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Issue/@Marketing

〔친숙성의 원리〕에펠탑 효과

Paul Ahn 2017. 8. 24. 10:31

〔친숙성의 원리〕에펠탑 효과

http://ppss.kr/archives/107266

 

심리학자 로버트 자욘스(Robert Zajonc)와 그의 동료들은 대학생들에게 몇 사람의 얼굴 사진을 보여주었다. 어떤 사진들은 25회나 보여주었고, 어떤 사진들은 한 번이나 두 번만 보여주었다. 그런 다음 피험자에게 사진 속의 인물이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 앞으로 얼마만큼 좋아할 것 같은지 표현하도록 했다. 그 결과 피험자들은 어떤 사람의 얼굴 사진을 많이 본 만큼 그 사람을 더 좋게 여겼고, 앞으로도 더 좋아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 결과는 실제 사람들을 놓고 실시한 실험에서도 발견되었다.

 

 

 

이처럼 노출 빈도가 높을수록 호감도도 같이 높아지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라고 한다. 이를 증명하는 실험은 이 외에도 많다. 다음 실험도 그 가운데 하나다.

 

실험자들이 4명의 여성에게 한 학기 동안 강의를 듣도록 하되, 첫 번째 여성은 5번, 두 번째는 10번, 세 번째는 15번 수업에 들어가게 하고 네 번째는 한 번도 들어가지 않게 했다. 네 사람은 모두 학기 내내 말 없이 앞자리에 앉아 필기만 했다. 그리고 학기말에 같은 수업을 들은 학생들에게 여성의 사진을 보여주며 기억나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다. 거의 모두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수업을 많이 들은 여성일수록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들어 한 학생들이 많았다.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는 불확실함을 느끼지만 노출이 반복되면 안전함과 편안함이 생기고, 이것이 호감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친숙성 원리(Familiarity Principle)’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종종 ‘에펠탑 효과 (Eiffel Tower effect)’로 불리기도 하는데,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1889년 5월 프랑스혁명 100주년 기념 만국박람회를 기념해서 에펠(Alexandre Gustave Eiffel)이 건립한 에펠탑은 건립 계획이 발표되었을 당시 파리 시민과 많은 예술가의 반대에 부딪혔다. 고풍스러운 고딕 건물로 이루어진 도시에 무게 7천 톤, 높이 320미터나 되는 철골구조물은 천박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대문호 모파상(Guy de Maupassant)은 종종 에펠탑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장소가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애초 20년만 유지하기로 했던 에펠탑은 1909년 해체될 위기를 겪는다. 그러나 무선 전신 전화의 안테나로 이용하면서 철거 위기를 넘겼고 시간이 흐르면서 파리의 명물이 되었다. 현재는 프랑스 사람들의 자랑거리이며, 전 세계 수많은 관광객이 에펠탑을 찾는다.

 

이런 현상은 우리 생활 주변에서 쉽게 느낄 수 있다. 예컨대 새로 출시된 신차의 디자인이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지나 자꾸 볼수록 호감이 간다든가, TV 화면에 등장하는 연예인에게 처음에는 별다른 호감을 느끼지 못했으나 자주 볼수록 괜찮다고 느껴지는 등의 경우가 그렇다.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에도 이 에펠탑 효과는 적용된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다소 거부반응이 있더라도 반복해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직접 만나고,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사보에 내기도 하고, 동영상으로도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ABB의 퍼시 바네빅(Percy Barnevik) 회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은 모든 사람의 뇌리에 새겨질 수 있도록 백 번이고 반복해야 한다.”고 했듯이 말이다.

 

2017년 4월 2일

by 곽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