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설문조사〕2008년 씀씀이는 커졌지만 입맛은 그대로
1998년, ‘6.25 이후 국가 최대의 위기’라는 IMF를 맞은 지 10년이 지났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동안 국내 외식업계에는 다사다난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많은 변화를 보였다. 인기 상종가를 치던 메뉴가 자취도 없이 사라졌는가 하면 새로운 메뉴가 그 자리를 꿰차는 등 메뉴 IN & OUT이 반복됐으며 물가상승에 따라 고객들이 지출하는 외식비도 올랐다. 반면 음식점이 갖춰야 할 최고의 경쟁요소는 바로 ‘맛’이라는 사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으며 10년 후에도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갑자기 찾아온 IMF 위기로 급속히 소비지출을 줄였던 제 1의 불황기 이후 10년이 지난 현재, 국내 외식업계는 제 2의 불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요즘의 불황은 IMF 시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고 말한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말을 가벼이 넘기지 말아야 할 때가 요즘이다. ‘고객의, 고객을 위한, 고객에 의한’ 업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 고객들의 소비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IMF 이후 10년간의 고객 외식 트렌드 변화를 살펴봤다.
’98년 vs ’08년 외식 소비 트렌드 비교
1998년 설문조사
조사기간 : 1998년 3월
대상 : 수도권 거주 남녀 1132명
2008년 설문조사
조사기간 : 2008년 3월
대상 : 수도권 거주 남녀 696명
▶1인당 외식비의 양극화 고가는 늘고 저가는 줄고
IMF가 시작되기 이전 응답자의 38.5%가 1인당 1회 평균 외식비로 1만~2만원을 지출한다고 했었다. 그러나 IMF 이후 6.3%가 줄어든 32.2%만이 1만~2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IMF 이전 응답자의 31.1%가 외식비를 1만원 이내에서 지출하했으나 IMF를 겪으면서 54%로 늘어나 1만~2만원을 소비하던 계층이 1만원 이내에서 소비하는 계층으로 전이됐음을 보여주었다. (1998년 4월호)
1998년 : IMF를 맞아 놀란 소비자들은 외식비를 비롯한 각종 지출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이에 그동안 1만~2만원 대에서 지출하던 1인당 외식비를 5000~1만원으로 절반을 줄이기도 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30대와 50대 이상의 자영업을 하는 기혼 남성은 1만~2만원을 지출하는 경우가 높은 반면 20대의 미혼 여성은 5000~1만원대의 외식비를 지출하는 경향이 높았다. 또한 가족이나 직장동료와의 외식시에는 1만~2만원을, 친구 및 연인과의 외식시에는 5000~1만원대에서 외식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 그로부터 10년 후인 2008년에는 1인당 외식비로 1만~2만원을 소비하는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37.4%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뒤를 이어 2만~3만원이 25.9%, 3만~4만원이 13.8%, 1만원 이내가 12.1%, 5만원 이상이 8.0%, 5천원 이내가 2.9%의 순으로 나타났다.
매년 실시하고 있는 본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IMF 1년 후인 1999년부터 현재까지 1만~2만원대를 1인당 외식비로 지출한다는 응답자가 변함없이 1위를 차지했다.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해가 갈수록 2만원 이상을 소비한다는 응답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1만원 이내로 지출한다는 응답자는 상대적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는 IMF 이후 10년 동안의 물가(음식가격)상승분이 반영된 요인도 있겠지만 장기화된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불황에 둔감해 졌는가 하면 메뉴의 다양화에 따라 가격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고 건강식에 대한 관심고조로 상대적으로 고가의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인의 영원한 외식 아이템 돼지고기
외식산업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업태가 등장하고 해외 브랜드들의 유입도 증가해 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소비자가 외식할 때 주로 찾는 업태는 한식집이 압도적이다. 한식집이 IMF 이전이나 이후 변함없이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소비자와 가장 친숙하기도 하거니와 부담감이 적은 메뉴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한식업태 중에서도 선호메뉴 가격에 차이를 둔 선택이 두드러졌다. IMF 이전에 소고기 구이점을 선호하던 층이 줄고, 주로 돼지고기 구이류를 찾는 층은 IMF 이후 늘어난 경향을 보였다. (1998년 4월호)
1998년 :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외식 메뉴는 역시 돼지고기 구이류로 나타났다.
