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 아카이브(millionarchive) / 성수동의 빈티지 의류숍
www.instagram.com/millionarchive
•위치 :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289-293
- 밀리언 아카이브는 성수동에서 한 달에 한 번꼴로 열리는 빈티지 매장.
- 구제 옷 가게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상시 열리는 숍이 아니라는 것 말고도 밀리언 아카이브가 특별한 이유는 기획력에 있다.
빈티지 원피스만 파는 ‘원피스샵’,
아메리칸 빈티지만 취급하는 ‘아메카지샵’,
못생긴 그림이 그려진 스웨터만 파는 ‘어글리스웨터샵’ 등
몇 달에 한 번씩 뚜렷한 컨셉트를 잡아 한 종류의 제품만 선보인다.
그 덕에 밀리언 아카이브는 빈티지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큰 지지를 받으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밀리언 아카이브를 운영하는 정은솔 대표의 직업은 그래픽 디자이너. 클라이언트 잡이 아닌 자신의 것을 만들고 싶어서 2년 전쯤 밀리언 아카이브를 시작했는데, 10여 년 전 빈티지 의류를 너무 좋아해 광장시장에서 서른 벌을 떼어다 삼청동에서 판 것이 시작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
“아르바이트를 할 바에야 내가 좋아하는 걸 팔아보자는 생각이 있었어요. 예쁘니까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죠. 그때 팔던 제품을 에이랜드에 납품하게 되면서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런던에 갔다가 ‘브릭레인 마켓’을 알게 됐어요. 큰 폐공장에서 플리마켓이 열리더라고요. 저도 거기서 빈티지 제품을 팔았어요.
예술과 상업이 자연스럽게 섞여서 함께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을 보며 많이 배웠죠. 서울에서는 성수동에 공장이 많으니까 자연스럽게 ‘나도 성수동에 공간을 만들어 내 브랜드를 키우겠다’고 마음먹게 됐죠.”
정은솔은 디자인을 하며 번 돈을 모아 작년 성수동에 7~8평 정도 되는 2층 창고를 빌려 일본에서 대량으로 들여온 빈티지 의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본업이 있으니 한 달에 2~3일 정도만 열었고 한 품목을 대량으로 살수록 더 낮은 가격대로 구매가 가능해 그에 맞게 컨셉트를 하나 정해 기획전처럼 판매하게 된 것이 반짝이는 차별성이 됐다.
작년 겨울 ‘어글리 크리스마스 스웨터 숍’과 올여름 열린 ‘원피스샵’이 흥 하면서 정은솔은 지금의 40평 남짓한 공간으로 이사했다. “전에는 저렴한 가격과 혹하는 기획으로 어떻게든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는 데 신경 썼다면 이제는 퀄리티를 고민해야 될 시기예요. 지방에서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그분들이 좀 더 만족스러워하며 문을 나설 수 있게 할까를 생각해야죠. 가장 최근에 연 ‘아메카지샵’에서 이전 기획전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아이템을 구비해놓은 것도 그 때문이에요.”
밀리언 아카이브에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토요일에 열리는 ‘토요 플리마켓’이다. 한 달에 한 번 토요일에 여성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업물을 가지고 나와 파는 창작 플리마켓이다.
“주변에 창작을 하거나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하거나 브랜드를 운영하는 분이 많았어요. 사실 예술을 전공한 여성들이 작업을 계속 해나가려면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해야 하거든요. 내가 존경하고 동경하는 이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힘든 게 싫었어요.
내 공간을 그들에게 무상으로 임대해주면서 그들이 브랜드 구축에 대한 실험을 자유롭게 해보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죠. 사실 빈티지 제품 판매가 제 목표는 아니에요. 이것을 통해 자본을 만든 뒤 성수동에 2백 평 규모의 빈티지와 아트 계열 플리마켓을 만들고 싶은 게 제 궁극적인 꿈이에요.
밀리언 아카이브는 큰 그림의 작은 기획일 뿐이죠.” 정은솔은 늘 자본이 있는 곳에는 매력적인 기획력이 약하고, 아이디어가 있는 곳에는 자본이 없는 게 딜레마라고 생각해왔다.
밀리언 아카이브를 찾는 손님들에게 재미난 기획을 통해 작은 규모로 시작해도 얼마든 커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제가 롤모델 삶아 바라볼 수 있는 여성 사업가가 전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 사업이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저라도 그들에게 좋은 표본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를 계속 알리고 있는 거고요.”
