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2020 결산과 전망
리테일매거진 2021 유통산업 보고서 ③ 백화점 · 쇼핑센터 · 면세점 (retailing.co.kr)
◇명품만 돋보인 백화점, 언택트로 체질 개선 중
소매업태 중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백화점은 큰 폭의 역신장을 경험했다. 명품과 리빙 카테고리에서 선방했지만 매출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로나19로 국내 경제는 1년 내내 전시 체제를 유지했다. 이러한 상황에 백화점은 급격한 침체를 피할 수 없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2월 전년 대비 -21.4% 역신장했고 3월에는 -40.3%라는 초유의 역신장을 기록했다. 이는 IMF 경제 위기였던 1997년 12월 이후 최악의 수치였다.
소폭이나마 백화점 매출을 견인한 동력은 고소득층의 지속적인 소비였다. 부를 물려 받은 MZ세대의 하이엔드 소비가 늘어났으며, 해외여행 제한에 따른 반사작용으로 명품 소비가 증가했고 재택근무로 가전·가구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백화점 위기 속에도 빛난 명품
지난해 소비자들은 불요불급 소비를 줄이는 생활방어소비를 선택했다. 2020년 백화점 매출은 고객 감소와 상대적인 객단가 상승이 고착화된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명품은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한 3월을 제외하고 전년 대비 평균 20% 이상의 신장을 보이며 백화점 전체 매출 감소와 대조를 이뤘다.
메르스 사태와 비교해도 회복 속도가 훨씬 빠르고 신장폭도 더 컸다. 유명 명품업체들이 글로벌 매출 감소로 속앓이하고 있지만 국내 명품 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국내 명품 시장은 가장 수요가 견고하다. 코로나19로 글로벌 명품 시장은 전년 대비 18% 축소될 전망인데 국내 시장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실제로 명품 비중이 높은 갤러리아백화점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4% 신장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VIP 중심 프리미엄 전략을 선보였는데 백화점 최초로 외부에 VIP전용 매장인 ‘메종 갤러리아’를 서울과 대전에 오픈했다. 한남동에 문을 연 ‘고메이494 한남’은 파인다이닝과 인테리어 등 고급 라이프스타일숍이 백화점을 벗어나 독립 공간에 자리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프리미엄 가전, 홈퍼니싱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었다.
한편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며 프리미엄 가전, 가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었다. 백화점의 가전과 가구 매출은 지난해 10월까지 24.1% 증가했다.
백화점은 성장하는 홈퍼니싱 시장에 대응하고자 리빙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해 프리미엄 침대, 소파, 테이블 등 명품 가구부터 인테리어 패브릭, 건자재, 조명까지 종합적인 홈스타일링을 제안한다.
가전에서는 태블릿PC 수요가 급증했으며 노트북, 프린터, 복합기 매출도 25%씩 뛰었다. 의류케어,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가전과 가구는 명품과 함께 2020년 백화점 실적을 뒷받침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신규점 출점은 이어졌다.
@갤러리아
갤러리아 광교를 제외하고는 주로 프리미엄아웃렛이 문을 열었다. 갤러리아 광교는 갤러리아가 운영 중인 5개 점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갤러리아는 오픈 당시 광교점을 압구정 명품관과 대전 타임월드를 잇는 3대 대표 점포로 키워 경기권 최대 명품관으로 키우겠다고 밝혔고 그에 따라 명품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6월 프리미엄아울렛 대전을 오픈했으며 11월에는 경기 남양주에 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을 개장했다. 한 해에 2개 프리미엄아웃렛과 서울 시내 면세점 확대, 공항 면세점 확장을 동시에 추진한 것을 보면, 부실점포 폐점 및 매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경쟁사와 상반된 행보를 보인다.
@신세계
스타필드 4번째 점포 스타필드 안성을 10월에 오픈했다. 경기 남부 최대 쇼핑 테마파크로 인근에 위치한 아웃렛에 비해 큰 규모를 자랑한다. 스타필드는 수도권을 동서로 지원하는 하남과 고양에 이어 남부권을 담당하는 안성의 등장으로 수도권 영향력을 급속히 확장하고 있다.
◇전면 리뉴얼 단행
한편 지난해는 현대백화점 본점을 비롯해 AK플라자 분당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이 비슷한 시기에 일부 혹은 전면 리뉴얼을 실시했다. 리뉴얼 목적은 다르지만 공통적인 특징은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젊은 백화점을 표방했다는 점이다.
백화점이 장년에 걸쳐 추진하던 VIP 전략이 갖고 있던 단점, 즉 고객과 함께 백화점이 늙어가는 현상에서 벗어나려는 자구책이다. 명품과 리빙 상품에만 의존하지 않고 시대를 반보 앞서는 백화점 본래 사명을 이행한다는 의미 있는 시도다.