1998년 가장 즐겨 찾는 외식메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돼지고기 구이류가 36.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 피자(12.4%), 소고기 구이류(10.2%), 치킨(9.5%), 탕종류(8.8%), 햄버거(5.7%), 중식메뉴(4.6%), 생선회 및 초밥(3.5%), 냉면(1.8%), 해물요리(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IMF 이후 남성의 경우 한식에 대한 선호도는 57.8%로 여성의 33.3% 보다 월등히 높았던 반면 패스트푸드를 선호하는 남성은 7.2%로 여성(23.9%)에 비해 현저히 낮은 등 성별에 따른 선호메뉴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10대의 경우는 한식당에 대한 선호도가 전체에서 가장 낮은 14.3%였으며 패스트푸드는 28.6%, 양식과 분식은 각각 14.3%로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예나 지금이나 10대 청소년들의 한식메뉴 기피 및 양식메뉴 선호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08년 : 2008년 외식메뉴로 가장 즐기는 음식(복수응답)은 1998년과 마찬가지로 돼지고기 요리가 43.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1998년 1.1%로 최하위를 차지했던 생선 및 해물은 24.7%로 선호메뉴 2위를 차지, 10년간 생선 및 해물음식에 대한 외식 선호도가 급등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시작된 웰빙붐과 2003년 발생한 미국발 광우병 파동 등의 영향으로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소고기 등의 육류 소비량은 감소한 반면 상대적으로 해물 및 생선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2~3년 전부터 외식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씨푸드 뷔페의 출현도 이러한 현상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
이 밖에 소고기 요리가 22.4%로 3위를 차지했으며, 찌개 및 탕류 등의 국물요리(20.1%), 면류(13.8%), 닭고기요리(13.8%), 한정식(12.1%), 유기농 등 건강요리(6.3%), 에스닉 푸드(2.3%) 등으로 나타났다.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구이 및 탕, 한정식 등 한식류가 꾸준히 선호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새로운 트렌드의 영향으로 유기농 음식, 에스닉 푸드 등이 새롭게 진출했다.
▶불친절하면 고객을 놓친다
고객이 불쾌한 느낌을 가졌을 때 취하는 행동으로는 불평하지 않고 다음부터는 방문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가장 많았으며 직원을 불러 항의를 하거나(16.2%) 불쾌한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 알린다(15.2%), 신경쓰지 않고 그냥 넘어간다(11.0%)는 의견도 있었다. (1998년 4월호)
1998년 : 고객들이 식당에서 불쾌감을 느끼고 다시 찾고 싶지 않은 경우는 바로 불친절한 서비스를 받았을 때(45.2%)이다. 뒤를 이어 식당이 청결하지 않았을 때(29.0%), 기대보다 맛이 떨어질 때(12.7%), 가격이 비쌀 때(6.4%), 분위기가 산만할 때(4.9%), 음식이 늦게 나올 때(1.8%) 등으로 나타나 서비스나 맛, 청결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위기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불친절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남자(47.6%)보다 여자(57.3%)가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며 기대 보다 맛이 떨어졌을 때 느끼는 불쾌감은 남성이 16.9%로 여성의 6.8%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2008년 : 고객들이 다시 찾게 되지 않는 업소(복수응답)에 대한 2008년 설문조사 결과 역시 불친절한 업소(62.1%)로 나타나 외식업소의 친절 서비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인지시켜 주고 있다. 그 다음으로 음식맛이 없는 업소(55.7%), 음식맛에 비해 가격이 비싼 업소(32.2%), 청결하지 않은 업소(25.3%), 멤버십카드나 마일리지 적립, 할인 등의 혜택이 없는 업소(1.7%), 메뉴에 변화가 없는 업소(0.6%)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특정 업소를 다시 찾게 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음식맛이 좋았을 때(79.9%)가 단연 높게 나타났으며 서비스가 좋았을 때(43.1%), 분위기가 좋았을 때(24.7%), 가격이 저렴할 때(9.8%), 쿠폰을 받았을 때(5.7%), 색다른 이벤트가 있었을 때(1.7%) 등으로 나타났다.
