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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패키징〕유통·제조업계의 친환경 포장 혁명

Paul Ahn 2019. 10. 15. 13:31

〔에코 패키징〕유통·제조업계의 친환경 포장 혁명

http://www.retailing.co.kr/article/a_view.php?art_idx=3003#

 

‘환경 위한 결단’

에코 패키지 프로젝트 돌입

 

지금까지 유통·제조업체들에게 친환경 경영은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하나의 옵션 중 하나였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플라스틱 퇴출 움직임 이후 ‘친환경 소비’의 물결은 단순 유행을 넘어 ‘플라스틱 어택’ 같은 글로벌 소비자운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도록 기업을 압박하며, 유통·제조업계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상품뿐 아니라 상품을 포장하는 패키지에 ‘친환경’이 중요한 가치로 대두되며, 국내 기업들도 저마다 에코 패키징을 선보이고 있다. ‘밀 트레이’, ‘종이 빨대’, ‘녹는 용기’ 등 플라스틱 대체 포장재를 개발, 그린슈머들에게 새로운 소비방식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높아진 소비자 의식으로 환경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아직도 친환경의 실익과 명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면 서둘러 에코 패키징 솔루션 등을 실천, 기존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해야 할 것이다.

 

플라스틱 패키지 아웃!  바이오 포장재 시대 온다

상품뿐 아니라 상품을 포장하는 패키지에도 ‘친환경’이 중요한 가치로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주로 과대 포장을 줄이는 캠페인을 진행해왔던 유통·제조업체들은 미세먼지, 폐플라스틱 등 환경오염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며 플라스틱 대체재를 패키지로 사용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에코 패키징을 실천하고 있다.

 

서울 광진구의 한 편의점. 이곳에 진열된 3천여 개 상품은 대부분 포장재에 ‘재활용 마크’가 부착돼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양질의 재활용품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은 거의 없다. 편의점 효자품목 중 하나인 페트병에 든 맥주도 마찬가지다. 화살표 세 개가 그려진 세모 마크만 있으면 모두 재활용되는 줄 알았던 소비자들 생각과 달리 라벨이 붙거나 색소가 첨가된 플라스틱 페트는 원천적으로 재활용이 어려워 소각, 매립 처리되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 파는 휴대용 커피·주스도 컵과 뚜껑, 빨대 등이 모두 다른 재질로 돼 있어 이래저래 재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세계에서 확산 중인 ‘플라스틱 어택’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퇴출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플라스틱은 일상의 편리함을 선사한 지난 세기 최고의 발명품이었다. 싸고 편리해 생필품과 생활용품 포장에 유용하게 쓰이지만, 버려진 이후 미세 조각으로 쪼개져 수백 년을 환경 속에 머물며 생태계를 파괴한다.

 

태생이 포름알데히드와 페놀을 이용한 탓에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며, 5㎜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은 물과 공기, 토양을 통해 확산되는 현실이다. 쓰레기 다량 배출국인 우리나라도 국민 1인당 연간 포장용 플라스틱 사용량이 벨기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이에 정부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50% 줄인다는 종합 대책을 발표했고, 그 일환으로 지난 8월 1일부터 자원재활용법을 통해 플라스틱 규제를 시작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위중한 문제로 꼽히며 글로벌 유통업계에서는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 캠페인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포장용기를 아예 없애거나, 있어도 완전 분해되도록 한 에코 스토어들이 주목받고 있다. 2014년 독일 베를린에는 ‘오리지널 언베어팩트(Original Unverpackt)’라고 하는 슈퍼마켓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패키지 프리(package free), 프리 사이클링(precycling ; 사전 재활용) 콘셉트의 슈퍼마켓으로, 말 그대로 포장지나 용기가 없는 점포이며 쓰레기도 나오지 않는다. 고객들은 각자 집에서 용기를 가지고와 샴푸, 소스 등이 담긴 유리병에서 원하는 만큼만 받아간다. 심지어 치약도 기존의 패키지 형태가 아니라 알약 형식으로 판매한다.

 

영국, 프랑스에서도 이곳을 벤치마킹한 ‘프리 사이클’ 점포가 오픈 또는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 포장을 꼭 해야 하는 경우라면 친환경 원료로 만든 포장재를 사용하는 추세다. 올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문을 연 슈퍼마켓 ‘에코플라자(Eco Plaza)’에서는 비닐인 듯 보이지만 비닐 아닌 포장지를 사용한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젖산 등으로 만든 친환경 포장지로 12주 후 자연 분해된다.

