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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킬러〕유통시장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

Paul Ahn 2019. 6. 24. 13:53

〔카테고리킬러〕유통시장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

http://www.retailing.co.kr/article/a_view.php?art_idx=47?skey=top&sword=PB&page=43#

 

‘카테고리킬러(category killer)’라고 불리는 전문점들이 빠르게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카테고리킬러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친환경식품 전문점, H&B(Health&Beauty) 전문점, 가전양판점 등이 ‘논스톱’ 성장을 구가하고 있고, ABC마트로 대표되는 신발 전문점, 토이저러스가 주축이 된 장난감 전문점도 인기 상한가다.

 

 

 

여기에 정부가 서민 물가 안정을 목적으로 카테고리킬러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카테고리 킬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카테고리킬러는 매장 전체를 한 분야 상품으로 특화한 소매 업태를 말한다.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해 전문성이 강하고 대량 매입과 직소싱을 통해 단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는다.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는 카테고리킬러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가진 업태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시장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이 시장에 뜨거운 ‘구애’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대기업들이 속속 카테고리킬러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LG패션이 ‘인터스포츠’로 아웃도어 전문점 시장에 진출했고, 대성산업이 ‘프랑프랑’을 앞세워 인테리어 전문점 시장에, LS산전이 ‘바이클로’로 자전건 전문점 시장에 진출했다. 돈 되는 시장으로 몰리는 대기업 생리를 고려할 때 카테고리킬러의 무한 잠재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11년 이후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되는 카테고리킬러. 카테고리킬러 시장의 대표격인 ‘올리브영’ 이초연 MD와 ‘올가홀푸드’ 송상민 MD로부터 카테고리킬러 시장이 지닌 매력, 그리고 이들이 갖는 고민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초연 MD는...

1994년부터 프랑스, 미국, 홍콩에 본거지를 둔 글로벌 유통업체 및 컨설팅사를 두루 거치며 다양한 유통 업태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다. 현재 올리브영에서 MD기획팀(자체 브랜드 개발/글로벌 소싱 담당) 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이초연 MD가 올리브영 제품 중 자신 있게 추천하는 브랜드는 유기농 화장품 ‘주스뷰티’, 립밤 ‘버츠비’. 특히 주스뷰티 블레미쉬 라인은 여드름 피부에 즉각적인 효과를 주는 최고의 제품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송상민 MD는...

대학에서 식물자원학을 전공하고 2004년 올가에 입사한 송상민 MD는 현재 올가를 대표하는 PB상품을 개발하는 PB 개발팀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올가 자연방목 우유’, ‘올가 유기농 코코아시리얼’은 올가 매출 상위 5위 안에 매년 꼽히는 인기 상품이다.

 

송상민 MD가 강력 추천하는 올가 제품은 ‘올가 유기농 우유’. 일반우유와 같이 여러 목장에서 생산한 원유를 집유해 만든 것이 아니라 단일 목장에서 동물복지를 구현하며 키운 젓소에서 나온 1등급 원유로 만든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Q. 많은 업체들이 카테고리킬러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 시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송 MD_ 미국이나 일본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카테고리킬러 업태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그 동안 모든 것을 갖춘 풀 라인(full line) 업태가 국내 유통업계를 주도해왔지만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소비자들의 욕구가 보다 세분화되면서 한 가지 품목에 대해 다양하고 깊이 있는 물건을 갖춘 카테고리킬러가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만 봐도 카테고리킬러 시장의 매력도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Q. 카테고리킬러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성장세는 기대보다는 더딘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이 MD_ 국내 시장에 신유통이 늦게 들어온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20여 년 전 제가 독일에 거주할 때만 해도 주변에서 친환경식품 전문점을 비롯해 카테고리킬러라고 할 수 있는 전문점들을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재래시장이 주말에만 문을 여는 특화된 업태였죠. 그만큼 유럽 등 선진 유통시장에서는 오래 전부터 소비자들 생활 깊숙이 카테고리킬러나 하이퍼마켓과 같이 우리나라에서 ‘신유통’이라고 불리는 업태들이 침투해 있었습니다. 드럭스토어인 부츠(Boots)만 해도 역사가 100년이 넘지요.

