주도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 강연에서 한 말이다. 이 용법이 시사하듯, 이제 '히든 챔피언'은 익숙한 외래어로 자리 잡은 느낌을 준다. '히든 챔피언'이란 무엇인가?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은 세계시장 점유율 1~3위이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매출액 40억 달러 이하의 우량 기업을 말한다. '유럽의 피터 드러커'로 알려진 경영학 석학인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 1947~)의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s of the 21st Century)』에서 유래한 말로, 강소기업(强小企業, 작지만 강한 기업)과 유사하게 쓰인다. 이 책이 1996년 미국 시장에 선보였을 때, 영국의 경제 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에서 경영학의 본고장인 미국으로 수출된 아주 드문 뛰어난 경영서적'이라고 극찬했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비밀스럽게 숨어 있으면서도 놀랄 만한 성공을 거두는 회사는 많다. 그들이 바로 21세기의 히든 챔피언들인데, 지몬은 히든 챔피언을 선별할 때 6가지 기준을 정했다. ① 전 세계의 시장을 지배한다, ② 눈에 띄게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 ③ 생존능력이 탁월하다, ④ 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제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⑤ 진정한 의미에서 다국적기업과 경쟁한다, ⑥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결코 기적을 이룬 기업은 아니다.

 

지몬은 히든 챔피언들이 주는 8가지 교훈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1) 리더의 의지와 목표 :

가장 중요한 것은 의지와 목표다. 히든 챔피언에게 리더십이란 최고가 되고자 하는 의지를 전 세계에 있는 많은 아군에게 전파해 해당 시장에서 최고의 기업이 되는 것이다.

 

(2) 높은 성과를 올리는 직원들 :

성과가 높다는 말은, 회사 내에 일을 기피하는 태도를 참아주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서 다른 직원들과 보조를 맞추어 일하지 않는 직원들은 일찌감치 회사에서 퇴출된다는 의미다. 낮은 이직률이 보여주듯이 회사에 남아 있는 직원들은 성과가 뛰어난 직원이며 이 점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3) 자체 생산 비율 :

제품 또는 가치의 유일무이함은 오로지 기업 안에서 나오며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따라서 히든 챔피언들은 자체 생산 비율이 높고 아웃소싱에도 어느 정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4) 분권화 :

분권화란 더 커지고 복잡해진 시장구조에서 히든 챔피언의 힘을 보유할 수 있는 수단이다. 가능한 곳이면 어디든 분권화를 실시해야 한다.

 

(5) 집중 :

자신이 가진 자원에 집중하는 사람만이 야심찬 목표를 실현할 수 있다. 시장, 목표 그룹, 용도는 미리 정의되어 있는 게 아니며, 자체적으로 내리는 멋진 시장 정의는 그것만으로도 남들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이 된다.

 

(6) 세계화 :

세계화는 예상치도 못한 성장의 기회를 열어놓고 있고, 심지어 작은 회사에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기회를 잘 이용하기 위해 국가라는 한계를 벗어던지고 오랜 시간을 인내해야 한다. 가장 힘든 도전은 직원들의 국제화다.

 

(7) 혁신 :

혁신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효과적인 수단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그렇다. 혁신은 창의력과 품질의 문제이지 결코 돈의 문제만이 아니다.

 

(8) 고객 관계 :

고객과 가까워지면 자연적으로 경쟁우위를 갖게 된다. 최고의 고객들은 최고의 경쟁자들처럼 체계적으로 성과를 자극하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히든 챔피언들 가운데 많은 곳이 기자나 학자, 그 밖에 호기심 많은 사람과의 접촉을 피한다. 왜 그럴까? "대중과 언론, 학계에 잘 알려지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즉 이 말은 히든 챔피언들이 과도한 노출을 피하는 대신 자신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공공연하게 나서지 않는다고 해서 히든 챔피언들이 직접적인 고객들에게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 정반대다. 시장을 선도하는 이런 기업들은 대부분 업계에서 막강한 브랜드 독점권을 갖고 있다. 그들의 브랜드는 인지도가 높으며 탁월하다는 평판을 받고, 경쟁 기업들에게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2014년 3월 26일 박근혜 대통령은 독일 방문길에 "한국 중소기업이 독일의 '히든 챔피언'을 배울 수 있도록 양국 중소기업 간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몬에 따르면 히든 챔피언은 독일이 1,307개로 가장 많고, 미국 366개, 일본 220개, 스위스 110개 등의 순이다.

