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킬러〕무너지는 카테고리킬러 크리에이터로 거듭나야
http://news.mk.co.kr/v2/economy/view.php?year=2019&no=128628
1980년대 등장해 특정 분야에서 최대한 많은 상품을 판매하는 카테고리킬러들이 한 시대를 풍미한 후 하나둘 사라져가고 있다.
•장난감 왕국 토이저러스가 지난해 미국 사업을 철수했고,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 서킷시티는 2008년 파산했다.
•2011년 대형 서점 체인 보더스가 파산한 후
•반스앤드노블 역시 현재 매각을 검토한다는 소식이다.
•이 외에도 약국 체인 월그린과 라이트에이드, 오피스 용품 스테이플스는 최근 수백 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카테고리킬러들은 영역을 장악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스스로를 새롭게 정의하는 데는 실패했다. 장난감, 가전, 책 등 특정 제품군의 전문성을 갖추고 업계 선두 자리를 차지하는 데 집중하다 정작 소비자와 기술, 사회의 큰 흐름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 결과다.
자신의 영역에 갇혀 규모 확대나 점유율 경쟁에 집중하다 보면 시장과 사회의 전반적인 변화를 놓치기 쉽다. 한국 여행사가 패키지 상품과 가격 경쟁에 치우쳐 다양화된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부도와 파산에 처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기의 라이벌이 경쟁하는 분야에서도 기업은 근시안적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코카콜라는 펩시와의 승부에서 업계 1위 브랜드의 명성을 유지해왔지만 서서히 진행된 시장의 변화를 간과해 위기에 처하게 됐다.
켈로그와 시리얼 전쟁을 벌여온 제너럴밀스는 최근 1위로 등극했지만 2012년 이후 40억달러가 사라진 시리얼 시장에서 정상의 의미는 예전 같지 않다. 건강한 아침식사를 원하거나 시리얼마저 귀찮은 소비자들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켈로그가 아닌 업계 밖의 새로운 경쟁자에게 고객을 뺏긴 셈이다.
한편 전자제품 카테고리킬러 중 유일하게 생존한 ★베스트바이는 2013년 이후 대대적 변화를 추진해왔다. 경쟁자가 하나둘 사라지는 환경 속에서 변화를 감지하며 웹사이트 검색 기능, 배송과 고객 서비스 등을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고객 경험 가치를 극대화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지원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오프라인 매장에 있다. 판매가 주목적이었던 유통 매장을 제품 체험과 교류 공간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정의했다.
◎숍인숍(shop in shop) 개념을 적용해 삼성, 소니, LG, AT&T,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제조업체의 전문공간을 마련하고, 각 공간에서는 제조업체 소속 직원들이 고객을 직접 응대하도록 했다. 매장 어드바이저(In-Home Advisor)들은 휴대폰부터 TV, 홈시어터 등 최신 제품을 선보일 뿐 아니라 고객이 보유한 제품을 어떻게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눈높이에 맞게 알려준다.
2018년 5월에는 공식적으로 리브랜딩(rebranding)을 발표하며 새로운 로고, 직원 유니폼 등을 소개했다. 리브랜딩 전략 중심에는 10만명의 매장 직원이 있다.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남녀노소 고객과 대화를 나누는 광고도 제작했다.
직원 트레이닝과 복지 개선에도 투자를 확대해 이직률을 50~55%에서 30% 수준으로 낮췄다고 한다.
특정 분야를 장악하고 선두가 된 후 서서히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카테고리킬러를 넘어 크리에이터(creator)가 돼야 한다. 일본의 세탁소 체인 ★키쿠야는 클리닝 시장이 축소되자 의류 보관,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이 집에서 옷을 보관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을 파악하고 세탁을 보조 서비스로 만드는 역발상 변신을 꾀한 것이다.
카테고리 내 익숙한 라이벌만 바라보면 서로 쫓고 쫓기는 쳇바퀴 경쟁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경계를 넘어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는 크리에이터가 필요한 시대다.
매경이코노미 제1998호 (2019.03.06~2019.03.12일자)
2019.03.04
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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