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패키징〕포장재가 환경 파괴의 주범?… '포장 없는 슈퍼마켓'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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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재의 약 70%는 폐기물이 돼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된다. 포장재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생활폐기물의 50%에 달한다.
지자체와 환경부는 선물 세트 수요가 급증하는 명절마다 과대포장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올해도 전북도와 서산시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선물세트 과대포장을 집중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운페어팍트의 매장 모습. 투명한 용기에 식료품들이 담겨있다.
사진=운페어팍트 홈페이지
★오리기날 운페어팍트(Original Unverpackt) / 포장 없는 슈퍼마켓의 시초
유럽에서는 포장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포장 없는 슈퍼마켓’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된 '오리기날 운페어팍트(Original Unverpackt)'는 포장 없는 슈퍼마켓의 시초다. ‘포장되어 있지 않은’이라는 뜻의 운페어팍트는 이름 그대로 포장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제품들을 판매한다.
운페어팍트의 제품들은 커다랗고 투명한 용기에 담겨있다. 소비자들은 사고 싶은 제품을 원하는 만큼 담아서 구매할 수 있다. 포장재를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물건을 담을 용기는 가지고 와야 한다. 직접 무게를 재고 포장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기꺼이 감수한다.
창업자인 사라 울프와 밀레나 글림봅스키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4000명에게 후원금을 받아 2014년 9월 운페어팍트를 열었다. 이들은 직접 물건을 사용한 뒤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가려내 소규모로 판매하는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 유통의 거품을 빼고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현재 운페어팍트는 과일·채소·생필품 등 600여가지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 더 필러리에서는 직접 가져온 포장 용기에 식재료를 원하는 만큼 담아 구매할 수 있다.
사진=더 필러리 홈페이지
뉴욕 브루클린의 ‘더 필러리(The Fillery)’도 운페어팍트에서 영감을 받았다. 커다란 통에 담긴 식재료를 소비자가 직접 가져온 포장 용기에 담아 구매한다. 더 필러리에서 제공하는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를 이용할 수도 있다. 비닐이나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의 포장재는 찾아볼 수 없다. 더 필러리를 설립한 사라 메츠는 킥스타터를 통해 2016년 3월 한달 간 17000달러의 후원금과 388명의 지지자를 모았다. 그리고 한달 후 4월 더 필러리를 열었다.
영국 런던의 작은 슈퍼마켓 '언패키지드(Unpackaged)'도 유기농 제품들을 포장 없이 판매한다. 언패키지드를 설립한 캐서린 콘웨이는 물건 값 50파운드 중 약 8파운드가 포장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에도 포장 없는 슈퍼마켓이 생겨났다. ‘더 피커’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지난해 7월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열었다. 설립 취지는 과대포장을 탈피하고 '포장 제로(0)'를 실천하는 것이다. 송경호(29)와 홍지선(31) 공동대표는 독일의 오리기날 언페어팍트를 보며 사업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 더 피커에서 사용되는 친환경 포장재의 모습
사진=더 피커
이곳에서는 80% 이상 친환경으로 재배된 100여가지의 과채소 및 곡류·견과류·파스타면 등을 커다란 박스나 투명한 용기에 담아 진열한다. 소비자는 직접 가져온 용기 혹은 매장에서 판매하는 유리병·면 보자기·스테인리스 그릇에 물건을 담아 구매할 수 있다.
매장에서 판매하고 남은 식재료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다 채식 레스토랑도 함께 열었다. 레스토랑에서는 유기농 과채소로 만들어진 샐러드와 스무디 등을 판매한다. 음식 포장에는 '생분해성 포장재'가 사용된다. 이 포장재는 90일 이내에 분해되는 옥수수 추출물과 대나무 펄프로 만들어졌다. 송경호·홍지선 공동대표는 “환경에 대한 인식을 넓히기 위해 채식 메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2017.09.13
조현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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