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2020 결산과 전망
리테일매거진 2021 유통산업 보고서 ② 슈퍼마켓 (retailing.co.kr)
슈퍼마켓은 팬데믹에 의한 근거리 내식 수요 증가로 객단가, 매출 면에서 상승세를 달성하며 근린상권에서 존재감을 공고히 했다. 그러나 기업형 슈퍼마켓의 실적은 여전히 마이너스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속되는 규제와 온·오프라인 간 경쟁 심화에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도 제외되면서 슈퍼마켓 전체 업태 성장과 무관하게 외형 확대는 이룰 수 없었다.
◇국내 슈퍼마켓 시장 규모 46조 8천억 원
2020년 기업형 슈퍼마켓을 포함한 국내 슈퍼마켓 시장 규모는 46조 8천억 원(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추정치)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9년 시장 규모인 44조 2천억 원 대비 6% 성장한 수치로,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었다. 실제 최근 몇 년 간 2%대 성장률을 유지하던 슈퍼마켓 업태는 2019년에 성장률이 4.9%나 하락하며 역신장했지만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도표 1 참고).
이 같은 슈퍼마켓 업태의 실적 반등 배경은 근린형 매장에서의 식품 소비 확대와 재난지원금 사용처 지정 등 정부지원책에 따른 것이다. 식자재마트, 일반 슈퍼마켓 등은 사용처로 지정돼 반사이익을 얻었고 전체 슈퍼마켓 업태의 성장을 이끄는 주요 역할을 했다.
반면 기업형 슈퍼마켓은 재난지원금 및 지역화폐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다시 한번 전반적인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실제 코로나 1차 대유행기인 지난해 3~4월, 다수의 소비자가 다중이용시설을 자제하는 대신 근거리 상권에 위치한 슈퍼마켓을 자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해당 기간 동안 매출(12.5%), 객수(3.1%), 객단가(9.1%) 상승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매장 수 감소도 계속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한 기업형 슈퍼마켓 4사(롯데슈퍼, GS더프레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이마트 에브리데이)의 2020년 10월 기준 점포수는 총 1,146개로 전년 대비 61개 감소했다.
2019년 온라인 식품 전문몰 공세로 신선식품 강점까지 위협받았던 슈퍼마켓 업계는 오프라인 매장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감염병 확산에 의해 식품 온라인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등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뚜렷한 성장 동력을 잡지 못한 기업형 슈퍼마켓 업계는 전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저효율 매장 정리를 이어갔다. 부실 매장을 관리해 재무 건전성 제고에 나선 것이다.
•계약기간, 상권변동, 수익성 등을 고려해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15개점,
•롯데슈퍼는 70개점,
•GS더프레시는 22개점의 저효율 매장을 폐점했다.
◇식품 신선함 강조, 점포명에 ‘프레시’ 적용
페점과 더불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상권에는 신규출점을 진행했다. 각사에 따르면 이마트 에브리데이와 GS더프레시는 19개점, 롯데슈퍼는 2개의 신규매장을 열었다.
2019년 실험적인 프리미엄 슈퍼마켓에서 가성비 소비니즈를 공략한 실속형 매장으로 포맷 전환을 시도했던 슈퍼마켓 업태는, 지난해 다시 식품 강점을 내세운 매장을 선보이며 매장 포맷 전략을 선회했다. 특히 유통업태 간 경계 없는 경쟁격화에 대응하기 위해 1~2인 가구를 겨냥 한 소포장 상품부터 프리미엄 먹거리, 조리식품, 시식 코너 등을 갖추며 대형마트의 다양성과 편의점의 접근성 등의 강점을 슈퍼마켓에 흡수했다.
