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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츠타야 아파트식 서점 / 일본 츠타야의 진화 모델

Paul Ahn 2018. 11. 7. 11:23

■ 츠타야 아파트식 서점 / 일본 츠타야의 진화 모델

http://www.retailing.co.kr/article/a_view.php?art_idx=2744#

 

츠타야의 ‘이유 있는 변신’

아파트식 서점까지 선보이다

 

츠타야가 지난해 12월, 도쿄 신주쿠에 새로운 감각의 복합문화공간을 개점하며 또 다른 변신에 나섰다. 이곳에서는 츠타야가 새롭게 선보인 층별 아파트형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업무를 볼 수 있으며, 아파트에서 나오면 텐트와 거대 쿠션도 있어 24시간 캠핑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국내 유통업계처럼 일본에서도 ‘존재감 있는 오프라인 점포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채널의 압도적 상품구색에는 오프라인이 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츠타야를 운영하는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이하 CCC)의 마스다 무네아키 사장은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한다.”고 늘 강조한다.

 

 

@연간 1천 건 정도의 강좌와 워크숍을 진행는 하코다테 츠타야서점

 

예를 들어 2013년에 개점한 하코다테 츠타야서점에서는 연간 1천 건 정도의 강좌와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츠타야서점은 장소를 무료로 개방할 뿐이다. 이벤트는 고객 내점빈도를 높여 매출 향상과 연계되고 있다. 하코다테 츠타야서점 전체 시설의 1인당 연평균 구입액은 1만 3,120엔이며, 평균 이용일수는 6.9회 수준이다. 그러나 이벤트 참가자들은 이 수치의 3배 이상 실적을 올려주고 있으며, 하코다테 츠타야서점은 2016년 처음 흑자를 달성했다.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라는 ‘기획’만으로는 압도적인 차별성을 창출하기 어렵다. 타사가 쉽게 흉내 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무인양품을 전개하는 양품계획은 ‘생활 제안’을 표방하면서 카페 사업이나 서적, 서점 사업에도 손을 대며 복합형 점포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또한 무인양품이 취급하는 생활잡화나 의류는 모두 PB 상품이다. 편안한 매장 구축과 함께 아마존에서 취급하지 않는 독자상품이 있는 것은 큰 강점이다. CCC도 이러한 전략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CCC는 지난해 3월 대형 출판사인 도쿠마서점을 인수했고, 5월에는 중국 정부펀드 산하의 출판사와 자본 제휴를 발표했다. 출판 분야에서 독자상품 개발을 서두르며 SPA(제조 소매업)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도쿄 신주쿠에 신감각 문화 공간을 오픈하고 또 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츠타야 신업태, 신주쿠에 문 열어

 

@츠타야 북 아파트먼트(TSUTAYA BOOK APARTMENT)

 

긴 시간 리뉴얼 공사를 진행해온 도쿄 신주쿠 도로변의 신주쿠 츠타야 빌딩. 도쿄 내 최고의 CD·DVD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던 매장이 재개점 공사를 지속했다. 지난해 11월 리뉴얼을 마친 이곳은 ‘츠타야 북 아파트먼트(TSUTAYA BOOK APARTMENT)’ 등이 입점한 신주쿠 미니엄 빌딩으로 재단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과거 운영했던 DVD 대여매장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츠타야 관계자는 “24시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책을 중심으로 한 공간으로, 사무공간을 테마로 한 ‘북&카페’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캠핑 공간’을 함께 설치한 츠타야의 신업태”라고 소개했다.

 

 

 

지하 1층~지상 9층 규모의 신주쿠 미니엄 빌딩에는 각종 F&B매장과 드럭스토어도 입점해 있지만, 츠타야 북 아파트먼트와 북 라운지 등이 자리한 2~6층 매장이 가장 주목 받고 있다.

 

우선 3층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입점해 있고, 2~4층에는 ‘북 라운지’가 꾸며져 있다. 이곳은 스타벅스 이용자가 자유롭게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서양 잡지나 서적이 구비돼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신주쿠 상권 특성상 서양 잡지를 대거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소파나 테이블 크기와 모양도 제각각이어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눈으로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특징이 있다.