▶음식점 선정기준은 역시 맛!
고객들이 음식점을 선택하는 가장 첫 번째 기준은 맛으로 나타나 아직까지 맛의 전문성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영업을 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1998년 4월호). 최근에는 프랜차이즈의 발달 등으로 인해 업소마다 맛이 획일화·균일화되고 있는 추세이나 성공 업소나 대박업소의 속을 들여다 보면 독특한 메뉴와 맛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8년 : 식당을 선택하는 기준(복수응답)에 있어 단연 맛이 1위를 차지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7.8%가 식당 선정의 기준을 맛에 둔다고 했으며 가격(19.8%)이 두 번째를 차지, IMF에 따른 합리적인 가격책정에 치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분위기 9.9%, 서비스 7.8%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맛을 가장 우선 조건으로 꼽는 다는 응답은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공통된 의견이지만 그 이외의 기호도는 연령층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분위기를 중시하고 50대 이상의 연령층은 서비스에 민감했다. 40대는 가격과 편리한 교통에 치중해 식당을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2008년 : 2008년도 음식점을 선정하는 가장 첫 번째 조건은 음식맛(75.9%)으로 나타나 역시 고객의 마음을 잡는 성공적인 음식점 경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음식맛을 갖춰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어 가격이 32.8%, 분위기가 24.7%, 서비스가 13.8%, 교통의 편리성 및 위치가 10.3%, 인지도가 4.6%, 멀티플렉스 등 주변 편의시설이 3.4%, 주차장 유무가 2.9%, 쿠폰이나 할인혜택이 2.3%, 건강식 여부가 0.6% 순으로 조사됐다. 결국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고객들은 맛있는 음식점을 가장 선호하며 경기불황에 따라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식당 정보 습득의 원천, 세치혀
외식에 식도락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쓰일 만큼 일부러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IMF 이후 각종 매스컴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다루던 식당소개코너가 사라지고 일반인들의 음식에 대한 관심도 대폭 줄어든 현상을 보이고 있다. (1998년 4월호)
1998년 : 1998년, 사람들은 식당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얻었을까. 조사결과 주위 사람들의 권유나 소개(48.8%)로 식당 관련 정보를 얻는 다는 고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식당의 간판을 보거나 플랭카드를 보고(26.5%), 유명 식당을 소개하는 책자(7.8%), 신문 잡지 등에 소개된 기사(2.1%) 순으로 나타났다.
2008년 : 역시 입소문의 힘은 막강했다.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2008년에도 사람들이 식당에 대한 정보를 얻는 원천은 바로 ‘입’, 즉 구전이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음식점을 방문할 때 참고하는 정보를 묻는 질문에 주위 사람들의 추천이나 권유에 따른다는 의견이 전체의 60.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98년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맛집 홍보 사이트나 업소 홈페이지, 개인 블로그 등 인터넷을 통한 정보를 통해 맛집을 선택한다는 의견이 27.0%로 구전의 뒤를 이어 인터넷이 새로운 소통수단이 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를 온라인 구전으로 볼 경우 전체의 87.9%가 온·오프라인 구전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으로 분석, 구전 마케팅에 대한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직장인 점심, 맛있는 음식에 스피~드를 달다
정기적인 싸이클로 어마어마한 시장이 잠재된 곳이 오피스가 식당이다. 흔히 직장인들의 점심식사 이후에는 공동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하는 오피스가에서는 점심시간에만 반짝 장사를 하는 업소가 적지 않으나 IMF 이후 직장인들의 점심식사에 대한 개념도 상당히 변화한 것으로 예상돼 주의가 요구된다. (1998년 4월호)
