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로봇(nano robot) / 양자 나노봇 시대 진입 중
미국 아리조나 주립대학의 연구원들은 스스로 인체 내부의 종양을 찾아내고 이 부위로 혈류를 차단할 수 있는 나노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생쥐에게 한 실험에서 이 기술을 사용해서 종양 부위와 전이 부위를 성공적으로 없앨 수 있었습니다. 나노봇이 혈류를 타고 가다가 종양 부위로 연결된 혈관을 만나면 이곳으로의 혈류를 막습니다. 그러면 암세포는 수축하고 죽게 됩니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이 나노봇은 아주 부지런해서 인체로 주입 후 몇 시간 내에 암 세포를 공격한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보고된 부작용은 없습니다.
나노로봇 기술, 어디까지 왔나?
탐색 단계 지나서 양자 나노봇 시대 진입 중
처음 나노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한 사람은 천재 물리학자인 리차드 파인만(Richard P. Feynman, 1918~1988)이다.
그는 1959년에 열린 ‘저기 바닥에 많은 공간이 있습니다(There’s Plenty of Room at the Bottom)’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엄청난 양의 정보가 작은 공간에 축적되는 나노로봇의 가능성을 예측한 바 있다.
그리고 62년이 지난 지금 그의 예언이 그대로 실현되고 있다. 9일 학술지 ‘ZME 사이언스(ZME Science)’에 따르면 최근 실제로 등장하고 있는 나로로봇이 사람의 머리카락 너비의 10만분의 1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나노로보스틱스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천재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이 예언한 나노로봇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는 중이다.
사진은 DNA 나노기술로 제작된 인공 나노구조체. ⓒWikipedia
나노봇으로 뇌 속에 약물 전달 가능해져
더 놀라운 것은 이 초소형 로봇들이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사람의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의료 분야다. 과학자들은 의사가 환자에게 약물을 주사하거나 의약품을 투여하는 대신 나노로봇을 투여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치료용으로 제작된 이 나노로봇들은 사람 인체에 들어가 주변 상황을 스캔한 후 질병 등의 상황을 감지한다. 그리고 병원체에 감염됐거나 고장난 부위로 이동해 처방된 약물을 투여하거나 치료를 감행한다.
과학자들은 이런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 20여 년 동안 힘든 연구를 계속해왔다. 그리고 최근 어려운 제조공정을 개발하면서 의료용 나노로봇을 마침내 현실화할 수 있는 수준에 차츰 도달하고 있다.
지난 7일 의학포털 ‘메디컬 라이프사이언스’ 지에 나노 크기의 뇌질환을 표적으로 한 약물 운반체로 사용할 수 있는 나노 물질을 개발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물질은 죽어가는 세포에서 분비되는 세포사멸체(AB)를 활용한 것이다. 그동안 그 역할이 과소평가돼 왔다며, 그 안에 있는 천연 생물활성지질과 풍부한 단백질을 활용해 매우 기능적인 운반용 나노물질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혈액 속의 물질 중 선택된 일부 물질만 뇌 속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은 뇌질환 치료의 어려움을 가중하며, 노화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는데 이 나노머신을 통해 뇌 속으로 효율적인 약물전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논문은 최근 ‘사이언스 어드밴스’ 지에 게재됐다. 제목은 ‘Delivering Antisense Oligonucleotides across the Blood-Brain Barrier by Tumor Cell-Derived Small Apoptotic Bodies’이다.
실용화에 앞서 윤리적 질문에 답변해야
나노로봇은 크기가 작기 때문에 사용범위가 매우 넓다.
특히 산업현장에서 각종 물질을 제어한다든지 환경정화를 위해 나노로봇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과학자들은 로티퍼 박테리아를 변형시켜 살아 있는 바이오 하이브리드 마이크로 로봇을 만들었는데 감지 능력과 자율성을 지닌 해양 미생물인 만큼 오염된 물을 여과하는데 있어 탁월한 후보물질로 평가받고 있다.
군대에서 무기로 활용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금을 투입하면서 공개적으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의료 분야다.
특히 암 등의 불치병을 치료한다든지 원자 규모의 수술 장비를 개발하고, 더 나아가 바리어스, 세균과 같은 병원체에 대항해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나노봇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것은 나노로봇을 활용한 EPR 효과(Enhanced Permeability and Retention Effect)다.
EPR 효과란 일반적으로 암세포 주변에 큰 분자가 도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방식을 통해 암 진단을 빠르고 신속하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현재 과학자들은 인간 마이크로 봇 수준의 인간 난자 크기의 로봇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환경을 감지하면서 손쉽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단계적으로 나노봇 수준의 로봇을 개발해 시험하고 있다. 캐나다 알버타 대학 연구진은 유방암 세포에서 발견되는 특정 마이크로RNA 서열을 감지할 수 있는 자율 나노머신을 개발했다.
이 나노봇은 유방암 세포를 미량으로 검출 할 수 있기 때문에 클리닉 과정에서 놓친 표적 분자를 상세히 검출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로 나노봇이 개발된다면 인류의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저명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이미 2005년 나노과학이 오는 2040년이 되면 인간을 불멸의 초인적 능력을 선물하리라 예측한 바 있다.
그는 또 인공지능과 뇌를 연결하는 나노봇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리고 최근 미국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혈액‧뇌 장벽을 투과하고 개별 뉴런의 신호를 군사용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로 전송할 수 있는 나노 입자를 개발하는 중이다.
‘ZME 사이언스’는 현재 양자 나노로보틱스에 대한 탐색적 단계가 끝나고 다음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로운 과정에 들어가기에 앞서 많은 윤리적 질문에 답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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