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ld〕 욜드와 욜로(Yolo)
* 욜로(Yolo)는 미국의 인기 래퍼 드레이크가 2011년 발표한 음반에 등장한 단어인데, ‘인생은 한 번뿐이니 후회 없이 살아라’라는 의미자 재조명 되면서 젊은층이 즐겨 쓰는 유행어가 됐다. 실제로 해외에 배낭여행객이 주로 모이는 게스트하우스에는 ‘헬로(Hello)’나 ‘굿럭(Good Luck)’ 대신 ‘욜로’인사가 유행하고 있다.
* 욜드(Yold)는 'young old'의 줄임말로 65세에서 75세 사이의 세대를 통칭한다.
영어 그대로 '젊은 노인'이라는 뜻의 이 단어는 최근 들어 새로운 시대상을 반영하는 일상화된 용어로 정착됐다.
이 용어는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펴낸 '2020년의 세계경제 대전망'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다.
'저축 불가, 순간을 산다' 욜로(YOLO)세대…한번뿐인 삶을 즐기자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14/2016121401694.html?related_all
“욜로(YOLO·You only Live once·한번뿐인 인생)!” 올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 케어’의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2분짜리 영상에 이 단어가 등장한다. 정책을 알리기 위해 대통령이 스스로 셀카봉을 들고 코믹한 표정을 지으며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연출하다가 마지막에 오바마는 ‘Yolo, man’이라고 말하며 웃는다.
정책홍보라는 진중한 역할을 유쾌하게 풀어낸 이 영상에서 욜로는 한 번뿐인 당신의 인생에 꼭 필요한 정책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이후 미국에서 ‘욜로’라는 말이 다시 한 번 화제로 떠올랐다.
▲ ‘오바마 케어’ 홍보 영상을 찍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블룸버그
원래 욜로는 미국의 인기 래퍼 드레이크가 2011년 발표한 음반에 등장한 단어인데, ‘인생은 한 번뿐이니 후회 없이 살아라’라는 의미자 재조명 되면서 젊은층이 즐겨 쓰는 유행어가 됐다. 실제로 해외에 배낭여행객이 주로 모이는 게스트하우스에는 ‘헬로(Hello)’나 ‘굿럭(Good Luck)’ 대신 ‘욜로’인사가 유행하고 있다.
욜로는 현재지향적인 소비로 나타난다. ‘지금을 즐겨라’라는 카르페 디엠이 하나의 삶의 태도에 대한 격언이라면, 욜로는 현재 지향성의 라이프스타일 버전인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욜로가 ‘젊어서 노세’와 같은 단순한 충동적이고, 소비지향적인 성향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2017년 대한민국의 욜로는 불투명한 미래를 위해 지금의 행복을 희생하기 보다는, 후회없이 즐기고, 사랑하고, 배우기 위한 소비를 의미한다.
◇미래에 대한 강박을 버린 낭만적 현실주의자들
‘트렌드 읽어주는 남자’ 김용섭 소장은 ‘라이프트렌드 2017’에서 이렇게 적었다.
“욜로는 한 번뿐인 인생이니 하루하루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다. 하지만 막 살자는 것도 아니고, 대책 없이 오늘을 흥청망청 보내자는 것도 아니다. 오늘을 충실히 살다 보면 내일도 충실해 질 수 있다. 오늘의 행복을 찾으면 내일도 행복해 질 수 있다. 내일이 막연한 미래라면, 오늘은 구체적인 현실이다. 나는 누군가 내 삶의 전성기가 언제인지 물으면, 늘 지금이라고 대답한다.”
이처럼 욜로족은 충동구매가 아니라 삶을 바꾸는 경험을 원한다. 단순히 물욕을 채우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이상향을 실천하려 한다. 전세금을 빼서 1년간 세계여행에 나서거나, ‘포켓몬GO’ 게임을 즐기기 위해 무작정 속초로 떠나는 경우가 욜로적 소비에 해당한다.
▲ 셀프 인테리어 고수로 유명한 블로거 유미연 씨는 짐으로 가득 찼던 베란다를 자신만의 아틀리에로 화려하게 변신시켰다.
베란다 한쪽에 놓인 세탁기와 자질구레한 살림살이들은 화이트 커튼으로 깔끔하게 가리고 침실 쪽 창가에 테이블을 놓아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행잉 식물을 더해 내추럴한 느낌을 살렸다. /사진=조선DB
아울러, 기성세대가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셋집에 살면서 인테리어에 돈을 쓰는 사람들이다. 홈퍼니싱(home furnishing·소품으로 집꾸미기) 열풍이 확산되면서 3040 세대는 물론이고 20대까지 세련된 공간에서 살고자 하는 욕구가 커졌다.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세련된 공간을 경험할 기회가 늘었고, SNS를 통해서도 멋진 인테리어를 접할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셀프 인테리어 혹은 여행에 열광하는 이들은 오늘의 행복을 위해 돈 쓰는게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 쓰고 모으면 통장 잔고는 늘어나겠지만, 잔고가 주는 행복보다 내 공간을 꾸미거나 여행의 경험이 주는 행복이 더 크다고 여긴다.