대표적으로 2019년 알뜰형 매장을 선보였던 GS더프레시는 해당 매장의 운영을 접었다. 효율성 제고를 위해 기존 점포 중심의 매장 운영 방식에서 탈피해 본부 중심의 체인오퍼레이션을 전 매장에 적용하면서 별도의 콘셉트 점포를 운영하지 않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수도권 내주거 밀집지역 위주로 출점을 진행했으며, 가맹점 확대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GS더프레시는 지난해 11월 기준 321개 매장 가운데 가맹점 수가 164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편 모든 기업이 내식수요 증가에 대응해 식품 강화를 위한 매장 구성, 신규 포맷 도입에 나섰다. 2019년 GS수퍼마켓이 ‘GS더프레시’로 브랜드명을 변경한 데 이어, 롯데슈퍼도 브랜드명에서 ‘슈퍼’를 떼고 ‘롯데 프레시앤델리(Fresh & Deli)’로 이름을 바꿨다. 이를 통해 롯데슈퍼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의 신선식품 강점을 보다 효과적으로 소구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하반기 새로 문을 연 2개 매장을 신규 브랜드명으로 론칭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기준 직영점 10여 곳의 점포명을 변경했으며, 향후 매출이 높거나 상징적인 매장, 상권이 발달한 지역 점포를 우선적으로 변경해 나갈 예정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역시 2018년부터 일부 매장을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개편하며 체질 개선에 착수해 왔다. 지난해 12월 기준 34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0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5%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객단가 상승 효과도 이끌어 연평균 4.5% 수준이었던 신장률이 10월 기준 10%대에 육박하기도 했다. 한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말 기준 103개점을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해 8%가량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추정되는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 내점율 제고를 위해 매장 내 ‘고객 CS 공간’을 별도로 설치했다. 쇼핑 중 휴식을 취하고 싶은 고객에게 공간 제공과 함께 커피, 빵 등 서비스 MD를 판매하는 장소다. 지난해 12월 2개 매장에 선보였으며 올해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식 수요 이끌 식품 강점 강화
@롯데슈퍼
산지에서 인증 받은 신선식품을 낱개 단위로 판매해 건강한 식품, 소용량 제품 관련 고객니즈에 대응했다. 가공식품 경우 트렌드를 반영한 신상품 및 HMR을 확대했다. 한편 롯데마트의 축산상품을 소싱해 계열사 간 상품 시너지 확대에도 나섰다. 올해는 새로운 신선식품 브랜드 ‘농가의 맥’을 론칭해 신선식품 카테고리의 소구점을 더욱 강화한다. 신선하고 안전한 상품을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역시 지난해 코로나 영향으로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가정이 증가하면서 채소(14.3%), 조리식품(9.2%), 조미료(8.7%) 등 관련 MD가 고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한동안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내식 수요 성장이 예상되는만큼 관련 니즈를 이끌기 위해 조리식품 등 관련 카테고리 구색 강화에 나섰다. 더불어 향후 온라인과의 차별화를 위해 와인 등 오프라인 전용 상품군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GS더프레시
변화한 소비니즈에 맞춰 ‘집콕’ 생활에 간편하게 먹기 좋은 HMR 구색 및 진열을 강화했다. 특히 고객의 쇼핑 편의성 제고를 위해 신선 포장상품 개발에 집중했다. 더불어 자점만의 강점인 PB 리얼프라이스, 유어스(YouUs)의 구성비를 확대해 운영할 예정이다.
◇슈퍼도 즉시 배송 경쟁에 참전
온라인 시장 성장에 따른 다양한 고객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슈퍼마켓 업계도 신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디지털 전략을 강화했다. 특히 근린형 업태의 강점을 살려 다수의 업체가 즉시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 니즈를 공략하기 위해 배달 서비스 업체 요기요와 협업을 맺고 상품 500여 종을 중심으로 ‘요기요 장보기 즉시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장 인근 1.5㎞ 내 고객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요기요 앱으로 장을 보면 한 시간 이내 원하는 장소로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전국 주요 지역 226개 매장으로 확대해 실시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4월, 홈플러스가 전사적인 물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경남 함안군에 증축한 함안상온물류센터를 활용해 슈퍼마켓 사업의 물류 인프라도 강화할 계획이다. 슈퍼마켓 같이 소규모 점포 특징에 맞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선·상온상품 관리를 별도로 관리하고, 냉동·냉장·상온 상품 작업 공간을 분리해 콜드체인 안전성을 높였다.
@롯데슈퍼
역시 라스트마일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즉시 배송 서비스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롯데슈퍼 잠실점을 통해 저녁시간 한정으로 제공되는 ‘퇴근길 1시간 배송’을 선보였다. 해당 매장 반경 2㎞ 내 고객에게 간편식, 생필품 등 500여 종의 상품을 즉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물류 스타트업 고고엑스와 협업을 맺으며 배송 인프라를 확보했다.
즉시 배송 서비스는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의 권역 테스트를 거쳐 점차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퇴근길 워킹맘들의 저녁 고민 해결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나아가 고객의 온·오프라인 다채널 이용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슈퍼가 운영하던 물류센터 프레시센터 경우 기존 18곳 중 7곳을 롯데마트에 넘기고 현재는 8곳만 운영하고 있다. 새벽배송 수요는 롯데마트 위주로 처리하고, 바로배송, 당일배송은 슈퍼 각 지점이 분담하는 등 계열사 간배송 인프라 일원화를 통해 효율성을 제고한다.
@GS더프레시
역시 팬데믹에 의한 온라인 채널 강세에 대응하기 위해 배송 서비스 강화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GS리테일의 일반인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 딜리버리’를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GS더프레시 점포에 적용해 진행 중이며, 자체 앱을 활용한 주문 배송 서비스를 지난해 11월 론칭, 고객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올해 기업형 슈퍼마켓 업계 성장세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업체가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의 강화, 온라인 유통채널의 강세 지속,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요인에 의해 현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올해도 고도화된 분석을 통해 출점 기준을 재수립하고 양적성장보다 질적성장을 목표로 사업운영을 검토한다. 더불어 비용 부담이 큰 직영점보다 가맹사업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큰 성과는 얻지 못했으나 근린상권에서의 슈퍼마켓 사업의 필요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으며, 관련 수요를 이끌기 위한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리테일매거진 2021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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