 

이렇게 플라스틱 퇴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전세계에서 형성되며 플라스틱을 대체하려는 흐름이 국내 유통·제조업계 전반에도 확대되고 있다.

 

 

 

 

에코 패키지 찾기 분주

플라스틱 대체 포장재로 주목받는 것이 ‘에코 패키징(eco packaging)’이다. 포장은 소비자가 상품을 인식하는 ‘얼굴’ 역할을 한다. 따라서 기업은 포장재를 단순히 상품 덮개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주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바른 패키지 마케팅을 통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매출 향상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 상태와 품질을 보호하고,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품을 적합한 재료와 용기로 포장하는 패키징은 최근 환경이슈로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공해가 적은 포장재가 속속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통업체들도 친환경 패키지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1  유통업계 사례ㅣ줄이고, 바꾸는 포장 혁명

 

먼저, 편의점 업계가 플라스틱 일색이던 도시락 용기에 변화를 가미하며 에코 패키징 시도에 나섰다.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의 도시락 용기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며 일회용품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는 것. CU 경우 코코넛 껍질을 활용한 친환경 도시락 용기를 선보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40% 줄였다.

 

내년 상반기에는 별도의 플라스틱 덮개가 필요 없는 도시락 용기를 선보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더욱 줄일 방침이다. CU 측은 덮개가 없는 ‘실링(sealing)’ 포장 기법을 도입하면 연간 소비되는 플라스틱 덮개 중 30%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GS25 역시 도시락 용기를 친환경 원료인 바이오 폴리프로필렌(PP) 소재로 바꿨다. 분해 기간은 기존 도시락의 절반 수준이며, 태워도 검은 연기와 같은 유해물질 발생이 거의 없다. 소각 후에도 종이와 같이 잔재가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 친환경적이다.

 

두 업체가 도입한 친환경 용기는 기존 용기보다 원가가 30∼60% 비싸지만, 환경 이슈에 대응해 향후 사용량을 늘릴 계획이다. GS25는 최근 출시된 도시락부터 친환경 용기를 적용하고 있으며, 에코 절취선을 적용한 음료도 선보여 기존 PB 제품의 용기 라벨을 개선했다. 실제로 지난 8월에는 GS25 PB ‘유어스’ 음료 2종에 에코 절취선을 도입했다.

 

용기를 싸고 있는 라벨에 점선 모양의 절취선을 만들면 라벨을 쉽게 제거할 수 있어 재활용이 쉬워진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와 함께 알루미늄 대신 친환경 종이로 만든 ‘카토 캔’ 소재의 음료 제품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GS리테일 음용식품팀 이동훈 MD는 “이번제품들은 개발 단계부터 환경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으며, 앞으로도 친환경 패키지 제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형마트 업체들은 비닐봉투 사용 감축으로 포장재 줄이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과일이나 채소 등을 담을 때 사용하는 비닐 롤백 사용량 줄이기에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매장 내 비닐 롤백 설치를 최소화하고 대형 롤백(35×45㎝)을 줄이는 동시에 소형 롤백(30×40㎝) 비중을 늘려 전반적으로 롤백 사용 자체를 줄여나가고 있다.

 

롯데마트 경우 지난달 추석을 앞두고 ‘리사이클 박스’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명절 시즌 대량으로 발생하는 포장재 낭비를 줄이기 위해 간단한 리폼(수선)을 통해 재활용할 수 있는 포장 상자를 개발한 것이다. 과일 세트에 접이선과 칼선을 적용한 리사이클 박스는 가정에서 수납용으로 쉽게 재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리사이클 박스를 개발한 박병우 모바일 MD는 “선물세트 박스가 명절 후 골칫거리가 되는 것만 막아도 폐기물 줄이기에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다.”며 “모든 유통업체가 재활용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도록 리사이클 디자인에 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  커피 전문점·외식업계 사례ㅣ종이 빨대·전용 용기 단계적 도입

 

편리함을 앞세워 일회용품을 대량 사용했던 커피 전문점과 외식업계도 변화하고 있다. 플라스틱의 유해성에 눈뜬 소비자들이 일회용품을 멀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발생한 중국발 쓰레기 대란도 이러한 흐름에 불을 댕겼으며, 가장 큰 변화는 커피 전문점에서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8월부터 정부와 지자체가 커피 전문점 내 플라스틱 일회용 컵 사용을 단속한 지 두 달이 지나면서, 각 매장에서 머그잔이나 텀블러 등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빨대를 바꾸고, 아예 빨대가 필요 없는 컵 뚜껑을 도입하며 플라스틱 빨대를 줄이려는 노력도 한창이다.

