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자렛에서 카파르나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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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자렛에서 카파르나움까지… 발 닿는 곳곳 체험한 주님
2000여 년 전 예수 시대부터 사용한 길
순례자 편의 맞춰 2012년 재구성
타보르산·갈릴래아 호수 등 포함
행복선언성당·베드로수위권성당 등
주님 말씀 선포한 장소들 ‘한 눈에’
(복음의길 로고)
@나자렛
▲ 나자렛 전경 순례길 여정의 시작이 나자렛인 것은 구원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관광청 제공)
예수 그리스도의 고향이면서 그분의 땀방울과 눈물이 맺혀 있는 땅 이스라엘.
이곳에는 성경 속 예수가 몸소 걸어가셨던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는 ‘복음의 길’(The Gospel Trail) 순례길이 있다.
‘복음의 길’은 예수님께서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보냈던 장소인 나자렛에서부터 처음 기쁜 소식을 선포하시고 제자를 부르신 갈릴래아 호숫가 카파르나움에 이르는 62㎞ 여정이다.
순례길은 이스라엘 관광청과 이스라엘 국립공원 등 관계 당국이 2000년 전 예수님 시대 때부터 이용해 온 기존의 길을 순례자들의 편의와 현지 여건 등을 감안해 2012년 개발한 것이다. 성경 이야기에 등장하는 풍경들을 실제로 만날 수 있는 ‘복음의 길’ 여정을 소개한다.
■ 여정 1(나자렛→익살→텔 고벨)
@절벽산
복음의 길은 나자렛 남쪽 변두리에 있는 절벽산에서 시작한다. 절벽산은 예수님께서 고향 나자렛에 오셨을 때 사람들이 그분을 거부하고 벼랑 끝으로 내몰아 떨어뜨리려고 했던 곳이다.(루카 4,29-30)
여정의 시작이 나자렛인 것은 구원 역사가 시작된 곳이기 때문이다. 헤로데 시절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가 이곳에 살고 있었다.(마태 1,18―2,23 루카 1,26-27 2,4)
@성모영보성당
나자렛에는 성모영보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성령으로 인해 아기를 잉태하리라는 천사의 메시지를 마리아가 받아들인 곳이다.(루카 1,26-38)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나자렛 회당에서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를 펴 읽으시고 희년을 선포하시면서 공생활을 시작하셨다.(루카 4,16-30)
@타보르산
절벽산을 내려와 아랍인 마을 ‘익살’을 지나 케슬롯산과 판관 드보라의 이름을 딴 드보라 산기슭을 끼고 ‘텔 고벨’로 향한다. 이 여정에서 순례자들은 타보르산을 볼 수 있다. 해발 588m인 타보르산은 갈릴래아 주변에 있는 산들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산으로 둥근 지붕 모양을 하고 있다. 산 정상에 오르면 확 트인 이즈르엘 평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다.
타보르산이 성경에서 처음 언급되는 것은 여호수아에 의해 열두 지파에게 땅이 분배될 때이며 즈불룬 지파(여호 19,12), 이사카르 지파(여호 19,22) 그리고 납탈리 지파(여호 19,34)의 경계였다.
■ 여정 2(히틴의 뿔→아르벨산)
@히틴의 뿔
히틴의 뿔은 두 개의 봉우리로 되어 있다.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른 전 여정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맑은 날에는 아르벨 절벽과 갈릴래아 호수 남단과 북쪽에 있는 헤르몬산, 나자렛 서쪽까지 볼 수 있다. 히틴의 뿔은 1187년 살라딘의 이슬람 군대에 의해 십자군이 대패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예루살렘의 라틴 왕조 몰락을 가져왔다. 성지의 일부분은 후일 3차 십자군 원정 동안 복구되었으나 그 시절의 영광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아르벨절벽
히틴의 뿔을 뒤로 한 채 아르벨산으로 향한다. 아르벨산에는 아르벨 국립공원이 조성돼 있다. 갈릴래아 호수 주변에서 가장 좋은 전망대 역할을 하는 아르벨 국립공원은 기원전 759년에 지진으로 갈라지면서 생긴 절벽이 있다.
아르벨 절벽은 기원전 2세기 중엽 시리아 셀레우코스 왕조에 맞서 독립 항쟁을 벌이다 최후를 맞은 유다인들의 거점이었다. 이 절벽에는 동굴들이 많이 있다. 절벽 동굴에는 로마에 대항한 유다인들이 살았다. 헤로데 왕은 동굴 안에 숨어 있는 유다인들을 진압하기 위해 커다란 바구니에 병사들을 담아 내려보내 동굴에 숨어 있는 이들을 끌어내 떨어뜨려 죽이거나 불태워 버리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 여정 3(막달라→타브가→카파르나움)
@갈릴래아 호수
갈릴래아 호수 북서쪽 호수변을 따라가다 보면 예수님의 행적과 직접 관련된 막달라, 타브가, 카파르나움을 만날 수 있다.