정은솔은 현재 여성 창작자 3명과 함께 빈티지를 표방한 어글리 스웨터, 귀여운 그림이 그려진 스웨트셔츠를 만드는 ‘어글리콜렉터즈’라는 브랜드를 구체화하고 있다. 곧 열릴 ‘크리스마스 스웨터 샵’을 성수동이 아닌 다른 동네에서 팝업스토어 형태로 선보이는 것도 고민 중이다.
“아이디어는 정말 많아요. 빈티지 마켓뿐만 아니라 이런 창작자 마켓을 계속 발전시켜서 밀리언 아카이브를 예술과 상업 사이에서 다양한 창작자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계속 확장해 나가는 게 목표예요. 열심히 일해서 몇 년 안에 큰 창고를 마련해 토요플리마켓에 참여하셨던 여성 창작자들을 모두 초대해 한국에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킬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정은솔이 선보이는 귀엽고 엉뚱한 제품들이 궁금하다면 당장 12월 초에 열릴 ‘크리스마스 스웨터 샵’부터 찾아가 보자.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크리스마스 아이템, 정은솔이 토요 플리마켓 창작자들과 함께 만든 자체 제작 상품들을 잔뜩 만날 수 있다.
밀리언 아카이브의 정보는 @millionarchive에 업데이트되고 있다.
editor 김 소영(프리랜서)
photography 안 초롱, 이 명수(인물), 임 효진(옷정리4 현장)
reference 2018년 12월호
내가 좋아하는 것이 특별한 브랜드가 됩니다
성수동 빈티지 마켓 ‘밀리언아카이브’ 정은솔 대표
정은솔 동문은 졸업 후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지만, 빈티지에 대한 애정과 확신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브랜드의 이름은 ‘밀리언아카이브’로, 이벤트성 마켓이 열릴 때면 200여 명이 줄을 설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정 동문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남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뛰어보라”라는 응원을 잊지 않았다. 그가 도전을 망설이지 않았던 힘의 근원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안녕하세요. 정은솔 동문님.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조형대학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07학번 정은솔입니다. 현재 성수동에서 밀리언아카이브라는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밀리언아카이브 마켓에서는 빈티지나 세컨핸드(중고) 의류를 판매하는데요. 유럽, 미국, 일본 등 다양한 곳에서 모인 수천 벌의 옷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어요. 매달 특정 품목을 특정기간 동안 판매하는 마켓을 진행하기도 하죠. 컨셉은 ‘원피스샵, ‘스웨터샵’ 등으로 정해져요. sns에 시간을 공지하면 팔로워분들이 찾아오세요.
Q. 그래픽 디자이너 업무를 하다가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들었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요. 아르바이트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빈티지 의류를 판매를 시작했죠. 길거리 노상부터 온라인쇼핑몰, 편집숍 등에서 판매했죠. 졸업 이후에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는데요. 마켓기획에 대한 갈증은 계속 있었어요. 그래서 공간을 빌려 실험 삼아 ‘스웨터샵’을 열었어요. 2년이 지난 지금은 40평 매장에 70평 창고를 가질 정도로 성장하게 됐습니다.
Q. 빈티지 의류숍은 이미 이태원 등에 많이 생기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밀리언아카이브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일까요?
A. 한국의 빈티지 숍은 대부분 매니아만 찾거나 영세한 규모가 많았어요. 규모가 있더라도 브랜딩이 부족하고요. 저는 컨셉이 명확하고 스타일리시하지만 대중적으로도 부담 없이 찾는 큰 마켓을 만들고 싶었어요. 1만원 내외의 판매가격을 유지하면서 높은 퀄리티의 옷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품을 강조하기보다는 계속 변화하는 전체적인 컨셉과 쇼핑방식 자체를 판매할 생각이에요. 또 빈티지 숍에만 정체성을 두지 않고, 아티스트 판매전시, 창작자 플리마켓 등을 지속해서 열면서 문화공간을 만들고자 해요.
첫 번째 마켓인 ‘원피스 숍’
Q. 밀리언아카이브에서는 단 하나의 품목을 정해진 기간에 판매한다고 들었어요. 그렇게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최대한 직관적인 컨셉을 효과적으로 마케팅하기 위해서예요. 또 세컨핸드 의류는 도매로 수입할 때 많이 사면 살수록 거래가 쉬워지고 저렴해지기 때문에 품목을 정해놓고 많은 수량을 구매하는 것이 유리했죠. 자본과 시간이 부족했던 여려가지 한계점을 기획으로 잘 녹여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규모가 꽤 커져서 마켓준비기간이 꽤 오래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을 때도 있습니다.
