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킬러〕‘틈새 중의 틈새’ 슈퍼 카테고리 킬러가 뜬다.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18/05/284579/
빅사이즈몰·온라인 철물점…단골이 효자
시장 규모 작아도 재구매율 높아 매출 ‘쑥쑥’
★블루보틀커피. 로스팅한 지 48시간 이내의 싱글 오리진 원두만을 사용하고,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를 내려주는 것이 원칙이다. 2002년만 해도 하루 매출이 고작 70달러였던 이 브랜드는 원칙을 철저히 지켜가면서 서서히 그렇지만 꾸준히 성장했다. 2016년 기준 매출액 9400만 달러(1064억원)을 기록했다. 그 사이 영향력은 무시무시하게 커졌다.
미국 블루보틀 지점을 마치 ‘성지순례’처럼 다녀왔다는 전세계인들의 소셜미디어(SNS) 사진들이 쏟아지는가 하면 스타벅스가 오히려 블루보틀 식 영업과 비슷한 업장(리저브)을 내놓기도 했다. 많은 커피 회사들이 블루보틀 공간의 ‘세련됨’을 어떻게 벤치마킹할 수 있을까 지금도 고민 중이다.
블루보틀은 ‘커피맛을 아는 사람들만의 브랜드’에서 ‘세련되고 멋진 사람들이 즐기는 브랜드’로 시장에서 인식되기 시작했다. 명성이 더 높아지자 다국적기업 네슬레는 지난해 약 4000억원(지분 68%)이란 거금을 주고 인수했다. 블루보틀은 조만간 한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블루보틀처럼 틈새시장, 그중에서도 극단적인 수요에 주목해 성장하고 있는 회사들이 국내에서도 하나둘 보이고 있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완구용품·스포츠용품·아동의류·가전제품·가구 등 상품 분야별로 모든 브랜드를 한곳에 모아 판매하는 소매점을 흔히 카테고리킬러라고 한다. 최근 뜨는 업체 사례들은 보다 고객층을 세분화하고 틈새 중의 툼새시장을 공략하는 대신 소수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 재구매하게 만들면서 매출을 극대화하는 ‘슈퍼카테고리킬러’로 진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성 빅 사이즈 전문 ‘★4XR’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통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빅사이즈몰 4XR, 공구우먼 나란히 매출 200억원 돌파
유통업체에서 대표적인 회사로는 ‘★무신사’를 꼽는다. 2001년 조만호 대표가 온라인 커뮤니티 프리첼에 `무지하게 신발사진이 많은 곳`이란 이름의 일종의 온라인 모임을 만든 게 효시다. 신발 마니아를 중심으로 희소템(브랜드 한정판) 정기모임 등 각종 이벤트를 전개하면서 점점 가입자가 늘어났다. 그러자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브랜드에서 신발 정보를 유료로 올려달라는 요청에서 쇼핑몰 광고 의뢰 등이 쏟아져 들어왔다. 2002년 닷컴 회사로 전환했다.
이후 사업은 말그대로 신발 희소템을 찾는 마니아 고객들의 요청에 힘입어 승승장구했다. 예를 들면 나이키 신제품이 나왔는데 해외에서 먼저 발매됐고 고유 번호를 부여한다는 소식을 접한 회원들이 국내에선 출시가 언제 될지, 어디서만 팔 지 등의 문의가 쏟아지면 해당 브랜드에서 `무신사`에 제일 먼저 출시하거나 정보를 소개하는 식이다. 무신사는 이런 과정에서 광고비와 판매수수료 등의 수입을 올렸다. 2015년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하더니 지난해 거래액 3000억원으로 급상승 중이다.
신체 사이즈에 주목해 시장에서 인정받는 업체도 적잖다. 오픈마켓 ‘옥션’‘지마켓’에 따르면 입점업체 중 ‘빅사이즈’‘스몰사이즈’ 등 극단 사이즈로 특화한 곳 매출이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주로 의류와 신발, 잡화 등 패션 상품이 다수였고 매월 평균 15% 내외로 성장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남성 빅사이즈몰 중에선 ‘★4XR’이 여성 빅사이즈몰에선 ‘★공구우먼’이 나란히 매출액 200억원을 넘기며 인기다.
손일락 4XR 대표는 “사업 초창기에는 일반 패션 아이템을 다뤘는데 빅사이즈 남성 패션 부문 수요가 은근 있어 아예 특화했더니 오히려 충성 고객이 많이 생겼다. 과거 ‘1박 2일’ 방송에서 출연자(강호동)들이 즐겨 입으면서 유명해지기도 했다. 지금도 일반인은 물론 연예인들이 계속 구입할 정도로 탄탄한 수요층이 있다 보니 영업이익률도 10% 이상으로 선방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빅사이즈몰 업체들은 국내 비만인구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 관련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참고로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454만명의 BMI(체질량지수) 측정 결과 전체 수검자의 35.6%인 518만여명이 비만인구로 나타났다. 2014년 비만인구 비율이 33.4%였는데 계속 높아지고 있어 이들 논리에 신뢰를 더한다.
