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먼' / 한반도 미세먼지 관측에 도전하는 초소형위성
'미먼'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한반도 주변 미세먼지를 관찰하는 게 목표다. 고도 700km 태양동기궤도를 돌며 200m 크기 물체를 분간할 수 있는 광학 카메라로 한반도 주변 가로·세로 400km 지역의 미세먼지 징후를 관찰한다.
미세먼지를 임무 목표로 잡은 이유에 대해 강 연구원은 “2019년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 온 국민 관심사가 미세먼지였다”고 말했다. 천리안2B호의 미세먼지 데이터를 연구하는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팀과 협력해 천리안 2B호의 미세먼지 관측자료 보정 데이터를 만들기로 했다.
미먼은 무게가 3.4t에 이르는 헤비급 위성인 천리안2B호의 1000분의 1에 불과한 작은 위성이지만 연구진은 서해 미세먼지 추적 임무만큼은 뒤지지 않겠다는 각오다. 강 연구원은 “천리안2B호가 이미 미세먼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지만 미먼이 구름 데이터를 보정하면 연구 데이터의 질이 더 높아진다”며 “미먼이 저고도에서 구름을 촬영하면 데이터 품질이 훨씬 향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영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팀
미먼 팀은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최한 ‘제4회 큐브위성 경연대회’에 입상하며 발사 기회를 얻었다. 대학의 한 연구실 석박사생들로만 제작팀을 꾸리는 대신 연세대에서 위성개발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모집해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 천문우주학과와 기계공학과를 주축으로 건축공학과, 물리학과, 수학과, 언더우드국제대 경제학과 등 6개 과에서 총 29명의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참여했다.
많은 인원이 참여한 만큼 구조, 열, 소프트웨어, 자세, 통신, 전력, 탑재체 등을 전담하도록 전체 팀을 7개 세부팀으로 쪼개 개발 효율성을 높였다. 열이나 구조는 기계공학과 학생에게 주로 맡기는 등 전공에 따라 잘하는 분야를 전담시켜 능률도 높았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개발에 뛰어든 학생들인 만큼 열정이 가장 남달랐다고 한다. 강 연구원은 “팀마다 팀장들이 많이 도와주고 이끌어줘서 총괄하는 게 편했다”며 “너무 적극적이다 보니 개발이 끝날 즈음엔 시킬 걸 찾는 게 일이었다”고 말했다.
개발 기간도 2년 반으로 짧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은 시간을 더 촉박하게 했다. 코로나19 물류 대란과 반도체 대란이 우주 분야에도 영향을 줬다. 강 연구원은 “제일 중요한 전력 시스템 부품은 2020년 12월에 들어오기로 한 게 1년 늦어졌다”며 “4월에야 조립을 완료해 우선순위가 높은 순서대로 빨리 체크하는 식으로 하며 며칠을 시험으로 밤을 샜다”고 말했다. 항우연에서도 대전 항우연 본원에서 장착하기로 했던 큐브위성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장착하는 것으로 바꾸며 시간을 조금이나마 늘려 줬다.
열정은 가득하지만 대부분 위성을 처음 개발해보는 만큼 위성이 잘 동작할까 하는 두려움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은 유한결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박사과정생은 “아직 우주에 올라 임무수행을 해본 경험은 없다 보니 여러 보안책을 많이 생각하긴 했는데 다 구현하기는 쉽지 않았다”며 “여러 상황을 가정해 시험해야 하는데 기간도 점점 짧아져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먼은 누리호에 오르는 큐브위성 4기 중 가장 늦은 29일에 발사된다. 누리호 발사 이후로도 14일을 기다려야 한다. 제비뽑기에서 지는 바람에 가장 늦은 일정을 받았다. 발사 이후 지상국과 통신이 돼야만 임무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
2022.06.10 13:00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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