Q. 가장 반응이 좋았던 이벤트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이벤트 기획은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지나요?
A. 최근에는 '키로키로 마켓'이 인기가 좋았어요. 의류 1kg에 만원씩 책정해 판매하는 마켓이었어요. 오픈하는 1시부터 7시까지 계속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모두 만족도가 높았던 거로 기억해요. 무게를 달아 옷을 판매한다는 컨셉 자체가 재미있었죠. 이벤트는 주로 계절이나 시즌에 따라 아이템을 선정하는데요. 수입 품목 중 저렴한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고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만한 아이템을 먼저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는 봄을 맞아 ‘블라우스샵’을 준비 중이고 10월에는 ‘할로윈마켓’을 기획할 예정인데, 어떤 반응일지 기대되네요.
Q. 대표님의 성격과 창업이 적성에 맞나요?
A. 규율이나 지시 같은 것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저의 성격이 창업으로 연결된 것 같아요. 한국 사회 특유의 위계나 단체생활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생활보다 프리랜서로 활동하거나 차라리 내가 회사를 만들기로 작정했었죠. 물론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쉬지 못하고 일할 때도 많지만, 제가 일하는 시간 등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저와 잘 맞는 것 같아요. 제가 근면·성실한 스타일은 아니라서 걱정이 되긴 했는데요. (웃음) 창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선견지명, 추진력 등이 더 중요하더라고요.
Q. 창업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A. 적은 자본금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1년 차엔 홍보만 한다고 생각하고 순수익 없이 공회전만 했어요. 2년 차엔 뭔가 제대로 된 쇼잉이 필요한 것 같아서 소상공인 대출을 받고, 친척분에게 자금을 빌렸습니다. 더 큰 공간으로 이사를 했는데 적지 않은 월세와 빚을 갚아야 한다는 압박에 우울하기도 했어요. 마지막 승부라는 심정으로 ‘원피스 샵’ 마켓을 기획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후로 마켓을 더 자주 열 수 있었어요. 요즘에는 안정 자금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Q.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창업 전에 이것만은 꼭 알아둬라!’ 하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예전에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본인이 좋아하는 거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창업하라고요. 저는 그 말에 반대해요. 자기가 정말 관심 있고 좋아하는 분야를 우선해야 브랜드를 키울 에너지를 만들 수 있고, 성공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생각해요. 저는 빈티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수억 벌의 빈티지 의류를 접하는 과정에서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정신적으로는 행복했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대중적이지 않아도 오히려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신선한 문법으로 사람들에게 설득한다면 성공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Q. 정은솔 대표님이 갖고 있는 인생의 목표나 꿈에 대한 말씀 부탁드려요.
A. 사업적으로는 취향이 확고한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취향을 판매하는 자생적인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런던의 브릭레인 마켓과 같이 큰 창고를 개조한 문화공간에 다양한 창작물과 빈티지 상품, 음식 등을 판매하는 플리마켓을 한국에 정착시키려는 것인데요. 오프라인 공간은 역시 조금 시간이 걸릴 테니 온라인 커머스라던가 어플리케이션 제작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빈티지관련 기획 이외에도 여성창작자들의 브랜드 구축 등 판매 환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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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수동의 빈티지 의류숍 밀리언아카이브도 최근 스웨터 판매로 화제가 된 곳이다.
작년 말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어울리는 스웨터 수천 장을 모아 판매하는 ‘크리스마스 어글리스웨터’ 코너를 운영했다. 대부분 제품이 품절됐다. 한 장에 3만5000원이라 가격도 쌌지만, ‘나한테 꼭 맞는 빈티지 의류’를 보물찾기하듯 찾아내는 재미가 인기 요인이었다.
인기를 끄는 할매 패션 디자인은 꽃무늬 자수가 들어간 옷, 알록달록 체크나 스트라이프로 여러 색을 섞어 넣은 옷, 물결처럼 색실을 섞어 표현한 스웨터 등이다.
‘할매 스웨터’ 인기는 남들과 똑같은 걸 거부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트렌드와도 연관이 있다. 대량으로 옷을 생산하는 기성 브랜드에서 옷을 사기보다 똑같은 옷이 없을 것 같은 중고 의류 속에서 ‘나만의 옷’을 찾아 입으려는 것이다. 빈티지 의류 쇼핑은 ‘뉴트로’(새로운 복고)가 유행하면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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