@막달라와 미그달
복음서에 나오는 마리아 막달레나가 살았던 고을 ‘막달라’는 예수님 시대에 큰 무역항이었다.
예수님을 만나 새 삶을 살게 된 마리아 막달레나
막달라에는 4세기쯤에 마리아 막달레나의 집으로 전해지는 곳에 기념 성당이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7세기에 무슬림들에 의해 파괴되었고 12세기에 십자군이 다시 성당을 재건했으나 십자군이 성지에서 물러난 후 성당은 마구간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오랜 세월 잊혔던 막달라는 1960년대에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고고학자들이 옛 항구와 도시 도로망 흔적 등을 발견하면서 발굴 작업이 본격화됐습니다. 7~8년 전까지만 해도 발굴 작업 등으로 인해 일반인들의 순례가 마땅치 않았는데, 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가 2014년 새 성당을 지으면서 순례자들이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막달라는 기원 후 66년에 시작된 제1차 유다-로마 전쟁 때 완전히 파괴됐고, 호숫가에서 서쪽으로 조금 더 들어간 곳에 새로이 마을이 들어섰는데 ‘미그달’이라 불린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이 갈릴래아의 여러 도시와 시골을 두루 다니면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실 때 예수님으로부터 ‘일곱 마귀’를 쫓아내시는 치유를 받고(루카 8,1-3) 갈릴래아에서부터 그를 따르며 예수님 일행의 시중을 들었다.(마르 15,40-41)
다른 제자들은 모두 도망쳤지만 수난 여정의 마지막 순간에도 다른 여인들과 함께 예수님의 임종과 장례를 지켜보았으며(마르 15,40-47) 안식일 다음날 향유를 가지고 무덤을 찾은 여인이었다(마르 16,1-2).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목격한 첫 증인이요 증거자로 언급하고 있다. 순례자들은 이곳에서 예수님을 따랐던 마리아 막달레나의 모습을 묵상할 수 있다.
@타브가
타브가 일대에는 행복선언성당, 베드로수위권성당, 오병이어성당이 위치해 있다.
타브가는 일곱 개의 샘을 뜻하는 그리스말 헵타페곤을 아랍말로 발음하는 과정에서 변한 것이라고 합니다.
고대는 지하수에서 솟아오른 유황 온천들이 있었는데 특히 피부병 치료에 효험이 있어서 사람들이 많아 찾았다고 하지요. 오늘날에는 몇 군데 흔적만 있을 따름입니다.
하지만 타브가는 성지순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입니다. 예수님께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행하셨다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활하신 후 호숫가에 나타나시어 고기를 잡던 제자들과 함께 빵과 생선을 드시고 베드로에게 “내 양들을 돌보아라” 하고 당부하신 곳 또한 이곳 타브가라고 전해집니다.
예수님께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명을 먹이신 기적은 네 복음서에 모두 나옵니다. 하지만 그 장소가 조금씩 다릅니다. 마태오 복음과 마르코 복음은 요한 세례자가 헤로데에게 죽임을 당한 후 예수님께서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 외딴 곳으로 물러가셨는데 많은 군중이 육로로 따라오자 배에서 내려 그들을 가르치시다가 이 기적을 행하셨다고 전합니다(마태 14,13-21; 마르 6,30-44). 루카 복음은 예수님께서 “베사이다라는 고을로 물러가셨다”고 구체적인 지명을 언급합니다(루카 9,10).
베사이다는 갈릴래아 호수 북단에서 북쪽으로 약 2km 정도 떨어진 곳인데, 어부 출신인 시몬 베드로와 안드레아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벳사이다에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거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하지요. 반면에 요한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수 건너편의 산에 오르셨다가 많은 군중이 오는 것을 보시고 이 기적을 행하셨다고 전합니다(요한 6,1-15).
네 복음서의 기록을 종합해서 보면 마태오, 마르코, 요한 복음이 전하는 장소는 거의 비슷한 곳이라고 추정할 수 있지만, 루카 복음에 나오는 베사이다는 상당히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방인인 루카 복음사가가 갈릴래아의 지형을 잘 몰라서 잘못 썼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행복선언성당
갈릴래아 호수 서북쪽에 위치해 있는 "타브가"를 중심으로 호수를 끼고 예수님의 고장이라 부르는 카파르나훔 성당, 베드로의 수위권 성당, 빵과 물고기의 기적 성당이 있고, 호수 왼쪽에 있는 "쉐이크 알리" 언덕엔 "진복팔단 성당" 또는 "산상 설교 성당"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참 행복 선언 기념 성당( The Church of the Beatitudes)이 있다.현재의 참 행복 성전은 카파르 나훔 기념 성당에서 약 3㎞ 정도 거리에 있고, 갈릴래아 호수면에서 150미터 정도 높은 언덕에 위치해 있어 아름다운 갈릴래아 호수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망대이기도 하다. 이 기념 성당은 1937년 이탈리아 프란치스코 수녀회가 여덟 가지의 참 행복을 뜻하는 팔각형의 돔 모양으로 이탈리아 건축가 발루치(Barluzzi)가 설계한 작고 아름다운 성당이다.
