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 ‘창고형 할인점’에 목매는 까닭
고물가 시대, 가성비 집중한 ‘창고형 할인점’ 뜬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전면 개편
유료 멤버십 신설...등급별 특화된 혜택 제공
대형마트들이 '창고형 할인점'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시장에 견줄만한 낮은 가격으로 소비층 공략에 나선 것이다. 창고형 매장은 대용량으로 상품을 판매해 매입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것은 물론 박스 포장을 그대로 진열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등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 고물가 시대에 대용량 제품의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확산하고 있어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창고형 할인점 폐점을 지속하던 마트들은 확대 기조로 선회했고, 운영 방식을 개편하며 공격적인 출점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개편…유료 멤버십 도입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전면 개편한다. 명칭을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바꾸고 유료 멤버십도 도입한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연산점. [사진 이마트]
이마트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넥스트 트레이더스’의 혁신 방향을 발표하고 간판을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바꾸기로 했다. 도매·대량을 의미하는 홀세일을 브랜드명에 넣어 대형마트인 이마트와는 전혀 다른 창고형 할인점 본연의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 유료 멤버십도 도입한다. 그동안 트레이더스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매장’으로 운영해왔다. 앞으로는 멤버십 제도를 병행해 기존 고객 혜택은 유지하면서 멤버십 고객에게는 차별화된 가치를 더한다는 전략이다. 멤버십 등급은 연회비에 따라 스탠다드(3만원)와 프리미엄(7만원)으로 나뉜다. 사업자 고객 전용 ‘스탠다드 비즈’와 ‘프리미엄 비즈’ 등급은 따로 마련했다.
멤버십 회원은 구매 금액별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티알 캐시’를 적립해주고, 인기 상품을 회원가에 구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프리미엄 회원에게는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채널과 연계한 혜택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회원 혜택에 만족하지 못했을 경우 연회비를 100% 돌려주는 ‘회원 보증제’도 운영하기로 했다. 유료 멤버십은 내년 1월 정식으로 선보이며, 올해 말까지는 얼리버드 가입을 진행한다.
이외 이마트는 트레이더스를 상징하는 ‘빅 웨이브 아이템’을 선보인다. 대량 매입, 대량 판매, 저마진 정책을 통해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여 상품 경쟁력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트레이더스는 2010년 첫 오픈한 구성점을 시작으로 매년 신규 출점을 이어가 2012년 7개 점포에서 10년만에 점포수가 3배로 중가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2년 연속 두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연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번 혁신 성장 선언과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 도입은 한국 최고의 창고형 할인점으로 퀀텀점프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으로 궁극적으로는 압도적인 상품과 가격 경쟁력으로 최상의 고객 만족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향후 중장기적으로 30개점까지 지속적인 출점을 이어가 더 많은 고객들이 트레이더스의 혜택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고객 접점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유료 멤버십 도입은 트레이더스가 대량 매입, 대단량 판매, 저마진 정책을 통해 쌓아온 상품 경쟁력이 근간”이라며 “향후 트레이더스를 상징할 ‘빅웨이브아이템’을 새로 출시하고 축적된 매입 노하우와 해외소싱을 활용한 최저 가격, 고품질 차별화 상품을 지속 개발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품 경쟁력 강화는 멤버십 가입 고객을 늘리고 여기서 마련된 재원은 다시 상품에 재투자돼 최종적으로는 모든 것이 고객 혜택으로 돌아가는 플라이휠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롯데마트 ‘맥스’ 20개 점포 확장…홈플러스 '스페셜'에 집중
창고형 할인점 '맥스'를 내세운 롯데마트는 내년까지 점포를 20개점으로 늘릴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연내 서울 영등포점, 금천점을 맥스로 리뉴얼해 기존 롯데마트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을 '맥스‘로 전환한다.
지난해 창고형 할인점 브랜드 '맥스'를 새롭게 선보인 롯데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사업을 본격화했다. 롯데마트는 기존 '빅마켓'이라는 이름 대신 '새로운 상품으로 최대치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롯데마트 맥스'라는 이름을 선정했다.
롯데마트 맥스 광주 상무점. [사진 롯데마트]
◇홈플러스 '스페셜'에 집중
후발주자인 홈플러스의 경우 할인점 신규 출점 계획은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신규 출점 계획을 세우지 않았지만 창고형 할인매장을 더한 ’스페셜‘ 매장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4월 기존 점포를 창고형 할인점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홈플러스 스페셜 역시 기존점을 창고형 매장으로 전환 오픈 중인데 현재 20개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 스페셜 가양점
홈플러스는 점포 10개를 추가로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한다는 올 초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점포 전환에 앞서 재무 건전성 등을 이유로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홈플러스의 경우 올해 7월 말 개점을 앞둔 원주점과 인천청라점 일정을 미뤄졌으며, 점포 매각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강자 코스트코18호점을 오픈할 계획
여기에 창고형 할인점의 대표적인 강자 코스트코도 이달 중순 서울 구로구 고척아이파크에 18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올해 김해점에 이어 두 번째 신규점 출점이다. 코스트코는 지난 5월 새백배송까지 시작해 오프라인을 넘어 이커머스로도 사업을 넓히고 있다.
이처럼 업계가 창고형 할인점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을 내다봤기 때문이다. 창고형 할인점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유통업계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창고형 할인점 시장 규모는 2020년 7조274억원으로연평균 18.8% 성장하고 있다. 반면 같은기간 백화점 성장률은 2.7%, 대형마트는 1.3%에 그쳤다.
창고형 매장은 대용량으로 상품을 판매해 매입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것은 물론 박스 포장을 그대로 진열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등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대용량 제품의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확산하고 있어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의 영업전략에 있어서도 창고형 매장이 기존 오프라인 매장보다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매출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고물가 시대에 접어든만큼 소비자들은 가격이 매력적인 창고형 할인점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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