대학생 이찬재(동작구 흑석동·26세)씨는 스스로를 욜로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 때문에 현실을 희생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저는 욜로를 지향해요. 불안한 미래를 준비하며 힘겹게 살기 보단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이 더 중요해요. 사실 미래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거잖아요. 누구나 내일 당장 죽을 수도 있구요. 더군다나 요즘 사회가 ‘노력’만 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젊음은 인생에 한번 뿐인데, 여행, 음식, 문화생활 등을 통해 현실을 즐기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욜로족 잡기에 나선 유통·금융업계…“마감에 임박해 저렴해진 여행 상품을 구매하다”
욜로적 소비방식에 대응한 대표적인 상품은 ‘타임커머스 앱’이다. 타임커머스 앱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여행과 공연ㆍ외식상품, 호텔상품권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타임커머스 앱을 이용하면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여가를 쉽게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되레 빨리사는 것보단 마감에 임박해서 제품을 사는 게 가격이 저렴하다.
▲ 지금 바로 예약이 가능한 데일리호텔 앱/사진=데일리호텔 제공
세일투나잇, 데일리호텔이나 땡처리닷컴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현재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쇼핑채널과 소셜커머스가 타임커머스 제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활동분야는 점차 넓어지고 있다. G마켓의 경우 지난 6월 판매한 땡처리항공권이 전년 동기 대비 6배 급증했다.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의 올 상반기 자유여행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성장했다. 위메프도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자유여행 관련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대형마트업계는 ‘직접 물건을 사보고 즐기는’ 공간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점포에 적용했다. 최근 롯데마트는 유기농 라이프스타일 전문 매장인 ‘해빗(Hav’eat)’, 최신 잡화 상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테마형 잡화 편집샵인 ‘잇스트리트(It.Street)’를 내놨다.
이마트는 인테리어 체험형 매장인 메종티시아와 체험형 가전매장인 일렉트로마트를 출범한 상태다. 신세계그룹이 서울 근교에 선보인 ‘미국형 체험형 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은 매일 방문객수를 경신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최근 2030세대를 겨냥한 상품으로 ‘신한카드 욜로 아이(YOLO i)’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2030 고객 트렌드를 분석해 사용빈도가 높은 편의점·커피숍·전자상거래 등의 혜택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CGV·롯데시네마 등 영화, 스타벅스·커피빈 등 커피숍, 파리바게트·뚜레주르 등 베이커리, 쿠팡·티몬 등 소셜커머스, GS25·CU·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업종에서 최대 20%까지 전월 실적에 따라 할인받을 수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젊은층이 만들어낸 욜로는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다만, 욜로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 열심히 살아도 미래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현실적 장벽 때문에 어쩔수 없이 욜로 세대가 생겼다는 얘기다.
직장인 김민정(경기도 고양시 덕양구·27세)는 욜로도 불투명한 미래에 좌절한 청춘들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를 즐기자는 인식은 결국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현실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팽배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 같아요. 개미보다는 베짱이가 차라리 낫다는 거죠. 과거에는 지금 힘들어도 참고 견디면, 나중에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면, 지금은 그런 믿음이 거의 사라진 사회가 되어버렸잖아요.”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직장인 이찬미(금천구 가산동·30세)씨는 “일본에도 ‘프리터(자유(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성한 신조어)’족 처럼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살아가는 젊은층이 문제잖아요. 미래를 준비하는게 허무해진 거죠. 아등바등 살아봤자 다 거기서 거기란 거죠”라고 말했다.
대학생 강현우(양천구 신월동·27세)는 “기준금리가 물가상승률도 못따라가는 상황에 저축은 큰 의미가 없잖아요. 돈을 모으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기 힘들어진 거죠. 이런 상황에 미래를 생각하기 보다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수도권 대부분의 가구가 빚을 빚을 떠안고 있으니, 돈을 모을 수 있을리가 없죠”라고 말했다.
욜로 세대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직장인 신채윤(강남구 신사동·29세)씨는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욜로족이 앞으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욜로라는 개념은 예쁜 포장지로 덮어버린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카르페 디엠’이란 말이 수십년전부터 존재했잖아요. 열심히 모아봤자 집한채 마련하기 어렵잖아요. 그러다보니 아끼기보다는 그냥 쓰게 되고, 악순환이 반복인 거죠. 결국 욜로는 일종의 현실 도피라고 생각해요.”
※참고도서: 트렌드 코리아 2017(미래의창), 2017 대한민국 트렌드(한국경제신문), 2017 트렌드 노트(북스톤), 라이프트렌드 2017(부키), 모바일 트렌드 2017(미래의창), 대한민국 토탈 트렌드 2017(예문), 2017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알키), 대한민국 국가미래전략 2017(이콘), 2017 한국을 바꾸는 7가지 ICT 트렌드(한스미디어), 빅피처 2017(생각정원), 2017 대예측(매일경제신문사)
2016.12.15
조현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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