 

전문 서적은 총 2만 권을 구비했다. 4층에는 ‘신주쿠 크리에이티브’를 테마로 비즈니스 관련 서적이나 디자인, 건축, 인문 서적을 배치했다. 5층에는 ‘라이프 스타일’을 테마로 여행, 스포츠, 아웃도어, 문예 서적, 6층에는 ‘걸즈&뷰티’를 테마로 한 요리, 패션, 인테리어, 미용, 키즈 서적이 진열돼 있다.

 

4~6층에는 ‘츠타야 북 아파트먼트’라는 이름 아래 지금까지 츠타야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코너가 첫선을 보였다. 화제의 서적을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장별로 독특하면서 차별화된 공간을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4층에 아파트라는 콘셉트에 맞게 ‘프론트’가 위치해 있다. 또한 일이나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러 일을 할 수 있는 ‘사무용 공간(core working space)’도 있다. 프론트에서는 이용 요금이나 옵션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각 층별 카드 키 같은 필요 비품을 수령할 수 있다. 사무용 공간에는 총 30석 의자와 책상이 마련돼 있고, 태블릿PC도 완비돼 있어 언제든지 대여해 사용할 수 있다.

 

5층에는 최근 일본의 글램핑 열풍을 반영한 공간을 배치했다. 인공 잔디밭 위에 설치된 텐트와 거대 쿠션에 누워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매장 깊숙한 곳에는 샤워룸도 있어 1회 500엔에 이용할 수 있다.

 

6층은 ‘여성 전용층’이다. 신발을 벗고 편안한 상태에서 장시간 지낼 수 있는 시스템으로, 파우더룸에서는 남성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화장을 할 수 있다. 또한 이곳에는 남녀 공용 공간 16개, 여성 전용 공간 16개 등 총 42개의 독실도 구비해두고 있다.

 

츠타야 관계자는 “딱딱한 정장과 구두를 벗고 실내복으로 갈아입은 후 편안한 상태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신주쿠 츠타야”라며 “실내복도 대여하고 있으며, 사무공간에서 이용할 수 있는 문구나 잡화도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츠타야 신주쿠점은 24시간 영업하며, 4~6층 매장을 이용하는 데는 1인당 1시간 500엔의 요금을 내야 한다. 별도의 옵션 요금으로 여성 전용 공간 이용시 100엔 추가, 독실 이용시 500엔, 실내복 대여시 1천 엔이 추가되며, 무료로 1인 한 대에 한해 태블릿PC 대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츠타야서점은 불황기 소매업계 구세주

 

@에디온 츠타야가전

 

JR히로시마역 남쪽 출구에 모습을 드러낸 은색으로 빛나는 재개발 빌딩. 그곳에 지난해 4월 대규모 상업시설이 등장했다. 가전양판점을 운영하는 에디온이 CCC 측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선보인 ‘에디온 츠타야가전’이다.

 

 

길 하나 건넌 곳에 대형 가전매장 빅카메라가 오픈한 지5개월도 안 되는 시점이라 더욱 주목을 끌었다. 가전양판점에디온과 CCC와의 파격적 제휴는 기대 이상의 집객과 매출을 올리며 지역 상권에 안착했다. CCC의 아이디어를 전면적으로 수용한 에디온 매장은 기존 가전 매장의 모습과 전혀 다르다. 각 층 중앙에는 라운지와 서적, 잡화, 문구매장을 배치했고, 그 주변을 가전매장이 감싸고 있다.

 

대형 가전을 진열한 후, ‘할인 판매’라는 POP를 여기저기 붙여 놓는 기존 가전 전문점 형태와는 전혀 다르다. 개점 당시 전단 배포도 하지 않고, 제조업체로부터 파견사원도 받지 않았다. 그 대신 전문 카메라맨이나 요리 연구가 등을 직원으로 고용, 매장의 ‘컨시어지’로서 정중하면서 전문적 설명에 힘을 쏟았다. 이 모든 것은 에디온은 물론이고, 가전전문점 업계로서는 이례적 실험이었다.

