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오프 기업 PB 운영 동향
온·오프 PB
성과 견인 ‘온리원’ 브랜드 등극
유통업계는 PB를 상품 경쟁력 제고, 채널 확대 등 다양한 전략으로 활용한다. 최근에는 온라인 업계 역시 자사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으로 PB 운영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PB 자회사를 설립하고 공격적인 브랜드 확대를 이어가고 있는 쿠팡의 움직임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 오프라인 - 다양한 가격, 카테고리로 운영 확대
초기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PB는 NB 대비 저가격으로 설정한 단순 가격 소구형 제품이 일반적이었다. 현재는 가격과 품질 모든 면에서 차별화 전략을 가져가는 동시에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 맞춤형 상품으로 기능하고 있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최신 PB 운영 동향을 살펴본다.
◇프리미엄화
2000년대 저가격 상품으로 운영되던 PB가 최근에는 가성비·프리미엄 브랜드로 양분화돼 동일 카테고리에서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는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는 ‘최저 가격, 최적의 상품 개발’을 철학으로 하는 ‘노브랜드’와 프리미엄 PB ‘피코크’를 선보였다. 홈플러스 역시 상품 본연의 기능과 가성비에 주력한 ‘심플러스’와 품질 제일주의 PB ‘홈플러스 시그니처’를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2013년 간편식 PB ‘피코크’를 론칭, 프리미엄 상품 운영을 목표로 사업 확대에 나섰다. 상품 개발 포인트 역시 가격보다 가치에 집중한다. 고품질 식품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소비 트렌드에 부합되면서 지난해 매출 3천억 원을 돌파했다. 취급상품 역시 공격적인 품목 증가를 이어가며 현재 1천여 개로 확대됐다. 이마트 성과의 한 축을 책임지는 핵심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2019년 11월 프리미엄 PB ‘홈플러스 시그니처’를 론칭했다. 가공식품, 일상용품 등 전 카테고리를 취급하며, 현재 약 2,200여 품목을 다루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홈플러스 시그니처는 올해 1~3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성장했으며 론칭 1년 만에 전체 PB상품 매출이 39% 신장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한편 PB의 품질 제고 및 연구 진행을 위해 전문 연구소 설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가정간편식과 즉석조리식품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밀 혁신 부문 조직인 푸드이노베이션센터(FIC)를 출범했다. 전문요리사, 식품연구원, 브랜드 매니저, 상품개발자 등으로 구성됐으며 협업을 통해 최적의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마트 역시 ‘피코트 비밀 연구소’를 조직, 중식, 한식 등 분야별 전문가 8명이 소속돼 레시피 연구 등 상품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장 점유율 1위 제조업체와 협업해 PB상품을 개발하면서 상품 품질 제고 효과를 꾀하고 있다.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우유 시장 1위 기업 서울우유와 PB 우유를 출시했다. 편의점 GS25도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오비맥주와 손잡고 PB상품 개발에 나섰다. 본래 유통업체의 PB상품은 시장 2~3위권 제조업체가 참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유통업계 PB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1위 제조사들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PB 제조에 협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채널 확대 효과
국내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로도 PB가 활용되고 있다. 롯데마트 PB전략팀 신준섭 담당은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롯데마트 매장에 PB상품 100여 품목을 수출하고 있다.”며 “한류 등의 영향으로 현지인 반응이 좋아 수출 PB제품군을 지속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PB를 현지화 전략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롯데그룹의 다른 유통 채널에도 롯데마트의 PB상품이 공급되고 있다. 일례로 롯데 슈퍼마켓 경우 롯데마트 PB 온리프라이스를 함께 취급한다. 이처럼 판매 채널이 증가할수록 생산비 절감 효과도 높아진다.
이마트 역시 베트남, 필리핀, 몽골 등 해외시장에 자사 가성비 PB 노브랜드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2015년 론칭한 노브랜드는 현재 약 1,300여 가지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노브랜드 전문점도 2016년 오픈했으며 현재 28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필리핀에도 5개 매장을 운영하는 등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에 PB가 전방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독자성을 무기로 이업종 간 협업에도 PB가 도입되고 있다. GS리테일은 자사 매장 내 이커머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PB ‘무신사 스탠다드’ 판매를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GS25, 랄라블라 매장 중 적절한 상권을 선정해 전용 매대를 구성하고 티셔츠, 마스크, 립밤 등 기본 패션상품을 우선적으로 취급할 예정이다..
◇카테고리 다양화
유통업계는 PB상품을 카테고리 다양화 전략에도 적용하고 있다. 주체적으로 상품개발 및 생산이 가능해 발빠르게 소비 트렌드를 파악, 이에 최적화된 PB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는 지난 6월 건기식 PB 바이오퍼블릭을 론칭, 노브랜드, SSG닷컴 내 판매를 시작하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건기식 대중화를 목표로 출시했으며 타 브랜드 대비 최대 30% 저렴한 가성비가 장점이다.
편의점 업계의 PB 다양화도 계속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신선식품 카테고리 통합 PB ‘세븐팜’을 출시했다. 소용량 상품 중심의 근거리 쇼핑니즈를 공략한 브랜드로 향후 농산물, 정육, 수산물로 취급 품목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2. 온라인 - PB 사업 다각화, 배송 인프라로 강점 플러스
소비 트렌드 변화로 온라인 시장 확대가 이어지면서 고객 수요 확보에 성공한 온라인 유통업계는 수익성 개선 및 제고, 충성 고객 확대 등 자사만의 강점을 확보하기 위해 PB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물류 인프라 등 기존 이커머스 사업 운영을 통해 확보해둔 강점을 비용 절감이 가능한 PB과 묶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쿠팡ㅣ직매입 PB로 고객 충성도 확보
쿠팡은 지난해 7월 PB 사업을 운영하던 사업부를 분할해 PB 사업 전담 자회사 CPLB를 출범하며 PB 사업 키우기에 나섰다. 쿠팡은 2017년 생활용품 PB ‘탐사’를 론칭하고 지속적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해 왔다. 현재는 가전, 식품, 의류, 세제, 유아동 등 12가지 PB 브랜드를 운영한다. 200여 곳의 중소업체와 협력해 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취급품목 수는 3천 개 이상에 달한다. 쿠팡 온리(only)라는 별도의 카테고리를 마련, PB 제품을 모아 제안하고 있다.
쿠팡이 PB를 확대하는 이유는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매출 견인 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PB상품은 중간 유통과정이 없어 NB상품 대비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또한 쿠팡이 상품을 직매입해 운영하는 만큼 전 품목 빠른 배송이 가능해 구매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NB상품 대비 높은 수익성이 보장되는 만큼 실적 견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로 CLPB는 출범 반년 만에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쿠팡은 앞으로도 PB상품 강화를 통해 멤버십 서비스 로켓와우와 함께 충성고객 확보, 수익성 강화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신사ㅣ가성비 + 기능성 제품으로 차별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PB ‘무신사 스탠다드’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초저가 경량 패딩 상품을 시작으로 기본 디자인의 고품질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무신사는 자사 플랫폼에 입점한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들과 디자인이 겹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기본 디자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기능성을 더한 제품으로 상품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무신사의 PB 실험은 상품 확대에 그치지 않고 채널 다각화로도 이어져 최근 홍대 서울 상권에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열었다. 2020년 기준 매출 1,100억 원을 기록한 무신사 스탠다드는 올해 매장 출점 및 상품 확대로 더 큰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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