 

반면 우리나라는 재래시장 등 전통적 유통 업태에 오랜 시간 의존해 오다 1990년대에 들어서야 대형마트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단시간에 대형마트가 유통 시장을 압도하는 규모로 성장하면서 카테고리킬러들이 성장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새로운 유통 채널인 대형마트가 갑자기 그리고 너무 빠른 시간에 커지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한 쪽으로 쏠리게 됐고, 그런 상황에서 또 다른 새로운 업태인 카테고리킬러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돌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종합유통 MD와 달리 카테고리킬러 MD만이 느낄 수 있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이 MD_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포화시장에서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을 안고 일을 하느냐, 아니면 성장시장에서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갖고 일을 하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과 같은 성숙기에 접어든 유통 업태들은 바잉파워를 향유할 수 있는 반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을 안고 있지요. 반면 카테고리킬러 시장은 이제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바잉파워는 떨어지지만 미래 성장에 대한 확신, 청사진이 있어 지금의 일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매출과 객수를 보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이 카테고리 킬러 MD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친환경 식품을 만드는 MD가 갖는 특수한 고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송 MD_ 몸에도 좋으면서 맛도 좋은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몸에 좋은 것이 입에는 쓰다’는 말을 당연시 했는데 요즘에는 ‘입에 단 것이 몸에도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내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사실, 맛도 좋으면서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일단, 좋은 맛을 내기 위해서는 다량의 첨가물이 들어가야 하는데 유기농 식품에는 합성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매출만 생각한다면 첨가물을 이용해 맛, 향이 우수한 제품을 만들 수도 있었겠죠. 그러나 올가는 단순 먹을거리만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 하나하나에 건강과 문화, 환경 보호 등을 생각하며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Q. 그러다 보면 식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패 사례도 많았을 듯 합니다.

 

송 MD_ 식품에서 맛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죠. 좋은 맛을 내기 위해 수십 번, 수백 번의 테스트를 합니다. 특히 우리 전통 음식을 만드는 작업이 쉽지 않은데, 그 중에서도 식혜를 만들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식혜라고 하면 보통 특유의 뽀얀 빛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이것은 백설탕과 백미를 사용해야만 나올 수 있는 색입니다. 백설탕을 사용하면 단맛이 강하고, 보기에도 깔끔해 보이기 때문에 시각적으로나 맛으로나 좋지요.

 

그러나 유기농 설탕은 화학 정제를 하지 않기 때문에 황색을 띱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식혜의 뽀얀 색깔을 내기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황색을 띠는 식혜 때문에 구정물 색깔이니 하면서 말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색깔만 다를 뿐 우리 전통 식혜와 똑같은 맛을 찾았고, 그 맛과 영양적인 면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당당히 인기 상품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Q. 글로벌 소싱을 담당하는 MD만이 갖는 애로사항은 무엇일까요.

 

이 MD_ 생활용품이나 먹을거리가 아니라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을 취급하다보니 이로 인해 발생하는 독특한 애로 사항이 있습니다. 인종 및 피부 특성이 나라별로 다르기 때문에 해외 특정 나라에서 성공한 우수 브랜드가 우리나라에서는 그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사례들이 발생합니다. 또 제품력은 대단히 우수한데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낯선 브랜드들이 대부분이다보니 소비자들에게 인지시키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과연 이 제품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부담감이 큰 게 사실입니다.

 

 

Q. 종합유통 MD와 다르게 카테고리킬러 MD가 갖는 성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송 MD_ 카테고리킬러 MD는 보다 디테일하게 고객, 상품을 살펴야 합니다. 종합유통 업태  는 객수가 어느 정도 보장돼 있는 반면 카테고리킬러는 목적성을 갖고 오는 고객이 대부분입니다. 고객이 한정돼 있지요. 따라서 고객이 누구인지, 그들의 성향은 무엇이며, 그들의 니즈는 무엇인지를 더 디테일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대형마트와 같이 30대 이상 주부가 타깃이 아니라, 친환경 전문점이라면 몸이 불편한 환자가 있는 가정이나 아토피가 있는 어린아이를 둔 가정과 같이 보다 구체적으로 타깃을 설정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고객에 대한 고민을 더 치열하게 해야 합니다.