1998년 :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점심메뉴를 선택하는 데도 맛(30.7%)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IMF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을 반영해 저렴한 가격(28.0%)을 두 번째로 꼽았으며, 다양한 메뉴 구비(13.2%), 한정된 식사시간으로 인한 가까운 거리(12.8%), 빠른 음식제공시간(12.1%) 순으로 식당을 선정하고 있다. 이 당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거나 배달음식 이용율이 높게 나타나기도 해 역시 가격대에 민감해진 소비자의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2008년 : 외식이건 직장인 점심 식사건 음식점을 선정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뭐니뭐니해도 맛이다. 현재의 직장인들에게 점심메뉴를 선택할 때 가장 염두에 두는 점은 무엇인지를 물은 결과 맛이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54.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1998년에는 음식점 선택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던 빠른 서비스(22.4%)가 2008년에는 맛 다음으로 중요한 조건으로 조사돼 10년 사이 고객들의 ‘스피드’에 대한 중요성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외에 가까운 거리(12.6%), 서비스(5.7%), 가격(4.0%), 쿠폰 등 할인혜택(1.1%) 등이 비슷한 조건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로 본 외식문화 변천사
예나 지금이나 한국의 외식 소비자들은 1주일에 1회 정도 외식을 하며 음식점을 선택할 때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점은 ‘맛’이다. 또한 외식 아이템으로 즐겨찾는 메뉴로는 돼지고기 요리와 생선 및 해물요리이며 향후에는 건강음식점이 유망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1회 외식시 지출하는 평균 비용이 10% 정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문화는 변한다. 외식문화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메뉴도, 외식을 하는 횟수도, 그리고 외식할 때 지출하는 비용도 변한다. 어느 산업이건 역사, 변천사 등의 흐름이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를 예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듯 외식업 또한 외식 문화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여러 가지 대내외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음식이 무엇인지, 또 불황 혹은 호황에 선호되는 음식은 무엇인지, 한번 외식시 비용을 얼마나 지출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외식문화의 흐름 파악을 통해 향후의 메뉴 계획을 세우는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그동안 본지에서 진행한 소비자 외식성향 조사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선호메뉴, 음식점 선정 기준, 향후 유망업종 뿐 아니라 외식횟수와 1회 외식시 지출하는 비용 등의 외식문화 변천사를 살펴봤다.
한국인의 외식아이템 BEST 3 : 돼지고기 요리/해산물 요리/소고기 요리
식당선정 기준 : 맛, 접근성
유망업종 : 건강, 웰빙, 로하스/에스닉푸드/한정식, 향토음식점
외식횟수
1인당 외식비
◇한국인의 외식아이템 BEST3
돼지고기 요리 >>>
한국인의 영원한 외식메뉴로 각광을 받는 것이 바로 고기구이, 그중에서도 돼지고기 요리는 매해 선호 메뉴 상위에 랭크되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돼지고기 요리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2000년대 이전만 해도 돼지고기라 하면 불판에 구워먹는 삼겹살이나 돼지갈비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후 퓨전 메뉴가 붐을 이루며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한 다양한 서양식 메뉴가 선보여 졌으며, 2003년 광우병 파동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며 돼지고기, 특히 삼겹살에 대한 소비가 급증하기도 했다. 허브삼겹살, 녹차삼겹살, 와인삼겹살 등 웰빙 삼겹살이 대거 등장하면서 1인분에 5000원 내외였던 삼겹살 가격이 평균 8000원, 높게는 1만원에 이르는 고가 메뉴로 변모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2004년 말부터 돼지갈비, 목전지, 목삼겹살 등의 돈육부위를 2000~3000원에 판매하는 저가 돼지고기 전문점 붐이 일기도 했다. 서민의 대표적인 육류메뉴인 돼지고기는 지금도 구이 뿐 아니라 다양한 조리법으로 변신하며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동안 서민의 대표적인 육류메뉴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대로 변하고 있는 듯 하다.