 

스타벅스는 연내 종이 빨대를 전국 1,180여 개 매장에 도입하고 비닐 포장재를 단계적으로 퇴출시킬 예정이다. 또한 스타벅스 회원의 개인 컵 활용시 혜택 확대를 위한 ‘에코 보너스 스타’ 제도를 도입하는 등 다회용 컵 사용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엔제리너스커피는 빨대를 사용하지 않고도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드링킹 리드’ 뚜껑을 선보였다. 드링킹 리드는 뚜껑에 뚫은 구멍이 기존의 빨대 역할을 해 차가운 음료를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구조로 제작됐다. 재활용이 어렵고 분해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됐고, 지난 8월부터 순차적으로 전국 매장에 도입하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참여도 크게 늘어났다. 스타벅스는 올 들어 ‘개인 다회용 컵’을 사용해 300원 할인 혜택을 받은 고객이 300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엔제리너스에서도 개인 컵 사용자가 크게 늘었다. 7월 1일∼8월 6일까지 개인 컵을 사용해 할인 혜택을 받은 횟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배 가까이 증가했다. 개인 컵으로 사용할 수 있는 텀블러 등 관련 상품 매출도 같은 기간 전년대비 20% 늘었다.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지난 7월 환경부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말까지 비닐쇼핑백 사용량을 90% 이상 줄이고, 뚜레쥬르는 내년 1월까지 80%를 감축할 계획이다.

 

 

 

 3  식음료 제조업계 사례ㅣ이젠 포장재도 바이오 시대

 

에코 패키징은 포장재 ‘사용 감량(Reduce)’, ‘재활용(Recycle)’, ‘재사용(Reuse)’과 ‘플라스틱 소재 대체(Replacement)’의 4R을 실천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화학 플라스틱 소재 대체’가 가장 중시되는 추세며, 친환경 포장재의 범주도 생분해 플라스틱이나 바이오케미컬 플라스틱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도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포장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에코 패키징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친환경 포장 프로젝트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인 CJ제일제당은 포장재 사용량 감축, 재생 가능한 소재 개발 등을 추진해오고 있다. 밀 껍데기(소맥피)로 만들어 미생물에 의해 자연 분해되는 패키지를 개발한 CJ제일제당은 명절 선물세트에 친환경 트레이를 쓰고 있다.

 

대표 제품인 햇반 경우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용기 두께를 기존 대비 30% 정도 줄인 구조 변경 작업을 거쳐 제품 내부의 빈공간을 최소화했다. 용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양을 최소화하면서도 제품 살균과 밀봉 과정에서 용기가 찌그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음압 구조’를 적용했다. CJ제일제당측은 “2020년까지 친환경 포장재 비율을 70%대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한 음료업계 경우 페트병의 재활용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예를 들어 롯데칠성음료는 먹는샘물 브랜드 아이시스8.0의2ℓ페트 제품 라벨에 물에 녹는 수용성 접착제를 사용했다. 300㎖ 제품에는 기존보다 높이와 무게를 30∼40% 슬림하게 한 ‘쇼트 캡’을 적용, 친환경성을 강화했다.

 

편의점 업계도 동참해 세븐일레븐 경우 업계 최초로 일회용 얼음컵을 재활용이 가능한 투명한 무지 형태로 바꿨다. PB 먹는샘물 옹달샘물 뚜껑도 기존 녹색에서 무색으로 변경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친환경 분야는 ‘혁신 신시장’

환경을 생각한다면 포장재는 안 쓰고, 덜 쓰면 좋겠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해결방법은 쓰긴 쓰되 생태계에 위협이 되지 않는 대체재를 선보이는 등 그린슈머들에게 새로운 소비방식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밀 트레이’, ‘종이 빨대’, ‘녹는 용기’ 등 썩지 않는 플라스틱의 대체재를 개발하고 있는 유통·제조업체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으며, 국내외 스타트업들도 친환경 패키징 분야를 혁신의 신시장으로 여기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중이다.

 

특히 상품 가치를 돋보이는 도구로 포장재를 인식했던 유통업체들이 발 빠른 변신에 나선 이유는 소비자 의견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높아진 소비자 의식이 기업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낸 셈이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생활 속 작은 불편함을 참아낼 수 있어야 하며 그 불편함과 어색함이 익숙함으로 바뀌어져야 한다. 최근에는 정부 주축으로 기업에서 동참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소비자 운동 플라스틱 어택처럼 소비자들도 기업에 친환경 경영을 주문해야 모두가 만족하는 지속가능한 환경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