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안부를 묻다.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
- 김시천 -
•안부(安否)
어떤 사람이 편안하게 잘 지내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소식.
또는 인사로 그것을 전하거나 묻는 일.
***
무논 위에 드리운 농가
감자밭에서 노인이 홀로 풀을 맸다.
지난해 이맘때 우연히 만난 95세 김복희 할아버지,
2년 전 할머니를 먼저 보내고 혼자 사신다.
잠시 말벗이 되어 집으로 들었다.
잘 정돈된 방안에 걸린 시계와 달력,
낯익은 예수의 초상도 있었다.
며칠 뒤 사진을 가지고 다시 방문했다.
두 손을 잡고 좋아하시던 할아버지,
귀는 어둡지만 표정으로 금방 아셨다.
할아버지의 안부가 궁금했다.
집 근처에 있는 교회 전화번호를 검색했다.
혹여 하는 마음으로 연결된 목사님,
요즘도 걸어서 교회에 나오신다고.
유선을 통해 들은 소식만으로 기분 좋다.
그래, 5월은 불쑥 떠오르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야 겠다. .
중앙일보
2018.05.06
[조용철의 마음 풍경] 안부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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