 

이처럼 CCC는 기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매업체가 부지나 건물 등을 준비하면, 츠타야가 기획한 최신형 점포를 해당 기업과 협력해 개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전 전문점뿐 아니라 경쟁격화로 고민하고 있는 백화점 등에도 CCC는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이칸야마 티사이트

 

물론, CCC는 자사의 사업 모델을 기본으로 한 직영점도 꾸준히 출점해 왔다. 그 신호탄이 된 것이 2011년 12월 오픈한 상업시설 ‘다이칸야마 티사이트’다. CCC의 마스다 무네아키 사장 개인이 수십억 엔을 투자, 1만 3천㎡ 부지의 절반을 취득했다. 그리고 그곳에 카페와 서적을 중심으로 한 츠타야서점뿐 아니라 레스토랑이나 애완견 매장을 갖춘 복합 상업시설을 만들었다. 이를 기점으로 CCC의 행보는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그 후에도 2015년에 츠타야 최초의 가전매장인 ‘후타고타마가와 츠타야가전’, 2016년에는 오사카 긴데츠백화점이 폐점한 자리에 히라가타 티사이트를 선보였다.

 

 

@긴자식스’에 미술관련 서적을 구비한 츠타야서점

 

2017년 4월에는 도쿄 ‘긴자식스’에 미술관련 서적을 구비한 츠타야서점을 개점했으며, 이곳은 오픈 후 1개월 동안 무려 800만 엔의 매출을 올렸다. 2011년 이후 CCC의 직영점 오픈 수는 16개다.

 

실적으로도 그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CCC의 실적은 비공개이지만, 2015년까지 매출은 5기 연속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영업이익도 3기 연속 상승했다.

 

 

츠타야가 사업 다각화에 나선 이유는?

 

CCC는 본래 CD·DVD 대여 매장을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확대하는 사업 모델을 취했지만, 최근 들어 신개념 매장을 연이어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변신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기존 대여 사업에 대한 위기감이 있다. CD나 DVD 대여 사업은 온라인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일본영상소프트협회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대여 시장은 해가 갈수록 그 규모가 줄어들고 있으며, CCC도 CD나 DVD 사업으로는 고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5년 사이 가맹점을 축으로 하는 츠타야 CD·DVD대여점은 점포 수 감소세가 뚜렷하다. 대여점 시장이 축소하자 CCC는 대형 복합매장이라는 처방책을 가맹점에게 제시해왔다. 단순한 대여 매장이 아니라 서적이나 카페와의 복합매장으로 집객력을 높이려고 했던 것이다. 츠타야의 점포 수가 감소했지만, 총 매장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도 가맹점들의 대형화 때문이다.

 

기존에 CD·DVD 대여에만 주력하던 가맹점들이 서적 취급을 늘리면서 CCC의 서점 매출액은 2016년 기준 1,308억 엔으로,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게 됐다. 일본 최대 서점으로 유명한 기노쿠니야 서점의 2016년 8월기 매출 1,059억 엔을 상회한 것이다.

 

그러나 서적도 영상이나 음악과 마찬가지로 언제까지 오프라인 매장이 우위를 이어갈지 불명확하다. 미국 아마존의 전자북이 지금 이상으로 시장을 확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서적만으로 ‘연명’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CCC는 기존 렌탈 사업에서 벗어나 가전매장이나 복합상업시설로 사업의 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마스다 무네아키 사장은 자사의 사업 모델을 지칭하며 “인터넷 시대에 소매업의 모습을 제시한다.”고 강조한다. CCC가 추구하는 츠타야서점, 츠타야가전, 티사이트 모두 소매업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오프라인 소매업을 ‘생활 제안’, ‘편안함’, ‘시간 소비’ 등의 키워드를 내세워 진화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CCC는 오프라인 소매업에 집착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가맹 사업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다. 가맹점의 매출 감소는 CCC의 성장 둔화로 직결되며, CCC는 오프라인 매장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발전 가능성이 있는 있는 포맷을 제시해야만, 기업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조치로 내세운 것이 생활제안형 오프라인 매장이었다. CCC는 여기에서 가맹점 부활 이상의 ‘기회’를 발굴했다. ‘온라인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모든 것을 오프라인에 집어넣는다.’ 업계 아웃사이더의 이 같은 대담한 제안이 일본 소매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