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e of Operation/@Grocery Store

■ 필리핀마켓 / 서울 한복판의 ‘리틀 마닐라’

Paul Ahn 2021. 3. 2. 12:08

■ 필리핀마켓 / 서울 한복판의리틀 마닐라

 

• 위치 : 종로구 창경궁로 288 일대 노점 (혜화역 1번 출구에서 직진하여 3)

 

〈취급품목〉

필리핀 먹거리와 생필품 판매하는 노점.

망고·두리안 등 열대과일을 사시사철 판매.

 

 

 

서울에 있는 특별한 마트

(joins.com)

 

필리핀마켓은 매주 일요일 혜화동성당 앞에서 열리는 야외 장터다. 필리핀 상인이 운영하는 노점 15개가 들어선다.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익숙하고, 떡볶이·튀김이 아니라 수만(바나나 잎을 싸서 찐 떡바나나큐(바나나 튀김) 등 필리핀 길거리 음식이 눈에 띄는 이국적인 저잣거리다. 장을 보려는 필리핀 사람과 호기심을 갖고 찾아오는 한국 사람이 한데 섞여 시장은 늘 문전성시다.

 

필리핀마켓이 혜화동성당 앞에 둥지를 튼 건 1998년부터다. 필리핀 신부가 혜화동성당에 부임하면서 필리핀 언어 타갈로그어로 미사를 집전하기 시작했고, 성당으로 모여드는 필리핀 사람을 대상으로 먹거리와 생필품을 판매하는 시장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불법 노점 단속으로 없어질 위기를 맞았지만 필리핀대사관 요청으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필리핀마켓은 열대과일이 그리운 사람이라면 특히 반길 만한 시장이다. 두리안(1 2만원파파야(1 5000)를 사시사철 판다. 필리핀 사람은 망고(3 1만원)를 많이 집어 든다. 망고를 싹둑싹둑 잘라 새우페이스트와 곁들여먹는 음식은 필리핀 사람의 소울 푸드다. 맥주 안주로 먹는 찌짜룬(돼지 껍데기 튀김·2000), 샐러드에 곁들이는 고추 식초(4000) 등 이색적인 필리핀 식재료도 찾아볼 수 있다.

 

 

매주 일요일 열리는 혜화동 이색 마켓!

(seoul.go.kr)

 

필리핀 인구의 대부분은 천주교 신자이다. 종로구 혜화동 성당에서는 필리핀의 표준 언어인 타칼로그어로 미사를 진행하여 많은 필리핀인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미사를 드리는 필리핀인들이 많아지면서 매주 일요일 혜화동 성당 앞에는 특별한 초록 천막 시장이 열리게 되었다.

 

13가지의 각양각색의 점포에서 식재료, 패션 잡화, 그리고 다양한 간식과 간단한 식사를 판매하고 있는 필리핀 상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에 가기 어려워진 요즘, 동남아 정취가 더욱 그리워진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독특한 느낌의 필리핀 마켓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보았다.

 

혜화역에서 직진하다 보면 마주할 수 있는 필리핀 마켓의 초입. 푸릇한 수풀 사이에 초록 천막들이 길게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

 

필리핀 마켓은 지하철역이나 버스정거장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했기 때문에, 대학로에 방문했을 때 잠깐 구경하고 가기에도 좋은 위치이다. 크고 북적이는 시장이 아니라 일렬로 배치된 시장이기에 생활 속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둘러볼 수 있다. 이곳의 주 방문층인 외국인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장을 보는 모습이었다.

 

필리핀 마켓에는 한국에서 잘 찾아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품목들이 많다. 필리핀 요리 특유의 향과 맛을 낼 수 있는 다양한 식재료들뿐만 아니라 과자, 라면같이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간식거리도 찾아볼 수 있다. 필리핀 요리를 하지 않더라도 간단한 인스턴트 푸드를 사 가거나, 완성된 요리를 포장해갈 수도 있다.

 

다양한 음식 점포들 사이에 의류와 가방을 파는 곳도 발견할 수 있었다. 시장의 특성상 완벽하고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지는 않지만, 저렴한 가격에 소소한 쇼핑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의류를 판매하는 점포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다양한 패션잡화를 쇼핑하기보다는 간단히 둘러보는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이곳의 또 하나의 장점은 대학로의 근처에 위치해 있어 주변 시설들도 쉽게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점포들 중간에는 혜화아트센터가 위치해 있는데, 다양한 무료 전시회도 진행하고 있기에 시장과 함께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실제로 아트센터에서 전시를 즐기고 나와 필리핀 마켓도 구경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상인과 방문객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최대한 생활 속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필리핀 마켓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과도하게 구매를 강요하거나 시끌벅적하게 흥정하지도 않았다. 각자 자유롭게 구경을 하거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느끼는 분위기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와도 좋은 곳이다. 해외에 나가기도 어렵고 번잡한 시장에 찾아가기도 망설여지는 시기, 일요일에는 외국의 정취도 느끼고 활기찬 시장의 모습도 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필리핀 마켓을 찾는 것은 어떨까?

 

2020.07.02 10:50

대학생기자 이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