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客棧)은 중국에서, 여관 또는 하숙집을 이르는 말
주류업계는 지금 ‘객잔’ 열풍
직장인, 여성고객들 위주로 빠르게 전파
최근 거리를 지나다보면 수십 개의 홍등에서 비치는 화려한 붉은 빛이 자주 눈에 띤다. 상호도 ‘○○客棧’등 중국 무협영화에 나올법한 외관의 퓨전중식요리주점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이들 객잔은 현재 주류업계의 주류(主流)인 일식 선술집 이자카야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듯하다.
중식 레스토랑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술과 함께 즐길 수 있고 이국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퓨전중식요리주점 즉, 객잔의 매력이다.
위기설이 나돌고 있기는 하지만 중화권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 한류가 아직까지 거세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무슨 바람이 불고 있을까. 얼마 전 모 일간지에 현대 미술계에 화류(華流)바람이 거세다는 칼럼이 게재된 적이 있다. 중국문화의 힘이 현대미술을 비롯한 고급예술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화류는 비단 미술계뿐만이 아니라 외식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주류업계의 화류는 최근 특별한 트렌드가 없었던 외식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있다. 중국식 인테리어에 퓨전중화요리와 술을 제공하는 이른바 ‘객잔(客棧)’으로 불려지고 있는 퓨전중식요리주점이 늘고 있는 것. 아직 큰 태풍은 아니지만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것이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듯 싶다.
가볍게 끝내는 객잔문화…일식요리주점에 식상한 고객 몰려
최근 창업시장에 요리주점 창업이 늘고 있다. 이는 하룻밤에 장소를 바꿔가며 1차, 2차, 3차로 이어지던 ‘한국식 음주문화’가 1차에서 식사와 술을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실속있는 소비형태로 확산되면서 창업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도 “최근 주류시장이 안주 값을 싸게 하고 술로 매출을 올리던 업소들은 손님이 줄어들고, 한 자리에서 식사 겸 술을 마실 수 있는 요리주점은 손님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요리주점은 주점과 식당의 중간형태로 기존 주점에 비해 음식의 질이 높고 끼니를 해결할 만큼 양도 푸짐한 것이 특징이다.
이런 추세로 인해 요즘 주점업계는 이자카야, 로바다야끼 등을 표방한 일본식 주점들과 퓨전요리주점이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주점들은 천편일률적인 메뉴를 제공하는 기존 주점들과는 달리 탕, 튀김, 스시 등 30~40여 가지의 다양한 메뉴를 제공,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몰이를 하면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하나의 아이템이 뜨면 비슷한 컨셉의 업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이 주점업계의 특성. 이런 상황에서 객잔의 등장은 변화된 주류문화와 일식 주점에 식상함을 느낀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객잔은 2005년 상반기에 그 시작을 보이다가 동년 후반기를 기점으로 서서히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특징은 다양한 중식 메뉴를 1만원 미만에서 1만 5천원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수십 개의 홍등으로 외관을 꾸미는 등 중국적인 분위기와 인테리어로 차별화를 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객잔의 인기를 부추겼다.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중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올라갔고, 이러한 관심이 외식문화에도 반영되었다.
퓨전중식요리주점 브랜드인 상하이객잔을 운영하고 있는 (주)상하이오리엔탈의 조부호 과장은 이에 관해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외식 시장에서도 자연스럽게 새로운 느낌을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 남에따라 생긴 뉴트랜드”라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외식시장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일본 외식시장에도 중국식 프랜차이즈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한다. 요즘 일본 외식업계는 중국식 주점을 비롯해 중국식 과자전문점, 중국식 이동점포 등 중국식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점업계 시장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프랜차이즈 업체. 객잔은 몇몇 프랜차이즈 업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객잔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주)상하이오리엔탈의 「상하이객잔」. 상하이객잔은 2005년 일산점을 오픈한 이래 젊은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며 성업 중이다. 현재 7곳의 직영점과 9개의 가맹점이 운영되고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곳의 경쟁력은 수준 높은 중식메뉴를 중식 레스토랑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고, 중국객잔의 분위기와 60년대 우리나라 주점의 분위기를 접목시킨 인테리어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 차별화를 둔데 있다. 직영점은 대형점포 중심으로 주요상권에, 가맹점은 중소형으로 오피스 상권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입점하고 있다.