천장의 돔 아래엔 소박하게 참 여덟 가지 말씀을 스테인드 글라스로 새겼고, 가운데 있는 성당 중앙에는 감실과 제대를 모셨고 감실 둘레 성당 바닥에는 일곱 가지 덕을 상징하는 믿음, 소망, 사랑의 복음 삼덕과, 지혜, 정의, 용기, 절제의 네 가지 덕을 모자이크로 장식해 놓았다.
행복선언성당은 예수님께서 여덟 가지 참행복을 가르친 장소다.
참행복선언은 예수님의 산상 설교 가운데 첫 설교(마태 5,3-12)이며, 다가올 복에 대한 그리스도의 약속이자 그리스도교의 완전한 덕에 대한 선언이다.
1937년 이탈리아 프란치스코회 수녀회가 여덟 가지의 참행복을 뜻하는 팔각형의 돔 모양으로 설계한 작고 아담한 성당이다. 천장의 돔 아래엔 소박하게 참행복의 여덟 가지 말씀이 스테인드글라스로 새겨져 있다. 성전 감실 둘레 바닥에는 일곱 가지 덕을 상징하는 믿음·소망·사랑 복음 삼덕과 지혜·정의·용기·절제의 네 가지 덕을 모자이크로 장식해 놓았다.
@베드로수위권성당
베드로수위권성당은 베드로가 부활하신 예수님으로부터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요한 21,16)는 명령과 함께 수위권을 받은 것을 기념한 곳이다. 성당 안에는 ‘그리스도님의 식탁’ 글씨가 새겨진 바위가 있는데 이곳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이 식사를 했다고 전해진다. 성당 밖에는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손을 내밀어 당부하는 조각상이 있고 검은색 현무암으로 된 교회 건물 옆으로 돌아가면 갈릴래아 호수 수면까지 갈 수 있는 돌계단이 나온다.
2000년 전 이곳에서 베드로가 그물을 끌어당기고 예수님이 베드로를 지그시 쳐다보며 당부하셨을 그 감동을 상상해 보기에 충분한 곳이다.
@오병이어성당
오병이어성당은 예수님께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행한 곳이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 막달라 마리아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일러주신 후 타브가에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곳이다. 성전 제단 바로 앞쪽에는 빵 네 개와 물고기 두 마리의 모자이크가 있다.
타브가에는 4세기 중반에 예수님께서 행하신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기념하는 성당이 처음 세워졌습니다.
베네딕도 수도회가 관리하는 현재의 기념 성당은 옛 성당 터에 1980년대에 개축한 성당입니다. 성당 바닥, 특히 제단 주변에는 비잔틴 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모자이크 작품들이 순례 객들의 시선을 끕니다.
이 지역의 다양한 동식물을 표현한 작품들인데, 학, 백조, 거위, 연꽃, 뱀도 있습니다. 돌로 된 제대 밑에는 예수님께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놓고 축복하셨다는 바위가 있고 바위 앞에는 빵 네 개가 든 바구니와 그 옆에 물고기 두 마리가 역시 모자이크화로 장식돼 있습니다.
@카파르나움
예수의 마을로 불리는 카파르나움으로 발길을 옮긴다. 카파르나움은 나자렛에서 고향 사람들에게 배척 받으시고 물러나신 예수님께서 찾아가신 곳이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에서 복음을 전파하실 때 주로 활동한 곳이다. 이곳에서 예수님은 중풍병자를 치유하셨고(마르 2,1-12), 알패오의 아들 마태오를 부르셨으며(마르 2,13-17), 나병환자와 백인대장의 병든 종, 베드로의 장모를 비롯해 많은 병자를 고치셨다.(마태 8장)
@베드로집터성당
카파르나움에는 베드로집터성당이 있다. 성당은 베드로의 집터를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그 위에 팔각형으로 지어졌다.
복음의 길 여정은 카파르나움 선착장에서 마무리된다. 선착장에는 순례길의 마침을 알려주는 복음의 길 바위가 있다. 바위에는 나자렛에서 카파르나움까지 순례길 지도가 그려져 있다. 바위에 그려진 순례길 지도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예수님의 여정을 되새겨본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이 모두 그분의 길을 걷는 이 모두!”(시편 128,1)
2015-06-28 [제2950호, 9면]
김신혜 기자 (c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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