그밖에 빅사이즈 여성화로 주목받는 곳으로는 ★쥬드, ★빅걸클럽, 남성 빅사이즈 패션 부문에선 ★인버스6, 스타일준, 맥블랙, 빅앤톨, 빅사이즈클럽, 여성 빅사이즈 패션 부문에선 ★퍼스트클로, 비비드글램 등이 눈길을 끈다. 빅사이즈 데님 브랜드인 ★올리고진은 아예 이베이와 손잡고 기획상품을 내놓으며 차별화를 하기도 했다.
김주영 공구우먼 대표는 “점차 한국인의 체형이 서구화되고 덩치가 큰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반면 종전 브랜드는 이들의 체형을 보정해주는 쪽으로 움직여왔다. 오히려 좀 통통해도 입었을 때 날씬해보이는 게 아니라 그 체형에도 불구하고 ‘맵시있고 예쁘다’는 인식을 주는 다양한 기획 상품을 내놨더니 더욱 반응이 뜨거웠다”라고 설명했다.
몸집이 작은 고객을 위해 특화한 몰도 성업이다. 남성 스몰사이즈 편집숍 ‘★키작남’은 한때 매출애 200억원을 넘기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권명일 키작남 대표는 “단순히 몸집 작은 고객에게 선택의 폭을 넓여준 면도 있지만 성장기의 학생들이 성인 패션을 소화하고 싶어 구매하는 사례도 많아 고객층이 의외로 넓다”라고 소개했다.
그밖에 인테리어 소품, 파티용품 등 동네 거리매장에서 점차 보기 힘든 아이템들을 묶어 온라인으로 특화한 회사들도 틈새시장 강자로 뜨고 있다. 온라인 철물점을 표방한 ‘★문고리닷컴’이 대표적이다. 초기엔 인테리어용 나사, 페인트 등을 온라인몰에서 팔았다가 점차 리빙, 라이프스타일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용품을 늘려 지난해에만 매출 22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성장했다. 파티용품만 취급해 회원수만 6만명을 확보한 ‘스투피드’도 주목해볼 만하다. 각종 기념일이 늘어나고 있고 할로윈데이 등 해외 기념일에도 비슷한 문화를 즐기려는 이들 수요가 늘어나다 보니 관련 매출도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에서도 극단 카테고리에 주목하면 승산이 있을 수 있다. 리본, 포장재, 종이컵, 플라스틱용기, 자석 스티커, 비닐봉지, 포스트잇, 단체모자, 테이프 등 단일 아이템을 특화시켜 미국, 일본 시장의 틈새를 개척하고 있는 ★티쿤글로벌이 대표적이다. 김종박 대표는 “지난해 기준 거래액만 220억원, 직영몰 7개 사이트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저가 혹은 현지에 없지만 한국에선 제조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장 중인 문고리닷컴
베트남 스페셜티 커피를 국내에서 유통하던 브이프레소코리아는 최근 여주휴게소에 베트남 전통 커피 메뉴 `★카페 쓰어다`를 가미한 카페를 열었다.
▷무신사 신발 넘어 종합 브랜드 쇼핑몰로 외형 확장
업계 선두주자 무신사는 애초 신발만 취급했으나 2009년부터는 다양한 브랜드 제품로 눈길을 돌리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거리매장에서 흔치않게 볼 수 있는 디자이너브랜드에서부터 명품 브랜드의 희소 아이템까지 어느덧 입점 브랜드 숫자는 3000개를 넘겼다. 종전에 확보한 안목 있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소개해 객단가를 높이려는 전략인데 먹히고 있다.
오프라인 진출도 추세다.
문고리닷컴이 대형 쇼핑몰에 러브콜을 받고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는가 하면 스타일링 서비스를 시작한 빅사이즈몰 4XR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고객의 맵시까지 관리해주는 식으로 확장세다. 베트남 커피로 특화한 브이프레소코리아는 최근 여주휴게소에 베트남 전통 연유 커피 메뉴 ‘카페 쓰어다’를 주력으로 하는 ‘브이 카페’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세조 교수는 “단순 가격이나 사이즈만 주목하면 경쟁이 치열해진다. 마이너리티들의 놀이 공간,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일종의 팬덤 전략을 펼치는 업체라면 작은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이코노미 제1956호 (2018.05.02~05.08일자)
2018.05.04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Retail Issue > @Retail Tre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쇼핑몰의 변신〕 쇼핑센터·백화점 테넌트 차별화 전략 (0) | 2019.06.25 |
---|---|
〔쇼핑몰의 변신〕지식주(知食住) 쇼핑몰 / 히로시마, 렉트(LECT) (0) | 2019.06.25 |
〔카테고리킬러〕무너지는 카테고리킬러 크리에이터로 거듭나야 (0) | 2019.06.24 |
〔카테고리킬러〕국내 카테고리 전문몰 (0) | 2019.06.24 |
〔카테고리킬러〕유통시장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 (0) | 2019.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