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유통업계 10대 뉴스
위기 속 활발했던 인수합병·협업제휴
이커머스는 3강 체제로 돌입
코로나19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작했지만 2021년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졌고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계속해서 힘든 시기를 지냈다. 한편 이커머스 시장은 3강 구도를 형성했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수합병, 이업종 간 협업이 활발하게 발생했다.
오프라인 매장 경우 업태에 따라 출점과 리뉴얼이라는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치며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리테일매거진은 2021년을 마무리하면서 올해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10가지 뉴스를 선정했다.
① 유통업계 인수합병 열풍
2021년은 유통업계에 대형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이뤄진 한해였다. 특히 이커머스 경쟁 심화에 따라 온라인쇼핑 역량 강화를 위해 여러 기업들이 자사의 부족한 점을 인수를 통해 메웠다.
올해 가장 화제였던 사례는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다.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3조 4,400억 원에 인수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을 늘린 신세계는 앞으로 디지털 에코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신세계는 패션몰 W컨셉도 인수하며 상품 경쟁력을 더했다.
GS리테일도 공격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7월 GS홈쇼핑과 합병하며 외형 규모를 늘렸다. 이후에도 메쉬코리아 지분 투자, 펫프렌즈 인수를 진행했다. GS리테일 인수합병의 핵심은 퀵커머스였다.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인수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며 퀵커머스 플랫폼을 확보했다.
1세대 이커머스 업체들의 매각도 이어졌다. 인터파크는 야놀자가 인수했으며, 다나와는 매각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롯데쇼핑은 한샘을 인수했으며, 카카오는 지그재그를, 무신사는 스타일쉐어와 29CM를 인수했다.
② 이커머스 시장 재편 및 IPO 경쟁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거래액을 확보한 SSG닷컴은 네이버, 쿠팡과 3강 체제를 구축했다. 3사를 중심으로 이커머스 시장 선두 경쟁이 본격화됐다.
한편 올해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가치 재평가의 해였다. 시작점은 쿠팡이었다. 지난 3월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는데, 시초가가 63.5달러였다.
이처럼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면서 이커머스 업체들의 상장 경쟁이 시작됐다. 특히 새벽배송 업체를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내년도 상장을 목표로 하는 SSG닷컴과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은 대표 상장 주관사를 확정했다. SSG닷컴은 거래액, 온·오프라인 시너지에 강점이 있으며, 마켓컬리는 빠른 성장 속도와 충성 고객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오아시스마켓은 이커머스 업체 중 드물게 흑자를 내고 있다.
③ 활발하게 이뤄진 이업종 간 협업
유통업계 경쟁 심화, 온라인 전환, 코로나19로 바뀐 시장 환경 등 빠르게 변하는 상황 속에서 유통업체 혼자만의 힘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게 됐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물류, 제조, 플랫폼 등 여러 업종과 제휴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 실질적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협업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3월 네이버와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진행했다. 이마트는 네이버 푸드윈도에 입점한 전국 맛집 메뉴를 밀키트로 만들어 판매했으며, 네이버 장보기에도 입점했다. 앞으로 물류, 명품 부문에서도 협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네이버는 CJ그룹과도 지분 교환을 단행하며 물류와 콘텐츠 부문을 강화했다. 물류 경우 상품 카테고리별 특화 물류 솔루션 업체들과 협업해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를 결성하기도 했다. 11번 가는 지난 8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하고 아마존 상품 직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④ 위드 코로나·보복소비에 유통업계 기대감 상승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여행 제한이 길어지면서 이를 대신한 보복소비가 눈에 띄었다. 특히 명품과 고급 가구의 매출이 늘었다. 올해 2분기 기준 백화점 매출 가운데 명품비중이 35%를 돌파했다.
한편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 외출이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이에 맞춰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외부활동에 나선 소비자 잡기에 주력했다. 대형마트는 신선식품을 파격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에 더해 이마트는 패션, 롯데마트는 리빙, 홈플러스는 가전행사를 열며 고객들의 매장 방문을 이끌었다. 백화점은 겨울 정기세일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은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했으며, 롯데백화점은 롯데온과 동시에 세일을 진행하며 온·오프라인 시너지 창출에 나섰다.
⑤ 퀵커머스 경쟁 본격화
비대면 수요와 빠른 배달 니즈 증가에 따라 퀵커머스 시장이 더욱 커졌다. 퀵커머스 시장을 주도하던 배달 앱과 편의점에 이커머스 업체, 슈퍼마켓 등이 참여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GS리테일은 자체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 딜리버리’를 론칭하고 GS25와 GS더프레시 상품을 빠르게 배달하고 있다. 배달 앱 쿠팡이츠는 ‘쿠팡이츠마트’를 론칭하고 15분 이내 초고속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송파구를 시작으로 강동구까지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이외에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와 롯데슈퍼에서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달 대행업체도 퀵커머스 강화를 위해 MFC를 설립했다. 메쉬코리아는 강남과 송파 지역에 MFC를 운영하고 있으며 부릉도 강남에 MFC를 오픈했다.