 

한국은 23개에 불과하다. 일부 전문가는 한국에서 히든 챔피언이 나오기 어려운 이유로 중소기업에 집중된 과도한 지원 정책과 가업 승계를 가로막는 지나친 상속세법, 특정 대기업의 협력 업체로 발이 묶이는 산업 구조 등을 지적한다.

 

『조선일보』 산업2부장 조중식은 한국 산업계의 '벌떼 습성'이 히든 챔피언의 탄생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한다. 제습기, 정수기, 안마의자 시장이 잘 보여주듯이, 어떤 제품의 시장 규모가 커지는 조짐을 보이면 벌떼가 몰리듯 40~50개 이상 업체가 집중적으로 몰려들어 잠재적 히든 챔피언을 죽인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벌떼 중엔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중국 업체에 염가로 OEM으로 맡겨서 들여와 판매만 하는 업체도 많은데, 이들은 소비자를 현혹하는 마케팅에만 열을 올린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런 산업계 풍토에선 오랜 세월 꾸준히 기술을 개발해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을 키워온 중견업체가 설 땅이 많지 않다. 중소·중견기업이 특정 품목에서 시장을 키워놓은 뒤 다른 기업들이 순식간에 OEM 제품을 들고 벌떼처럼 몰려들면 한 우물만 파온 전문 업체는 그동안 투입한 비용조차 건지기 어려운 상황도 생긴다. 더구나 중소·중견기업이 힘들게 개척해놓은 시장에 대기업이 뒤늦게 뛰어들어 자본력을 앞세워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장악에 나서면 버텨낼 중소·중견기업이 많지 않다. 이런 상황이 수시로 반복되는 산업계 풍토에선 세계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는 '히든 챔피언'이 길러지기 어렵다."

 

기본적인 풍토도 히든 챔피언의 탄생을 어렵게 만든다. 지몬은 "80퍼센트에 이르는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아무리 좋게 봐도 과잉이고,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유독 대기업만 선호하는 것도 문제"라며, "독일에선 중견·중소기업의 기술 명장(名匠)이 대졸자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히든 챔피언을 키우려면 이처럼 수십 년간 한 분야에 종사한 장인들이 더 존경받는 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그런 풍토가 변화할까?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장인이 되겠다는 자식을 내버려둘 부모가 얼마나 될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히든 챔피언'은 한국이 취할 수 있는 모델은 아닌 것 같다. 지금과 같은 입시전쟁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히든 챔피언이 나올 수 있다면, 그건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큰 문제'가 아닌가 말이다. 하지만 입시전쟁을 포함해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성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서라도 히든 챔피언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할 필요는 있겠다.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

 

‘히든 챔피언’ 개념의 창시자이자 독일이 낳은 초일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은 경영전략·마케팅·가격결정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독일어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를 선정할 때마다 피터 드러커와 더불어 늘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그는 창조적인 이론과 탁월한 실행력을 인정받아 ‘현대 유럽 경영학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독일 빌레펠트대학교 교수, 독일경영연구원 원장, 마인츠대학교 석좌교수를 역임했으며, 미국의 스탠퍼드대학교, 하버드대학교, MIT, 프랑스의 INSEAD, 일본의 게이오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에 몰두했다. 현재 국제적인 마케팅 전문 컨설팅회사 지몬-쿠허&파트너스Simon-Kucher&Partners의 회장이며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의 영구초빙교수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히든 챔피언》을 비롯하여 《생각하는 경영》, 《이익창조의 기술》《승리하는 기업》《Manage for Profit, not for Marketing Share》《Power Pricing》《Preismanagement》《아니다, 성장은 가능하다》(공저) 등 40여 권의 저서를 세계 10여 개국에서 출간했으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매니지먼트 사이언스>, <파이낸셜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유수의 비즈니스 관련 매체 및 학술지에 수백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