◈2021년 빅3 신규 점포 출점 예정
올해 백화점 업계는 현대, 롯데, 신세계의 신규 출점이 예정돼 있어 코로나19 안정화와 함께 신규점을 통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올해는 백화점 세 곳의 신규 오픈이 예정돼 있다. 현대, 롯데, 신세계백화점의 신규 출점이 같은 해에 이뤄지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현대백화점
2월 여의도 파크원에 여의도점을 오픈한다. 지하 7층, 지상 9층에 영업면적만 8만 9,100㎡ 규모로 서울 시내 백화점 중 가장 크다. 인근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이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한편으로는 신촌점과 자사 점포간 카니발라이제이션도 주목된다.
▷롯데백화점
6월에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문을 연다. 영업면적 6만 6,116㎡ 규모로 동탄역 복합환승센터에 자리해 접근성도 좋다. 롯데쇼핑은 동탄점을 프리미엄 매장으로 만들어 경기 남부 상권의 구매력 높은 고객을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8월에 대전 유성구에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를 개점한다. 6천억 원을 투자한 지하 5층, 지상 43층 건물로 내부에는 백화점뿐 아니라 호텔과 과학시설, 전망대 등이 들어선다.
▷AK
하반기 AK& 광명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렇듯 주요 유통업체들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도 출점을 이어가는 이유는 어렵게 성사시킨 계약을 더이상 미룰 수 없고, 경쟁에서 밀리면 도태되기 때문이다.
◈상권 해체에 도심형 점포 기능 재고 필요
현재 언택트 소비 경쟁력은 단순히 감염 회피를 위한 비대면 오더 시스템과 배송에 있다. 온라인 업체의 신선식품 배송 시스템, 라스트마일 같은 기술혁신과 서비스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이미 오프라인 매장을 대체하고 있다.
따라서 백화점에서도 옴니채널 확장 측면에서 시스템을 개선하고 고객 만족에 부가적으로 비대면을 활용해 언택트 소비에 대응하고 있다. 고객에게 밀착해서 감성 서비스를 제공하던 과거에서 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서비스로 전환, 소통하며 비대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문제는 언택트 소비가 주는 영향이 상권의 변화라는 것이다. 백화점은 대도시 도심 상권의 중요성을 깨닫고 입지중심 출점 전략을 펼쳤다. 동일 상권에서 경쟁점에 비해 매장 면적이 1평이라도 크면, 매출은 2배를 낸다는 ‘지역 1번점 이론’도 신봉했다. 그래서 투자비가 더 들더라도 경쟁점에 비해 점포를 크게 만들었다.
그러나 언택트 소비는 상권 공식마저 해체하고 있다. 온라인 업체는 배송 중심으로 굳이 유동인구가 많고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는 도심부에 점포를 열 필요가 없다.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업체 경우 집객 장치가 안전 우선 심리보다 월등히 우월하지 못하면 매장 효율이 급격히 악화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오프라인 기존 상권 이론은 조정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사무실 공간의 밀집을 피하기 위해 기업이 실시한 재택근무가 도심 상권 변화도 재촉하고 있다. IT기술 지원 체제에서 재택근무가 유용한 작업 수단임을 알게 된 다수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 경우 오프라인 매장은 언택트 소비시대의 도심형 점포 기능을 재고해야 한다. 기존 상권 이론에서 탈피하고 대상권 점포와 소상권 점포 전개 포트폴리오를 이뤄야 한다. 그리고 비대면 감성, 체험 서비스 개발과 배송 서비스 보완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라이브 커머스가 이끌 언택트 패션 시장
2021년 백화점, 쇼핑센터 산업을 둘러싼 시장 환경 키워드를 <도표3>으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패션시장을 보면, O4O의 역할이 부각될 전망이다.
비대면 시장에서 패션업계가 디지털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기감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라이브 커머스가 중요한 채널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올해 지속가능한 소비도 계속 주목받을 것이다. 탄소 배출량 감소 계획에 따라 리사이클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외에도 영럭셔리 시장 성장도 눈에 띈다. 같은 관점에서 식품시장의 고급화, 패션화, 캐주얼화 및 푸드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작은 사치감을 유도하는 백화점 식품관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합리적이고 저가격에 접근 가능한 RMR, HMR이 식품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젊은 패션의 강세, 카페의 다양한 진화, VR 등 체험 매장 확대, 중저가 라이프스타일숍 지향 같은 변화가 쇼핑센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리테일매거진 2021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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