⑥ 유통업계 디지털 전환 시도
비대면 트렌드와 개인화 마케팅, 배송 역량 등 다양한 기술 도입의 필요성이 커진 유통업계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마트는 올해 출범한 DT본부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혁신에 중점을 뒀다. 성수점에서 고객 동선 분석, 왕십리점에서 행사 고도화, 미아점에서 상품구색 최적화 실증 테스트를 거치면서 한정된 매장 안에서 최대한 효율을 끌어내기 위해 연구했다. 지난 10월에는 대표 직속 ‘퓨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통합 TF’를 신설하기도 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협업도 활발하다. 현대백화점은 KT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디지털 혁신에 나섰다. KT의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전문성을 활용해 유통과 물류 시스템을 혁신하고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구글클라우드를 도입해 고객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GS리테일은 디지털 플랫폼 전문기업 플래티어와 손잡고 IT 서비스 관리 체계 개선에 나섰다.
⑦ 백화점 업계 신규 출점 러시 및 실적 반전
현대, 롯데, 신세계까지, 백화점 3사가 모두 신규점을 오픈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2월 여의도에 더현대서울을 출점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름에 ‘백화점’을 빼며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더현대서울은 쇼핑을 통한 힐링 ‘리테일 테라피’ 개념을 적용한 국내 첫 자연친화형 백화점이다. 영업면적 중 매장면적 비중이 51%이며 나머지 절반 공간을 실내 조경, 고객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8월 동탄점을 열었다. 야외 스트리트 쇼핑몰과 백화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공간으로 스테이플렉스(Stay+Comlpex)를 지향한다. 예술, 문화, F&B 등 체험 콘텐츠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를 개점했다. 문화와 예술, 과학을 접목한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대형 백화점 출점과 명품 매출 증가 등의 이유로 백화점의 실적은 개선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까지 백화점 매출은 23조 6,6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성장했다.
⑧ 기업의 필수요소된 ‘ESG 경영’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으로 바른 상품을 선호하는 MZ세대의 등장, 코로나19로 인한 기업 가치 판단 기준의 변화 등으로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롯데쇼핑은 ESG위원회를 출범하고 ESG 경영체제 구축에 나섰다. ESG 캠페인 브랜드를 ‘리얼스(RE:EARTH)’로 선정하고 폐기물 감축, 전기차 도입, 중소기업 상생, ESG채권 발행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도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선보이는 한편 일회용컵 제로화, 모바일 영수증, 친환경 포장재 사용 등 친환경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우수중소기업전과 희망 배달 캠페인 같은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한편 BGF리테일은 친환경 포맷 ‘CU 그린 스토어’를 오픈했으며, 현대백화점은 친환경 활동에 VIP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이외에도 여러 유통업체들이 ESG 위원회를 출범하고 지속가능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ESG 경영 강화의 초석을 다졌다.
⑨ 언택트 트렌드에 무인매장, 가상매장 오픈
매장 디지털화를 위해 유통업체들이 신기술을 도입하며 무인매장의 진화는 계속됐다. 편의점을 중심으로 새로운 포맷이 등장했는데, CU는 지난 1월 ‘테크프렌들리 CU’ 1호점을 선보였다. 안면인식 출입 및 결제가 특징이다. 세븐일레븐도 지난 8월 DT랩 스토어를 오픈했다. 실제 가맹점에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들의 안정성과 효과성을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 9월에는 이마트24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세계아이앤씨,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안심스마트점포 실증 모델을 공개했다. 보안을 강화한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은 무인매장 기술 표준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매장도 등장했다. CU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안에 CU제페토한강점을 오픈한 이후 CU제페토학교매점, CU제페토지하철역점을 차례로 선보였다. 실제 편의점 상품과 서비스, 인테리어를 구현해 사용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롯데하이마트, 토니모리 등도 메타버스 매장을 오픈했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바이브컴퍼니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직접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나서기도 했다.
⑩ 대형마트 리뉴얼 및 체험매장 확대
대형마트가 구조조정보다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리뉴얼로 매장 전략을 선회했다. 지난해 9개 매장을 리뉴얼한 이마트는 올해도 별내점을 시작으로 15개점 이상 리뉴얼을 진행했다. 비식품을 압축하고 식품 비중을 늘렸다. 또한 체험형, 고객 맞춤형, 정보 제공형 매장으로 강화해 고객 체류시간을 늘렸다. 이와 함께 PP센터도 늘리고 있다. 하루 3천 건 이상 온라인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PP센터를 내년 상반기까지 30개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이달 잠실점을 ‘제타플렉스(ZETTAPLEX)’로 리뉴얼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마트가 구상하는 미래형 점포로 카테고리 킬러를 모은 매장이다. 이와 함께 기존점의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 전환 등 대대적인 리뉴얼 계획을 밝혔다. 홈플러스에는 현대자동차 쇼룸이 입점하는 등 다양한 재미와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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