해산물 요리 >>>
1995년 선호메뉴 상위에 랭크됐던 해산물 요리는 이후 피자와 패스트푸드, 패밀리레스토랑 등 해외 브랜드의 대거 진출로 한동안 선호 외식메뉴의 자리를 내줬다. 그러던 중 2000년대 들어서면서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어 2003년 말 발생한 미국산 소고기 광우병 파동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육류 소비가 급감하면서 해산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해산물요리라 하면 회나 해물찜, 해물탕 등이 먼저 떠올랐던 1990년대와는 달리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피자 위에 각종 해산물을 토핑으로 활용한 씨푸드 피자가 개발되는 등 해산물 요리의 범주가 더욱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해산물 요리의 인기에 불을 당긴 것이 바로 씨푸드 뷔페다. 각종 회와 초밥을 비롯해 해산물을 주재료로 한 100여 종류의 다양한 요리를 제공하는 씨푸드 뷔페는 2~3년 전부터 외식업계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해산물 붐을 지속시키고 있다.
저칼로리, 저콜레스테롤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들지 않는 한 해산물 요리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고기 요리 >>>
1990년대만 해도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소고기다. 비싼 값으로 육류에 대한 그리움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고기나 닭고기로 해결해야만 했다.
소고기 가격이 조금씩 낮아지기 시작한 것은 미국 등 수입산 소고기가 대량 유입되면서 부터라 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입산 소고기는 품질이 높은 것은 생고기로, 다소 떨어지는 것은 양념갈비 등으로 제공하며 소고기의 소비를 촉진시켰다.
그러나 2003년 말 미국산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호주산 소고기와 한우가 반사이익을 보여 가격 상승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대형 한우전문점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도 이맘때쯤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재개는 그 시기가 언제냐에 달렸을 뿐 곧 재개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재개와 함께 국내 소고기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또 이에 따라 외식 아이템으로써 소고기 선호도가 어떻게 달라질지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식당선정 기준
음식점의 첫째 조건은 역시 맛!! >>>
사람들이 외식업소를 선정하는 기준은 누구와 함께 가느냐, 또 어떤 목적으로 가느냐 등에 따라 다르다. 사랑하는 연인과의 달콤한 데이트를 위해서라면 근사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을 먼저 떠올릴 것이며,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외식이라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부대시설 여부를 살펴볼 것이다. 비즈니스 접대가 목적이라면 가격 보다는 고급스런 분위기와 품격있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을, 그리고 친구모임이라면 저렴한 가격을 우선 조건으로 고려할 것이다. 그러나 방문 목적, 동반자 등에 상관없이 대다수의 고객들이 가장 첫 번째 조건으로 꼽는 것은 역시 ‘맛’이다. 아무리 서비스가 좋고 분위기가 좋고 교통이 편리하고 가격이 저렴해도 맛이 없으면 ‘꽝’으로 ‘음식점의 기본은 맛’이라는 불변의 법칙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성공업소의 비결로 맛만이 전부일까? 다른 것이 다 좋지 않아도 맛만 좋으면 사람들이 찾느냐는 것이다. 물론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가장 첫 번째 조건으로 꼽는 것이 맛일 뿐이지 그게 전부는 아니다.
또한 맛이라는 것이 상당히 주관적이며 상황에 따라 맛이 있고 없음에 대한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맛 하나로 항상 고객을 만족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맛’은 기본으로 하되 타 업소와 차별화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만들어야 보다 오랫동안 고객들의 발길을 끌 수 있을 것이다.
접근성을 높여라 >>>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음식점 선정의 주요 조건으로 새롭게 떠오른 것이 바로 교통이다.
