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e of Operation/@Grocery Store

⊙그로서란트(Grocerant) / 식료품점 + 식당

Paul Ahn 2012. 9. 5. 11:06

⊙그로서란트(Grocerant)

 

- 그로서란트는 식료품점(Grocery)과 식당(Restaurant)의 합성어로, 다양한 식재료를 판매하면서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최근의 식품 유통 트렌드다. , 내가 매장에서 선택한 식재료가 즉석해서 음식으로 조리돼 맛을 볼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 한국에서는 2012년경부터 등장했는데, 온라인 쇼핑과 해외직구 열풍으로 명품이나 패션 등으로 차별화하는 게 어려워지자 백화점 업계가 이른바 ‘분수 효과(Fountain effect)’와 ‘샤워 효과(Shower effect)’ 등의 집객 효과를 노리고 경쟁적으로 그로서란트를 선보이고 있다.

 

- 외국 식료품이 주를 이루는 그로서란트 매장 소비자들에는 싱글족이 많다.

이것저것 구색을 맞춰야 하는 한식보다 쉽고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면과 빵을 선호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치즈·올리브·칩을 안주 삼아 와인을 즐기는 식문화 때문이다.

 

 

 

⊙그로서란트 현황과 진화방향

http://www.newma.or.kr/

 

"식료품점과 식당의 합리적 콜라보

레스토랑 안 부러운 경험 선사

 


 최근 국내 소매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트렌드 중 하나는 외식 유통의 믹스 현상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업계의 식품 매장 강화는 이미 트렌드로 굳혀졌으며, 이들은 식품 코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식 분야 강점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외식과 유통의 믹스 트렌드는 단순히 바로 조리한 듯한 음식을 판매하는 HMR에 국한되지 않으며, 새로운 식문화 공간인 그로서란트에서 발현되고 있다.

 

처음 그로서란트를 접한 사람들은 여기가 마트야? 음식점이야?’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식재료를 파는 그로서리와 음식을 먹는 공간인 레스토랑이 한 자리에, 함께 있기 때문이다. 쇼핑을 하는 바로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낯설지만, 몇 번 체험해 본 고객들에게는 이미 익숙하면서도 효율적인 공간이다.

 

식료품을 구입함과 동시에 그 자리에서 먹는다는 콘셉트는 음식의 신선함과 맛을 보장해준다는 의미이므로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효과도 있다. 이렇게 시작된 그로서란트 바람은 미국과 유럽을 넘어 국내 유통시장에도 확산되고 있다.

 

쇼핑 중 단순하게 허기를 때우는 푸드코트 개념이 아니라, 내가 고른 식재료를 쉐프가 직접 요리해주는 것이 그로서란트의 역할이다. 고기나 랍스터를 구매하면 그 자리에서 요리사가 구워주거나 찜 요리를 해주고, 아보카도를 구매하면 멕시칸 요리인 과카몰리를 만들어주는 식이다.

 

‘쉐프가 요리해준 근사한 음식을 집 근처 매장에서 먹을 수 있다는 즐거움’. 그로서란트가 추가하는 가치는 이렇게 명확하다. 뉴욕, 런던, 도쿄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 유행하고 있는 그로서란트 트렌드가 국내 유통시장에도 자리 잡을지 주목 받고 있다.

 

 

식품매장의 신선함이 그로서란트화 주도

 

소비자들은 왜 그로서란트 매장을 찾을까. 사실 그로서란트의 성장 배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는 HMR, 식품 소매업체들이 준비된 먹을거리인 HMR을 점내에서 즐길 수 있는 식사공간을 제공하며 자연스럽게 그로서란트가 시작된 것이다. 미국 유통업계도 그로서란트의 성장세를 같은 이유로 설명하며, HMR이 식품 소매업의 개념을 바꾸면서 그로서란트 시장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 경우 델리형 매장·그로서란트를 이용할 때 집밥보다 외식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로서란트 매장들도 스테이크나 랍스터 등 집에서 해먹기 어려운 메뉴를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비자들이 그로서란트 매장을 찾는 이유는 따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식재료에 대해 높아진 관심과 인식이다. 실제로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등 많은 외식업체들은 매장에서 음식을 직접 만들기보다 진공 포장된 완성 요리를 데우기만 해서 내놓는다. 그런데 그로서란트 매장에서는 자신이 고른 식재료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또 만드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식품 쇼핑객들이 신뢰감을 갖고 이용하는 것이다.