상하이객잔 조부호 과장은 “매장은 20평에서 150평까지 다양한 평수로 오픈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샐러리맨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도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를 경쟁력으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2005년 6월 신촌에 문을 연 「사해객잔」은 거의 모든 메뉴가 1만5천원 미만으로 주머니 얇은 샐러리맨들을 타깃으로 성업 중이며, 신천의 「용의주도」 역시 1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젊은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지난달 강남역 인근에 오픈한 「취룡문객잔」은 이와는 달리 30~40대를 주 타깃으로 메뉴의 퀄리티를 올려 차별화를 두었다. 안주메뉴의 단가는 다른 브랜드보다 다소 높은 편이지만, 소주와 공부가주를 비롯한 주류의 가격은 주변 상권에 비해 저렴해 고객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객잔의 또 다른 특징은 2층이나 3층 등 고층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고층에 위치해도 붉은 조명 덕분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2, 3층 등 고층에 입점해 개설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시스템 구축에 박차
사실 이제껏 중식업계에 프랜차이즈화 된 업체는 많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는 우선 중식이 워낙 대중적인 메뉴이다 보니 ‘동네음식점’의 개념을 벗어나지 못했고 몇몇 고급 중식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 그리고 식재의 유통과 핵심인력을 구하지 못해 프랜차이즈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통일된 맛을 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식당은 가맹점 위주의 프랜차이즈 보다는 직영점 중심의 다점포로 운영되어 왔다.
최근의 객잔들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주방 조리직원은 본사에서 파견하고 있다. 소스를 포함한 식자재도 본사에서 직접 생산·공급하며 메뉴를 1차 가공해 냉동화시켜 업장에서는 2차로 간단히 조리만 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프랜차이즈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다양한 메뉴, 인기 지속될 듯
주점 업계 관계자들은 객잔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고, 불황이 지속될수록 소비의 경향은 실용적으로 변하기 마련인데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푸짐하게 제공하는 객잔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컨셉의 주점이 아직 고객들에게 식상함을 줄 정도로 점포가 확산되지 않은 것도 향후 발전 가능성을 밝게 보는 이유다.
객잔이 한때의 스쳐가는 인기로 끝나지 않으려면 메뉴에 대한 질이 떨어지지 않게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매장마다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 사실 퓨전중식요리주점은 각 매장마다 분위기와 메뉴가 비슷비슷해 고객들은 특별한 브랜드를 인지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객잔 브랜드 가운데에서도 뭔가 특별한 것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상하이객잔 퓨전중국음식과 고급스런 인테리어
2005년 일산에 1호점을 오픈한 이래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외관은 수십 개의 홍등으로 시선을 잡고 내부는 중국 앤티크 가구와 액자, 인형 등 소품하나까지 중국풍으로 꾸미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현재 상하이객잔은 7개의 직영점과 9개의 가맹점이 운영중이며 퓨전레스토랑이 많이 몰려 있는 홍대에는 2개의 직영점이 있다. 상하이객잔의 조부호 과장은 “고객들이 독특한 분위기와 저렴한 가격에 만족도가 높아 꾸준히 재방문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메뉴는 크게 광동, 사천, 상해, 산동 요리 등 50여 가지로 종류도 다양하다. 음식은 정통 중국식이라기보다 한국인 입맛에 맞춘 퓨전식이라 할 수 있다. 메뉴의 가격이 1만5천이 넘는 것이 거의 없어 저렴한 편이며. 인기메뉴는 메운 양념의 칠리새우와 닭요리인 유린기 등이다.
주류는 국산 소주와 맥주를 비롯해 공부가주, 항죽청주, 쿠오쿠이주, 천진고량주 등의 중국 전통주와 중국산 맥주도 제공한다.