자가 운전자의 증가, 교통 혼잡의 가속화와 함께 ‘바쁘다 바뻐, 빨리 빨리’를 외치는, 현대인의 삶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음식점을 선택할 때 고려하게 되는 맛과 서비스, 분위기의 3요소 외에 교통이라는 요소가 등장한 것이다. 사람들은 음식점을 가기 위해 걸리는 시간, 음식점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시간, 즉 길에서 버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임대료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외식업소들이 역세권을 중심으로 몰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위치적인 편리성과 함께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주차장이다. 차를 몰고 음식점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자가 소유건, 임대건 주차장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최근 음식점들의 필수조건이라 할 정도로 주차장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망업종
건강! 웰빙! 로하스! >>>
국민소득 2만불 시대로 접어들면서 먹거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건강’에 집중됐다. 업소마다 유기농 식재, 친환경 식재, 몸에 좋은 기능성 식재를 이용하며 튀기거나 볶기 보다는 굽거나 찌고 또는 생으로 내는 조리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우리 업소는 친환경 식재만을 사용합니다”, “우리 음식은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등 업소마다 웰빙 음식점, 건강 음식점임을 부각시켰다. 기업형 외식업체에서도 육류 보다는 해산물이나 샐러드 메뉴 개발에 집중했고 육류라 하더라도 냉장육을 사용하거나 그릴에 굽는 등으로 퀄리티를 높였다.
초창기 웰빙은 소위 ‘돈 좀 있는 사람’들 만의 전유물처럼 인식됐었다. 유기농 등 비싼 식재를 사용하는 것이 웰빙이란 생각에 대부분 고급 레스토랑 중심으로 건강음식점을 표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웰빙에 대한 선입견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비록 유기농은 아닐지언정 육류 보다는 채소나 해산물을 즐겨 먹고 과하게 조리하기 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며, 짜지 않고 다소 심심하게 먹는 것, 그리고 좋은 사람과 즐거운 마음으로 먹는 것이 바로 웰빙이다.
에스닉 푸드 >>>
음식외교라는 말이 있다. 그 무엇 보다 빠르게 그 나라의 문화를 전파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식이 아닌가 싶다.
국내에만 해도 수많은 국가의 에스닉 푸드 전문점들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에스닉 푸드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태국, 베트남 등의 동남아 국가는 이제 에스닉 푸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대중화돼 있다.
실제로 이들 업소들은 프랜차이즈를 하며 다점포 전략을 구사하고 메뉴도 거의 한국화된 맛을 내고 있다. 이 외에도 러시아, 스위스, 인도, 그리스, 파키스탄, 이집트, 몽골 등 세계 각국의 에스닉 전문점이 영업을 하고 있다. 굳이 비행기를 타고 그 나라에 가지 않더라도 조금만 움직이면 세계 각국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에스닉 푸드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동경과 경험의 욕구가 큰 사람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시장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한정식, 향토음식점 >>>
한정식이 가벼워지면서 한정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70~80년대만 해도 ‘요정’이란 단어와 연결되던 한정식은 무거운 분위기와 비싼 가격, ‘상다리가 휘어지는’ 음식수의 장벽을 서서히 허물며 음식의 가짓수를 줄이고 이에 따라 가격을 낮추면서 대중속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식재원가가 높은 메뉴 대신 좀 더 저렴하고 대중적인 메뉴로 구성한 1~2만원대의 한정식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특정 지역의 음식에 초점을 맞춘 향토음식점도 한정식과 더불어 증가하고 있다.
◇외식횟수
IMF 전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은 주 1회 이상 외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1회 이상 외식을 하는 고객 비율을 보면 IMF 이전 29%에서 IMF인 98년에는 12.7%로 감소, 불황으로 인한 외식횟수 감소 현상을 볼 수 있다. 이후 99년 35.5%, 2002년 52.2%, 2007년 53.7%, 2008년 67.8%로 주 1회 이상 외식을 하는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여성들의 사회참여 증가, 싱글족·딩크족 등 신 개념의 가족제도 등장, 자동차 이용의 증가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내식 보다는 외식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향후에도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인당 외식비
1인당 외식비는 1990년을 기준으로 18년간 900%가 올랐다. 1990년, 1인당 평균 외식비가 2000~3000원이던 것이 1995년 5000~1만원으로 5%가 올랐으며 이어 IMF를 막 벗어나기 시작한 1999년 들어 1만~2만원으로 900%가 증가했다. 이후 현재에 이르기 까지 외식 소비자들이 지출하는 1인당 외식비는 1만~2만원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08-04-15
윤은옥기자, yeo@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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