 

 

 

롯데마트 그로서란트 BM 김형주 책임은 아무리 고급 레스토랑이라고 해도 원재료를 직접 볼 수 없는데, 그로서란트는 소비자들이 고른 양질의 식재료로 음식을 생산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시장에 그로서란트 문화를 들여온 곳은 백화점으로, 해외 유명 그로서란트 매장을 식품관에 도입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했다. 2010년 신세계가 미국의 딘앤델루카를 들여온 것을 시작으로 2012년 갤러리아가 그로서란트 콘셉트의 식품관 고메이494’를 열었고, 2014년에는 현대와 롯데백화점이 각각 이탈리아의 이탈리 을 선보이며 백화점 식품관의 그로서란트화를 주도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업계도 기존 식품매장을 그로서란트형으로 바꾸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 매장 경우 외식 개념을 강조한 백화점 식품관과 달리 식품매장의 최대 강점인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식재료와 식음시설이 혼재된 비정형 매장이지만, 장보기를 하면서 고른 신선식품으로 식사를 하고 방금 먹은 음식의 재료까지 구입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신규점인 서초점·김포한강점·대구칠성점을 그로서란트 마켓으로 선보였고, 이마트도 스타필드 하남·고양에서 그로서란트 개념을 도입한 PK마켓을 운영 중이다. GS수퍼마켓 경우 서울 신도시 상권인 송파위례점에서 쿠킹존을 도입, 그로서란트 매장을 시험하고 있다.

 

이들 그로서란트 마켓은 시장 한복판에 온 듯한 독특한 분위기와 가성비를 무기로 식품 쇼핑객의 지갑을 공략한다. 고객이 직접 맛본 음식의 원재료 구매를 유도할 뿐 아니라, 그로서란트 체험을 통해 쇼핑객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도 늘려 추가 매출 발생도 기대할 수 있다.

 

 

푸드 그로서란트, 식문화 경험을 팔다

 

그로서란트는 식품 유통업체들이 기존에 선보였던 테이크아웃과 푸드 투 고, 이트인 등의 영역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식품 쇼핑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레스토랑이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성도 갖고 있는데, 그것은 가까운 곳에서 신선한 식품을 제공받아 곧바로 요리한다는 점이다.

 

슈퍼마켓과 레스토랑은 같은 식품 유통업이지만, 두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니즈는 다르다. 식품 쇼핑을 하러 나온 고객이 이트인 테이블에서 즉석 먹을거리로 허기를 채우는 경험과 제대로 된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경험은 전혀 다르다.

 

따라서 그로서란트가 신선식품 등 원재료에 대한 강점이 없다면, 값싼 음식을 내놓는 레스토랑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또한 레스토랑은 기본적으로 소비자 경험을 파는 곳이므로 그로서란트 마켓도 음식 외에 매장 인테리어와 음악 등 다양한 요소에 신경 써야 한다.

 

앞으로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한 식문화 발전과 함께 레스토랑에서의 조리 기술력과 그로서리의 판매 전략이 결합된 그로서란트가 한층 진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는 식재료 판매가 주를 이루는 푸드 그로서란트 형태이지만 향후 이탈리처럼 식재료뿐 아니라 식기부터 음료, 주류, 각종 소품까지 소비자가 경험한 모든 것들을 판매하는 형태의 그로서란트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은 가까운 곳에서 수준 높은 요리사가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맛본 음식의 식재료를 구매하고, 식문화 체험까지 하고 돌아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것이 그로서란트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여기에 그로서란트의 미래가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