?주 타깃 : 20대 이상 전 연령층 ?영업시간 : 오후 5시~새벽 3시
★사해객잔 저렴한 가격으로 신촌에서 인기몰이
화려한 신촌거리에서도 수십 개의 홍등으로 눈에 확 띄는 곳이다. 작년 12월 오픈한 1호점의 인기에 힘입어 같은 신촌지역에 2호점을 오픈했다.
창업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물 4층에 입점했으며 모든 메뉴는 1만5천원을 넘지 않지만 맛과 양 모두 만족할 만하다. 비교적 고층에 있어 신촌의 야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이 오히려 이곳의 경쟁력.
잡탕밥과 유산슬밥과 같은 식사류와 매운 깐풍기, 칠리새우, 해물누룽지탕 등 메뉴의 선택도 넓다. 인기메뉴로는 돼지고기를 튀긴 탕수육에 고구마를 곁들인 고구마탕수육과 매콤한 해물누룽지탕, 고추잡채 등이다.
사해객잔의 김영도 대표는 “주 고객층이 대학생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젊은 샐러리맨의 비율이 더욱 높은 편”이라며 “호프집이나 이자카야의 틈새시장을 노려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주류로는 소주를 비롯해 생맥주와 국산맥주와 중국맥주, 공부가주, 공보가주 등의 중국 전통주 등이 마련돼 있다.
?주 타깃:대학생, 20~30대 직장인 ?영업시간:오후 5시~새벽 2시
★용의주도 저렴한 가격으로 맛보는 중국요리
수십 개의 홍등과 중국풍의 벽지 등으로 중국풍 냄새가 물씬 풍긴다.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에 발을 쳐 파티션 역할을 해준다.
모든 메뉴가 1만원을 넘지 않아 저렴하게 중국음식을 즐길 수 있다. 중식당에 있는 웬만한 메뉴들은 모두 갖춘 이곳은 쫄깃한 돼지족발을 매콤하게 무친 매콤족발무침과 담백한 양념맛이 일품인 북경오리요리의 인기가 높다.
주류로는 소주와 맥주를 비롯해 공부가주, 죽엽청주 등 중국 전통주를 판매하며 약간 쏘며 단맛이 나는 죽엽청주가 인기라고.
용의주도 신천점 김태원 대표는 “메뉴가 1만원대로 저렴한 편이지만 의외로 객단가는 3~4인 기준 평균 2만 5천원 정도”라며 “학생층 보다는 젊은 직장인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용(龍)이 술 먹는 방법(용의주도)’이란 독특한 상호도 재밌다. 술과 맛있는 요리에 취해 있는 심볼을 보는 것도 처음 방문하는 이로 하여금 색다른 재미를 준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저렴한 가격으로 주변 업소들 가운데서도 인기가 돋보인다.
?주 타깃:20대 이상 전 연령층 / ?영업시간:오후 5시~새벽 3시
★취룡문객잔 고급스런 메뉴로 삼·사십대 겨냥
지난달 강남역 씨티극장 뒤편에 오픈한 취룡문객잔은 다른 객잔에 비해 메뉴의 퀄리티를 올려 차별화를 두었으며, 30~40대의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객잔들이 20~30대의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면 이곳은 30~40대와 여성층을 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인테리어는 수십 개의 홍등으로 외부를 장식해 화려한 느낌을 주며 내부는 중국풍의 소품으로 소박한 객잔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메뉴로는 볶음 해짬면, 볶음 해물 자장면, 닭고기 볶음밥 등의 식사메뉴와 발해 유산슬, 초주식 양장피, 전가복 요리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특히 술안주로 인기가 높은 5가지 요리를 3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세트메뉴가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제공되는 주류는 공부가주를 비롯한 중국전통주와 소주, 맥주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생맥주 판매를 개시했다.
젊은 층 위주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보다 대화를 나누거나, 직장인 회식 분위기를 원하는 30~40대를 중심으로 꾸준히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주 타깃:20대 이상 전 연령층 / ?영업시간:오후 5시~새벽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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