 

이 MD_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종합유통 업태에서 화장품을 담당하는 MD라면 향수, 색조, 기초화장품까지 두루 알고 있어야 하지만 카테고리킬러 MD는 화장품 안에서도 향수, 또는 색조 제품과 같이 보다 세분화된 영역에서 보다 깊은 전문 지식으로 무장하고 있어야 합니다. 만약 색조 화장품을 담당하는 MD라면 내용물에서 용기까지 직접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Q. 상품 개발자로서 직업병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송 MD_ 보통 소비자라면 제품명이 기재된 상품 앞면을 먼저 보는 게 일반적이만, 저는 상품 뒷면을 먼저 보게 되더군요. 아무래도 친환경 식품을 개발하다 보니 원재료에 관심이 많아서겠죠. 이 상품에는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혹시 몸에 안 좋은 것은 함유하고 있지 않은지를 꼼꼼하게 따지게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무 것이나 자유롭게 먹지 못하게 됐어요. 예전에는 과자를 무척 좋아해서 수시로 사 먹었는데, 이제는 과자, 탄산음료, 햄 등에 들어간 발색제 등이 우리 몸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알게 되면서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들과는 멀어지게 되더군요. 조카들을 만나러 갈 때마다 꼭 유기농 간식거리를 한아름 사다 주게 된 것도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이랄까요.

 

이 MD_ 저 역시 새로운 제품을 보면 제조는 어디에서 했는지, 어느 나라에서 온 상품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항상 제품 뒷면을 먼저 들여다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상품 원가를 잘 알다보니 제품을 구매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H&B 업계에 종사하면서 바뀐 것은 값비싼 브랜드가 좋다는 선입견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해외로부터 수입한 명품 화장품만을 고집했는데, 이제는 저가이면서도 좋은 상품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지금 제 파우치를 열어보면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이 골고루 섞여 있는데 모두 명품 브랜드 못지않은 품질을 갖춘 제품들입니다.

 

 

Q. 향후 카테고리 킬러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 MD_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 국내시장에 H&B라는 명확한 업태가 존재하고 있지 않습니다. 미국, 유럽, 홍콩 등에 있는 모든 H&B 매장에서는 약을 판매하고 있고, 심지어 안경까지 구매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소화재 한 알을 사기 위해 약국을 가야하는 게 현실입니다. 즉, H&B 시장에서 헬스 부문은 아직까지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혜택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현재 올리브영은 100여 개의 점포를 전개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습니다.

 

이 말은 반대로 향후 H&B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특히 헬스, 즉 건강 부분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비타민 등 건강보조식품 시장 규모가 작습니다. 한약 등 전통적인 방법으로 건강을 챙겨오던 사람들이 앞으로는 보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비타민과 같은 건강보조제품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큰데, 바로 올리브영을 포함한 관련 업체들에게는 이것이 큰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규모가 우리나라 절반밖에 안되는 대만만 보더라도 H&B 업체인 왓슨 점포 수가 400개가 넘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전체 H&B 점포 수를 합해도 이의 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성장 여지가 충분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송 MD_ 올가와 같은 친환경 식품 카테고리킬러 매장은 이제 막 씨를 뿌리고 봉우리를 맺어가는 단계입니다. 친환경, 유기농이 트렌드라고 하지만 아직 소비자 인지도와 국내 여건상 성장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친환경 식품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이유는 높은 가격 탓이 큽니다. 원재료 가격이 비싸다보니 1차 식품도 비싸고, 이를 기반으로 만드는 가공품도 비싸질 수밖에 없었지요.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지속적으로 친환경 식품 시장이 성장해 나가고 있고, 이 시장으로 새롭게 들어오는 소비자들도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규모의 경제라고 말들 하는데, 수요가 늘어나면 생산량도 늘어나고 그러다보면 가격도 자연스럽게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가격이라는 장벽 때문에 구매를 주저했던 소비자들도 친환경 식품 시장으로 진입해 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리메일 매거진 2011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